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68)
〈 68화 〉 왕가슴 픽시들 x 1
* * *
“점호 집합!”
힘차게 소리침과 동시에 던전의 마물들이 바깥으로 튀어 나간다.
“케륵!”
“규삿!”
줄줄이 나가는 귀여운 던전 친구들. 그들이 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에 가장 마지막으로 던전을 나섰다.
ㅡ처억!
훈련된 몬스터들은 이미 하나의 군대다. 각 종족별로 모여 점호 집합을 한 녀석들을 둘러보면서 단상 위로 올라갔다.
“간밤에 잠은 잘 잤니, 얘들아!”
“케륵!”
“규사삿!”
아주 잘 잔 모양이로군.
“그럼 조국 기도문 낭독은… 당연히 생략하고! 기타 다른 좆같은 것들도 죄다 생략하고! 아침점호를 시작하겠다!”
함성도 애국가도 복무신조도 우리에겐 다 필요 없다!
“마왕군 도수체조오! 다리운동부터 시이작!”
하지만 도수체조는 필요하지!
“핫! 둘! 셋! 네! 다스! 여쓰! 일고! 여덜!”
바로 구령을 외치면서 동작을 실시하자.
“케륵! 케륵! 켁! 켁!”
“규삿! 삿! 큐삿! 규삿삿!”
“끄륵! 끄륵!”
몬스터 제군들이 어설프게 내 동작을 따라 하면서 기합을 외쳤다. 원래 아침에 일어났으면 몸도 좀 풀어주고 활동을 해야 안 다치는 법이다.
“둘! 둘! 쎄! 네! 다쓰! 여쓰! 일고! 임숭아 어디 날라가니!”
“끄륵!”
쭉 보니까 그동안 훈련시킨 보람이 있다. 부릴이 이 새끼 빼고는 죄다 어디 뭐 무슨 하늘 날라갈 것처럼 염병들을 떨고 있는데, 일단 구령에 맞춘다는 것부터가 최상위 클래스라는 뜻이지.
근데 임숭이 이 새낀 진짜 무슨 비행기처럼 날아갈려고 한다.
아무튼 그렇게 간단한 체조를 마친 다음에는 오늘의 전달 사항을 전파하고 임무를 명령하도록 했다.
“규일아!”
호명하자 코볼트 최고참 규일이가 내 앞으로 나왔다.
“규삿삿.”
코볼트 소대의 규모는 제법 커진 상태였다. 최초 규일이. 규이. 규삼이가 원년 멤버고. 그 아래로 벌써 여섯 마리의 코볼트가 더 들어왔다. 그래서 숫자는 총 아홉으로 불어난 상황.
3열 종대로 서 있는 녀석들을 보니 가슴이 뿌듯해진다.
“규일아. 오늘 너희들은 던전 확장공사 계속하면 된다. 그냥 어제 하던데 있지? 거기 존나 파면 돼. 규일이 니가 잘 통제해야 한다? 알겠지?”
“규삿삿!”
자신감 있게 대답하는 규일이.
좋다. 믿을 만하다.
규일이는 그동안 내 마력을 여러 번 주입받은 탓에 다른 성체 코볼트보다 커진 상태였다. 그리고 머리도 좀 좋아진 상태인 것 같다. 말 좀 잘 알아듣더라.
“귀여운 쥐새끼 같으니라고. 좋아. 믿는다.”
“규삿!”
머리를 만져주니 규일이가 그 쥐 같은 주둥이를 막 좌우로 벌름거리면서 좋아했다.
“그럼 들어가고. 임숭아! 와라!”
“끄륵!”
바로 임숭이가 방방 뛰어왔다.
“임숭이 이 새끼. 좋아?”
“끄륵!”
“어. 나도 좋아.”
임프들의 수는 현재 일곱이다. 임숭이가 소대장이고 그 밑으로 여섯이 있다. 크기 차이가 제법 난다. 임숭이는 내 마력을 오랫동안 주입받았으니까. 덩치가 제일 크다.
“임숭이 니 시발 애들 존나 팬다는 말이 있어.”
“끄륵?!”
“아니라고? 진짜? 새꺄. 조사하면 다 나와.”
“끄륵! 끄르르륵!”
임숭이가 다급하게 양손을 흔들어 부정했다.
“이 새끼… 좋아. 형이 또 임숭이 말은 잘 믿지. 애들 너무 빡세게 때리진 말고. 적당히만 해라.”
“끄륵.”
“그럼 임숭아. 너거덜은 오늘 형이랑 척탄 훈련할 거다. 훈련 끝나면 삽 들고 가서 규일이랑 공사하면 돼. 밥 다 먹으면 애들 챙겨서 형한테 와라.”
“끄르륵!”
ㅡ처억!
임숭이가 군인처럼 경례한다. 그리고는 다시 방방 뛰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할튼간 저 ADHD 새끼 저거.”
그럼 마지막은 부릴이다.
“부릴아!”
“케륵!”
“어우, 시발 이 귀여운 새끼.”
현재 고블린 소대의 숫자는 총원 열두 명이다. 본래 팔랑크스 여덟 마리에 후임 네 마리가 더 생긴 상태. 이젠 그냥 후임될 고블린들을 밖에서 막 납치해 오더라.
이런 걸 해병대 용어로 긴빠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아무튼 부릴아. 아침엔 자율 훈련이다. 부릴이 니가 애들 데리고 전투 훈련 해. 할 수 있지?”
“케륵!”
“역시! 아주 그냥 부릴이가 최고라니까! 자 부릴아! 손!”
ㅡ처억!
“케륵!”
손을 내밀자 부릴이가 내 손목을 꽉 잡았다. 나 역시 부릴이의 손목을 꽉 잡아준 뒤에.
ㅡ빙글!
그대로 세 바퀴를 회전했다!
“흐하하하하!”
“케루루룽!”
그렇게 부릴이를 내려줬다. 부릴이는 똘똘해서 알아서 다 잘하는 타입이다. 고블린들 전투 훈련 시키는 건 맡겨도 괜찮겠더라.
그러고 있으니.
“마앙님 저는여.”
단상 밑에 앉아있던 샤란이가 내 옆으로 와서 물었다.
“흐흐흐, 샤란이는 그 안방에 침대 만드는 거 있지? 그거 계속하자.”
“네 마앙님.”
좋아.
그럼 누가 남았더라.
아.
“무투리.”
“그락.”
“무투리 너는 오늘도 가죽을 만들도록 한다. 알겠나?”
“그락.”
무투리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얘랑은 아직 불편하다. 군말 없이 일하고 있긴 해서 문제는 없는데, 석연찮단 말이지.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무투리는 관심병사였다.
“그럼 아침점호 끝! 이제 밥 먹고 일과 시작하자!”
이렇게 던전의 하루가 시작된다.
* * *
“자! 규일아! 공사 시작해라!”
“규삿!”
규일이가 복명복창하자 그 휘하의 코볼트들이 나무 삽을 잡아 들고 던전 안쪽으로 차례차례 들어간다. 이렇게 보니까 진짜 귀엽단 말이지.
“깜찍한 쥐새끼들 같으니. 부릴아! 훈련 시작해! 쉬는 시간은 니가 알아서 부여하고!”
“케륵!”
부릴이는 알아서 잘한다.
“마앙님. 전 침대 만들러 갈게여.”
“그래, 그래. 우리 샤란이 이쁘다.”
“마앙님도 멋져여.”
“흐흐흐, 그래!”
바로 샤란이의 이마에 입을 한번 맞춰줬다. 그길로 샤란이 역시 던전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저길 보니 무투리는 이미 일을 시작한 상태였다. 물통에 물을 받아둔 채 재랑 도구랑 뭐랑 다 준비해놓고 나무 지지대에 건 가죽에 붙은 지방질을 나무칼로 제거하고 있는 중이다.
과묵해도 일은 잘하지.
“끄륵!”
곧 임숭이가 지 부하들을 이끌고 찾아왔다.
“어. 이제 형 따라와.”
지금부터 척탄 훈련을 시작할 것이다. 이러려고 임프를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프들의 불 던지는 능력은 그냥 보면 좆밥 같지만 단체로 하면 상당히 위협적일 것이 분명하니까.
ㅡ줄줄줄.
임숭이와 아이들이 온갖 오두방정을 떨면서 날 따라왔다. 훈련장은 그냥 던전 옆에 있는 마당이다. 불장난하기 딱 좋은 장소.
“여기다. 그럼 얘들아! 임숭이 옆으로 일렬로 쭉 서!”
“끄륵!”
내 명령을 임숭이가 보조한다.
“끄르륵!”
“끄륵?!”
주변을 살피던 임숭이가 어리버리 타는 놈의 머리에다가 꿀밤을 한번 먹여주자, 처맞은 놈이 끄륵 소리를 내면서 머리를 부여잡고 빠릿하게 움직였다.
“이 새끼도 이제 짬 좀 먹었단 말이지.”
부릴이랑 비교하면 그냥 터무니없는 존나 짬찌새끼지만 지 할 일은 잘한다.
대충 그렇게 줄이 완성되었다.
“좋다. 얘들아. 너희 불 던질 수 있자?”
“끄륵!”
“그걸 한 번에 던지는 훈련을 할 거야. 모두. 정면 봐라.”
그리 말하면서 돌을 하나 잡아 들었다.
그리고.
ㅡ휘익!
정면을 향해 던진다. 날아간 돌멩이가 흙벽에 부딪혀 떨어졌다.
“이렇게. 내가 신호하면 저기로 한 번에 던지는 거다. 알겠냐?”
“끄륵!”
“임숭이 이해했어?”
“끄르륵!”
얘들 불은 두 번까지밖에 못 쓰니까 두 번 하면 끝이다. 그러니까 잘해야 한다.
“그럼! 전부 불 던질 준비!”
“끄르륵!”
ㅡ화르륵!
ㅡ화르륵!
ㅡ화르륵!
바로 임프들의 손아귀에서 불이 타오른다.
“좋아.”
일단 장전하는 건 한 번에 할 수가 있군.
그럼.
“던져라!”
“끄륵!”
ㅡ홰액!
ㅡ홰액!
ㅡ홰액!
명령을 함과 동시에 임프들이 일사불란하게 불덩이를 던졌다.
“그래! 바로 이거지!”
동시에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일단 가장 첫 번째 단계는 통과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ㅡ뽈뽈뽈.
불 날아가는 속도가 먼 나방 날아가는 속도랑 똑같다. 임숭이가 던진 건 좀 더 빠르지만, 그래도 여전히 모자란 속도다.
ㅡ화륵.
그렇게 몇 미터 정도 날아간 불덩이가 자연스럽게 분해되어 사라졌다.
“역시. 이건 근접 상태에서 써야겠어.”
순전히 방어용 스킬이다.
“끄륵?”
생각하고 있으니 임숭이가 다가와서 고개를 갸웃했다.
“어. 잘했어. 그럼 한 번 더 준비!”
“끄륵!”
다시 한번 훈련을 시작했다. 뭐, 대충 마음에 들긴 했다. 동시에 던져야 한다는 개념은 이해한 것 같았으니까. 그래도 역시 불덩이 날아가는 속도가 문제란 말이지.
ㅡ뽈뽈뽈.
임숭이의 불덩이가 제일 빠르다.
이건 내 마력으로 임프들을 강화시켜야지만 해결이 되겠군. 말하자면 지금 임숭이는 2티어 임프다. 적어도 임프들을 전원 3티어까지는 키워놔야 이 불덩이 던지는 걸 공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텐데.
“자원이 모자라아아앜!”
매일 충전되는 내 마력은 한정되어 있다.
이러니 시발 매일매일 빠듯하다.
흑마법 수련을 해도 마력이 필요하고 애들 성장시키는 것에도 마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마력을 더 많이 구할 방법이 없을까?
“시발 두 번 벌써 다 끝났네. 아무튼 이만하면 됐다. 임숭아. 잠깐 휴식하고. 조금 있다가 삽 챙겨서 규일이 도우러 가라.”
“끄르륵.”
그렇게 훈련을 마치고 던전 앞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ㅡ스릉.
입구에 세워뒀던 롱소드를 뽑았다.
“아주 사기적인 장비지.”
천 갑옷에 바지. 벨트. 건틀렛. 신발.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전부 다 씹사기템들이다. 거기에 이 검. 좋은 철로 만들어진 것이다.
템빨.
이것들을 사용한다면 앞으로 더 수월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신석기인이 철기를 들면 당연히 더 쎄지니까.
“근데 문양이 문제야.”
문양.
그 이상한 인간 전사가 내 예상대로 귀족가의 사람. 또는 있는 집 자식이 맞다면… 인간들이 이 정글에 탐색대를 보낼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이런 장비를 입고 있는 것을 인간 놈들이 본다면? 그대로 좆망이다. 저 괴물이 내 자식을 죽였구나! 하고 존나 뛰어오겠지. 도망쳐도 소용없다. 이미 증거가 나온 상황이니까. 그럼 탐색대가 아니라 군대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선 인간들과 마주치지 않거나, 마주치는 인간들을 몽땅 다 죽일 필요가 있다.
“후.”
뭐가 됐든 좆같은 일이다.
어쩌면 이번 일을 계기로 인간들과 접촉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인간 새끼들이 던전에 쳐들어오면 홉고블린이나 바게스트 때처럼은 안 끝날 것 같은데 말이지.
“칼에 색이라도 칠해야 하나.”
칼자루랑 크로스 가드를 시꺼멓게 칠한다면 괜찮을 수도? 아무튼 검을 겨눈 채 자세를 잡았다.
신무기를 획득했으니 다루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러면 또 흑마법 연습은 언제 하나 싶지만, 지금으로선 신규흑마법보다 이 신무기 쪽이 더 도움이 된다.
“…”
무엇보다.
기대가 된다.
철로 된 진검을 잡고 흥분하지 않을 남자는 없는 것이다.
“간다! 하압!”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ㅡ부웅!
아주 그냥 바람 가르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이게 바로 철로 된 진검을 휘두르는 감각이로구나!
“하압! 츠압! 차아아압! 차압! 빨간딱지! 죄다 차압이야!”
ㅡ붕!
ㅡ쐐액!
솔직히 검술 따윈 좆도 모르고 검도를 익혀본 적도 없지만 이렇게 막 휘두르고 있으니 재미는 있었다. 어릴 때 막대기나 빗자루 잡고 이렇게 막 휘두르면서 놀았었지.
옛날 생각나서 재미가 있다.
“어우.”
근데 이거.
“생각보다 좀 어렵네.”
존나 막 휘두르고 있으니 금세 숨이 차오른다. 칼도 한 1.5킬로 밖에 안되는 것 같은데, 막 휘두르니까 체력 소모가 제법 되는 편이다.
“다루기도 좀 어렵고.”
뭐라고 해야 하지.
나무 막대기 휘두르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양날검이라서 존나 막 쓰다가 실수하면 내 다리나 어깨를 벨 것 같기도 하다.
“하압!”
아무튼 계속해서 칼을 휘둘렀다. 지금이야 뭐 검술에 대해서 좆도 모르니 막 휘두르는 것이지만 계속하다 보면 뭐가 좋은지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칼질을 하고 있으니.
“마앙님!”
“후우. 후우… 어? 샤란아.”
“점심시간이에여! 밥 먹어여!”
“벌써? 어 그래! 같이 먹자!”
그럼 밥 먹고 다시 시작해볼까.
바로 짐을 정리한 뒤에 식사 시간임을 알렸다. 역시 밥때는 귀신같이 챙기는 새끼들이라 그런가. 금방금방 다 나와서 밥 먹을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의 메뉴는 훈제 고기와 과일이다.
맛있게 먹어보도록 하자.
“얘들아. 아침에 고생 많이 했다. 밥 많이 먹고 오후에 힘내자!”
“케륵!”
“끄르륵!”
내가 한술을 뜬 것으로, 점심 식사가 시작되었다. 각 종족별로 모인 애들이 알아서들 밥을 먹었다.
“케루룽!”
“어. 부릴이! 이 새끼!”
부릴이가 뼈를 바른 고기를 가져다줬다. 참 기특하다니까.
“끄륵!”
“규삿삿!”
근데 그걸 보고 느낀 게 있는 것인지 임숭이와 규일이가 껍질을 발라낸 과일을 가져와 내게 바쳤다. 잠깐. 과일이라고?
“아오, 새끼들아. 왜. 고기는 못 주겠냐? 흐흐흐.”
“끄륵?”
“규삿?”
정곡을 찔린 것인지 놈들이 뒤통수를 긁적이며 딴청을 했다. 귀여운 새끼들 같으니라고.
“마앙님. 근데 루미카 괜찮을까여.”
“그러게.”
아직 호수의 힘을 다 모으지 못한 상태다. 그런 사건이 있었지만 며칠 더 호수에서 혼자 지내야만 한다.
“어쩔 수 없지. 그럼 밥 먹고 한번 가볼까?”
“그렇게 해여. 루미카 혼자면 외로울 거에여.”
“맨날 가야겠다.”
밥 먹고 가지 뭐.
* * *
그렇게 일상을 보내며 전투력을 함양시키던 어느 날이었다.
“샤아? 마앙님!”
“왜!”
“뭐 온 것 같아여!”
“이런!”
ㅡ스릉!
바로 칼을 뽑아 들고 샤란이가 알려준 방향 쪽으로 다가가 상황을 살폈다! 즉시 무장한 고블린들이 내 뒤를 따랐다.
“마앙님 저기!”
“아닛! 저건!”
근데 침입자의 정체는 다름이 아니라!
ㅡ뽈뽈뽈!
페어리였다!
“페어리 하나면 문제없지! 얘들아! 돌 던질 준비 해라!”
바로 전투를 준비하려던 순간.
“샤아? 마앙님? 잠시만여. 페어리가 뭐라고 말하고 있어여.”
“뭐라?”
페어리가 말을 해?
이거 대화를 하려는 건가?
“샤란아. 뭐래?”
“샤아… 가서 이야기해 볼까여?”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 얘기해봐. 최대한 조심스럽게.”
“네 마앙님.”
ㅡ스륵.
바로 샤란이가 페어리 쪽으로 걸어갔다.
페어리가 구태여 찾아와서 말을 걸었다? 거기까지 생각하니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저번에 사티로스와 리자드맨이 전쟁하고 있을 때, 거기에 있던 픽시들. 녀석들은 내게 편지를 보냈었다.
“마앙님.”
곧 샤란이가 돌아왔다.
“샤란아? 뭐래?”
“샤아. 샤아샤아? 마앙님? 걔네 샤아샤아들이 만나자고 해여.”
“샤아샤아들?”
“그때. 사티로스랑 리자드맨이랑 싸울 때 있던 찌찌 큰 암컷들이여.”
“아. 픽시들.”
역시 픽시들이로군.
“만나자고 전령을 보낸 건가?”
그 키가 작지만… 왕찌찌인 암컷 종족이 나랑 만나자고 한 것이다.
이거.
어쩌면 루미카처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