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562)
베라가 말한 그대로의 사기가 낮은 군대.
기사와 소수의 숙련병들이 부대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농민병들을 이끌고 있는, 그런 주먹구구 형식의 군대다. 이들을 키울 생각을 하니 숨이 턱 막히긴 한다.
그래도 이번에 전투를 경험시켜주고 제대로 포교를 하고 큘스교의 신도로 만든다면 구색 갖추기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훈련시키면 되겠지.
“그럼 자스민? 명령을 하달할게.”
“네!”
나는 이들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줬다.
어차피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모든 일의 주축은 내 몬스터 군대가 될 테니까.
EP.562 다시 돌아온 중간계 x 19
“와아아아아아!”
“아아아아!”
첫번째 전투가 시작되었다.
내 신성동맹의 군대와 적 소왕국 연합의 군대가 평원에서 맞붙고 있다. 이미 양측 다 전쟁을 준비하고 있던 상황. 적 군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자마자 싸우기 시작한다.
나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것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군대의 역량을 파악했다.
“흠.”
역시 예상한 것 그대로다.
전반적으로 싸움이란 걸 모르는 사람들이 옆 사람과 어깨를 붙인 채 마구 비명을 질러대면서 창을 찔러대고 있다.
근데 의외로 잘 맞붙은 채 서로를 찔러대고 있었는데, 사실 이건 뒤쪽에 있는 녀석들이 전열을 자꾸 밀어대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충돌에 불과했다.
뭐 그렇게 징집병과 소수의 숙련병으로 이루어진 본대가 맞붙고 있으면, 이제 기사와 용병들의 차례다. 대열 양측에서 날개를 뻗은 것처럼 달려 나온 숙련부대가 상대의 부대를 노린다.
그래도 전투 경험이 다수 있는 용병들이라서 할 만큼은 하고 있다.
근데 이걸로 끝이다.
다른 전술이라던가 그런 건 없다.
이대로 지지부진하게 싸우다가 양측이 약 1할 정도의 피해를 입은 뒤에야 소강상태에 접어들겠지. 더 볼 것도 없다.
“드래곤의 힘을 보여줘야겠군. 홀드!”
“캬오오오오오!”
ㅡ파앗!
내가 외치자 대기하고 있던 홀드가 드래곤으로 변신했다. 커다란 몸체와 압도적인 위용.
“동맹국을 지원해 적들을 격파하라!”
“캬오오오!”
ㅡ펄럭!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른 홀드가 드래곤 피어를 내질렀다. 그러자 순간 전장의 모든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된다.
이미 동맹국에는 알려놨다. 전쟁이 벌어지면 우리 측 드래곤이 가세할 일이 있을 거라고. 잘 전파를 했다면, 드래곤을 보고 공포에 질렸다고 해도 곧 자기들 편이란 걸 깨닫고 용기를 얻겠지.
아무튼 홀드가 적 진형으로 날아들고.
ㅡ화르르륵!
그대로 브레스를 내뿜어 적 부대를 박살 냈다.
“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그것도 모자라 착지를 한 뒤에 마구 몸을 비틀어대면서 난동을 부린다. 결과는? 말할 것도 없다. 적 진형이 완전히 와해된 것도 모조라 전부 패닉에 빠진 채 도망을 치고 있다.
“흐아아아악!”
“사람 살려!”
홀드가 잠깐 날뛴 것으로 발생한 사상자도 사상자지만, 적들은 결코 숙련된 병사가 아니다.
순식간에 적 부대가 해체되었다.
“으아아악!”
근데 우리 측 동맹국의 부대도 마찬가지다. 드래곤을 보고 어지간히도 겁에 질렸는지 탈영병들이 다수 발생했다.
“뭐 이거면 되겠지.”
우리 측 드래곤의 힘을 보여줬으니, 이쪽이든 저쪽이든 내 말을 잘 듣게 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내 본대의 힘을 보여주는 거고.
*
*
*
“그, 그럴 수가! 그런 드래곤이라니요!”
“허억!”
“하아, 하아…!”
전쟁을 위해 온 동맹국의 지휘관들이 반쯤 패닉에 빠진 상태로 놀라움을 토로했다.
말을 해두긴 했지만 설마 진짜로 드래곤을 볼 줄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놀란 거지.
“진정해라. 앞으론 더 많이 보게 될 테니까,”
적당히 진정을 시킨 뒤에 이번 승전에 대한 공로를 치하했다. 전투다운 전투는 없었지만 챙겨주긴 해야 하니까.
간단하게 전리품과 전과를 정리한 뒤에 다음 명령을 내렸다.
현재 보고에 의하면 적 소왕국 연합의 군대가 이곳저곳에서 모여드는 중이다. 내 계획은 간단하다. 이들이 모이기 전에 찾아가서 박살을 내는 것.
내가 하는 건 쉽다. 픽시를 풀어서 정찰하면 바로 좌표 따서 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픽시가 없는 이 일반적인 군대는 적 부대를 찾아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쿨하게 동맹국 부대를 왼쪽 방향, 적들이 올 것 같은 예상지점으로 몰아넣기로 했다.
적당히 한 곳만 얘네들로 틀어막고 나머지는 내가 다 하는 작전.
“알겠습니다!”
“네!”
“기꺼이!”
그 작전에 대해서 설명하니 다들 의욕에 차서는 크게 대답했다. 드래곤의 위용을 보고 흥분한 모양이다.
“작전 개시!”
그렇게 작전을 개시하고 나 역시 부대를 움직였다.
현재 내 부대는 세 개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부릴이가 이끄는 전통적인 몬스터 군대. 내 알파이자 오메가인 무패의 무적부대다. 알아서 잘할 거고.
또 하나는 베라가 이끄는 인간 군대다. 베라 역시 전쟁에 이골이 난 여군주니 알아서 잘할 거다.
마지막으로 내 부대는.
“쿠오오오!”
“끼아아아아악!”
하이브에서 생산한 고르곤과 데스핀드들로 이루어진 실험 부대다. 이들을 실전에서 써먹는 건 처음이다. 그러니 내가 지휘하면서 이들의 힘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세리뉴! 정찰 실시! 적들을 찾아내라!”
“죽음의 숨박꼭질이야! 물론 술래는 우리! 가자!”
“와아아아아!”
전투함성을 내지른 픽시들이 맡은 방향으로 쭉 날아갔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뒤에 픽시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찾았어!”
“안내해라!”
적의 위치를 찾은 즉시 그곳으로 부대를 이동시킨다.
“쿠오오!”
황소 비슷한 마물인 고르곤이 콧김을 내뿜으며 진격한다. 놈들의 등 위에는 고블린 기사들이 탑승한 상태. 지옥의 황소를 탄 몬스터 기사라니 위압감이 장난 아니다.
그리고.
“끼아아악…!”
시꺼먼 철갑으로 무장한 데스핀드들. 키만 해도 2미터가 넘어가는, 갈퀴손을 지닌 마물들이 자신들의 기괴한 신체 비율을 과시하면서 고르곤 나이트의 뒤를 따른다.
비주얼만 보면 진짜 지옥의 군대 그 자체인데, 어디 한번 보자고.
이들의 전투력 역시 지옥일지.
ㅡ처억.
그렇게 마물 군대를 이끌고 이동하다 보니 적 군대를 식별할 수 있는 거리에 닿게 되었다.
“그르륵…!”
“케르으윽!”
흥분한 내 병사들이 당장이라도 피를 보고 싶다며 기괴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내 부하들은 싸우는 걸 좋아하니까.
하지만 나는 인도적인 마왕 큘스.
전투 시작에 앞서 항복의 기회를 주는 남자다.
“좋아.”
홀드를 보내볼까.
ㅡ처억.
“마왕, 나 변신해?”
홀드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말한다.
“그 전에 잠깐.”
앞으로 나섰다. 홀드를 보내기 전에 마왕의 포효를 한번 들려줘야 하니까.
“흡.”
숨을 들이쉬고 마력을 끌어올린다.
그 상태로.
ㅡ들어라!!!!
내 목소리를 증폭시켜 적군에게 선언했다.
“도망치는 자, 항복하는 자 살려주겠다!!! 살고 싶다면 도망쳐라!!! 나는 오직 전사만을 죽일 것이다!!!”
도망치거나 항복하면 전부 포로의 예우를 해줄 것이다. 우리는 마왕군이지 살인자 집단이 아니지 않은가? 무차별 학살은 좋은 일이 아니다.
“…!”
적 진영에서 반응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눈치를 보는 건지 도망치는 자는 딱히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홀드가 산다면?
“가라, 홀드!”
“캬오오오오오오오!”
홀드가 변신하면서 날아올랐다.
그러자.
“…!”
적군들이 큰 혼란에 빠져서 우왕좌왕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차츰 이탈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지만, 모두가 도망친 것은 아니다. 보아하니 기사가 탈주를 막으려고 용을 쓰고 있다.
“어리석게도.”
도망치는 자는 살려준다.
하지만 맞선다면 제거할 뿐.
“전군!!! 돌격하라!!!”
이번에 일을 할 것은 마물군단이다. 따라서 홀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공중을 돌다가 내려왔을 뿐.
“쿠워어어어어어!”
“끼야아아아악!”
근데 사실 드래곤한테 죽는 게 더 나았을 거다.
내가 봐도 저것들은 너무 악마처럼 생겼거든.
*
*
*
기사, 빌리는 드래곤의 출현으로 반쯕 패닉에 빠진 상태였지만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부대를 수습했다. 그가 여태까지 살면서 배운 것과 겪어왔던 경험이 말하고 있다.
여기서 부대가 와해되면 일방적으로 학살될 뿐이다.
항복하면 살려준다? 마치 귀신이 포효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오긴 했다. 물론 외국에서 온 침략자들이 그딴 말을 지킬 리가 없다. 항복하는 순간 몰살당하고 말 것이다.
“살고 싶다면 뭉쳐라!”
게다가 저런 드래곤을 부리고 귀신처럼 포효하는 존재가 정상일 리 없다. 소문대로 악마가 분명하다.
악마에게 항복했다간 살아날 수가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부대를 수습해서 싸우며 퇴각해야 한다.
“흐아아아악!”
“아아아악!”
하지만 징집병들이 잘 따라줄지는 모른다.
“정신 차리라고!”
“무기 들어!”
용병들이 호통을 치지만 쉽게 진정이 되지 않는다. 다 파악되진 않지만 탈영병도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기사님! 어떻게 합니까!”
“진형을 유지하면서 퇴각한다!”
다른 부대와 합류하지도 않았는데 적극적으로 싸우는 건 자살행위. 이대로 최대한 부대를 추스르면서 퇴각해야 함이 옳다.
알고는 있지만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ㅡ투두두두!
돌연, 적들의 기병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방진 전개!”
빌리는 반사적으로 소리쳤지만 뭔가 이상하다. 보니까 기병이 아닌 것 같았다. 말… 이 아니라.
“황소? 아니, 저게 황소일 리가…”
흉악한 뿔이 달린, 근육으로 들어찬 기괴한 생물체. 그것이 위에 기사를 태운 채 폭발적인 속도로 돌격해오고 있었다.
게다가.
“저건?!”
그 양옆으로는 철갑을 두른 기괴한 거인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대체 뭐 하는 놈들이지? 다리와 팔이 너무 길어서 너무나 기이하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