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579)
근데 가면 갈수록 가관이다.
황제는 미쳐버렸고 대신들은 난투를 벌였다.
대신들은 서로에게 암살자를 보냈지만, 애초에 존재한 적도 없는 암살자들은 모든 것이 조작된 존재들이었고, 현실 사람에게 전혀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재밌는 점은 역시나 비현실의 존재답게 존재하지 않는 대금을 장부상으로만 지급했다는 점이었다.
물론, 서류상으로 죽은 관리들은 뻔뻔히 활동하면서 기어이 사망보상금과 사망연금을 타냈다. 그것도 모자라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면세 혜택을 받기도 했다. 백성들은 시체가 되어서도 세음을 내야 하는데 말이다.
“무엇 하나 진실인 것이 없구나!”
모든 것이 조작되었다.
사람이 숨 쉬는 것. 눈을 뜨는 것조차도 조작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장부만 본다면 제국은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으며, 세입은 작년에 비해 7할이나 늘었고, 곳곳에서 반란군을 성공적으로 토벌하고 있는 중이다.
어찌나 성공적으로 토벌되고 있는지 각 지역에서 보낸 서류를 종합해 보면 제국의 장군들이 반란군 170억 명을 처치했다고 나와 있다.
물론 그들은 단 한 명도 죽이지 못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제국 인구를 전부 합친다고 해도 그런 터무니 없는 숫자는 나오지 않는다. 멍청한 장군들이 공적을 부풀리기 위해 적게는 수백만 명부터 시작해서 십억 명까지 토벌했다고 거짓 보고를 올린 탓이다.
눈으로 직접 본 것이 아니라면 결코 믿을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러나 본녀는 이 난세가 좋기만 하노라!”
태라희는 춤을 추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이때를 대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부패한 제국의 특성을 이용해 제국 후방에 엄청난 양의 부와 군사를 쌓아왔고, 장부와 서류를 조작해 그것들의 존재를 세상에서 지웠다.
눈으로 직접 보면서 길러낸 충실한 병사들과 장군. 그리고 똑똑한 문관들이 제국을 차지하기 위해 숨을 죽이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 상황이지만, 공식적으로 그곳에 있는 것은 시골 마을과 늙은 농민들 뿐이다. 이미 제국 속에 생긴 하나의 독립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 조정은 아무것도 모른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제국에선 모든 것을 조작할 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곳에 있는 자신의 요새는 장부상으로 초가집이요, 무예를 익힌 수많은 병사들은 늙고 병든 할머니 3명쯤으로 되어 있을 정도다.
태라희는 생각했다.
어쩌면 제국 후방에 자신처럼 세력을 만든 존재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이 상황을 이용해 황제가 될 생각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상관없다.
제국 삼황녀로서 암약해온 그녀에겐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그녀는 지금 반란군들에게 고마워 하고 있는 중이다.
직접 길러낸 강력한 군사를 지닌 태라희는 어릴 적부터 병법을 공부해왔으며, 부하들에게 인망을 쌓아왔다. 그 모든 것은 이 부패한 제국을 집어삼키고 진정한 황제로 군림하기 위함이다.
반란군 따위에게 질 일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워낙에 조작이 팽배한 탓에 반란군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입수할 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지속 적으로 훈련된 첩자를 보내고는 있지만 반란군은 정말 신출귀몰한데다가 귀신들을 부리고 있다는 말까지 있어 신뢰할 수가 없다.
“차차 알게 되겠지.”
뭐가 됐든 반란군이 황실을 공격하는 그때가 최적의 타이밍이다.
EP.580 구원 전쟁! x 11
“진군하라!”
“케랴아아아아아악!”
경천동지의 용사들인 내 마왕군이 황제가 있는 수도를 향해 고속으로 진격한다.
하지만 딱히 전투다운 전투는 없었다.
어딜 가도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었으며, 관리들은 성문이 열리자마자 도망을 치려고 했다. 그 휘하의 병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원정 중에 우리의 앞길을 막은 것은 머리가 안 돌아가는 몇몇 멍청한 병사들 뿐이었다. 관리들이 시간 벌이라도 하라고 대충 속여서 던져둔 놈들이 전부.
“으아아아악!”
그놈들을 전부 분쇄했다. 물론 이들은 전투력이 제로라서 사실상 비전투원과 다름없지만, 제국 병사들이 쓰레기인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열 몇 명이 우리를 막아선다고 해도 자비 없이 창으로 찔러 죽였다.
“크아아아아아! 승리! 또 승리했노라! 이 도시에 나의 깃발을 세우라!”
그렇게 움직일 때마다 항복 선언을 받고 있으니 순식간에 수도 인근 지역까지 내 권역을 확장할 수가 있었다.
“케르윽! 이대로면 제국 놈들도 곧 멸망임다! 거기서 세워지는 신성큘스제국! 완벽함다!”
“이놈들 진짜 별거 없네! 싸울 맛도 안나!”
“끄르륵! 그 옛날 홉고블린들이 더 강인했따!”
와, 그러네.
“생각해보니 홉고블린 그 새끼들도 제법 무서웠는데 말이지.”
걔들은 적어도 전사의 개념은 알고 있었다. 질서정연하게 순찰하면서 주변의 위협을 배제하려고 하는 특성은 아주 위협적이었지.
제국은 뭐.
통일된 이후로 나라 체급이 너무 커져서 그 어떤 위협도 받지 않게 되었고, 외적이 없는바 자연히 내부에서 썩어 문드러지게 된 것이다.
결국 경각심을 길러줄 외적이 없다면 좆망하는 구조라고 해야 할까.
하긴.
세상에 적이 없는데 군대를 왜 키우겠나. 그걸로 다른 거 하지. 그리고 다른 걸 하다 보면 자연히 딴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딴 생각은 곧 부정으로 이어진다.
그게 무능한 황제와 시너지를 일으켜서 쌓이고 쌓인 결과가 바로 이거다.
제국은 저항다운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수도 바로 앞마당까지 내게 속전속결로 따여버렸다.
그 과정에서 우리 측 손실은 제로였고, 수많은 도시를 먹어 치우고 세금을 거둔 덕에 오히려 극단적으로 풍족해진 것은 물론 병력까지 뻥튀기시켰다.
지금도 금하린과 유성군이 이끄는 군대가 구원한 제국 백성들을 자원입대시키면서 도시를 점령하는 중이다.
“하지만 제국인 만큼 수도 뭔가가 있을 수도 있지. 정보에 의하면 수도에 있는 황궁은… 수도라는 성 안에 있는 하나의 요새로서 엄청난 방어력을 자랑한다고 하더군. 과거의 영웅들도 그 황궁을 넘지 못해 좌절한 적이 많다고 한다.”
베라가 옆에서 조언을 해줬다.
그녀 역시 인간 군대를 끌고 점령을 반복했다. 엄청난 성과를 냈고, 황궁 공격을 위해 나와 합류했지.
“네. 물론 주의해야겠지요. 그래도 일단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황궁을 지키는 병력이 수십만이라고 하던데… 실제로는 만 명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사실일 가능성이 높겠군?”
“흐흐흐, 농담 같지만 진짜 그럴 것 같군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는데, 구십구를 보면 백을 아는 건 일도 아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판단해 봤을 때 제국은 소규모 농민 반란을 사전에 감지하고 탄압하는 것은 잘하지만, 제대로 무장한 외국 군대가 나타나는 순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황궁도 공략도 방심 없이 진지하게 임한다면 금방 함락할 수 있을 것이다.
“베라! 정비를 마친 뒤에 바로 황궁으로 진격할 겁니다! 포위작전 계획서 써서 올리십시오!”
“알겠다. 제국 놈들을 확실하게 끝장낼 수 있는 작전서를 만들어두지.”
그렇게 우리들은 황궁을 공략일 준비를 실시했다.
*
*
*
당초 제국이 강대국일 거라고 상정했으나, 실상을 까보니 전혀 아니었기에 여러 가지 계획이 변경되었다.
첫째는 제국에 하이브를 설치하는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나는 제국과 격전을 치를 거라고 예상했다. 당연히 시체가 많이 나올 거고 우리 병력이 부족해질 것으로 판단되었다.
근데 격전 따윈 없었고 우린 황궁 앞마당까지 프리패스로 진격했다. 그래서 하이브를 지을 짬 자체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마물병을 보충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뭐, 카르티의 지원을 받기 위한 이블아이 중개소는 성실하게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곧 카르티도 개입할 수 있겠지.
아무튼.
“와아아아아아아!”
“오오오오오!”
제국 수도를 포위하기 위한 병력이 전부 모였다.
내 마왕군부터 시작해서 베라의 성전군. 그리고 금하린 휘하의 귀순병 군단까지.
이제 이들이 삼방향에서 수도를 포위하고 쳐들어가서 황궁을 에워쌀 것이다. 참고로 엘프들도 있긴 하지만, 그들은 지금 제국 바깥쪽 라인을 점령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딱히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오늘 우리는 이 빌어먹을 제국의 수도를 짓밟고 혐오스러운 황제를 도살할 것이다! 자애로운 신 큘스 만세! 이 사악한 놈들을 죄다 처죽이고 백성들의 구세를 이루리라!”
ㅡ크아아아아아!
ㅡ케랴아아악!
내 연설에 모든 이들이 하나 되어 함성을 내질렀고.
“진격하라!”
나는 명령을 내렸다.
ㅡ척척척!
수많은 병사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면서 제국 수도를 포위하기 시작한다. 수도는 크다. 근데 특이하게도 수도 전체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형태다.
저 성벽을 넘으면 수도 내부로 진입. 그 중앙에 황궁이 있다.
아무튼 그 성벽 위에는 징집병들로 보이는 병사들이 덜덜 떨면서 서 있는 중인데, 아무래도 황제의 나와바리인바 도망치지는 못한 모양이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항복한다면 받아주겠지만 저항한다면 제거할 뿐.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 포위가 끝이 났고.
“리리엘! 세리뉴!”
“알겠다!”
“응!”
나는 본격적으로 공군을 운용해 성벽을 공격했다.
ㅡ콰아앙!
날아오른 타천사들이 흑염포를 흩뿌린다. 그것으로 성벽 위의 병력이 간단하게 제거되었고, 픽시들을 주변을 돌면서 정찰을 실시했다.
“위협 요소 없음! 바로 성문 공략 들어가도 괜찮을 듯!”
“그래! 가라, 얘들아!”
“키이이이이익!”
데스핀드가 땅을 박찼고.
ㅡ콰앙!
그대로 성문에 달려들어 철거작업을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국 수도의 동쪽 성문이 파괴되었다.
“진입해!”
즉시 내 부하들이 수도 내부로 진입한다.
마치 과일의 껍질을 까는 것처럼 간단한 절차. 곧 다른 곳에서도 내 부하들이 성문을 부수고 수도로 진입할 것이다.
“와아아아아!”
“케랴아악!”
제국 수도.
그곳에서 함성을 내지르면서 행군을 실시한다.
주변에 주민은 없었다. 수도를 봉쇄한 상황이니 병력을 황궁 쪽에 집중시킨 거겠지.
“점령하라!”
계속해왔던 대로 구역을 정리하면서 점령한다. 이 작업은 간단했다.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할 거 다하면서 움직이다 보니.
“오오, 저건가?”
저편.
바로 저 멀리 우뚝 서 있는 커다란 황궁이 눈에 들어왔다.
마력으로 시력을 강화해서 보니 높은 황궁 성벽 위에 다수의 병사들이 있다. 그리고 그 성벽 아래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중.
저기가 바로 최종 목적지다.
저기를 점거하고 내가 황제가 된다면 제국은 안정될 것이오, 내게 안정적으로 세금과 생명에너지를 바칠 것이다. 그것으로 내 힘을 키운다면 나는 아주 강해지겠지.
그리고 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흐흐흐.”
세계를 지배하니 뭐니 하는 상황인데 그 적이 병신이라서 좀 맥이 빠지긴 한다. 설마 뭐 다른 게 있지 않다면 제국 정벌은 이걸로 끝날 것이다.
근데 진짜 뭐 있는 거 아니냐?
어쩌면 제국이니 황제니 하는 건 중간보스에 불과하고 진 보스는 따로 있다던가?
뭐 그런 하잘 것 없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곳에서 온 병력들과 합류하고 황궁을 포위작업을 시작했다.
*
*
*
“이, 이런 쓰레기 같은 놈들!”
결국 제국을 짓밟고 있는 반란군 무리가 황제의 눈에 보이게 되었다. 황제는 어떻게든 병력을 규합하고 황궁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다. 멍청해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느낌쯤은 알 수 있으니까.
“방어! 방어하라!”
황제가 명령을 내렸지만 모든 것이 공허할 뿐이었다.
대신들은 본디 모든 명령을 서류상으로만 시행하고 예산을 착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황제의 지성이 감퇴한 탓에 서류가 쓸모없게 되었고, 결국 대신들은 황제에게 바가지를 긁히며 직접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평생 착복과 삥뜯기 말고 다른 일을 해본 적 없는 대신들이 황명을 수행할 역량이 있을 리 없다.
대신들의 무능으로 모든 명령은 황제의 의도와는 완전히 반대로 굴러갔고, 황제는 곧 저번에 들은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대신들이 서로가 반역자라고 울부짖던 그 말.
그래서 황제는 대신들을 눈에 띄는 대로 죽여버리고 말았다. 생각해보니 반역자들이 맞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니 다수의 대신들이 도망쳤다.
“대신들은 어디에 있는가!”
더 이상 명령을 들을 자들이 없다.
있는 것은 비교적 계급이 낮은 관리들 뿐이다. 그들은 미쳐버린 황제를 두려워하여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수행했다.
병사들과 농기구를 든 백성들을 황궁에 모이게 하여 방어를 시켰지만,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다. 황궁에 유폐된 것과 다름없는 그 군사들은 전부 굶주리고 있었다.
그 사실이 황제를 더욱 미치게 했다.
“오오, 오오…! 선조시여…!”
미친 황제는 선조들의 환영을 보며 울부짖던 끝에 무언가를 떠올렸다.
“옳거니!”
그것은 바로 황제에게만 전해져 오는 가장 무거운 비밀이다.
황궁에는 위험에 처한 황제를 위한 비밀 장소가 있다.
“거기로 가자!”
미친 황제는 마치 부랑자처럼 황궁을 배회하기 시작했고, 곧 모습을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