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667)
“말을 잘 들어서 이쁘군요.”
“으읏.”
“그럼.”
ㅡ지이잉.
그렇게 자궁에 주종의 각인을 새겼다.
“아아…!”
ㅡ화악!
그것으로 베르디엘이 완전한 타천사로 피어났다. 본디 신성력으로 가득 차 있던 육체에 사악한 마력이 채워진다. 원래 강했기 때문에 포텐셜이 엄청나다.
“호오.”
이 정도면 마계에서도 당장 최고급 전력으로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천사라는 정체성을 완전히 벗어버리게 되었군요.”
“기분이 어떻습니까? 베르디엘님?”
그런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는다.
“당신의 노예가 되어 기쁩니다. 그리고 동시에… 해방감이 느껴지는군요. 이번에 느낀 쾌락에 비추어 제 과거를 떠올려 보니… 그곳에서의 삶은 고통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통이요?”
이제 완전히 내 것이 된 탓에 자신의 속사정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만큼 날 인정한다는 뜻이지.
“그곳에선… 쾌락이라고 할 만한 것이 많이 없었습니다. 있다면 높은 지위로 올라가는 것에서 느껴지는 성취감이나 다른 천사들을 깔보면서 느끼는 기분 정도일까요. 경직된 문화 속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단련만 해왔습니다. 전혀 즐겁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ㅡ스윽.
베르디엘이 내 손등에 자신의 손을 얹는다.
“하지만 당신이 제게 쾌락을 알려주셨습니다… 그 순간부터 천계에서 배워온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습니다. 삶이라는 건 이렇게도 즐길 수가 있는 것이로군요.”
“크하하! 실로 그렇습니다! 즐거움이 있어야지요!”
쾌락이란 것은 즐거움이다.
“베르디엘님은 매력적이니, 자주 그런 즐거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아.”
숨이 흘러나온다.
“당신이 다정한 인큐버스라서 다행입니다. 원래 마족들은 잔혹한 탓에 끔찍한 꼴을 당하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
그런 협박을 하긴 했지.
게다가 뭐. 내 성격이 마족치고 좋은 건 사실이다. 내가 정복과 겁탈을 즐긴다지만 그건 뭐 당연한 거고.
포로를 고문하거나 내 부하에게 심한 짓을 하지 않는다.
들어보니 이번에 천사들을 전리품으로 가져간 마족들은 그 노예들에게 아주 끔찍한 짓을 하면서 즐겼다고 한다. 내 취향을 완전히 벗어난 수준의 만행. 그 음마놈들은 완전히 미쳐버린 쾌락마들이었다.
한마디로 여체를 탐닉하는 걸 넘어서 무슨 헬레이저마냥 개지랄을 떤다던가.
난 절대로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구역질이 날 정도니까.
“심한 짓을 당할까 봐 두려웠습니까?”
“별로 두렵진 않았습니다.”
솔직한 어조.
“죽으면 죽는 거고, 사지가 뜯겨나가면 그런 채로 죽어가면 될 뿐이기에. 하지만 쾌락을 알고 나니 죽음이 두려워지는군요. 죽는다면 쾌락도 없습니다.”
이거 완전히 쾌락을 신봉하게 되었군.
“좋은 현상입니다. 목숨은 소중하게 여겨야지요.”
나는 그리 말하면서 베르디엘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베르디엘님. 몸 상태는 좀 어떻습니까?”
“피곤합니다. 조금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같이 한숨 자도록 하죠. 저도 쉬어야 할 것 같으니.”
“아.”
ㅡ화르르륵!
남아있는 마력을 이용해 엉망진창이 된 방을 깨끗하게 만들었다. 뭐 대부분이 우리의 음란한 체액이라서 기화시키는 것만으로도 마력이 조금 회복되었다.
“졸리… 군요. 그럼 눈을 붙이겠습니다.”
자리에 누우니 베르디엘이 내 옆에 붙은 채 눈을 감았다. 상당히 안심한 듯한 눈치. 굴복하기 전엔 그렇게 앙칼진 여자였는데 말이지.
이 맛에 여자를 조교 한다.
*
*
*
일어난 뒤에는 베르디엘과 가볍게 식사를 하고, 유물의 사용법에 대한 것을 배웠다.
이 토성 모양의 유물은 차원에 간섭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 요새가 그런 차원공간에 있었던 것이다.
“천사들은 이것을 이용해 차원에 간섭합니다. 중요한 지점엔 그런 요새를 지어두기도 하지요. 이는 타차원의 에너지를 수집하거나, 적들을 기습하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쓸만합니다.”
“그렇군요.”
“이렇게 작동하는 겁니다. 아, 그런데 지금은 제 신성력이 없어진 상태라서. 시범은 못 하겠군요.”
신성력이라.
“반드시 신성력이 필요한 겁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걸 시험해본 적은 없기에.”
“흐음.”
여공작은 내가 중간계를 구원하기 위해선 이 유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유물은 천계에도 여러 개가 있다는 모양.
뭐 흔한 건 아니고. 하나하나가 요새 급으로 소중한 유물이라고 한다. 그래도 여러 개가 있으니 마계에도 흘러들어왔던 것이 있을 터. 그러니까 여공작도 정보를 알고 나한테 이게 필요하다고 말해준 거겠지.
따라서 이걸 작동시키는 방법이 있을 거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에 사용할 생각입니까?”
“중간계를 수호하는 것에.”
“네…?”
“이미 알고 있겠지요. 제가 중간계를 지배한 마족이라는 걸.”
“아아, 예. 이미 들었습니다.”
천사들에게도 내 소문이 퍼져 있다.
대천당의 중간계 진출은 좌절되었으며, 대신 마족이 그 경쟁에서 승리했노라고.
“마족들이 대량의 생명 에너지를 수집하고 있는 상태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휘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하느라고 제 요새 병력이 많이 빠져나간 상태였지요… 그런 뒷사정이 있습니다.”
“어쩐지 기습에 너무 잘 걸리더라니.”
“흐윽.”
요새 방어를 실패한 건 자신의 무능을 드러낸 것이라고 여긴 걸까? 베르디엘이 고개를 숙였다.
“괜찮습니다. 이쪽은 그만큼 준비하고 간 것이니. 자책하지 마십시오.”
“예… 감사합니다. 섹스도 좋지만 그런 다정한 위로도 정말 좋군요…”
베르디엘의 얼굴이 붉어진다.
애정결핍이 좀 있나.
ㅡ터억.
뭐 그렇게.
나는 베르디엘에게 고위 천사들에 대한 것과 그쪽의 현 정세. 그리고 유물의 사용법 등을 익히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있으니 마침내 하아젤 누나가 돌아왔다.
천사들과의 분쟁을 종식시키고 온 것이다.
*
*
*
우리가 천사들의 요새를 습격한 후 천사들의 보복성 대공세가 이어졌다. 상당히 빡센 전투였지만 우리 나와바리에서 벌어지는 전투였고, 이쪽은 저장해둔 생명에너지가 빵빵해서 결국 천사들이 후퇴했다.
거기서 라우라와 하아젤 누나가 활약했다.
“이거 좋은 소식이로군. 승전하고 돌아오니, 내 귀여운 동생이 발키리를 굴복시킨 것도 모자라 그만큼 성장했다니.”
“흐흐흐, 다 누님이 잘 지도해준 덕분입니다.”
하아젤 누나는 날 보자마자 흡족해진 것인지 웃으면서 내 머리를 만져줬다.
“유물의 사용법도 다 익혔다고 했나. 정말이지 시간을 알차게 썼군. 역시 유능하다. 단기간 만에 발키리급 타천사를 만들어내고 그만한 정보를 얻어내다니. 다른 혈족이었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
“제가 유달리 그런 걸 잘합니다.”
타천사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진짜 거의 없다고 한다.
천사가 타락하기 전에 죽는다고 해야 한다.
이건 내 재능이 독보적이라고.
“아무튼. 아주 잘했다.”
“누님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훗… 듣기 좋군. 그나저나. 이렇게나 강해졌다면 내실을 조금 다진 뒤에 시작해도 되겠어.”
“무엇을 말입니까?”
“섹스.”
“아.”
노골적으로 말을 해주시네.
“기대하고 있겠다.”
손을 뻗은 누낙가 내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그윽한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예.”
“그럼 큘스. 이 일에 대한 걸 어머니 여공작님께 보고하도록 해라. 그 유물은 중간계 관련해서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했지.”
“네. 바로 그렇습니다.”
“상으로 네 소원을 들어주실 거다. 그 유물을 이용해 중간계를 더 안정적으로 통치하도록 해라.”
“네…! 물론입니다!”
역시 내 누나라서 내가 원하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이제 그 유물을 여공작에게 넘겨주고, 중간계에 난립하는 외차원 구멍을 하나로 통합할 때다.
적들이 스폰되는 위치를 한곳에 고정해두기만 해도 처리가 만 배는 더 쉬워진다.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EP.665 천사의 유물 x 2
“발키리를 손에 넣었구나, 큘스오빠.”
“그래, 나 대단하지?”
“응! 설마 발키리를 완전히 굴복시켜서 타천사화 시킬 줄이야! 가능할 것 같다고는 생각했지만 너무 크게 성공했어! 그 정도라면 엄청난 전력이 될 거야!”
사실 베르디엘을 잡는데에는 자원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다.
일단 마족 병사들을 밀어넣어서 나와 라우라와 단독으로 전투하게 했다. 거기에 생명에너지를 가득 담아둔 일종의 포션과 아티팩트도 들어갔지.
여러모로 무리한 공격을 과감하게 퍼부은 덕에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하라고 하면 천사들도 대비하고 있을 테니 못하겠지.
아무튼 베르디엘은 큰 전력이다.
“흐흐흐, 확실히 쓸만하긴 하지.”
순수 전투력으로 따지지만 나보다 윗줄이니까. 물론 중간계로 가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아니.
가만 있어 봐.
베르디엘을 당장 중간계로 데려가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 아직 차원을 넘을 때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는 상태다. 무리해서 데려갈 수는 있겠지만, 그만한 위험부담을 해도 좋을지 판단이 잘 서질 않는다.
“큘스오빠? 무슨 생각해?”
“아니. 아무것도 아냐. 아, 그런데 카르티. 중간계 상황은?”
“으음, 피해 보고가 제법 많이 올라왔어. 하지만 큘스오빠가 예상한 범위 내야. 당장 내려가지 않는다고 큰 피해가 생기진 않겠지.”
“그럼 다행이고.”
여기 오기 전에 결코 좌시할 수 없는 피해의 선을 정해놨다. 그걸 넘으면 난 긴급하게 귀환해서 싹 다 정리를 해야 하는데, 다행히 거기까지 피해 수치가 치솟진 않았다.
그래도 내가 마계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된다. 나 정도의 전력이 빠지는 거니까.
“어서 중간계를 안정화 시켜야겠어.”
“응. 생명에너지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긴 상태야. 이건 예상보다 큰 수치를 기록 중이지. 아무래도 연속되는 전투의 피로 때문에 인간들이 기력 회복을 잘 못 하고 있나 봐.”
“크으… 인간들이 힘들다는 게 여실히 느껴지는구만.”
다들 힘이 있어야 생명 에너지를 따박따박 납부할 수 있는 거다. 그걸 위해 인간들의 기력과 건강을 신경 써야 한다.
“아무튼 일은 끝났어. 빨리 내려가 봐야지.”
“그 유물이 제대로 작동하길 바랄게. 어머니 여공작님이 만들어주시는 거지? 차원 문제를 해결할 아티팩트를.”
확답해준 건 아니지만 그럴 거라고 생각 중이다.
근데 카르티가 이렇게 말하는 거 보면 확실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뭐.”
“역시 어머니 여공작님이야! 자, 그럼 큘스오빠. 호출이야. 늘 가던 그곳으로 가줘. 큘스오빠를 많이 보고 싶어 하시니까.”
“드디어 그 때가 왔나. 알았어. 나중에 같이 차나 먹자.”
“응!”
언제나처럼 활기찬 얼굴이다.
나한테 정체를 반쯤 들킨 상태인데도 저런 태도라니. 확실히 카르티는 무서운 여동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슨 생각해?”
“아무것도! 그럼 간다!”
ㅡ지이잉.
이제 마계에서는 나도 마음대로 게이트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뭐 그리 먼 곳까지 가진 못하지만, 이 궁전 안에서 엄마를 보러 가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ㅡ터억.
그렇게 나는 여공작을 알현하러 갔다.
“언제 가도 긴장된단 말이지.”
특히 저번엔 내 영혼을 가지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건 두 번째다. 여공작은 내 영혼마저도 가져가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