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696)
‘빌어먹을… 잠이나 처 자고 있던 년이.’
당연한 말이지만 천신님의 축복이 천계에서 사라지는 건 정말이지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그만큼 중요하다. 마족들이 절망적으로 강해진 상태니까.
어떻게든 전쟁을 이용해 시간을 벌고, 다른 준비를 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선 이 오만한 고대 천사를 전장으로 보내야 한다.
남은 힘이 전부 사라지기 전에 마계에 타격을 입혀야 하는 것이다.
“네 실책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 아직도 그러고 있나? 본인의 실책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 내가 봉인되어 있던 동안 천계의 상식이 많이 달라졌나 보지? 이딴 무능한 녀석이 수장이라니. 세상이 많이 바뀌었군.”
짜증 어린 목소리가 엘미엘의 귓가를 파고든다.
‘이딴 쓸데없는 대화를 할 시간 따윈 없다… 네 말대로 천신님의 힘이 소모되고 있는데 지금 뭐 하자는 거지…’
지금은 굴욕을 참아야 한다.
이 고대 천사가 지닌 오만함의 원천은 바로 천신님의 축복이다. 그것이 사라진다면 일개 천사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 굴욕은 그때 풀기로 하고, 지금은 어떻게든 비위를 맞춰서 전장으로 보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뭘 해야 하지? 시간 없다. 바로 브륜힐데와 전장으로 나갈 테니 정보를 내놔라.”
“네. 현재 우리 천사군의 우익을 파괴하고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하… 어떤 놈이지?”
시그룬이 경멸을 감추지 않으며 물었다.
“바로 중간계를 지배한 마왕입니다. 그자를 처치한다면 다시 전선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겁니다.”
마왕에 대해 언급한 엘미엘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 사악하고 증오스러운 마왕.
중간계에 침투시킨 천사들을 모조리 박살내고 타천사로 만들어버린 존재다. 녀석은 아주 거대한 위협이다. 강한데 수완까지 좋다. 마왕은 이미 중간계를 수중에 넣었고, 거기서 아주 효율적으로 생명에너지를 뽑아내고 있다.
자신조차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다.
‘놈을 죽여야 한다.’
그 마왕을 죽이고 중간계에 대한 지배력을 약화시킨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P.695 허계의 전쟁 x 5
“마왕이라.”
시그룬이 턱을 쓸었다.
과거 대마왕이라고 불렸던 존재가 중간계마저 지배했던 적이 있다. 당시엔 무력으로 천계를 찍어 누른 뒤에 중간계를 먹어 치운 것에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또 느낌이 다르다.
옛날처럼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소수의 공작원을 보내는 형식으로 침략했고, 결국 천계가 패배했다.
‘그렇다면 그 마왕이란 녀석도 그리 강하진 않겠군.’
대마왕의 힘이 공포스러웠다. 천계를 박살 낼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번대의 마왕은 단순한 공작원 출신일 뿐이다. 물론 성장을 해서 힘을 키우긴 했겠지만 자신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처치해주십시오. 그 강력한 마왕 때문에 전선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녀석은 최상위 인큐버스로, 여성 천사들을 사로잡아서 타락시켜 자신들의 전력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하.”
그 말에 시그룬이 분노에 찬 비웃음을 흘렸다.
“어이가 없군. 지감의 천사들은 수치심도 없는 건가? 천신님을 섬기는 위대한 천사들이! 고작 육체적 쾌락에 굴복해 타락하다니!”
끓어오르는 듯한 분노가 느껴진다.
마족은 열등 종에 불과하다. 사악하고 악의로 차 있는 쓰레기 같은 종족. 멸절의 대상이고 증오의 대상이다.
그런 혐오스러운 것들에게 붙잡혀서 타락을 하다니.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는 일이다.
“요즘 천사들은 쾌락만 주면 마족도 섬기나 보지? 엘미엘. 다 네놈들이 천사들을 나약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예전의 천사들은 그러지 않았단 말이다!”
“…죄송합니다.”
“이 일이 끝나면 각오해라. 네가 공을 세운다면 넘어가겠지만, 끝까지 무능을 보인다면 대가를 치러야 할 테니.”
“…알겠습니다.”
엘미엘은 분노를 씹어 삼키면서 대답했다.
뭐가 됐든 이 고대 천사가 천신님의 축복을 모조리 소모하면 그때 굴욕을 주도록 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마음껏 떠들도록 해도 된다.
게다가 상황이 아주 좋다.
남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을 비난한다면 권위가 훼손되겠지만, 지금은 마침 둘만 있는 상태다.
이런 상태에선 얼마든지 혼나도 좋다. 보는 눈이 없으니 권위가 훼손될 일도 없으니까.
‘빌어먹을.’
만일 이런 비난을 공개적으로 비난 받았다면, 일이 끝난 뒤에 이 고대 천사를 숙청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엘미엘은 시그룬이 멍청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타락한 존재에게 자비는 없다. 타천사까지 모조리 처치하겠다. 놈들은 갱생의 여지가 없어… 마족보다도 더 악질이다.”
“예… 물론입니다. 타락한 천사들은 죽어 마땅합니다.”
“무능한 천사도 마찬가지지.”
시그룬은 계속해서 엘미엘을 비웃었다.
“중간계, 중간계라… 인간들에게서 신앙을 모아야 하거늘. 그걸 마족에게 빼앗기다니… 종족적으로 봤을 때 우리 천사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데 그걸 실패해? 말도 안 되는군.”
“…”
“아무튼. 나와 브륜힐데가 움직인다면 강해진 마족들이라고 해도 밀어낼 수 있겠지. 듣자 하니 지금 상대하는 건 벨라크루 혈족뿐이라지? 다른 마족들은 참전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 말씀대로입니다.”
“그럼 내가 제대로 압박만 해도 끝나겠군. 뒤통수가 다른 마족들에게 노출된 상태니까. 비열한 마족놈들은 내가 가장 잘 알지. 설령 어떤 마족이 천계와 싸우고 있다고 해도 뒤통수를 칠 각이 보이면 바로 쳐버리는 족속이다. 애초에 그런 쓰레기들을 상대로 밀리다니…”
엘미엘은 끝까지 짜증을 부리는 시그룬을 보면서 이 건방진 천사의 젖꼭지를 쥐어뜯으며 애널에 커다란 자위기구를 박아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오만하게 굴고 있지만, 과연 천신님의 축복을 받을 만큼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육감적인 몸매를 지니고 있었으니까.
터무니없이 커다란 젖가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런 존재가 헐벗은 채 자신의 앞에 서 있으니 자연히 그런 충동이 들었다.
‘끝나면 보자.’
힘을 잃은 고대 천사를 보호한다는 명목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자신이 데리고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군대를 준비해라. 엘미엘.”
“알겠습니다. 시그룬님.”
그렇게 대천상 지휘부는 시그룬과 브륜힐데를 출격시켰다.
*
*
*
“큘스오빠! 적 천사 부대가…! 중앙 전선을 두껍게 지탱하고 있던 후방 쪽 천사 군단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건가.
두 명의 고대 천사.
그녀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브륜힐데 쪽은 전선 중앙에서 하아젤 누님과 맞붙으며 엄청난 격전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쪽에서 서로의 병력이 소모되고 있다.
근데 시그룬 쪽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는데, 드디어 출격을 한 건지, 자기들 진영 후방 쪽에 배치되어 있던 천사 군단 하나를 끌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임을 계속 주시해줘, 카르티.”
“응!”
카르티가 봐주고 있다.
시그룬이 군단 하나를 이끌고 오고 있는 사황.
“그쪽으로 병력을 보내도록 할게. 하지만 주의해, 큘스오빠. 저 정도 급의 천사가 돌파를 시도하면 필연적으로 엄청난 피해가 생겨. 물론 벨라크루군도 강해. 군대의 힘으로 막아낼 수는 있어. 하지만 막을 때마다 피해가 누적되겠지.”
우리군의 피해가 누적되는 만큼.
저 시그룬이라는 건방진 년에게도 그만한 피해를 강요해야 한다. 소모전에서 한쪽만 소모를 한다면 패배나 다름없지.
“다행히 우린 군단 두 개를 보낼 수 있어. 적보다 두 배 많은 병력이지. 계산대로라면 시그룬을 물론이고 천사군단까지 격파할 수 있을 거야. 아무리 강력한 천사라도 대군을 어찌하는 건 어려우니까. 그래도 변수를 조심해. 알겠지?”
“물론.”
이만한 강적과 싸우는 건 처음인 만큼 카르티가 말이 아주 많아졌다. 아무튼. 요는 그거다.
적은 군단 하나와 강력한 고대의 천사. 그리고 이쪽은 벨라크루군 지원군 2개 군단과 내 큘스 마왕군.
1개 군단 대 3개 군단이니 전력 차이는 3배라고 할 수 있다.
“질 수가 없지.”
그래도 긴장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군대의 수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니었으니까, 뛰어난 장군들은 수의 열세를 극복하고 적들을 박살내곤 한다.
나도 그런 장군이었다.
과연 저 시그룬은 어떨까.
“…”
명확한 정보는 없다. 추상적으로 생각하자면 하아젤 누님이 군단 하나를 이끌고 쳐들어오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난 머릿속으로 시그룬의 모습을 그리며 성욕을 자극시켰다. 과연 어떤 여자일까. 승리한다면 그녀는 내 것이 될 것이고, 나는 더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흐흐흐.”
내면의 탐욕이 일렁인다.
*
*
*
결국 시그룬의 군단이 천사군 우익 쪽으로 이동했다. 그에 따라 카르티가 보낸 2개의 군단 역시 우리군 좌익 쪽에 붙었지만, 엄청난 긴장감이 느껴지고 있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지 않은가.
저 강력한 고대의 천사가 공격을 감행한다면 최전선에 있는 자들은 그냥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그 때문에 마족 부대가 어수선하다는 게 느껴진다.
“…”
일단… 둘이 붙으면 거기서 이득을 취할 생각이다. 그런 식으로 시그룬을 피해 부대를 깎아 먹고, 마침내 전력 차이가 커진다면 한꺼번에 공격.
적 천사 부대를 궤멸시키고 시그룬을 직접 공격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리 생각하던 그때.
“마왕님!”
오퍼레이터 서큐버스가 다급하게 날 불렀다.
“왜 그러지?”
“이, 이걸! 이걸 봐주세요! 시그룬이 환영 마법을!”
“으음?”
바로 수정구를 살폈다.
“오.”
천사들의 진영 쪽. 거기에 거대화한 시그룬의 모습이 나타났다. 진짜로 거대해진 건 아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일종의 거대한 환영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과연 예상대로군.”
시그룬의 미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다. 분명 하아젤 누님과 비슷한 키겠지. 나보다 키가 큰 폭유 천사라니. 이런 건 처음 보는데.
시그룬은 말 그대로 천사버전 하아젤 누님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섹시스타일 미녀였다.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린 금발은 그야말로 최강의 천사다웠고, 머리보다도 세 배쯤 커다란 젖가슴 역시 엄청나다.
게다가 얇은 허리에 비해 극도로 탄탄한 엉덩이와 골반이 내 성욕을 미친 듯이 자극한다… 정말이지 걸어 다니는 섹스 그 자체인 천사로군.
물론 천사인 만큼, 복장 역시 터무니없다.
완전히 헐벗은 상태다. 몸에 붙인 거라곤 장신구와 유두패치. 그리고 보지패치 뿐이다. 천사들은 고위직일수록 저런 차림을 하니까.
ㅡ불끈.
성욕이 치솟는다.
과연 목소리는 어떨까? 자신의 환영을 만들어낸 걸 보면 뭔가 우리의 사기를 떨어뜨릴 생각인 거 같은데.
“열등하기 짝이 없는 마족들은 들으라. 오늘 너희들은 모조리 죽을 것이다. 한 놈도 빠짐없이 전부.”
오오.
상당히 사나운 목소리다.
“믿기 힘든가? 뭐, 곧 믿게 될 것이다. 너희 열등종들은 천신님의 지엄한 축복 아래 불탈 것이니, 나의 이름은 시그룬. 천신님의 의지가 내 창에 깃들어있노라. 그분의 의지를 대행하여 너희들을 몰살할 것이니, 마족들은 천신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며 도살당하도록 하라!”
“허어.”
미친 소리를 잘도 하는군.
역시 미친 파시즘 우월주의자 종족이다. 저런 말을 제정신으로 하는 걸까? 뭐가 됐든 저들이 섬기는 신은 세상에서 제일 미친 존재일 것이고 악한 존재일 것이다.
패배해선 안 된다.
천계마저 몰아낼 힘이 있어야 비소로 내 세계가 안정된다.
“천계를 위하여! 진격하라!”
곧 거대한 환영이 그에 걸맞는 포효성을 터트렸고.
시그룬 군단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EP.696 허계의 전쟁 x 6
엄청난 격전이 펼쳐졌다.
고대 천사의 지휘를 받는 천사들이 투지에 찬 함성을 터트리면서 거침없이 공격을 시도했고, 우리 벨라크루 마족군과 아주 팽팽하게 맞붙게 되었다.
이 정도로 파괴적인 접전은 본대 중앙 쪽에서나 벌어지던 것이었는데, 이젠 여기서 일어나게 되었다.
역시 지휘관이 천신의 축복을 두른 존재라서 그런 건가? 그 휘하에 있는 천사들이 엄청난 투지를 선보이면서 싸우고 있다. 하긴. 자기들 주신이 축복을 내려준 강력한 존재와 함께하고 있는 무엇이 두려울까.
우리 쪽은 마신 없냐?
억울해서 참을 수가 없군.
아무튼.
지금 아주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다. 우리 측 군단이 더 많긴 하지만 지금으로선 천사 쪽이 더 우세해 보인다. 최고 지휘관인 시그룬이 직접 전선에 나와서 싸우고 있으니까.
마치 내가 천사부대를 박살낸 것처럼, 시그룬 또한 마족 부대를 박살내고 있는 것이다.
“천박하게 젖탱이나 흔들어대면서 말이지.”
수정구에 기록된 시그룬의 모습을 살피며 그 힘을 분석한다.
압도적으로 커다란 젖가슴에 붙어 있는 건 천사 특유의 황금색과 흰색이 뒤섞인 금속제 유두가리개 뿐이다.
그 탓에 시그룬이 움직일 때마다 젖가슴이 엄청나게 출렁거리고 있다… 물론 그녀의 힘은 그 음란한 모습만큼이나 강력하다.
“모조리 쓸어버려라!”
낮지만 앙칼진 목소리.
ㅡ콰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