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461)
베라의 말이 맞다.
그렇게 홀드의 앞에 섰다.
“그르릉…”
“흠.”
이 새끼.
역시 이렇게 보니까 느낌이 다르다. 츄렐이보다 커다란 공중 괴수라니. 정말 압도적이고 장엄한. 그런 느낌이 들고 있다. 어지간한 공룡 크기라고 해야 하나.
“엄청나구만.”
내가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홀드는 그냥 엎어져 있을 뿐이다. 자, 그럼. 이 새끼를 어떻게 움직이게 해볼까?
“마약 중독자라. 설마 마력에 중독되었다던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손을 뻗어 홀드의 이마에 손을 댔다. 그때까지도 녀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력주입.”
하지만 내가 마력을 주입해준 순간.
“크르르륵?!”
녀석의 눈이 크게 떠지면서 콧김이 뿜어져 나왔다.
잠깐 쫄았지만 문제없다.
“왜. 좋냐?”
“크르륵…!”
이 새끼.
지금 이마에 얹어진 내 손. 그걸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이마로 내 손을 살살 밀고 있었으니까. 마력이 흘러들어오는 걸 거부하지 않는 걸로 모자라 오히려 선호하고 있는 것이었다.
“크르르륵…!”
몸에 힘이 들어가 있지만 태도는 얌전하다. 홀드는 얌전히 이마로 내 마력을 받아냈다. 역시 그런 건가. 마력에 절여져서 중독된 거였나.
근데 마력을 좀 많이 먹네.
“이럴 수가…! 신성룡이 마력이 집착하게 되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옆에서 뷰티엘이 감탄했다.
“마치 영혼을 포식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얌전하군요! 어쩌면 마왕님의 마력으로 영혼포식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영혼이란 것도 필요하면 먹여볼 생각이다. 죄인이란 것들은 어느 시대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니까.
“그래. 내 마력으로 길들여졌다 이거지?”
신성룡.
넌 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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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 약간 소일거리 형식으로 홀드에게 마력을 먹여주는 일상 루틴이 추가되었다.
어차피 나는 인큐버스 킹으로서 섹스를 통해 얼마든지 마력을 보충할 수 있으니, 신성룡에게 먹이는 마력을 충당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르릉…”
마치 마약에 취한 것처럼 축 늘어져 있는 녀석에게 마력을 주입하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난다. 던전에서 지낼 때는 부하들에게 항상 주입을 해줬는데 말이지.
그것처럼 길들이면 되는 거다.
“후.”
그리 마력을 먹이고 난 뒤 집무실로 향했다.
섹스와 수련 말고도 내게는 일이 있는 것이다.
“밥은 잘 먹이고 왔느냐?”
들어가니 성녀님이 반겨준다.
“환장하고 먹던데요. 아무튼 회의 시작합니다. 이번 안건은 저번에 했던 그겁니다.”
“치안 문제로구나. 일단 정리를 좀 해보았느니라.”
“오오, 그렇습니까? 역시 성녀님! 이런 일도 척척 해내시는군요!”
“후후후, 성직자로서 새로운 부서를 만들고 실무에 투입시키는 일도 여러 번 해 왔으니. 거기 좀 보거라.”
“네!”
바로 문서를 잡아 들었다.
이젠 치안 관련 문제도 다 해결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전문 치안대를 운용하고 있지 않다. 군대를 이용하고 있지.
근데 앞으로는 통일 왕국이 될 테니 군대에 치안을 맡길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 이제 치안대를 신설할 생각이다. 거의 인간들로 이루어진 조직이지.
쉽게 말해서 경찰이다.
일단 내 손이 뻗치는 곳까지는 왕국 치안대. 그리고 지방 쪽은 자치경찰제처럼 도시 치안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신경쓸 거 존나 많네. 국가 운영이라는 건 정말 엄청난 것이다.
“흠.”
원래는 각 영주의 군대가 치안도 관리하고 몬스터도 처치하고 전쟁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그건 봉건제의 잔재. 이젠 영주가 없으니 군대와 경찰을 분리할 필요가 있지.
“일단 구 영지… 아니, 이젠 시(市)라고 불러야겠구나. 시마다 치안소장과 지방판사를 두고 운용을 해야 할 것이니라.”
“중앙엔 치안장관과 법무장관을 두고 말이지요.”
“중앙은 수도. 바로 이곳이니라. 치안장관과 법무장관은 우리 식구 중에서 뽑으면 될 것 같구나.”
“그럼 법무장관은 성녀님이 하도록 합시다. 큘스교 성녀를 겸임해서요. 어차피 신정일치 국가가 될 것 같으니 합당할 것 같습니다.”
당장 법전만 해도 여신교 교리를 적절히 변형시킨 것이니까.
국교는 큘스교고 나는 종교를 지배 수단으로 삼고 있다. 그럼 자연스럽게 신정일치 국가가 될 수밖에 없지. 정교분리 따윈 없는 정치체제다.
“세상에! 또 일이 늘었구나!”
“흐흐흐, 원래 그런 겁니다.”
계속해서 검토를 해봤다.
결국 지방에 우리의 정치력을 뻗치려면 전문 인력을 파견해서 거기에 받아두는 수밖에 없다. 치안소도 만들고 고위 공무원도 뽑고. 참. 기존의 인력을 재활용한다고 쳐도 교육시키고 뭐하고 참 어렵지 싶다.
“조직도 만들고 보급하고 추진하는 것만 해도 엄청나구만.”
하지만 해야 할 일이다.
이런 건 국가 운영 초창기에 기틀이라도 잡아 놔야 한다. 나중에 하기 시작하면 더 어려워질 테니까. 지금은 뭐 기틀 잡는 거라고 보면 된다.
그런 식으로 나는 국가 운영에 대한 회의를 하면서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했다.
* * *
위대한 마왕님의 명령으로 새롭게 편제된 모병부대. 그들은 지금 인간들의 상행마차 행렬을 따라 행군을 하고 있는 중이다.
“케륵. 마왕님은 없지만 할만한 것 같군.”
마왕군 정예 베테랑 보병이라고 할 수 있는 고블린 이십칠돌이가 말했고.
“끄르륵. 실로 그렇따.”
엘리트 임프 임지로가 키득거리면서 대화를 했다.
이십칠돌이는 초창기 멤버로서 던전에서부터 마왕을 모셔 온 고참 라인의 고블린 대방패병이다. 고블린 로드 부릴의 신임을 받고 있을 정도로 인성 및 실력이 좋다.
임지로 역시 임프 치고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편이라 임프 로드 임숭이의 신임을 받고 있다.
“우리끼리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케륵.”
“끄륵끄륵. 땅연하다. 우린 무적 큘스마왕군이니까.”
마왕님 없이.
부대원들 끼리만 해서 먼 곳으로 원정을 가는 것은 처음이기에 제법 긴장했지만, 막상 투입되고 나니 딱히 어려울 것도 없었다.
지금만 해도 보라.
다크엘프 소대장인 루카타가 저 상행마차 행렬의 인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도맡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그냥 행군만 하면 된다.
“그래도 인간들 대하는 건 여전히 어렵다. 케륵.”
“그르륵. 그래도 저 인간들은 쩍 아니다. 눈 마주치면 고개 끄덕여서 인사하라고 배웠따.”
“근데 서로 불편하다… 인간도 어색하게 인사해주고는 있는데, 역시 우리를 꺼려하는 듯하다. 케륵.”
“맞는 말이따, 끄륵.”
아직 인간들과 같이 행동하는 것은 거북하기 짝이 없다. 서로가 어색해하는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앞으로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마왕님이 말씀하셨다.
ㅡ부웅!
곧 주변에서 정찰을 하던 픽시 낭시아가 돌아왔다.
“주변엔 별거 없어! 사실 뭐 이제 적도 없으니까 편안한 행군이 될 거야!”
낭시아 역시 픽시여왕 세리뉴의 신임을 받고 있는 픽시다. 픽시 마을에서부터 같이 지내 온 친구. 세심한 성격이라서 비행중 지상에 있는 것을 잘 관찰한다.
“케륵. 고맙다.”
“그르륵! 꼬생했다!”
아무튼 문제는 없는 모양.
그때 행렬이 정지했다.
“오늘은 여기서 야영이다. 이 속도라면 일주일 후 쯤에는 도착한다는군.”
다크엘프 소대장, 루카타가 와서 그리 말했다. 루카타는 과거 다크엘프 여왕국의 수도에서 지내던 전사였다. 마왕군에 편입된 이후로 충성을 바치는 중이다.
“케륵. 인간이랑 소통한다고 고생 많았다. 루카타 소대장.”
이십칠돌이가 웃으며 말하자 루카타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한다.
“별거 없는 일이다.”
“케륵케륵. 그럼 불침번 정하겠다.”
“군법상 소대장은 불침번 안 선다. 이십칠돌이.”
“부러워서 참을 수 없다, 케륵!”
군대 분위기는 전혀 딱딱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종족과 부대가 다른. 혼합 파견부대라서 그런 건 아니다. 군기는 있지만 다들 서로를 신뢰하는 전우들이다.
“케륵케륵!”
그렇게 모병부대원들은 상행마차 따라가면서 행군했고.
일주일 뒤.
목표로 한 도시에 도착했다.
도시에 진입하자 구경을 나온 인간들이 웅성거린다. 몬스터 군대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쫙 퍼진 탓이다.
“오오… 저들이 바로.”
“몬스터 군대라니.”
“성녀님께서 사악한 천사들을 몰아내기 위해 몬스터들과도 손을 잡았다고 했지… 그들인가.”
마냥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시선.
하지만 이럴 때를 위해 배워둔 것이 있다. 고블린, 이십칠돌이는 바로 무기를 임지로에게 맡기고 인간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케륵. 그렇다. 우리들은 성녀님의 말에 감화되어 함께 싸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평탄한 어조.
“허억?!”
“고블린이 말을 해…!”
인간들이 경악한다.
그런 인간들을 보면서 이십칠돌이가 말을 이었다.
“케르릉. 인간들. 잘 지내보자. 우리 일하러 왔다.”
“무, 무슨 일을 하러 오셨소?”
늙은 인간이 얼떨떨해하면서 말을 받는다.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을 소탕하는 일이다. 케륵.”
“소탕?! 당신도 몬스터 아니오?”
“케륵. 야생 몬스터와 우리를 동일시 하지 말라. 우리들은 성녀님의 말에 눈을 뜬 사람들이다. 너희 인간들도 국가와 신분을 구분하지 않나?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 그렇군…”
생각보다 유창하게 말을 하는 모습에 인간들이 아연하게 입을 벌렸다. 몬스터 군대라고 하더니 어지간한 인간 용병들보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느낌이다.
“출발하지.”
“허억…!”
“저, 저것이 바로 다크엘프…!”
아름다운 다크엘프가 등장하자 구경꾼들이 숨을 집어삼킨다. 그렇게 모병 부대원들이 다시 움직였다.
이곳에도 큘스교의 교회가 세워져 있다. 새롭게 편성된 성직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이다.
다크엘프 소대장, 루카타는 부대원들과 함께 교회로 향했다.
“그렇군요! 중앙에서 그런 명령이 내려온 겁니까! 물론 지원해드리겠습니다!”
교회에 있던 다크 프리스트가 부대원들을 환영해준다.
“고맙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몬스터 피해 현황과… 그리고 간단한 인력 알선이다.”
“알선?”
“몬스터들을 포획해서 중앙으로 이송할 것이다. 포획한 몬스터들을 우리에 가둬놓고 당분간 관리해야 할 텐데, 그 인력이 필요하다. 여기 인건비도 챙겨 왔지.”
“수배해 놓지요! 아, 숙소도 따로 알아봐드겠습니다!”
“고맙다.”
교단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 찬 다크 프리스트에게 있어서 몬스터 군단은 일종의 성전군들이나 다름없었다.
“고맙긴요! 당신에게선 짙은 마기가 느껴집니다! 그야말로 큘스교의 신도라는 증거! 같이 돕고 사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좋군.”
그렇게 안내받은 숙소로 이동해서 짐을 풀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모병 작전은 내일부터 시행하겠다. 도시에 들어왔으니 불침번은 필요 없겠지. 그래도 개인행동은 금지다. 조금 있다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할 테니, 그 이후엔 씻고 취침하도록 하겠다.”
“알겠다, 케륵.”
“끄르륵.”
“밥 먹고 빵집도 가자! 빵 먹고 싶어!”
“글쎄? 예산이 될 지는…”
“내가 돈 챙겨 왔어! 다 같이 먹자!”
“케륵! 낭시아가 최고다!”
부대의 사기는 높다.
식사를 하고 디저트까지 해치운 모병 부대원들이 숙소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그리 하루를 쉰 뒤에 아침 일찍 교회에서 정보를 받는다. 그 직후 바로 모병 작전이 시작되었다.
“자, 이곳이 바로 작전 지역이다! 고블린 및 코볼트들이 다수 나와서 농작물들을 훔쳐 간다고 하는군! 우리는 마왕님의 이름으로 그들을 전원 모병할 것이다!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