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637)
ㅡ후다닥!
소란스러운 소리. 바로 병사들이 무장을 갖추고 연병장으로 뛰어온다. 아주 그냥 숙련된 훈련병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군기가 잡힌 모습이다.
내 힘을 보여줬으니 당연한 일이다.
“전원 모이는데 3분! 훌륭하다!”
“감사합니다!”
“자, 그럼! 오늘은 예고했듯 체력테스트를 할 것이다! 천사들의 폭격과 원거리 마법이 몰아치는 전장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하지!”
방어막을 치고 달려가서 육탄전을 벌이는 일이 많으니까.
먼 거리를 빠르게 주파하는 능력은 필수다. 그리고 전력질주를 한 상태로 검을 휘두르는 것 역시 필수.
전장에 나가기에 앞서 나는 내가 지휘할 병사들의 능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달리기 대형으로 집합!”
“집합!”
전투무장을 한 병사들이 도열해 섰고.
“나를 따라 달려라!”
“네엣!”
ㅡ파앗!
나는 마계의 험준한 산맥을 향해 내달렸다.
ㅡ척척척척!
ㅡ척척척척!
ㅡ척척척척!
그런 내 뒤를 따르는 병사들.
아직까진 분위기가 좋다. 나는 교범에 따라 마족 병사라면 이 정도 속도로는 달려야 한다, 그 구절을 외우고 그대로 달리는 중이었으니까.
여기서 낙오되면 저기 하급병들이 있는 곳에 처박혀야 한다.
“잘 따라오는군!”
그렇게 나는 속도를 유지하면서 부대원들과 함께 열심히 달렸다.
10분.
30분.
그리고 1시간.
전투무장을 완전히 갖춘 병사들을 데리고 험준한 산맥에서 속도의 증감 없이 1시간 내내 쭉쭉 달린 것이다.
“흠.”
기준은 충족했다.
이 정도면 다들 테스트 합격이다.
하지만 이걸로는 모자라지.
“크학! 크하!”
“하아! 하아!”
다들 지쳐가고 있지만 나는 오늘 녀석들의 한계를 볼 생각이다. 진짜 한계를 알아둬야 싸울 때 써먹을 수 있으니까.
“멈주치 마라! 테스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게 너희들의 한계를 보이란 말이다!”
이런 말을 하는 나는 여전히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선두에서 달리고 있는 중이다.
지휘관이 탈것을 타고 이 지랄을 하면 개빡치겠지만, 지금 나는 여기서 제일 무거운 장비를 착용한 채 부대의 깃발까지 들고 달리는 중이다. 지휘관인 내가 제일 좆같은 걸 들고 선두에서 달리고 있으니 불만은 없을 터.
그렇게 30분이 더 지난 시점에.
“크하!”
첫 번째 낙오자가 발생했다.
“야! 일어나, 이 새끼야!”
“빨리 안 일어나!”
다급해진 병사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소리친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정해진 기준을 한참 넘은 상태다.
아주 잘하는 녀석들이 결국 한계에 부딪힌 거니 탓할 생각은 없다.
“멈춰라!”
“대장님!”
“너! 일어날 수 있나!”
“크하…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한계로 보이는군.”
“대장님! 그게 아니라!”
“됐다. 너는 이미 기준을 충족했다. 낙오한 게 아니야. 그러니 같이 완주하도록 하지.”
ㅡ처억!
쓰러진 녀석을 번쩍 들어 올려서 들쳐멨다. 한쪽 어깨엔 낙오병을 올리고 다른 손엔 깃발을 잡는다.
“다시 뛴다! 실시!”
나는 다시 선두로 가서 달리기 시작했다.
낙오병을 짊어진 채로.
“다, 달려! 다시!”
“달려라!”
“오, 오오…!”
“저걸 들쳐메고 달리다니…!”
병사들이 감탄하는 것이 느껴진다.
믿을 수 있는 지휘관.
그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내 목표다. 세상 어느 군대든 간에 지휘관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부대가 잘 굴러가는 법이다.
낙오자를 다 챙기고 선두에 서서 달리는 지휘관이라니.
실전과 전투를 업으로 삼는 병사들이라면 당연히 따를 수밖에 없다.
EP.635 마족 부대 지휘 x 2
그렇게 빡센 체력검정을 통해 내 리더십을 보여준바 마족 병사들이 나를 아주 잘 따르게 되었다.
“저런 부대장은 본 적이 없다…!”
“놀라워!”
“따를 수 있어!”
중간계에서 거의 황제까지 해 먹던 내가 이정도 소규모 부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이걸로 부대원들의 수준도 다 파악했다. 나름 괜찮게 싸울 수 있는 마족 병사들이다. 병사들을 모아 놓고 천사들과 교전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실제로 큰 전과를 올린 적도 있어 아주 만족스럽다.
이런 부대라면 금방 승전보를 올릴 수 있겠지.
“천사들이 날개가 있긴 하지만 막상 전선에선 잘 안 떠오릅니다. 날아오르는 순간 집중 포화를 당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상전에선 날개가 상당히 거추장스럽습니다.”
“그래도 날개가 있는 만큼 지원을 아주 빨리 오기 때문에 길게 끌면 안 됩니다.”
“한번 놓쳤으면 따라갈 방법이 없습니다.”
현지민들에게 듣는 생생한 전투 경험을 수집했다.
뭐 여기에 오기 전에도 라우라에게 실컷 교육을 받았고, 지금 병사들이 하는 이야기와 완전히 동일해서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지만, 현지에서 직접 수집한 정보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직접 수집하면 이 정보가 확실하다는 걸을 가슴을 깨닫게 되고 그를 이용한 작전을 더욱 완벽하게 실행할 수 있으니까.
“전투 훈련 실시!”
“실시!”
내게 완전히 복종하게 된 병사들이 내 명령에 따라 평소 하던 전투 훈련을 실시한다.
이곳은 마계의 변경이며 천사들의 침략이 잦은 곳이다. 두 세계가 물리적으로 붙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게이트가 열려 있는 상태라서 언제든지 서로 오갈 수가 있다.
천사들은 끊임없이 그 게이트로 병력을 보내온다.
아무튼.
그런 환경에서 싸우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ㅡ퍼억!
ㅡ콰앙!
천사 역할을 맡은 녀석들이 공격하고, 마족들이 방어한다. 그러면서 틈을 노리다가 방어막을 치고 질주.
“크아아아아아!”
“으아아아!”
ㅡ콰앙!
천사들을 덮치고 근접전을 실시한다.
그 모든 모습을 눈에 담으면서 천사와의 실전을 상상했다. 여기 있는 병사들은 다들 노련하다.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고 있다. 나도 저 병사들을 어떤 식으로 굴려야 할지 대충 감이 잡힌 상태고 말이다.
“흠.”
곧 있으면 이 부대는 전방에 있는 다른 부대와 교체된다. 전방에 있던 놈들이 여기 와서 휴식하며 정비하고, 우리는 정비가 끝났으니 다시 싸우러 가는 거지.
거기서 천사들과 실전을 치를 날이 머지 않았다.
“너희들의 훈련! 아주 잘 확인했다! 너희들은 싸울 줄 아는 녀석들이로군!”
“감사합니다!”
“분대장들 앞으로!”
“네!”
“네가 겪었던 전투와 현장 지휘를 재현할 것이다. 최근 전투 중 승리했던 전투를 떠올려봐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넌 최근 전투 중 패배해 후퇴했던 전투를 떠올리도록.”
“예!”
그렇게 나는 나를 신뢰하는 마족 병사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경험을 획득하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 준비를 했다.
“그곳은 아주 험준한 지형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몸을 숨길 곳이 많기에 저는 이런 식으로 부하들을 이끌고 침투를 했습니다!”
마치 특수부대원처럼 싸우는군.
“도주로도 생각을 해야 합니다! 천사들은 전황이 크게 우세해지면 날아오르는 버릇이 있습니다! 패색이 짙은 상황이라면 날아오른 천사들에게 색적 당하면서 아주 빠르게 섬멸 당하겠지만… 생각해둔 비장의 수가 있다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날아오른 천사를 격추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유능하군!”
“감사합니다!”
분대장들은 전투 경험이 풍부한데다가 마계의 전장에서 살아남은 만큼 유능했다.
솔직히 말해서 라우라에게 이론 수업을 듣는 것보단 현장에서 현지민들과 직접 같이 움직이면서 경험을 흡수하는 게 더 좋은 수업이다.
ㅡ파앗.
이렇게 같이 훈련하는 것.
딱히 긴 시간은 아니었다.
그래도 걱정할 건 없다. 나는 전임 부대장보다 강하니까. 아니. 정확히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
나라는 강한 전력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부대의 전투력이 상승한 상태다. 내 병사들도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기가 올라간 상태니 여건은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훈련에 힘쓰도록 하자.
“오늘은 너희들의 흑마법을 봐주도록 하겠다!”
“오오!”
나는 이미 부대원들의 큰형님 같은 마족이 되었다.
*
*
*
“부대를 아주 잘 지휘하고 있더군. 큘스.”
“그뿐입니까? 현지 병사들의 경험치를 전부 흡수했습니다.”
“역시 성장이 빠르단 말이지.”
ㅡ파닥파닥.
하아젤 누나의 이블아이가 날개를 파닥거렸다.
“아무튼. 오늘이다.”
“교체 말이지요.”
바로 오늘 전방부대와 위치를 교대할 것이다.
이제 우리가 싸우는 거지.
“아직도 천사들이 소규모 침략을 해오고 있는 중이다. 너와 교대한 그 부대도 마지막에 피해를 좀 입었다고 하는군.”
“흐음.”
“국지전은 아주 자주 일어난다. 한두 번 이겼다고 바로 돌아올 수는 없을 거다. 큘스.”
“걱정 마십시오. 다음 교대까지 압승을 거두고 오겠습니다.”
“교환비가 너무 좋으면 강한 천사가 출현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알겠습니다.”
ㅡ화르륵.
하아젤 누나의 이블아이가 사라졌다.
“자, 그럼! 출발하자!”
“네! 부대장님!”
완전 군장을 착용한 병사들과 함께 이사를 실시했다. 이사란 건 별거 없다. 짐을 들고 존나게 행군하는 것이다.
ㅡ펄럭.
비행 괴수들이 낮게 날면서 우리들을 호위한다. 이럴 때 천사들이 습격해오면 곤란하니까.
그래도 이런 일은 병사들에게 있어서 아주 익숙한 것이다.
“여기까지 침투할 간 큰 천사들은 없습니다!”
“여기까지 올 정도면 다른 부대도 다 뚫렸다는 건데, 그런 건 본격적인 전쟁을 할 때나 일어나는 일이라서요!”
“그냥 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험난한 지형을 끊임없이 주파했다.
ㅡ척척척.
다들 체력이 좋은 마족이라서 맨몸으로 이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는 없었다. 뭐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우리들은 전방부대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