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65)
〈 65화 〉 내실을 다지자 x 13
* * *
그렇게 활기찬 나날들이 흘러갔다.
“후아!”
아침에 일어나면 루미카가 만들어준 맑은 우물의 물로 세면세족을 실시하고 간단한 운동과 창술수련을 한 다음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의 시작은 다 같이 모여서 행하는 식사다. 맛있게 밥을 먹고 나서 일과 준비를 한 다음, 부하들을 전부 모아두고 오늘의 업무를 지시한다.
그리고 일과에 돌입한다.
일과는 뭐 훈련이나 사냥. 던전 공사 등이다. 군대랑 똑같다. 작전 나가거나 훈련 뛰거나 근무 서거나. 아니면 부대에서 작업하거나. 전부 그런 것들이다.
“후우.”
근데 지금은 집중 개인 정비 기간이다.
바게스트의 힘을 흡수한 뒤로, 나는 제법 만족스러운 성장을 맛보았다. 그러니 수련이다. 성장을 했으면 그에 걸맞는 실력을 지닐 필요가 있으니까.
바게스트와 싸우면서 절실하게 느꼈다.
내가 강해져야 한다.
ㅡ촤륵.
바로 흑마법사를 펼치고 공부를 실시한다.
“카르티.”
카르티가 그리워지는군.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을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순수한 아이였으니까.
아무튼 이 흑마법이라는 건 아주 어려웠다. 독학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번에 배우고 싶은 것은 바로 하급 흑마법인 `다크스피어`인데, 이건 어둠의 마력을 창의 형상으로 빚어 쏘아내는 원거리 공격용 흑마법이었다.
아무래도 마족브레스보다는 사거리도 길고 공격력도 높을 것 같지 않은가? 근데 이게 시발 존나 어렵더라.
“다크스피어!”
ㅡ츠팟!
영창과 함께 손아귀에서 불꽃이 피어오르며, 어떤 형상을 이루기 시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은 뭔 나무토막 같은 것이었다.
ㅡ퍼엉!
“악.”
물론 몇 초 유지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터져버린다. 실패한 흑마법답게 파괴력도 거의 제로였다.
그렇게 나는 소중한 마력을 조금씩 소모하면서 다크스피어를 익히기 위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재도전을 실시했다.
“아이고 시발.”
근데 뭐 독학답게 계속 시행착오만 반복할 뿐이었다.
“하아.”
한숨을 쉬면서 나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니.
“마앙님. 또 실패했다에여?”
샤란이가 왔다.
뭐가 됐든 샤란이의 얼굴과 몸을 보니까 가라앉았던 기분이 단숨에 끓어오른다.
“어. 또 실패했어. 이게 좀 어렵단 말이지.”
“괜찮아여. 마앙님은 할 수 있어여.”
“진짜? 진짜 할 수 있나?”
“샤란이가 응원해준다에여.”
그리 말한 샤란이가 의자에 앉아있는 내 앞에 선 채 자세를 잡았다. 그 자세라는 것은, 양손을 머리 뒤에 얹고 가슴을 부각시킨 자세였다.
그리고.
ㅡ출렁출렁.
샤란이가 젖가슴을 막 흔들어주면서 응원의 댄스를 춰주기 시작했다!
“오오!”
“마앙님 힘 나여?”
“어! 샤란이 덕분에 힘이 넘친다!”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샤란이가 응원을 해준답시고 내 앞에서 젖가슴을 흔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힘이 나지 않는다면 그건 남자가 아니지!
“좋아! 다시 힘내서 할게! 고마워 샤란아!”
“네 마앙님. 그럼 샤란이는 다시 던전 뿌리공사 하러 갈게여.”
“그래, 그래!”
그리 말한 샤란이가 다시 던전 안쪽으로 들어갔다.
던전 뿌리공사.
그것은 던전 벽과 천장에 나무뿌리를 덮는 공사였다. 이게 원래 속도가 좀 더뎌서 나중에 하려고 했는데 루미카가 들어온 탓에 효율이 아주 좋아졌다.
좋은 물이 대량 공급되니 뿌리 자라는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다. 아주 그냥 쑥쑥 자란다. 이제 천장이랑 벽에서 흙 떨어질 걱정 안 해도 된다.
샤란이랑 루미카는 제법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었다. 일단 샤란이는 풀타입이고 루미카는 물 타입이니까. 시너지가 좋을 수밖에 없다.
“다크스피어!”
ㅡ화르륵!
샤란이의 응원을 받은 탓일까, 아까보다는 더욱 모양이 좋아진 듯했다. 술식에 따라 모양을 유지하고 거기에 관통력과 폭발력을 더해야 하는데, 오늘은 일단 모양 만드는 것에 집중을 해보자.
그러고 있으니.
“마왕. 열심히 하네.”
이번엔 루미카가 왔다.
“어. 루미카.”
“여기. 차가운 물.”
그리 말한 루미카가 컵을 내밀었다. 안에는 과연. 차가운 물이 담겨 있었다.
“흐흐흐, 고마워.”
루미카는 현재 샤란이가 만들어준 잎사귀 브라와 팬티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 이것도 좀 마음에 든다니까. 아무튼 바로 물을 마셨다.
ㅡ꿀꺽.
“캬. 이거 맛있네.”
“…맛있어?”
“어. 시원하고.”
“…”
뭐지?
왜 부끄러워 하는 거지?
“왜. 뭔데 얼굴을 붉혀?”
“아, 아니야. 근데 마왕?”
“어.”
“던전 주변에 큰 수원지를 만들고 싶다는 거지?”
그렇다.
“그렇지. 근데 그거 하려면 너가 호수에 한번 가봐야 한다매. 무슨 힘 모으러. 그게 정확히 뭐야?”
“의미 그대로야. 호수의 힘을 모으면, 그걸 이용해서 큰 물줄기를 만들 수 있어.”
“흐음… 마법인가.”
“시간은 좀 걸려. 하지만 빨리하려면 빨리 시작해야겠지?”
“그래. 조만간 호수에 데려다줄게.”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
아예 던전에 지하층을 만들어서 거기에 지하수가 흐르게 하는… 뭐 그런 걸 생각 중이다. 지하호수도 만들고. 지하수도 딱 흐르면 편하지 않겠는가.
그 호수의 힘이란 걸 모으면 가능할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한 정오에서 한두 시간 쯤 지난 시간까지 흑마법서를 탐독하고 있으니.
“케륵!”
저쪽에서 부릴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부릴이 왔냐!”
“케르릉!”
달려온 부릴이가 내 허벅지를 끌어안는다.
“이 새끼!”
바로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그 뒤를 보니.
“케륵! 케륵!”
“케르르륵!”
내 고블린 병사들이 웃으며 귀환하고 있었다.
그리고 녀석들의 뒤로.
“끄르르륵!”
“규삿!”
줄줄이 묶인 임프들과 코볼트들이 질질 끌려오고 있다.
“녀석! 임무 성공했구나!”
“케르르륵!”
부릴이가 홉고블린만큼 커진바, 이제 나 없이 바깥으로 나가는 임무를 한번 시켜보았다. 이번 임무는 임프와 코볼트 포로를 잡아 오는 것이었다. 덤으로 사냥감도 좀 잡아 오라고 했고.
그걸 아주 훌륭하게 성공한 것이다.
보니까 임프 두 마리에 코볼트 세 마리를 잡아 왔다. 이런 귀여운 새끼들 같으니라고. 이 새끼들 이제 다 커서 알아서들 다 잘한다.
“잘했다! 나의 고블린 병단이여!”
“케르륵!”
“케륵!”
다 부릴이가 성장해서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케륵!”
홉고블린만큼 덩치가 커진 부릴이! 물론 커진 덩치만큼 더 귀엽다! 저 똘망똘망한 눈을 좀 보라!
“부릴이도 잘했다! 지휘를 잘했나 보구나! 임무 성공이야!”
“케루룽!”
그럼 임무 성공 했으니 휴식 시간 부여해 줘야지.
“얘들아. 오늘 임무 성공했으니까 다들 쉬어라! 지금부터 씻고 개인 정비 해! 야리끼리야!”
“케르륵!”
“케룽!”
“캐르릉!”
야리끼리를 선언하자 고블린들이 만세를 불렀다. 이 새끼들 벌레 잡고 놀거나 누워서 자는 거 좋아하더라.
“부릴아.”
“케륵?”
“쉴 때 쉬더라도 휴식군기 유지해야 하는 거 알지? 멀리 나가진 말고 니가 통제해서 애들 잘 쉬게 해라.”
“케륵!”
ㅡ처억!
경례를 한 부릴이가 믿겨달라는 듯 크게 소리쳤다.
“흐흐흐, 그래. 믿는다. 그럼 임숭아! 규일아! 너거덜은 식사 준비 좀 해라!”
“끄륵!”
“아! 그리고 늬들 신병들 왔으니까 와서 좀 보고!”
“규사삿?!”
신병 소리를 내자 임숭이와 규일이가 던전 안에서 뛰쳐나왔다.
“끄륵!”
“규사사삿!”
나온 녀석들이 포로들을 보고 흥분해 방방 뛰었다.
“그래. 이놈들이 이제 늬들 후임이다. 잘 관리하고.”
슬슬 지배술을 시전해 볼까.
“끄륵…!”
“규삿!”
바로 묶여있는 포로들의 앞으로 가 손을 뻗었다. 오늘 지배술 쓰면 애들 마력 주입은 내일 해줘야겠군. 그럼 흑마법 수련에도 좀 지장이 생길 텐데, 그 정돈 괜찮다.
부하들이 늘어났으니까.
“마족지배술!”
ㅡ화르륵!
한놈 한놈씩 내 지배술을 주입해준다.
“끄륵?!”
이대로 순조롭게 병력을 늘리고 훈련을 시킨다면 바게스트 같은 놈들이 다시 쳐들어와도 문제 없이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 * *
이틀 뒤.
우리는 루미카를 다시 호수에 데려다줬다. 루미카가 이 호수의 힘을 모으는 것에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했다. 자기도 정확히 기간을 모르겠다고 하는데, 별수 있나.
자주 찾아와야지.
“그럼 미카야. 자주 찾아올 테니까. 너무 외로워하지 말고.”
“외, 외롭다니! 원래도 혼자서 지냈는데 외로울 리가…”
이거 아무리 봐도 외로움 타는 사람이 하는 말 같은데.
“그래도. 계속 찾아올게.”
“…올 때 하양이.”
무슨 메로나도 아니고.
“네.”
그리 루미카와 조금 더 이야기를 한 뒤에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마앙님. 루미카가 호수의 힘 모으면 우리 더 편해진다에여.”
“흐흐흐, 그렇지.”
물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될 테니까.
“물 걱정 없이 사는 게 최고지. 아무튼 샤란아. 나온 김에 정찰 좀 해볼까?”
“네 마앙님.”
이 구역에 찾아왔던 포식자 바게스트가 죽은 상황이다. 뭔가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샤란이와 함께 안 가봤던 구역 쪽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고 있으니.
“앗! 마앙님! 임프 발견이에여!”
“어디!”
“끄륵?!”
“거기냐!”
ㅡ파앗!
바로 던져진 포켓몬볼 마냥 질주하여 임프를 따라잡고,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날려 사로잡는다!
“끄르륵!”
“어. 니도 임숭이 부하. 마력지배술 주입!”
“끄륵…?!”
아주 순조로운 테이밍이다.
마력이 주입된 임프가 몸을 떨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눈을 끔뻑끔뻑 뜨면서 날 올려다본다.
“끄르륵!”
그리고 시작되는 난리 부루스.
“난리 부루스 떠는 건 종특이구만. 아무튼 따라와라. 넌 이제부터 내 부하다.”
“끄르륵.”
“마앙님. 부하 하나 더 생겼어여.”
ㅡ짝짝짝.
박수를 쳐주는 샤란이.
“이게 바로 개이득이라는 거지. 근데 샤란아. 다른 드라이어드들은 없나?”
“다른 드라이어드여?”
“어.”
“흐응… 저는 못봤다에여. 아. 옛날에는 봤어여.”
“옛날?”
“네. 서로 싸우고, 쫓아냈어여. 그다음은 몰라여.”
단순한 영역 다툼인가.
뭐 드라이어드가 더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겠지.
“마앙님. 다른 드라이어드 더 갖고 싶어여?”
“있으면 좋지 않나? 샤란이 부하로 부릴 수 있잖아.”
“샤아… 그럼 다음에 만났을 때 잡아봐여.”
“흐흐흐, 그래.”
샤란이도 부하 붙여주면 좋아하겠지.
아 근데 요즘 또 페어리를 못 봤네. 나중에 한번 보면 잡아볼 생각인데 말이다.
ㅡ사박사박.
그리 샤란이와 정찰을 이어 나간다. 시간은 아직 많았고, 던전은 부릴이가 지키고 있으니 딱히 걱정이 없다. 멀리까지 가도 될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ㅡ메에에엘! 메에에에에!”
ㅡ슈와아아앗! 슈와아아앗!”
“뭔 개소리가 들려오는데.”
이건 또 처음 들어보는 울음소리다.
“샤란아. 뭔지 알겠어?”
“다른 종족? 아닐까여?”
“확인해보자.”
ㅡ스윽.
바로 창을 겨누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으며 아주 조용히.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천천히 접근했다.
ㅡ사락.
그렇게 수풀을 살짝 치우고 앞을 보니.
“뭬에에에에에! 붸에에에에!”
“슈와아아앜! 슈와아아악!”
너무나 놀라운 광경!
“허억!”
무슨 염소인지 야크 같은 하반신을 지닌 이족보행 형의 괴물! 그 괴물의 상반신은 인간을 닮아 있었는데, 얼굴은 무슨 유인원과 산양 같은 것들이 합쳐진 것처럼 생겨 처먹었다!
그런 괴물들이!
“슈와아아악!”
팔다리 달린 도마뱀 놈들과 전쟁을 하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