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120)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120)화(121/674)
Chapter 120 – 출간 – 2
노력의 결과를 마주해야 하는 상황은 언제나 긴장된다.
나는 수백 권의 당가풍운이 1층에 진열된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동인지 작가가 의욕이 과하게 넘쳐서 수백 권을 발주했다가 재고 처리에 애를 먹었다는 경험담이 떠오르네.
현실에서는 짬이 좀 있는 작가지만, 이 세계에서는 신인 작가 호필(胡筆)이다. 거기에 책 내용도 순수한 야설이 아니라 무협을 담은 색협지.
내가 일반 작가였다면 전부 재고가 되는 거 아닌가 불안해했을 것이다.
‘난 작가면서 서점 점장이니까. 상관없지.’
손님들은 서점에 들어오면서 내 책을 바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무시하고 다른 책을 찾아도 상관없다. 주요 동선상에 또 놔뒀으니까. 심지어 마지막 매대 앞에도 놔뒀다.
이것이 광고 몰아주기!
현실 웹소설 플랫폼이었으면, 사장의 은밀한 취향을 찍은 몰래카메라라도 가지고 있었냐고 할 정도의 압도적인 몰아주기를 사용한다.
“다서각으로 안 올라가?”
당화린이 당가풍운을 제 위치에 다 올려놓고는 내게 다가왔다.
“책 하나만 팔리는 거 보고 가려고.”
마수걸이는 봐야지.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내 책이 제대로 팔리는 장면을 꼭 눈에 담고 싶다.
“정말 당가풍운이 팔릴까?”
화린이는 불안한 눈치로 수백 권의 당가풍운이 쌓여있는 책의 산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같이 만든 책이잖아. 잘 팔릴 거야.”
현대에서 보증되고 인기 있던 내용으로 썼다. 내 글이라지만 무협과 야설을 잘 조합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썼으니 자신 있다.
“우리가 같이……. 응. 그래. 그렇지.”
내 말이 통했나. 화린이는 불안한 시선을 거두고 어딘가 흐뭇한 미소로 당가풍운을 바라보았다.
당가풍운에는 확실히 화린이의 지분이 많이 들어있다.
화린이가 당가 무공 검수를 해주어서 사실성을 더 했으니까. 거기에 흔들리는 꽃들도 아니고 화린이의 압도적인 흔들림에 솟아오르는 내 미혹을 당가풍운에 담았으니까.
책도 잘 나왔고 진열도 끝났다.
이제 비장의 무기만 사용하면 된다.
“화린아. 서점 문 열기 전에 이것 좀 도와줘.”
나는 자루에 담은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뭐야 이게?”
화린이는 놀란 눈치로 내게 물었다.
“당가풍운을 불티나게 팔아치우게 할 비장의 무기지.”
“정말 이런 게 도움이 돼?”
“물론이지.”
나는 화린이와 함께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
“어서 오세요!”
황 서생이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 개장한 서점을 찾았다.
백가장에서 운영하던 낡고 고루했던 서점. 외손녀가 한차례 광풍을 처리하고 물려받았다는 소문이 돌더니, 서점이 놀랍게 바뀌었다.
여느 서점처럼 무질서하게 책들이 꽂혀있지 않고 특정한 주제나 요새 유행, 실용서들 위주로 잘 정돈되어 있었다.
거기에 이런 책들을 직원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훑어보고 살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었다.
‘오늘은 이 주의 점장 추천이 바뀌는 날이다.’
황 서생이 오늘 아침 일찍 서점을 찾은 이유였다. 점장이 추천하는 소설이랑 자신의 취향이 잘 맞는다.
어찌도 재야에 묻혀있는 책들을 그렇게 잘 찾아내는지.
자신도 누렇게 빛바랜 책들 속에서 보물 같은 책을 찾는 게 취미라, 친구 놈들이 황구(黃狗)라는 별명을 지어줄 정도인데. 점장은 자신보다 윗급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자신만이 아니었는지. 너무 늦게 서점에 방문하면 가장 재미있는 점장 추천 서책은 동이 나버리기도 했다.
금주의 추천은 무엇일까. 황 서생은 기대되는 마음으로 서점에 들어왔다.
“홍보 팻말인가?”
황 서생은 서점 곳곳에 새로 걸려있는 팻말을 바라보기 위해 다가갔다.
[다했으면 꺼져, 뭘 다했을까? 알아보려면 이 책. 당가풍운.] [이 소설이 대단하다! 올해의 화제작!] [이번 달 점장 추천 소설! 점장의 이름을 걸고 추천합니다!] [협객이 미소저를 케이크처럼 쉽게 따먹는 방법.] [중원이 화들짝 놀라며 왜가 벌벌 떨게 하는 새로운 소설 유형. 색협지!]“아, 아니, 이게 도대체 무엇이오.”
황 서생은 서점 곳곳에 걸려있는 팻말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황 서생님! 이번에 대단한 소설 신작이 나와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검은 머리의 점장이 황 서생에게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렇게 요란 벅적하게 홍보를 한단 말이오?”
“색협지라고. 조선에서 아주 잘나가는 소설 유형입니다. 이런 책이 나왔다고 하면 서점이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이걸 저희 서점에서 독점적으로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홍보를 안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색협지? 야설이요?”
“야한 이야기도 있고 무림인의 이야기도 담겨있고. 아주 그냥 종합오락거리 소설로 조선에 없어서 못 파는 소설입니다.”
“흐음……. 호필이라. 처음 들어보는 필명인데.”
황 서생은 책 귀퉁이에 보이는 필명을 보더니 미심쩍은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황서생님. 제가 추천하는 소설이 언제 실패하는 거 보셨습니까.”
“그렇긴 하지. 그나저나 제목이 당가풍운? 헉! 서, 설마. 이거 당가의 이야기요?”
황 서생은 놀란 눈으로 책을 들어 나에게 물었다.
“하하. 주인공이 당가의 사람입니다.”
“세상에 사천당가 주인공으로 야설이라니! 점장 말 믿고 내 책 내용도 보지 않고 사보겠소.”
처음 들어보는 소설 유형. 색협지.
황 서생은 평소였다면 바로 사길 꺼렸을 것이다. 그러나 팻말로 대단하게 홍보하는데 볼품없는 내용일 리 없다. 거기에 사천당가이지 않은가.
“감사합니다!”
황 서생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당가풍운과 원래 사기로 했던 다른 서책 몇 개를 구매한 뒤, 싱글벙글 웃는 점장의 배웅을 받으며 서점을 나섰다.
—————–
“또 아침부터 소설이냐.”
황 서생의 친우는 황 서생과 점심을 먹으면서 그가 사 온 책을 가리켰다.
“서생이 책을 보는 건 책잡힐 일이…….”
“그건 공부를 하는 책일 때고 네가 보는 건 야설 같은 거잖아. 아주 그냥 번 돈 족족 다 책으로 날리면 좋냐? 그 돈으로 차라리 기루를 가 인마.”
“이 친구. 소설의 매력을 모르는구만. 기루는 큰돈 쓰고 한 번밖에 못 즐기는데 어찌 책과 비견될 수가 있단 말인가. 소설은 말이야. 100번 씹어도 안 질리는 맛이 나오는 음식과 같네.”
“100번 씹어도 안 질리는 맛이 아니라 100번 쳐도 안 질리는 거겠지.”
“흐흠. 이 친구가 꼭 그렇게 노골적으로 말해야 하나.”
황 서생은 어색하게 기침한 뒤에 황급히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았다.
“새끼. 부정은 안 하네. 야한 게 좋으면 기루를 가라니까. 기생 가슴 쪼물딱 거려야지. 무슨 책 쪼가리를 쪼물딱거리고 있어.”
황서생의 친구는 그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이게 기루보다 좋다니까. 더 재미있고 즐거워.”
“별명이 황구라고 이제는 개소리까지 하나? 저번에 자네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한 야설도 내가 보기엔 영 아니었는데.”
“흐흠. 이 친구가 정말 소설의 매력을 모르는군.”
황 서생은 안타까운 눈치로 자신의 친우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저번에 추천해준 소설은 근래에 들어서 가장 재미있게 본 소설. 그것마저도 친우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다니.
대화가 통하는 친구라 같은 취미까지 공유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황 서생이 아쉬운 마음이 들려던 찰나, 아침에 산 책이 떠올랐다.
“친구. 이 책을 한번 봐보게.”
“당가풍운? 이게 뭔가?”
“요새 잘나가는 서점에서 추천하는 소설일세. 사천당가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라더군. 야한 이야기도 들어있다니까 내 취향이 별로라면 이거 한번 읽어보는 게 어떻겠나.”
“그래. 좋네. 한번 읽어보지. 대신 재미없으면 다음에 나랑 기루 한번 같이 가는걸세.”
황 서생의 친우는 자신만만한 황 서생의 표정을 보고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받았다.
—————–
“친구에게 다른 책을 줄 걸 그랬나.”
일과를 끝마친 저녁. 황 서생은 오늘 사 온 책들을 다 훑어보고는 머리를 붙잡았다. 재미없다. 식상하다. 자극마저 부족하다.
당가풍운. 먼저 보고 줄걸.
황 서생은 후회하며 가진 책 중에 2회 독을 할만한 책이 있는지 고민에 빠졌다.
그때였다.
一 쾅! 쾅! 쾅!
황 서생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급히 문 앞으로 다가갔다.
“누구시오?”
“나일세!”
점심에 만났던 친우의 목소리였다. 황 서생은 문을 열고는 친구를 맞이했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인가.”
“헉헉!”
“달려왔나? 쉬게. 물 한잔 따라오지.”
“헉헉! 돼, 됐고! 이거! 이거!”
황 서생의 친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이 들고 온 것을 가리켰다.
그건 황 서생이 점심에 친우에게 준 당가풍운이었다.
“당가풍운? 왜 그런가.”
“이 책! 아까! 그러니까! 헉헉! 책 여러 개 샀었지?”
“쉬고 말하라니까.”
“다음 권! 다음 권 내놓게!”
“뭐?”
“이거 2권 달라고!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