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80)
〈 80화 〉 인간놈들 x 2
* * *
여느 때처럼 아침에 기상을 하고 점호를 실시한다. 오늘 점호의 전달 사항은 간단하다. 아침에 간단히 훈련하고 작업 하는 것.
“그럼 아침 훈련 실시! 진형을 형성하라!”
명령을 내리자.
“케르르륵!”
“케륵!”
무기를 든 고블린들이 잽싸게 뛰어와 진형을 만들어 던전의 통로를 봉쇄했다.
“오!”
전열에 방패병.
중열에 창병.
그리고 후열에 장창병.
부대 규모가 커짐에 따라 세 번째 열이 신규 생성되었다. 얘들은 더 긴 창을 다루는 녀석들이다. 이거면 공격력이 두 배 상승이지.
“장창병! 중열 애들 오른쪽 어깨에 창 올린다! 실시!”
“케륵!”
“거치는 그렇게 하고 전투시엔 내린다. 알간?”
“케륵!”
후열의 장창병들은 신병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아주 군기가 잘 잡혀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부릴아. 훈련 잘 시켰구나.”
“케루룽.”
칭찬을 해주니 중열의 부릴이가 날 돌아보더니 하회탈처럼 웃으며 눈을 연속적으로 열 번 깜빡였다.
“이 징그러운 새끼 이거. 애교만 늘어서는.”
아무튼 사랑스럽다.
“그럼! 임프들! 진형을 형성하라!”
“끄르륵!”
바로 달려온 임프들이 장창병들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것으로 무적 큘스 팔랑크스 완성.
탱 뒤에 원딜을 배치한 전형적인 진형이다.
“완벽하군. 그럼 고블린 팔랑크스! 창질 실시!”
“케륵!”
ㅡ츅츅!
ㅡ츅츅!
ㅡ츅츅!
방패병들이 방패를 들어 올리고, 창병들이 창질을 실시한다.
“그러면서, 칠보 전진!”
ㅡ처억!
ㅡ처억!
전진도 완벽하고!
“임프들! 전방에 척탄 준비 실시!”
“끄륵!”
“발사!”
ㅡ화르륵!
임프들 역시 한꺼번에 불덩이를 투척한다! 존나 느리긴 하지만 동시에 날아간 불덩이들이 한일자 형태의 화망을 구성했다. 이 정도면 근접 상태에서 필중이다.
“좋아! 오늘 호흡 존나 잘 맞는다, 얘들아!”
ㅡ짝짝짝!
박수를 치며 칭찬하자 모두가 좋아한다.
“와아. 다들 잘 맞네?”
“전부 열심히 훈련했다에여.”
옆에 붙은 두 명의 여자들 역시 놀라워하면서 좋아했다.
“흐흐흐, 그렇지?”
“이 정도면 바게스트 또 와도 문제없겠어.”
“바로 그거다.”
언제나 방어 준비를 열심히 해야만 한다.
“좋아!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한 번에 잘했으니까 여기서 끝내마!”
“케르르륵!”
“끄륵!”
“존나 잘했으니까. 오전엔 개인정비 시간 부여하마. 부릴아. 너 통제하에 잘 쉬고. 형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아. 그리고 오후 되면 알아서 밥 챙겨 먹고. 그때부터 설렁설렁 작업 해.”
“케륵!”
맡겨달라는 듯 경례하는 부릴이.
역시 듬직해.
“루미카. 오늘도 수로 공사 잘 부탁해.”
“또 나가려고?”
“어.”
“피… 마왕은 맨날 나가네.”
나간다는 말에 루미카가 뒷짐을 지고는 고개를 사선 아래로 떨구면서 한쪽 발을 뒤로 빼 그 발끝으로 바닥을 콕콕 두들겼다.
“어? 루미카? 설마 내가 안 나갔음 좋겠어?”
“그, 그런 거 아냐! 어서 가!”
바로 루미카가 자기 일터로 뛰어갔다.
참 새침떼기란 말이지.
“그럼 샤란아. 픽시들 보러 가자.”
“네 마앙님. 아. 통 챙겨여.”
“그래.”
바로 샤란이와 함께 던전을 나선다.
“그락.”
나가니 무투리가 가공한 도마뱀 가죽을 내밀었다. 내게 작업물을 확인받으려는 의도다. 만져보니 과연. 나름 잘 만들었다. 이 정도 가죽이면 잘 자르고 구멍을 뚫어서 고블린들 팔 보호대 같은 것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잘 만들었군. 무투리.”
“그라락.”
내 칭찬에 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자기 작업터로 돌아가서 일을 시작한다… 흠. 요즘 잘 지내는 건가.
“샤란아. 가자.”
“네 마앙님.”
아무튼 픽시마을에 가보도록 하자.
* * *
애초에 샤란이가 있었기에 길을 찾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샤란이는 현지인인데다가 요정 같은 존재인 만큼 길을 아주 잘 찾으니까.
“세리뉴! 나왔다!”
그리 픽시마을에 도착해서 세리뉴를 부르니.
ㅡ쌔애앵.
ㅡ쌔애애액.
저쪽에서 플라잉 왕찌찌들이 날아왔다.
“아! 세리뉴 친구 왔어!”
“커다란 녀석!”
“하양이 만드는 애!”
다들 얼굴도 머리색도 달랐지만 키 작은 왕찌지 암컷이라는 것은 동일했다. 내 주변에 착지한 픽시들이 반가워하면서 눈을 빛냈다… 이 순수한 눈빛이 참 참을 수가 없구만.
“픽시들이지? 반갑다. 세리뉴 친구 큘스야. 저번에 하양이 준 녀석도 나고.”
“달콤했어! 찌릿찌릿하고.”
“고마워요.”
아무튼 내게 호의를 보이는 중이다.
“드라이어드도 또 왔다!”
“어떻게 친해졌을까!”
“저기, 알려줘!”
이젠 샤란이한테도 관심을 보이는군. 샤란이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적당히 대해줬고, 그러고 있으니 곧 세리뉴가 나타났다.
“아! 왔네! 오늘도 하양이 만들어 줄 거지?!”
“그러려고.”
“야호!”
좋아하기는.
바로 세리뉴와 함께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근데 세리뉴 따라서 걷고 있으니 픽시들이 따라붙는 게 아닌가.
“하양이 어떻게 만들어!”
“너 몸 엄청 큰 것 같애!”
“머리에 달린 뿔은 뭐야?”
이 녀석들 너무 천진난만한 거 아니냐?
ㅡ출렁출렁.
저 커다란 젖가슴을 출렁이면서 물어보고 있으니 답을 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양이 만드는 건 영업 비밀이고. 이거 뿔은 내 트레이드 마크다.”
“와아!”
“같이 놀자!”
이젠 막 달라붙으려고 한다. 이거… 조금만 더 하면 픽시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있겠는데?
“너희들! 다음에 놀게 해줄 테니까 일단 돌아가! 오늘은 할 일이 있어!”
근데 세리뉴가 컷을 했다.
“히잉!”
“세리뉴 혼자서만 놀려고! 비겁해!”
“세리뉴 비겁하다!”
항의하는 픽시들.
“오늘은 노는 거 아니거든! 다음에 놀아! 자, 가자!”
“어. 그래.”
바로 세리뉴가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나는 샤란이와 함께 세리뉴를 따라갔다.
“세리뉴. 저번에 너희들 철로 된 도구를 쓴다고 했지?”
저번에 봤다. 픽시들은 그렇게 질이 좋은 건 아니지만 철기를 사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오늘은 그걸 보고 싶다.
“응. 오늘은 그거 보여줄까?”
“제발.”
“알았어. 보여줄게.”
흔쾌히 수락한 세리뉴가 우릴 안내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오!”
소형 제철로가 있는 곳이었다!
“이게 바로 철 만드는 거야. 이 안에 정령이 들어있어. 걔들이 철 만드는 거 도와줘.”
“안에 정령이 있다고?”
“응. 불의 정령이랑 땅의 정령이야.”
그놈의 정령 만능주의!
“보여줘!”
“뭐어? 보고 싶어?”
“어!”
“안돼. 저기에 잘 넣는 것도 힘들단 말야. 다시 꺼내면 통제하기 힘들어.”
“그런 거냐?”
“너는 그런 것도 몰라? 정령들이 얼마나 다루기 힘든데.”
그걸 내가 어케 아냐고.
“아무튼 들어. 철광석이라는 게 있어. 돌이랑 철이랑 섞인 건데, 이 안에 철광석을 넣으면 이 밑으로 녹은 철이 나와. 그걸 틀에 넣고 굳혀서 도구를 만드는 거야.”
그야말로 초기 중의 초기로군.
“와. 근데 늬들 능력 진짜 좋다. 어디서 배운 거냐?”
얘들 좀 빡대가리 같았는데 이런 것도 만들고. 아무튼 엄청 신기하다. 얘들이 이런 걸 어떻게 터득한 걸까?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지식이야. 더 나이 많은 픽시들한테서.”
마을 대대로 내려오는 기술인가.
“픽시들 사실 엄청 똑똑한 거 아니냐?”
“그럼 당연히 똑똑하지! 우리는 너 같은 바보가 아니라구!”
“그래, 그래. 근데 세리뉴. 옷은 어떻게 만들어?”
“뭐? 넌 옷 만드는 방법도 몰라?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뭔데?”
아주 그냥 날 바보 보는 듯한 눈으로 보고 있다.
근데 사실 바보 맞다. 픽시들도 마을 만들어서 철기 만들고 옷도 만들고 다 하는데 동굴에서 사는 내가 얼마나 병신으로 보일까.
“이건 어디서 구한 거라서. 옷 만드는 것 좀 보여줄래?”
“진짜 좋게 봐주려고 해도 바보는 어쩔 수가 없네. 알았어. 옷도 못 만든다고 하니 불쌍해서 참을 수가 없으니까, 세리뉴가 특별히 보여줄게.”
진짜 이 새기 이거 생색내면서 우쭐대기 챔피언이다.
근데 반박할 말이 없네.
시발.
“고맙다…”
“따라와, 이 바보 녀석.”
“크윽.”
그리 세리뉴를 따라가니 샤란이가 귓속말을 해왔다.
“마앙님. 찌찌 큰 암컷 우쭐했다에여. 저번처럼 보지 만져서 얌전하게 만들어여.”
“지금 그러면 안내를 받을 수가 없다, 샤란아.”
“샤아.”
아무튼.
옷 만드는 집에 도착했다.
“여기야?”
“응. 들어가자.”
“네.”
ㅡ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니 특이한 향이 확 풍겨왔다.
근데.
ㅡ사각사각.
ㅡ사각사각.
ㅡ사각사각.
무슨 소리가… 어?!
“오오!”
보니까!
저쪽에 무슨 실이 연결된 통과 신기한 실 짜는 기구 같은 것들이 놓여 있었다! 이건 말 그대로 양잠업소가 아닌가!
“봐. 실은 얘들이 만들어.”
ㅡ스윽.
세리뉴가 상자의 뚜껑을 열자.
“이럴 수가!”
ㅡ사각사각.
ㅡ사각사각.
ㅡ사각사각.
안에 통통한 애벌레들이 존나 많이 있었다! 그것도 나뭇잎에 뒤덮인 채로!
“징그럽지? 얘네가 이거 나뭇잎을 먹구, 막 실 만드는 거야.”
지구의 누에나방이라는 좀 다른 애벌레다. 애벌레들은 고치를 만드는 것도 아닌데 끊임없이 잎사귀를 갉아 먹으면서 거미마냥 꽁무니로 실을 뿜고 있었다.
그 실들이 기구에 연결되어 돌아가 실타래를 만드는 중이다.
“진짜 개신기하네, 이거!!”
무슨 민속촌에 온 기분이었다!
“샤아.”
샤란이 역시 신기하다는 듯이 애벌레를 바라보았다.
“푸후훗! 어때! 우리 픽시들의 기술력이!”
“존나 대단하다! 너네들 너무 천재인 것 같애!”
“그걸 이제야 알다니 바보는 진짜 바보네.”
그렇게 세리뉴와 즐겁게 이야기를 하면서 픽시들의 기술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진짜 신기하다. 철기도 만들고 옷도 만든다. 심지어 농사도 짓고 가축도 키우는 중이란다.
말 그대로 숲속에 있는 요정들의 마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놀기도 하지만 싸울 준비도 열심히 해.”
“그래 보이네.”
바깥으로 나가니 아까의 픽시들이 전투 훈련을 하고 있었다. 창을 들고 찌르는 연습을 하기도 하고, 스태프를 들고 공격 마법을 사용하는 연습도 한다.
확실히 제대로 된 종족이로군.
이러니까 숲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겠지.
“저기, 저번에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그때 세리뉴가 내 손목을 잡으면서 말했다.
“음? 뭐를?”
“우리가 그 사티로스랑 싸우게 되면 도와줘.”
아.
“놈들은 우리 마을을 노리고 있어. 지금은 우리 픽시들 수가 적어진 상태야. 걔들이 쳐들어오면 위험해.”
내게 군사적 동맹을 제안하는 세리뉴.
“넌 이제 친구잖아. 그러니까 도와줘.”
뭐 이거에 대한 건 이미 생각을 해 놨다.
“걔들이랑은 협상이 안 되지? 대화도 안 되고.”
“뭐어? 대화가 가능했으면 벌써 친구 했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해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 안일해.
아무튼 픽시들은 내 휘하에 들어와야 한다. 그런 녀석들의 적이라면 나한테도 적이지. 당연히 군사 동맹을 맺을 것이다. 나중엔 동맹을 넘어 내가 마음껏 요리하게 되겠지만.
“그래. 친구인데 당연히 도와줘야지. 도와줄게!”
“정말?! 야호!”
“그렇게 좋아?”
“너가 있으면 이길 수 있어!”
아주 기뻐하는군.
“일단 사티로스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말해봐. 위치라던가. 규모. 전투력 같은 거.”
“알았어!”
“근데 그 도마뱀 녀석들은?”
“걔네들 정보도 다 말해줄게!”
좋다.
정보수집을 시작하자.
“근데 늬들 싸울 때 날아서 싸우면 걔들이 너희를 공격할 수가 있나? 그럼 좀 효과적이잖아.”
“자꾸 바보 같은 질문 좀 하지 마.”
“뭐?”
“공중에서 싸우는 건 한계가 있어. 우리가 다 날아가면 마을은? 걔네들이 차지할 거 아냐. 그럼 우리는 어디 가서 어떻게 살아? 마을을 잃은 상태로 방황하면 결국 사냥당하고 말 거야.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건데 왜 물어봐?”
“…”
아니 그냥 가볍게 적당히 던진 질문인데 이러기 있기냐?
아무튼 나는 세리뉴와 보다 깊은 대화를 나누고 귀환했다. 물론 픽시들에게 하양이도 잔뜩 먹여줬고.
뭐가 됐든 다음에 토벌할 것은 사티로스 부족이다.
* * *
그런 식으로 사티로스를 토벌할 준비와 던전확장 작업 및 픽시들과의 외교행위를 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고블린들을 이끌고 좀 멀리까지 나와서 행군훈련을 겸한 야전훈련을 하고 있는데, 샤란이가 갑자기 무슨 이상한 기척이 느껴진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고블린들을 주변에 숨기고 탐색을 하러 가니.
“x$%$x%.”
소리가.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이쪽으로 가면 x%x%.”
“지도를, 봐라.”
“%&x%x.”
“그 망나니 자식은 왜 이딴 %&%, 처 기어 들어와서, %&%&.”
그것은 인간들의 목소리였다. 무장한 인간 세 명이 저쪽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내린 판단!
ㅡ스윽!
바로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이건 좆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