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82)
〈 82화 〉 인간놈들 x 4
* * *
“이런! 얘들아! 일단 좀 떨어져서 쫓아와라! 내가 신호하면 근처에 바로 매복해! 샤란이는 나 따라오고!”
“네 마앙님!”
“케륵!”
ㅡ파파팟!
바로 비명소리가 들려온 쪽을 향해 달려갔다.
대체 무슨 일이냐? 왜 갑자기 비명을? 설마 다른 몬스터가 나타났나? 이 주변에서 나오는 몬스터 때문에 비명을 터트릴만한 놈들로는 안 보였는데, 설마 바게스트냐!
상황이 좋지 않군!
아니 반대로 좋은 건가?
ㅡ아아아아아아악!
ㅡ씨바아아알!
아무튼 달려가고 있으니 비명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진다.
“정지. 여기서 매복해라, 부릴아.”
“케륵.”
적당한 곳에서 고블린들에게 매복 명령을 내린 뒤에 다시 전진한다. 침착해라. 비명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 발소리를 못 들을 것이다.
기도비닉 상태를 유지하여 현장에 다가갔고, 그런 내 눈에 비친 것은.
ㅡ꺄하하하하핫!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뽈뽈뽈 날아댕기면서 가루를 뿌리는 페어리 한 마리와… 그 페어리를 보고 패닉상태에 빠진 모험가들.
“도, 도망쳐! 도망치라고! 진짜 요정이다! 살인요정이 나타났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뒤에도 있어, 이 씨발!”
보니까 페어리는 한 마리가 아니었다. 도합 세 마리가 주변을 돌면서 웃고 있는 중이었다.
“…”
뭐지?
이 새끼들 너무 무서워하는 거 아니냐?
“으아아아아!”
ㅡ촤학!
ㅡ쐐액!
칼을 든 모험가가 허공을 향해 칼을 내질렀으나, 날고 있는 페어리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심지어 페어리 가루에 취한 것인지 몸도 살짝 비틀거리고 있는 중이다.
페어리.
확실히 위험한 몬스터긴 하지만 정신만 바짝 차리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근데 저놈들은 마치 페어리를 처음 보는 것처럼 행동했고,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건 기회다.
저기서 저렇게 지랄을 하는 걸 보면 곧 페어리 가루에 완전히 취해 심신미약 상태가 될 것이다. 아니면 도망치다가 지쳐 버릴 것이고. 그러면 쉽게 제압을 하거나 포획할 수 있다.
운이 좋군.
“샤란아. 뒤에서 부릴이랑 애들 데려와. 바로 전투 준비 시작한다.”
“샤아. 마앙님 조심하세여.”
“어차피 30초 거리잖아. 걱정 마라.”
그렇게 샤란이가 내 고블린 부대를 데리러 뒤쪽으로 갔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도, 도망쳐! 일단 달려라!”
“하지만 가루가 장막쳐럼 펼쳐져 있다!”
“그냥 몸으로 뚫어! 이 안에 있으면 죽기밖에 더 하겠어!”
ㅡ파앗!
삼인의 모험가들이 결심을 했다는 것처럼 땅을 박차 질주했다… 그것도 내가 있는 쪽 방향으로!
“이런 씹탱!”
바로 굽혔던 상체를 세우면서 칼을 겨누었다! 하필이면 내 쪽으로 달려오기냐!
“뭣?!”
“저, 저건?!”
“큰요저어어어엉! 큰요정이다아아아앗!!!”
그 순간 달려오던 모험가 무리와 눈을 마주쳤다!
돌발상황이지만, 그래! 충분히 대처할 수 있어! 이렇게 된 이상 격돌하는 수밖에 없다!
ㅡ케르윽!
이미 뒤쪽에는 내 고블린 부대가 지원을 오고 있는 상태다. 바로 녀석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부릴아! 진형을 형성해라!”
“케륵!”
들려오는 부릴이의 목소리. 내 앞에서 달려오고 있는 모험가들은, 우리들을 죽이고 넘어갈 생각인지 광전사처럼 칼을 치켜든 채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뚜, 뚫어 빨리!”
“으아아아아아!”
당연히 심각하게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도망치는 상황. 뒤쪽에는 페어리. 앞에는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나. 혼란스럽겠지. 두렵겠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상황에선 결코 지지 않는다. 이미 반 이상을 먹고 들어간 상황, 전술이 뭐 별거인가! 상대방이 당황한 거 이용하면 그게 전술이지!
그런데 심지어 달려오는 것은 세 명이 아니었다! 맨 뒤에 있던 한 명은 혼자 살기 위해 아예 방향을 틀어버린 것이다!
두 명만 상대할 수 있다면 더욱 쉽다!
“마족브레스으으으!”
ㅡ화르르륵!
그런 생각을 하며 불을 뿜어 녀석들의 시야를 가린 순간.
“크윽?!”
“불이?!”
돌진해오던 모험가 두 명이 잠시 당황했고, 나는 동시에 사선으로 스텝을 밟아 녀석들의 측면으로 이동했다.
“부릴아! 진형 유지해서 돌진! 돌진해라! 이 새끼들 쓸어버려!”
그러면서 내 뒤쪽에서 진형을 만들어둔 고블린 부대에게 `진형돌격` 명령을 내린다.
“케르으으으윽!”
마구잡이로 뛰어가는 게 아닌, 진형을 유지한 상태 그대로 발을 맞춰서 돌진하는 기술! 전열의 방패병들을 믿고 행하는 돌진이며, 발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속도는 느리지만!
지금처럼 충돌 직전의 근거리라면 아주 잘 먹힐 것이 분명하다!
“케랴아아악!”
즉시 고블린들이 함성을 내지르며 돌격을 실시했고.
“으, 으아아아아!”
“어어어억!”
그것을 본 인간들이 대경실색을 하면서 도망을 치려고 했다. 유감이지만 그럴 수는 없다. 너희들은 여기서 죽을 테니까.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 존재를 잡아 죽이는 것은 몹시 간단하다. 이젠 적이 아니라 간단한 표적일 뿐이다.
“어딜 보는 거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도망치려는 녀석의 머리 쪽을 겨냥하고.
ㅡ쐐액!
힘차게 칼을 휘두른다!
ㅡ퍼억!
“꺽!”
잘못 맞긴 했지만 1kg이 넘는 철 덩어리로 머리를 후려친 것이다. 놈은 넘어지려다 말고 간단히 중심을 잡았지만, 그것뿐이다.
이미 끝났다.
ㅡ푸훅!
ㅡ푸욱!
ㅡ퍼헉!
다가온 내 고블린 부대가 창으로 인간 놈들의 등판과 허벅지를 꿰뚫었다.
“꺼억…!”
“큭…!”
인간은 약한 존재다. 몸에 구멍이 뚫리면 죽을 수밖에 없다.
“…”
원래라면 어려운 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적의 혼란을 극대화했고, 최대한 몰아붙여 간단한 사냥감으로 전락시켰다.
“너, 너는 대체…! 크흑, 끄아아아아아아!”
엎어진 모험가가 고개를 들어 날 보며 비명을 질렀다. 그 두 눈은 원망과 공포로 점철되어 있었다.
“…확인 사살. 목에 창을 박아라.”
“케라아아악!”
“케륵! 케르으윽!”
ㅡ푸훅!
ㅡ푹!
명령이 떨어진 즉시 그들의 모가지에 무수한 창질이 쏟아졌다.
“…끅.”
“어억…”
끝장.
녀석들의 목숨이 끊어졌다…!
“케라아아아아악!”
“케륵! 케르으윽!”
“케루루루루룽! 케루루루룽!”
고블린들은 강력한 적을 죽여서 얻은 승리의 쾌감으로 울부짖었다.
“후우!”
나 역시 숨을 내쉬었다.
“죽였다!”
두 명의 인간을 죽였다!
딱히 원한 관계조차 없는 인간을, 이렇게 처참한 꼴로 만들어 죽여버렸다!
저번에야 그놈이 무지성으로 달려들어서 죽였다지만 나는 처음부터 이놈들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누군가의 자식인 이 사람들을! 계획적으로 살인했다!
극한의 범죄행위!
하지만 나는 지금 그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게 당연한 일이니까! 심지어 지금 난 고블린들처럼 승리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생존의 기쁨까지!
“우오오오오오오오오!”
터져 나오는 함성!
“마앙님! 인간 한 마리 더 있다에여!”
바로 샤란이가 내게 그 사실을 일깨워줬다.
“알아. 알고 있다.”
당연히 도망치게 둘 수는 없다.
“놈은 날 봤다. 반드시 잡아 죽여야 해.”
놈이 살아남는다면 나와 내 부하들의 목숨은 끝장이다. 숲에 이상한 요정 같은 괴물이 있다? 즉시 토벌대 투입이다. 지금으로선 토벌대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이 두 새끼를 피해 없이 죽인 것도 요행이었으니까.
“일단 시체는 여기에 냅두고 다른 한 놈을 추적한다!”
“저쪽이에여!”
“다들 따라와!”
어차피 놈은 인간이다. 그것도 지친 상태의 인간.
바로 녀석을 추적했다.
좀 거슬릴 것이라고 생각한 페어리들은 진작에 흩어진 상태였으니까.
아무 문제 없다.
* * *
“흐아아아아악! 이 괴물 놈들!”
지칠 대로 지친 모험가를 추적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놈은 급하게 도망치느라 흔적조차 지우지 못했고, 흔적을 따라가고 있으니 샤란이의 감각에 완전히 포착되어서 숨을 수도 없게 되었으니까.
그냥 쭉 쫓아갈 뿐이다.
ㅡ타타탓!
갈색 머리칼을 지닌 남성 모험가는 군장까지 진작에 버려둔 채 계속해서 도망을 쳤지만, 달리는 속도는 현저하게 느려진 상태였다.
이미 지친 상태다.
아까 페어리한테 낭비한 체력도 있고, 도망치다 말고 날 만나서 방향을 틀어 전력질주를 한 탓도 있을 것이다. 뭐가 됐든 녀석은 나보다 지친 상태다.
하지만 칼을 들고 있지.
끝까지 칼을 붙잡고 있다. 저게 생명줄이니까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칼 든 놈과 직접 싸울 필요는 없다. 나나 고블린들이 다칠 수도 있지 않은가.
이렇게 쭉 몰아가다가, 완전히 지쳤을 때 포획을 하면 된다. 그뿐이다. 놈은 알아서 지치게 되어 있다.
안정.
안정적으로 가자. 모험을 할 필요는 없다. 여기선 안정적으로 가는 게 제일이야.
“따라오지 마라! 따라오지 마! 너희 영역에서 벗어나겠다!”
모험가가 악에 받쳐 소리를 친다.
당연히 들어주는 일은 없다. 우리는 묵묵히 녀석을 추척했다. 나도 천천히 달렸고, 샤란이도 내 옆에서 달렸으며, 뒤에서 고블린들도 페이스를 맞춰서 따라오고 있다.
“잡아야 해.”
단 한 명의 포로일 뿐이지만 아주 유용하다.
잡기만 한다면 인간 세상에 대한 상식과 정보를 모조리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는. 오직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녀석을 포획해서 심문만 한다면 이 세상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다!
ㅡ타타탓!
그렇게 아주 침착하게.
도망치는 모험가의 등판을 바라보면서 달리고 있을 때였다.
“어, 어어어어?!”
순간 저 앞에 있던 모험가 녀석이 그런 소리를 질렀다. 뭐냐? 또 페어리라도 발견한 것이냐? 저 녀석 오늘 완전 계 탔다. 운이 없어도 저렇게까지 없을 수가 있나.
ㅡ처억.
그렇게 달리던 모험가가 멈춰섰다.
절망해서 포기한 것인가?
잠깐 그런 생각을 했는데.
“…마앙님.”
“음?”
“인간들.”
“어.”
“인간들 더 나타났다에여.”
“…”
저 앞에서.
새로운 인간 무리가 나타났다.
“아앙? 넌 뭐냐?”
“어, 어어! 어어어어어!”
“이 새끼 뭐야? 왜 소리를 질러?”
ㅡ찰랑.
찰랑이는 금발을 지닌 여자였다. 여자는 마치 수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비명을 질러대는 모험가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뭐 몬스터한테 쫓기고 있는 거냐? 그렇다면 안심해. 수녀회에서 나오신 수녀님이시니까.”
“어, 어어어! 어어엌! 그게! 그러니까! 하아, 하아악…!”
“수녀님? 이 사람은?”
“몰라. 갑자기 나왔어.”
수녀의 뒤로 도망치던 모험가와 비슷한 차림을 한 전사 두 명이 모습을 드러냈고.
“일단 진정을… 어?”
그 수녀와 눈을 마주쳤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