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79)
〈 79화 〉 인간놈들 x 1
* * *
“좋았어! 규일아! 너거들은 여기 존나 파라!”
“규삿삿!”
루미카가 돌아온 이후로 우리들은 던전 공사에 집중했다.
“부릴아. 여기는 앞으로 늬들 잘 곳이야. 나라시 잘 까고. 여기 벽도 좀 이쁘게 각 잡아서 파고 그래라.”
“케륵!”
규일이를 위시한 코볼트 공병대는 던전의 새로운 통로를 파는 작업을 실시했고, 호감 소대장 부릴이와 그 휘하의 고블린들은 자기들이 직접 쓸 내무반을 만들었다.
우리들의 던전은 약간 개미굴 같은 느낌이다. 개미들이 지하로 들어가 계속해서 방을 만들고 통로를 만들듯, 우리 역시 그렇게 할 것이다.
세력을 키워나가며 던전을 확장해야지. 이대로 지하층도 만들고 2층도 만들고 그래야 한다.
“마앙님. 의자 완성했어여.”
“어디, 보자.”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 샤란이의 작품을 확인했다.
“오오! 이거 완벽한데!”
나무 줄기로 만들어진 완벽한 의자가 비치되어 있었다!
“역시 우리 샤란이가 이런 거 만드는 감각이 있다니까! 너무 잘 만들었어! 가구 장인이야, 장인!”
“샤아샤아.”
칭찬을 퍼부어주며 머리를 만져주자 샤란이가 귀를 파닥거리면서 좋아했다. 앉아보니 뭐 엉덩이가 좀 딱딱하긴 했지만 드디어 제대로 된 의자가 생겼다.
이거 참 기쁘군.
샤란이가 벌써 도구도 엄청 만들고 침대도 만들고 의자도 만들어 버렸다. 던전 벽과 천장을 나무줄기로 보강하는 것은 덤이다. 이렇게 이쁠 수가 있나. 진짜 뭐든지 척척 만들어내는 행정보급관이라고 할 수 있다.
“루미카!”
그리고 루미카를 찾아 던전의 끝부분으로 가니.
ㅡ푸확!
이미 우물이 되어버린 임시 지하통로에서 루미카가 푸확하고 나왔다.
“마왕? 나 불렀어?”
“어. 일 잘되고 있나 해서. 세상에. 이거 완전 통로가 물로 잠겨버렸네?”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는 중이니까. 길을 다 내고 나며 빠져나갈 거야.”
“그려?”
참 신기하단 말이지. 이 물을 조종한다는 마법으로 지하로 내려가는 길을 뚫고, 그 밑에 지하수를 어떻게 잘 만지고 있는 중이란다. 루미카가 잘만 해주면 지하 1층에 우리들 전용의 지하 호수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그것도 지하수가 쭉쭉 흐르는.
“진짜 루미카 고맙다. 어려운 일인데 엄청 열심히 잘해주네.”
너무 기특해져서 아까 샤란이한테 해줬던 것처럼 머리를 만져주면서 칭찬을 해줬다. 근데 참 신기하게도 루미카 머리는 물에 푹 젖는 일이 없었다. 언제나 윤기 있고 보드랍단 말이지. 물에서 방금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벼, 별로. 열심히 하는 건 아니거든…”
머리를 만져주고 있으니 또 부끄러워하면서 부정을 한다.
“그냥 하양이 먹고 싶으니까 하는 거야.”
“흐흐흐, 아주 그냥 목적이 분명하구만. 알았어. 많이 주마.”
“아, 그리고. 마왕.”
“음?”
“어, 어제 샤란이한테 해주던 거.”
“뭘?”
주먹을 입가에 갖다 대 입을 가린 루미카가, 더욱 부끄러워하면서 말을 했다.
“그… 여기 만져주는 거.”
“여기?”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새하얗고 예쁜 조개껍데기 수영복으로 가려진.
루미카의 성기.
“나한테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기다리고 있어라.”
ㅡ푸확!
알겠다고 대답을 하자 루미카가 다시 우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거 참. 신체적 교류를 너무 좋아한다니까. 물론 나도 좋아한다.
“좋아.”
다시 안방 쪽으로 돌아왔다.
“샤란아. 집에서 잠깐 애들 좀 지키고 있어 줘. 나가서 먹이 구해올 테니까.”
“네 마앙님. 아, 그런데 혼자 가며? 위험하다에여.”
샤란이가 걱정을 해주면서 손을 뻗어 내 얼굴을 만져줬다. 물론 혼자 가진 않는다.
“임숭이 놈들이랑 갈 거야. 걔들 정도면 충분하니까.”
“아. 그럼 괜찮아여. 다녀오세여, 마앙님.”
“흐흐흐, 그래.”
바로 임프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끄르르륵!”
“끄륵!”
“꾸루루룽!”
진짜 구라 안치고 가자마자 존내 소란스럽다. 임프들은 의미 없는 과잉행동을 반복하며 터무니없는 소리를 내는 동시에 덤블링을 하는 등의 행위를 자제할 수 없는 놈들이었다. 잘 때 빼놓고.
ㅡ폴짝!
ㅡ폴짝!
“야, 야. 임숭아. 형 왔다.”
“끄륵?!”
내가 나타나자 부하들과 춤을 추고 있던 임숭이가 파파팟 뛰어와 내 앞에 섰다.
“이 새끼들. 에너지가 넘치는구만?”
“끄르륵.”
“그 에너지 좀 빼야겠어. 임숭아. 형이랑 애들 데리고 밖에 좀 나가자.”
“끄륵?”
“먹이 구해야지.”
“끄륵!”
내 말을 알아들은 임숭이가 즉시 자신의 부하들을 정렬시켰다. 임프들은 전부 임숭이가 관리한다. 그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 역시 내 심복이라니까.
나랑 부릴이. 그리고 임숭이와 규일이는 이 던전의 F4로 뽑히는 멤버다.
아무튼.
임프 놈들은 코볼트나 고블린들보다 일을 못 한다. 임프들의 작업 능력은 세 종족 중 최하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전투력은 코볼트랑 비슷한 편에, 마법이라는 유틸성이 있지.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고블린들은 전투 담당. 코볼트들은 작업 담당. 임프들은 하이브리드다. 그리고 하이브리드라는 것은 좋게 말하자면 둘 다 못한다는 뜻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뜻이다. 이 나쁜 놈들에게 할 일을 만들어주도록 하자.
“나가자 얘들아!”
“끄륵!”
“끄르륵!”
그렇게 나는 염병지랄을 떠는 임프들을 이끌고 던전 바깥으로 나갔다.
“캬. 여기도 이제 그냥 정겹다니까.”
임프들을 끌고 숲길을 걷고 있으니 그냥 막 상쾌한 기분이 든다.
“끄륵끄륵!”
그리고 임숭이도 나랑 나와서 신이 났는지 막 내 주변을 맴돌면서 존나 뛰었다. 이 정신 사나운 새끼 같으니라고. 그러면서 적당한 곳까지 이동을 한 다음.
“임숭아. 이쯤에서 애들이랑 주변에 먹을만한 것들 좀 채집해 봐라.”
임숭이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끄륵!”
부릴이를 흉내 내듯 경례하는 임숭이.
“흐흐흐, 그래. 그럼 고고!”
“끄륵!”
바로 임숭이가 주변에서 뛰어댕기던 임프들을 모아서 뭐라뭐라 손짓발짓을 하면서 소리를 쳤다.
그러자.
“끄륵!”
“꾸루룽!”
ㅡ파앗!
즉시 임프들이 사방팔방 주변으로 빠르게 흩어져서 채집작업을 실시한다. 나무에 올라 열매를 따는 놈들이 있는가 하면 땅을 파서 애벌레를 채집하는 놈들도 있다. 저기서 버섯따는 새끼들도 있네.
이 새끼들 임무분담 좀 잘하는데?
“캬. 임숭이 요 새끼 이거. 그래도 니가 투고라고 애들을 꽉 잡고 있구나!”
귀여운 감정이 폭발한 나는 바로 임숭이의 머리에 손바닥을 대고 마구마구 비벼줬다.
“끄륵!”
좋아하는 임숭이.
이 새끼 그래도 진짜 투고라서 일은 잘한다니까.
“니가 전투에서도 활약하는 날이 기대되는구나.”
아무튼 나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임프들이 일하는 것을 감독했다. 지금의 나는 수사자 포지션이다. 임프들의 작업을 관리감독하며, 임프들을 지키고 적이 나타나면 분쇄한다.
그런 역할이지.
바로 그때.
“끄륵!”
임숭이가 다시 튀어왔다!
“어! 임숭아! 왜!”
“끄르륵!”
ㅡ방방!
임숭이가 방방 뛰면서 내 손목을 잡고 저쪽을 가리켰다. 더 생각할 것도 없다.
ㅡ스릉.
칼을 뽑고 그쪽으로 향했다.
가니까.
“끄르르르륵!”
“꽈아아악!”
다섯 번째로 들어온 녀석이었던가? 아무튼 임프 한 마리가 육상 도도새와 무슨 씨름을 하고 있었다.
“아! 사냥감 찾았다는 소리였구나! 얘야! 형 왔다! 이만 비키렴!”
“끄륵!”
바로 임프가 도도새에게서 떨어진 순간!
ㅡ서억!
ㅡ스릉!
“큘스이연참!”
벼락처럼 검을 이 회 내질러 도도새를 베어버렸다.
“궉!”
내 검술의 제물이 된 도도새가 처참한 모습으로 쓰러졌다!
“끄르르륵!”
“끄륵!”
그에 따라 모여든 임프들이 날 칭송했다!
“흐하하하하! 이것이 바로 나 마왕 김큘스의 힘이다! 야. 임숭아. 애들 시켜서 저놈 내장 빼고 피 빼라. 내장은 너거들끼리 나눠 먹고.”
“끄르륵!”
즉시 임프들이 도도새의 시체로 달려들어 손질을 시작했다.
이게 바로 참이지.
“후우.”
내장은 어차피 금방 상하니 현장에서 먹어 치우는 것이 좋다. 애초에 몬스터들이라 다들 생 내장을 즐겨 먹는다. 같이 일하러 나왔으면 이렇게 먹는 즐거움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끄르륵!”
“꾸룽!”
임프들이 아주 좋다고 절규를 하며 내장을 뜯어먹었다. 문득 임숭이가 달려와 내게 살점을 내밀었으나.
“너 많이 먹어라.”
“끄륵?”
난 생내장 안 먹는다고.
“마음만 받으마.”
* * *
이렇게 사냥을 하다 보면 종종 야생 고블린이나 임프들과 마주치기도 한다. 지금처럼.
“우오오오오오!”
“케륵!”
힘차게 땅을 박차 고블린에게 몸통 박치기를 날린다!
ㅡ콰앙!
“케륵!”
지금의 나는 인간에게서 빼앗은 천 갑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고블린에게 물리거나 할퀴어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아주 과감하게 몸통 박치기를 날렸고, 그것으로 나가떨어진 고블린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마족 지배술!”
“케륵?!”
그리고 또 손쉽게 걸리는 지배술.
“케르륵…?”
내 부하로 재탄생된 고블린이 멍한 얼굴로 날 올려다보았다. 이땐 부릴이가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임숭아. 니가 얘 좀 관리… 음?”
“끄르르륵!”
“끄륵!”
보니까 임숭이는 저기에서 지 부하들이랑 야생 고블린 하나를 존나 때리며 다구리치고 있었다.
“케르르르륵!”
머리를 부여잡은 채 엎어진 고블린이 임프들의 발길질을 받으며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저 새끼도 납치해야겠군.
“임숭아. 그만. 형 왔다.”
“끄륵!”
“마족지배술!”
ㅡ콕!
바로 전개되는 지배술!
“케르륵…?”
그것으로 내 부하 두 마리가 더 생겼다!
“후우, 오늘은 수확이 좋군.”
이렇게 한 번씩 몹이 리젠되는 듯한 느낌으로 고블린 같은 놈들이 나타나곤 한다. 다 다른 지역에서 오는 놈들이겠지.
“임숭아. 그리고 얘들아. 오늘 고생 많았다. 이거. 열매 자루 반 넘게 찼으니까 이것만 다 채우고 돌아가자!”
“끄륵!”
그리 임숭이와 함께 숲을 돌며 채집과 사냥을 이어 나간다. 열매도 고기도 잔뜩 획득했다. 심지어 돌아갈 때쯤에 임프를 한 마리 더 잡게 되었고, 그것으로 오늘 우리 마왕성의 인구수치가 3 올라가게 되었다.
“코볼트 공병대 규모를 좀 더 늘리고 싶은데 말이지.”
코볼트들 수가 늘어나면 아예 작업을 싹 다 일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고블린들에겐 군사훈련만 시킬 수 있겠지.
아무튼 집으로 돌아왔다.
“부릴아! 신병 왔다!”
“케르르륵!”
“야. 이제 너희들 부릴이 말 잘 들어라.”
“케르룽…”
“캐렝…”
강한 고블린인 부릴이를 보자 기가 죽은 신병 두 마리가 작게 대답했다. 부릴이는 무슨 하회탈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두 마리의 신병을 픽업해갔다. 나도 군대 있을 땐 신병들 들어올 때마다 즐겁곤 했었지. 부릴이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흐흐흐.”
처음엔 고블린들 다 내가 교육시켜야 했는데 이제 고블린 소대 규모가 커져서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정말이지 장족의 발전이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
“마앙님 오셨어여.”
“어. 샤란이. 집 잘 지켰어?”
“네. 마앙님 말대로 잘 지켰어여. 근데 적 안 왔어여.”
“다행이다.”
바로 샤란이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규삿삿.”
들어가니 내가 온 것을 알아챈 규일이가 튀어왔다. 바로 규일이의 콧잔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 규일이 오늘 고생 많았다. 이만 쉬어라. 가서 애들 쉬게 해.”
“규삿!”
좋댄다.
오늘 일은 여기서 끝이다.
“루미카!”
더 안으로 들어가서 루미카를 부르자 바로 그녀가 나왔고.
“오늘은 일 여기까지만 하고 쉬자.”
“으응? 더 할 수 있는데.”
더 할 수 있어도 쉬어야지.
“그래도. 힘들잖아. 루미카 고생 많았어. 오늘도 고마워.”
ㅡ쓰윽쓰윽.
어깨를 쓰다듬어주니 루미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힘들진 않지만… 알았어.”
그럼 보자.
지금 저녁밥 때까지 시간이 좀 남으니까.
“루미카. 그럼 밥 먹기 전에 그것 좀 할까?”
“뭐를?”
“인간들 말 좀 알려줘. 최근에 못 했네.”
“아. 응. 최근에 못 하긴 했네. 알았어. 알려줄게.”
“좋아. 안방으로 가자. 샤란아. 너도 같이 배워.”
“네 마앙님.”
그렇게 샤란이 루미카와 함께 안방으로 들어가서 인간어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하는 말 그대로 인간어로 번역해줘. 그럼 내가 발음 흉내 내고, 루미카가 그거 설명해 주는 거다. 알겠지?”
“응. 이해했어.”
“그럼 시작한다.”
샤란이와 함께 이쪽 인간들의 말을 배운다.
루미카는 아주 친절하게.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전부 설명을 해주면서 아주 다정하게 말을 알려줬다. 그런 식으로 내게 마음을 써주고 있으니 배운 내용이 머릿속에 아주 쏙쏙 들어온다.
이러고 있으니 마계어 배울 때가 생각나는구만. 그때는 뭐, 주변에 제대로 말 가르쳐주는 마족도 없고 도태된 나랑 어울리려고 하는 애들도 없었기에 말을 배우는 것에 아주 큰 애로사항이 있었다.
“여기가 더 낫다.”
그리 공부를 하다가 밥시간이 되었다.
“그럼 밥 먹고 씻고 쉬자.”
“네 마앙님.”
“임숭아! 애들 시켜서 밥 준비해라!”
보자. 마력이 얼마나 남았더라.
잠시 명상하여 체내의 마력을 측정했다. 오늘은 부릴이랑 임숭이랑 규일이랑 마력 주입해 주고. 나머지 애들한테는 남은 힘 다 쪼개서 균등하게 분배해 줘야지.
물론 내 여간부들 마력 주입은 하양이로 대신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