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477)
매일매일 격무에 시달리는 만큼 내 왕국은 하루하루 착실히 기반을 쌓아가면서 안정화되고 있었다.
나라를 운영하는 건 피곤하지만 이렇게 착착 올라가고 있 는게 느껴지니 제법 재밌기도 하다. 조만간 각지에서 모인 다크 프리스테스 후보 여성들이 이곳으로 올라올 것이다.
어서 그녀들을 세례하고 교육시킨 뒤에 각지로 퍼트리고 싶다. 그녀들은 유능한 공무원이자 행정가가 될 것이다.
내 왕국은 종교 국가다.
결국 성직자들이 내 명령에 따라 각 지방을 통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여자들이 각지에 스며들기만 하면 된다.
뭐 그러고 있으니.
“비, 비비앙 여왕의 친서를 가져왔습니다… 마왕님.”
나탈리아가 돌아왔다.
“흠.”
날 만난다고 화장도 잘하고 왔고, 옷도 상당히 격식을 차려서 입은 상태다. 거기에… 쭉 살펴보니 그때 보낸 뒤로 성생활을 뚝 끊어버린 모양이다.
원래 섹스를 매일같이 즐기는 걸레 같은 여자였는데 말이지. 내 노예가 된 뒤로 그 누구에게도 몸을 허락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건 칭찬할만 하지만, 노예는 노예다.
ㅡ덜덜.
나는 절한 채 덜덜 떨고 있는 그녀에게서 편지를 넘겨받았다. 바로 개봉하고 슥 읽었다. 내용은, 그래.
“좋군.”
내가 감탄할 정도의 내용이다.
비비앙 여왕은 나와의 만남을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서로 좋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수장들이 만나는 건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다. 긴 조율이 필요하지.
“나탈리아. 설명해라. 비비앙 여왕의 뜻을.”
“네…!”
바로 나탈리아가 설명했다.
현재 비비앙 여왕은 만날 수만 있다면 나를 바로 만나고 싶어 하는 상태다. 근데 내 예상과 같이 각국의 정상이 만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외교관을 지속적으로 보내 뜻을 나누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아무튼.
“당장 찾아가도 환영한다는 건가?”
“거의 그런 뜻이긴 했습니다…”
“그래. 그럼 바로 준비하지.”
오케이라고 했으면 상관없다.
솔직히 금방 갈 수 있으니까.
바로 준비하고 출발해보도록 할까.
“네?”
“조만간 출발하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는다. 나탈리아 너도 적당한 곳에서 대기하고 있어라. 같이 갈 생각이니까.”
“네, 네?”
“감히 내 앞에서 의문을 표하나?”
“앗…! 죄송합니다!”
바로 가도 문제는 없다.
그도 그럴 게.
내겐 홀드가 있으니까.
“홀드.”
홀드는 현재 장거리 비행도 잘하게 된 상태다. 물론 비행 후에 격렬하게 섹스를 조르긴 하지만, 그녀의 능력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홀드 타고 바로 슥 갔다 오면 된다. 애초에 인간으로 변신도 가능하니 홀드를 어디에 둬야 할지, 그런 걸 고민할 필요도 없으니까.
저번에 엘프 왕국 잠입할 때처럼 렉사벨라를 데리고 갔다 오면 그만이다.
애초에.
드래곤 라이더가 찾아왔다고 하면 일단을 만나고 싶지 않겠는가?
“네 숙소로 돌아가라. 나탈리아.”
“네, 네에…! 알겠습니다…!”
얌전히 일어난 나탈리아가 다소곳하게 인사했다.
이거.
비비앙 여왕을 내 것으로 만든 다음 그쪽에서 통신수단을 설치하면 아주 편해질 것 같은데.
* * *
“하아, 하윽… 아응.”
치밀어오르는 성욕.
나탈리아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로 모든 음행을 끊었다. 평소처럼 섹스를 요구하는 파트너들을 모조리 치우고, 몇 가지 섹스 관련된 계약과 거래를 모조리 끊어버렸다. 자신에게 박겠다고 줄을 선 남자들 역시 모조리 차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스스로에 대한 처벌로 자위까지 금지한 상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탈리아는 주인님에게 순결한 몸을 바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더럽혀진 보지를 바친 죄를 저지른 불결한 죄인으로서, 속죄의 의미로 매일매일 극한으로 차오르는 성욕을 인내하며 지냈다.
그러나 힘들다.
주인님의 얼굴을 다시 보고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절정감을 참아야만 했을 정도다. 허락도 하지 않았는데 절정하는 것은 큰 불경죄이므로.
이미 나탈리아의 머릿속에서 마왕 큘스에 대한 생각은 그만큼이나 종교적인 것으로 변모한 상태였다. 여자로 태어난 이상 그를 숭배하며 따라야 한다. 그날 한 번의 섹스를 허락받은 뒤로 그렇게 되고 말았다.
이 세상 모든 쾌감을 합쳐도, 주인님께 단 한번 박히는 것만 못할 테니까.
“아으으윽…!”
그리 성욕에 몸부림치면서, 나탈리아는 스스로에게 채운 정조대를 만지작거렸다. 보지로 즐기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할 뿐이다. 제발. 한 번만이라도 좋다. 주인님이 그때처럼 자신과 섹스해줬으면 좋을 것이다.
‘이런 게… 사랑일까? 하지만 나 같은 걸레년에게 주인님을 사랑할 자격 따윈…’
그것만을 생각하면서 인내하고 있으니.
주인님에게서 호출이 왔다.
단장하고, 화장하고.
힘겨운 몸을 이끌고, 명령받은 곳으로 간다.
“어어?”
그곳에서 나탈리아가 본 것은.
ㅡ크르르…!
커다란 흰색 드래곤이었다.
“이, 이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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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님! 여왕님!”
근위대장이 다급하게 비비앙 여왕을 찾는다.
“무슨?”
저 사람이 저렇게까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의문을 느낀 비비앙이 근위대장을 진정시키고는 물었다.
“무슨 일이지? 근위대장인 네가 이렇게까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다니?”
“죄송합니다, 여왕님! 너무 믿기 힘든 보고를 듣게 되어서 그만! 보고 하겠습니다!”
“믿기 힘든 일?”
대체 무슨 일일까?
비비앙은 근위대장의 보고를 들었다.
“드래곤이 나타났습니다!”
“뭐? 그게 무슨…?”
“예! 천사들이 드래곤을 부린다는 말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그것이 어떤 강력한 기병대를 은유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드래곤이 정말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것도 궁정 마법사 나탈리아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나, 나탈리아가?”
“정보의 신뢰도는 최상! 그쪽에서 급하게 파발이 왔습니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근위대장이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라면 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사에 이어서 드래곤이라니… 참.”
비비앙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면서 머리를 짚었다. 요즘 생각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나다니?
일단 성국 쪽에 진짜로 ‘천사’들이 강림했다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직접 보진 않았지만 그런 보고가 다수 들어왔으니까.
날개 달린 천사들은 마족의 멸절을 외치면서 세력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놀랍게도 그 천사들이 드래곤까지 부린다는 소문이 있었다.
물론 믿기 힘든 일이다. 드래곤처럼 강한, 어떤 천사들로 이루어진 기병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진짜 나타나다니?
천사들은 결국 몰락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렇다면 그 드래곤이 성국의 지도자. 사도왕 큘스에게 넘어갔다는 말인가?
“나탈리아.”
분명 나탈리아를 다시 외교관 자격으로 보냈었다. 사도왕과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오라고. 나탈리아가 왔다는 걸 보면… 그 이야기를 성사시킨 것일까?
그래서 사도왕이 드래곤을 타고 바로 와버린 걸까?
“이 무슨.”
만남을 기다리긴 했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일정 조율이나 계획 같은 것도 없이 드래곤을 타고 오다니 무슨 동화 같은 이야기라서 아연 해질 정도였다.
“그래서. 어떻게 됐지?”
“네. 그쪽에서… 나탈리아 궁정 마법사와. 성국의 사도왕이 대기하고 있다는 모양입니다. 아, 그쪽의 수행원들도 온 상태입니다.”
“드래곤은?”
“그게, 착지한 뒤에 돌연 섬광과 함께 사라졌다고 합니다.”
“섬광과 함께 사라져?”
그 정도의 마법이 정말 존재할까?
천사들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상태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래곤을 갑자기 꺼냈다고 감추는 것은 너무 상식을 벗어난 일이다. 그런 마법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경계를 할 필요가 있겠는데… 근위대장. 일단 나탈리아를 들이고 설명을 듣도록 해야겠어. 그리고 그들에게 귀빈 대접을.”
“네!”
아무리 봐도 외교적 결례인 일이다.
하지만 드래곤을 타고 온 존재를 홀대할 수는 없다. 정말로 드래곤이 있고, 그 커다란 드래곤을 마음껏 감출 수 있는 마법이 있다면 적대적으로 구는 것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하아.”
한숨이 흘러나온다.
상대방이 능력 좋은 신생 왕국의 왕이 아니라 정말로 강력한 어떤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일 사도왕이 그런 존재라면, 좋은 외교는 불가능하다. 당초 상정했던 것들이 전부 파기되고 새로운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것은 바로 강력한 힘을 지닌 이웃 왕국이 샤르오드 왕국의 왕실과 귀족들을 모조리 분쇄하고, 왕국 그 자체를 삼켜버릴 것이라는 불길한 상상.
정말로 드래곤을 부리는 동화 속 마왕 같은 존재가 있다면 국력이 약화된 지금 그런 존재를 당해내는 것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아니. 애초에 자신이 먼저 움직이지 않았어도 반드시 일어날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해결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왕이 된 자의 책무니까.
왕실을 온존하고 백성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지금 여왕인 자신이 해야 할 일이다. 과연 드래곤을 타고 온 존재는 무슨 요구를 할 것인가. 모든 가능성을 상상하면서, 비비앙은 사도왕을 만날 준비를 했다.
* * *
“그게 정말이야?”
“응… 믿기 힘들겠지만 정말이야. 사도왕. 그는 야망이 아주 큰 남자야. 우리 왕국과 빠르게 관계를 확립하고 싶어 해. 적이든 동지든 빠르게 정할 생각이겠지. 드래곤을 끌고 온건 일종의 무력 시위일지도 몰라.”
비비앙 여왕의 말에 나탈리아는 적당히 교육 받은 대로 대답했다. 사도왕이 드래곤을 끌고 온 것은 무력 시위다.
드래곤을 끌고 온 상태고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을지 이야기를 하자며 으름장을 놓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일방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원하겠다는 태도.
“하아.”
비비앙은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것을 느끼며 대체 어떤 이권을 넘겨줘야 할지 고민했다.
승냥이 떼 같은 귀족 세력 다음엔 외국의 왕이라니.
“뭐가 됐든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겠네. 그렇다면 최대한 덜 손해 보는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외국의 왕이 요구하는 게 크다면 어쩔 수 없이 귀족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 정치란 그런 것이다. 이득과 손해의 크기에 따라 얼마든지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다.
“그런데 나탈리아? 드래곤은 얼마나 강한 거지?”
“힘을 보진 못했지만… 우리와 수행원을 태우고 아주 빠르게 날아왔어. 만일 그런 게 궁전으로 비행 돌격을 감행한다면, 우린 무사하지 못하겠지.”
“…강하다는 거네.”
비비앙은 친구의 판단을 신뢰했다. 궁정 마법사가 직접 보고 와서 하는 이야기다. 당연히 신뢰할 수 있다.
드래곤은 강하며 사도왕은 자신과 제법 강압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어찌 됐든 만나야만 한다.
“좋아. 만나서 그의 의중을 떠봐야겠어. 드래곤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왕국을 쉽게 흔들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여차하면 귀족들과 손을 잡아야 할 거야.”
“비비앙…”
자얀트 후작에게 왕위와 몸을 넘겨주고 싶진 않지만 사도왕이 요구하는 것이 정도 이상으로 클 경우 귀족들과 함께 힘을 합쳐 외적을 물리쳐야 한다.
비비앙은 그런 생각을 했고.
몇 가지 준비를 한 끝에 성국의 사도왕을 만찬 자리에 정식으로 초대했다.
“…”
그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으니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귀족들을 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긴장감이다.
역시 왕관의 무게는 무겁니다.
“내가 정신 바짝 차려야 해.”
하지만 비비앙은 여왕으로서. 그리고 두 딸의 어머니로서 결심을 굳혔다. 손해를 최소하면서 왕국을 지키겠다고.
“여왕님. 곧 귀빈들이 만찬회장에 방문합니다.”
“정중하게 모셔라.”
“네.”
시종장이 움직였고.
ㅡ끼익.
만찬회장의 문이 열렸다.
“신성국 큘스의 사도왕 큘스께서 입장하셨습니다!”
시종장이 소리침과 동시에 비비앙 여왕의 시선이 문 쪽으로 향했다.
“어, 어어?”
과연 어떤 사람일지 제대로 보고 판단하겠다는 그녀의 결심이 무색해지는 순간. 잔뜩 긴장하고 있던 그녀가 크게 놀라는 순간이었다.
ㅡ저벅저벅.
선입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 외모에 대한 것은 물어보지 않았다. 사람의 외견을 상상하면서 판단하다 보면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도왕의 모습은 정말 파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