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689)
“네. 제가 한번 그려볼게요. 기억을 최대한 살려서.”
이거 지도까지 만들다니.
아무래도 천사들이 본격적으로 허계 사업에 뛰어들었나보다. 그렇게 나는 지도라기보다는 약도에 가까운 종이를 받아들었다.
“흐음… 거리는 제법 멀군요. 여기 시작점이 천계입니까?”
“네. 천계 외각 구역에 우연찮게 만들어진 게이트를 개발한 상태예요. 문제가 생겨도 외각이니 감수할만하죠. 현재 그 근처에 있는 요새에 허계 탐사를 위한 물자와 병력이 모여 있어요.”
“모여 있다라. 루자엘님이 정보를 가지고 귀환하면 바로 움직이는 겁니까?”
“네. 아마도요.”
역시 장교답게 똑부러지는군. 유부녀가 아니었다면 중히 썼을 텐데 말이다. 유부녀의 보지가 쓸만하긴 해도 근본적으로는 타인의 여자. 내 것이 라는 실감이 크게 들지 않는다.
아무튼.
루자엘은 계속 군사기밀을 알려줬다.
일단 천사들도 허계에 대한 것은 알고 있지만 정보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층부에선 이 새로운 세계에서 뭔가 하는 것으로 대 마족전에서 불리해진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고, 상당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모양.
그렇다는 건 앞으로도 천사들이 적극적으로 허계를 탐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아, 그런데 마왕님. 거기 마왕님이 나타나셨던 게이트. 거기 위치는 이미 들켰을 거예요. 그걸 발견하고 바로 전령을 보냈거든요. 그리고 지금쯤이면… 저희들 연락이 끊겼다는 걸 깨달았겠죠. 죄송해요.”
“아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죄송할 건 없지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그 게이트가 이쪽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건 모르고 있을 거예요. 다른 정보를 획득하기도 전에 패배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일단 천사 수뇌부는 이 게이트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 게이트가 여기로 통한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이곳은 최우선 타격 목표가 된다.
그러니 그걸 들키기 전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면서 이득을 봐야겠지. 어차피 들키는 건 기정사실이니까.
“루자엘님은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건.”
ㅡ스윽.
내 물음에 루자엘이 손가락으로 입술을 짚으면서 눈동자를 천장 쪽으로 올렸다. 그리곤 골똘히 생각에 잠겼는데, 애가 있는 유부녀치고는 상당히 귀여운 제스처다.
뭐 유부녀라곤 해도 천사인 만큼 몸매는 발군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젖가슴도 엉덩이도 흠잡을 곳 없이 큰데다가 치렁치렁한 금발도 예쁘고 얼굴도 아름답다.
거기에 몸매 자체가 섹시하니 좋게 보이는 거지.
“대천당은 본격적인 허계 탐사를 구상하고 있어요. 하지만 마족의 견제도 있으니 과감한 투자는 할 수 없겠죠… 부대 하나가 증발할 정도의 위협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으니 당분간은 조심스러운 정찰을 재시도할 것이라고 생각돼요.”
“흠, 그렇습니까.”
깔끔한 분석.
“저는 실적을 위해 수상한 게이트를 발견하고 탐색하려고 했지만… 조심을 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그런 짓을 할 것 같지 않아요. 아마 이쪽은 조금만 살펴보고 다른 방향을 먼저 탐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좋은 분석이로군요.”
“감사합니다.”
역시 현지 장교인 만큼 그런 부분에 빠삭하다. 이게 바로 인재를 따먹는 재미중에 하나지.
그런데 천사들이 조심스럽게 군다면 이쪽도 곤란해질 것 같다.
허계의 다른 부분을 탐사한다라… 지금 우리 마족들도 하지 못하는 짓이다. 만일 천사들이 여기서 탐색을 하다가 뭔가 좋은 걸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 허계는 넓고 비밀이 많은 만큼 뭐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우연찮게 어떤 굉장한 걸 찾아낸 천사들이 강해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마족들도 적극적으로 허계를 탐색하면서 견제를 해야 하는 건데… 그리되면 게이트를 숨긴 의미가 없어진다. 허계 자체가 마족과 천사들의 전장이 될 확률이 높으니까.
내가 이 판에서 뭘 해야 할까?
뭘 해야 이득을 볼 수 있지?
허계는 위험하지만 파워 싸움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하나의 거대한 사업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업장의 파이를 선점하고 최대한 많이 먹어 치우면서 독점을 해야 이득을 볼 수 있겠지.
물론 이것은 허계에 그런 쓸만한 게 있을 때의 이야기다… 이득 따윈 없고 괴물만이 넘쳐나는 세상이라면 마족이든 천사들이든 둘 다 좆망할 미래밖에 보이지 않는다.
“뭐, 그건 어쩔 수 없겠지.”
허계가 좆망할 차원, 오직 엄청난 수의 괴수들만이 존재하는 차원이라면 결국 우리들의 차원은 좆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이건 딱히 생각할 필요가 없다. 좆되면 좆되는 거고 그때 대응하면 되는 거니까. 좆되는 건 우리뿐만이 아니라 천계도 마찬가지이니 냅두면 된다.
“좋아.”
그럼 뭐 몰빵해야지. 마계 쪽 세력도 끌어와서 허계를 개판으로 만들어두는 게 좋을 거다. 천사들이 앞서나가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한편 타천사들의 수를 늘리도록 하자.
“마왕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른 정보는 있는지요?”
“아, 네!”
그렇게 나는 루자엘에게서 온갖 기밀을 빼냈다. 중대장급인 만큼 엄청난 기밀은 없었지만 대체적으로 지금 천계의 정세를 알 수는 있었다.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상태 같으니, 여공작을 꼬셔서 빠르게 허계에 진출시키도록 하자.
*
*
*
“그렇단 말이지.”
키르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렇게 알릴게. 그건 합당한 판단이야.”
“그렇지?”
“위험하다면 위험하지만, 허계가 진짜 그런 곳이라면 큘스오빠의 말대로 딱히 신경 쓸 필요는 없는 일이니까. 좋아!”
내 의견이 아주 마음에 든 모양이다.
“허계라는 큰 차원에서 이득을 탐색해보자!”
“그래!”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허계의 괴수들도 자원으로 만들수 있는 판국에 더 좋은 게 있어도 이상할 건 없어!”
찾다 보면 뭐가 나오긴 할 거다.
“사실 마계에서도 허계를 탐사하기 위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던 상태야. 조만간 게이트를 고정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천사들을 견제하면 되겠어.”
“마계에서 그래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
“응. 아, 그리고 저번에 말이 나왔던 대로 요새를 만들어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 큘스오빠. 잘 관리할 수 있지?”
내가 관리하는 거냐?
“물론이지. 요새 하나 박아두면 편하긴 할 거다. 내가 또 그런 거 관리 잘하니까 공사 시작하게 되면 마음 편히 맡겨놔라.”
“알겠어. 그럼 움직여보자.”
“그래.”
*
*
*
그 이후로.
다른 천사 부대가 게이트를 탐색하기 위해 다가왔지만 당초 예상했던 대로 직접적인 접촉은 하지 않았고, 천사들은 다른 곳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천사들이 그러고 있는 동안 마계 역시 허계로 가는 길은 여는 것에 성공했다. 이미 준비하고 있었던 만큼 카르티는 천사들을 견제하기 위해 빠르게 병력을 보냈고, 작은 전투가 한번 일어났다.
그것으로 일종의 소강상태가 만들어졌다.
서로가 조심하고 있는 상황.
한쪽이 먼저 움직인 순간, 그 병력을 규모를 읽힌 상태에서 습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허계에서는 숨 막히는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는 와중, 나는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 요새를 만들어낼 대지를 물색했다.
천사들이야 마족들이 막아줄 거고. 나는 그러는 사이에 이득을 취하면 되니까. 허계에는 떠다니는 거대한 대지 같은 게 다수 있다. 이 위에 요새를 세우고 떠다니는 지면까지 합쳐서 기동요새화를 한다면 천사들이 맥을 못 추겠지.
“규삿. 마왕님. 허계에서 공사하는 거 조금 무섭슴니다.”
“사실 나도 그래. 그러니까 지금은 측량만 하자.”
“규사삿.”
애들이랑 같이 허계에 진출해서 일을 하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케르륵. 뫙님. 저것들이 천사랑 마족의 전선임까?”
“어. 맞어.”
특수한 망원경으로 저 너머를 살핀 부릴이가 입을 벌리면서 말했다.
“굉장함다. 날아다니면서 마음껏 마법 쓰니까 너무 강해보임다.”
“흠…”
근데 생각해보면 고블린 군단은 전부 육군이다. 허계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건 아주 힘들겠지.
비행할 수 있는 종족이 활약할 수 있는 전장이다.
“그럼 이제 그런 능력을 좀 함양해 보자.”
“케륵?”
“어차피 땅바닥에서 싸우면 늬들도 존나 쎄.”
객관적으로 봤을 때 고블린들의 전투력은 이미 엄청난 수준이다. 실전경험과 마력으로 다져진 용사들이지.
그런 만큼 다른 걸 가르쳐주면 잘하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무대를 옮기기 위한 준비를 해보자 이거지. 이름하여… 플라잉 고블린 군단.”
“케륵?!”
“비행 마법 정도는 다 배울 수 있을 거다. 내 힘으로 마력도 뻠삥됐으니 한번 본격적으로 연습해보자.”
“알씀다, 뫙님!”
허계에서의 전투는 아주 중요하다.
앞으로는 비행이 기본 소양이 될 테니 내 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
“샤아. 마앙님. 여기선 식물이 잘 안 자란다에여. 이 땅 뭔가 마음에 안 들어여.”
“뭐야. 그래? 하긴 뭐 어쩔 수 없나.”
식물이 이런 곳에서 잘 자란다면 그게 또 이상한 일이니까. 근데 샤란이의 힘이 안 통하면 요새를 구축하는데 애로사항이 생길 것 같은데… 뭔가 방법이 없을까?
샤란이는 지금 아주 강력한 존재가 되었다. 여기서 힘을 더 키우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EP.688 강해진 큘스 x 12
그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부대를 마계로 보내. 그곳의 마력에 노출되면 힘이 강해질 거야. 큘스 오빠가 그랬듯이 말이지.”
“어어?”
카르티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설명했다.
“이젠 의식을 치를 필요도 없잖아? 허계를 통해서 경유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상황이야. 그걸 이용하면 간단하겠지.”
그래, 바로 이거였다!
마계로 가는 것!
“여기, 지금 만들어둔 길이 있으니까. 부대를 데리고 이쪽으로 진입하도록 해.”
“고맙다, 카르티! 확실히 그 방법이면 잘 풀릴 것 같네!”
“뭘. 당연한 일인데.”
“흐흐흐, 역시 여동생이라니까. 그런데 그 군사적인 길을 내 부하들 들이는데 써도 되는 거냐? 작전에 차질이 생길 텐데.”
“괜찮아, 큘스 오빠. 이건 오빠에게 일방적으로 혜택을 주는 일이라기보다는 투자라고 할 수 있으니까.”
투자라.
“큘스오빠의 마력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받아들이면서 함께 싸워온 군단이잖아?”
“그렇지.”
내 부하들은 전부 나와 함께 싸워왔고, 마력을 쌓아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와 일심동체인 상태지.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마계 기준으로 봤을 땐 그다지 강자라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겠지만, 숙련된 건 사실이지. 그런 병사들이 마계에 처음 발을 디디고 그 마력을 받아들인다면?”
더 생각할 필요도 없다.
힘이 강화되겠지.
“말할 것도 없이 큘스 오빠가 그랬던 것처럼 힘이 커질 거야. 다들 큘스 오빠의 힘을 계승한 존재들이니 확실해.”
“내 생각도 그래.”
예전에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있지만 게이트를 넘어 갈 때 부작용이 생길까 봐 두려워서 보류를 해뒀다.
내 소중한 병력을 실험체로 삼는 건 할 수 없으니까. 근데 이젠 허계를 통해 간단히 넘어갈 수가 있게 되었으니, 그걸 걱정할 필요는 없다.
차원을 넘나드는 게이트 마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 피해가 생길 일도 없다. 허계를 통해서 보내면 될 뿐.
“좋아! 카르티! 그럼 그쪽 길을 사용하도록 할 테니까 시간이 비는 때를 좀 알려줘! 최대한 그때 보내볼게!”
“응. 오늘 중으로 정리해서 보내줄게. 어서 큘스오빠의 병력이 강화되었으면 좋겠어.”
“기대해라!”
내 부하들이 강화된다면 그야말로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내가 그랬듯이, 녀석들도 강해질 테니까.
“그럼 캠프 한번 갈까!”
카르티와 통신을 끊고 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다 모아서 전파해야지.
“흐흐흐.”
근데 이거 약간 그런 생각이 든다. 내 부하들을 모아서 마계에 보낸다고 생각하니까 무슨 수련회에 보내는 것 같다.
다들 교대로 보내면 되겠지.
간부랑 병사 할 것 없이 일정한 기준만 충족하면 전부 보내 버릴 거다. 어느 정도 힘이 있는 녀석을 보내면 적응도 금방 할 테니, 아주 최고의 수련회가 될 것이 분명.
“마왕이 전파한다! 소령급 이상 지휘관 전원 집합!”
바로 전파를 실시했다.
*
*
*
그렇게 마왕군 주요 간부들을 모아놓고 이번 계획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이것은 아주 엄청난 이야기다. 그런 탓에 내 이야기를 듣던 간부들 전부 눈이 휘둥그레졌다.
“흐응, 그럼 우리도 그렇게 강해질 수 있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렉사벨라님.”
강해진다는 말에 큰 흥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환영이야. 솔직히 그동안 마음이 좋지 않았어.”
“좋지 않았다니요?”
내 물음에 렉사벨라가 조금 안심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