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221)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221)화(222/674)
Chapter 221 – 신입 직원 – 7
“이 지원자는 카운터를 보게 하고, 이 지원자는 현장으로 돌리면 되려나.”
임하연이 떠난 다서각. 나는 지원자들의 서류를 보며, 직원들을 어떤 식으로 배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지원 포기자가 있을 줄 알았는데 전부 지원할 줄이야. 이러면 인원수는 충분한데.
상대적으로 편한 일은 하는 직원들은 계속 근무하게 하고, 힘든 일을 하는 직원들은 일찍 퇴근시켜준다든가, 하루 휴가를 준다든가, 순환 배치를 하는 식으로 해야겠어.
“임하연은 2층에서 주로 일을 시켜야지.”
나는 서점 직원 자유계약 시장 최대어의 서류를 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누구라도 그녀의 미모를 한번 본다면 온종일 머리에 남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인.
정식 기녀가 된다면 억만금을 싸 들고 가야 만나겠지만, 이제 그녀는 다서각에 오기만 하면 만날 수 있다.
거기에 기녀 출신이라 서비스직 마인드도 잘 갖추고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다서각에서 차를 팔기에 최적화된 인재!
재개장만 다시 하면 돈을 쓸어 담는 거 아닌지 몰라.
“강 점장님! 다행히 아직 다서각에 계셨군요!”
내가 돈을 갈퀴로 쓸어 담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으니, 문인회의 사람 하나가 다서각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쩐 일이십니까?”
“문인회 좌장님께서 부르십니다.”
——
무슨 일이지.
나는 문인회 좌장님 댁에 바로 방문했다.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바빠지겠지만, 직원 제공에 임금 지원까지 해주는 물주의 부름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술자리에서 말술로 마시는 좌장님 옆에 있다가, 은근슬쩍 다른 자리로 도망가서 그런가. 아니면 취해서 실수할까 봐 술 마시는 척 소매에 쏟아서 그런가.
그것도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술잔에 물을 따르고 버티기에 들어가서 그런가.
잘못한 게 없는데 부르니, 오히려 긴장된다.
“기다렸는가.”
좌장은 내가 기다리고 있던 방으로 들어와, 상석에 앉았다.
“방금 도착했습니다.”
“문인회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어서 정말 수고했네. 외인이라 남 일처럼 생각할 수 있었을 텐데도 말이야.”
내 직원 선발하게 해준다는데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랜덤 뽑기도 아니고, 얼굴 보면서 전부 확정 뽑기 할 수 있는데, 그 정도 수고는 해야지.
근데 사람 바빠 죽겠는데, 부른 이유가 고작 이거야?
“남 일이라니요. 의창의 거목이 될 새싹을 찾는 일을 어찌 남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속마음과 달리, 어찌 저에게 그런 소리를 하냐고 서운한 듯 웃으며 말했다.
“허허. 정말 말을 듣기 좋게 하는 재주가 있군. 그래. 오늘은 단순히 수고를 치하하기 위함이 아니라, 근로장학생 관련으로 사과할 게 있어서 불렀네.”
문인회 좌장은 내 말에 너털웃음을 짓더니만,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근로장학생 관련으로 사과라니?
설마 근로장학생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강윤호의 명성이 올라가고, 다서각에 인재를 유출하고, 임금마저 절반이나 주는 상황에 불만이라도 가지셨단 말인가.
순간 나쁜 예감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설마 지원을 철회한다가,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하는 말은 안 하겠지?
“사과라니요?”
“자네가 처음 나에게 근로장학생 제도를 제안했을 때만 하더라도, 사실 단순히 직원을 고용하고 싶어서 도움을 청하는 줄 알았네.”
“…….”
맞는데요.
“하지만 내가 오해한 거 같더군.”
“오해라고 하셨습니까?”
나는 고개를 살짝 기울며 의장을 바라보았다.
“자네가 단상에서 했던 말이 참으로 마음에 와닿았네. 내일 먹을거리를 생각해야 하는 처지에도, 작가가 되고 싶은 자들을 위해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던 말이 말이야. 단순히 형식적인 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이더군.”
당연하지. 나부터가 굶어봤으니까.
당장 이 세계에 떨어져서 바닥에서부터 기어 올라와 작가가 되었으니, 감정을 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서점 주인으로서 빈궁한 작가들의 처지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저도 궁벽한 삶을 살다가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지라,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내 최우선 목표는 임하연 포획이었지만, 어려운 처지의 문인들을 고용함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부가적인 목표였다.
“그래. 그날 자네는 봤을지 모르지만, 근로장학생으로 선정된 자가 나에게 눈물 젖은 눈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더군. 이번에 떨어져서 전부 포기하려고 했는데, 다시 해볼 용기를 얻었다면서 말이야. 내가 그 말을 듣고 그동안 부족했던 게 아닌가 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네.”
문인회 좌장은 어제 있었던 일이 마음에 걸리는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어찌 좌장님의 공이 부족하겠습니까. 신인 작가를 선발하여 지원하는 제도는 호북성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거기에 공정하게 오직 실력으로만 선별하셨으니, 수상자들은 장차 의창의 거목이 되지 않겠습니까?”
내가 매담자 시절에 신인 작가 공모전 소식을 들었다면, 고민도 안 하고 바로 의창으로 향했을 것이다.
그만큼 문인회의 지원 제도는 파격적이었다.
“……그런가.”
“물론 누군가는 수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배부르고 질 좋은 신을 신고 달리지만, 누군가는 맨발로 아픈 가족을 업고 달려야 합니다. 저는 좌장님에 비할 바는 안되지만, 목표를 향해 달리기에 힘에 부치는 자들을 돕고자 하는 것뿐입니다.”
“호필 작가를 발견했다고 하여, 안목과 상술이 좋은 상인으로 생각했건만, 생각보다 속이 깊은 청년이군.”
좌장은 나를 새삼 다시 보았다는 표정으로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래. 좌장이 보기에 나는 상업성이 있는 글을 발견할 수 있는 서점 주인. 그 정도로만 생각했을지 모른다.
‘앞으로 문인회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해.’
의창에서 영향력이 있는 집단인 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손해를 볼 것이 없다.
‘내 인식을 유지한 채로 방향성을 틀어보자.’
상대가 대놓고 다시 봤다는 선언은 호감도가 올랐다는 선언도 되지만, 추가로 호감도를 더 올려놓을 수 있게 가드를 내렸다는 뜻도 된다.
안목 좋은 유능한 상인으로 끝나면 안 돼. 문인회 좌장에게 눈도장을 찍어놔야 한다.
문인회에서 그래야 좋은 기사도 써주고, 앞으로 인력 수급도 해주고, 직원 월급도 지원해줄 게 아닌가.
나는 문인회의 좌장에게 호감을 더 사기 위해 입을 열었다.
“조선 속담에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작은 생소한 조선 속담으로 궁금증을 유도하자.
“그게 무슨 속담인가?”
“돈을 벌 때는 천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고, 쓸 때는 보람있게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천하게 벌어도 보람있게 쓴다?”
좌장은 개처럼 번다는 말에, 본인이 상술이 좋다고 말했던 눈앞의 나를 바로 떠올릴 것이다.
좌장의 말도 내 속담. 하나의 다리를 통해, 이제 자연스럽게 정승처럼 쓰는 강윤호를 보여주자.
“저는 상인입니다.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장사해서 벌지요. 그러나 돈을 열심히 번다고 해서, 그 돈을 하늘에 닿게 할 생각도, 죽어서 저승으로 가져갈 생각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장사를 할 때 하나의 신념을 가지고 일합니다.”
“어떤 신념인가.”
“장사란 사람을 남기는 일이라는 신념입니다.”
“사람을 남긴다고?”
“저라는 사람이 장사를 시작했으니, 앞으로 수많은 문인을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이고, 좋은 책을 만방에 판매하니, 수많은 사람의 즐거움과 학식이 늘어날 것입니다. 더 많은 돈을 벌수록 이 규모는 점점 커지겠지요. 이것이 장사하여 사람을 남기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단순히 돈을 벌어 부를 축적하는 것은 문인들이 보기에 옳지 않은 일이다. 특히 배운 사람일수록 상인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
괜히 조선에서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고 하여, 상인이 제일 천대받았겠는가.
부를 쌓아 사람에게 베푼다.
내 단상의 연설. 근로장학생 제도 제안. 방금의 대화까지. 문인회 좌장은 내가 정말 그런 신념이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거기에 어차피 돈을 벌면서 명성을 쌓아야 하니까.’
계속 나를 존경하는 사람을 남겨야 명성을 쌓지 않겠는가.
“장사로 사람을 남긴다라…. 허허허. 이거 어제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오래 말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자네였구만.”
“어찌 황궁에서 일하셨던 좌장님 앞에서 그럴 수 있겠습니까. 단지 의창의 서점 주인으로서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도 일할 것이라고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지원 계속 부탁드려요.
나는 진중한 표정으로 다짐하듯 문인회 좌장에게 말했다.
좌장은 그런 나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이내 그윽한 시선으로 입을 열었다.
“……전대 백가장주께서 자네와 같은 말을 곧잘 하시곤 하셨지.”
당화린의 외할아버지가?
“백가장주님과 아는 사이셨습니까?”
“젊은 시절에 백가장주께 지원을 받은 적이 있네.”
“그런 인연이 있으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책 몇 권을 살 형편이 되지 않아, 반나절 동안 백가장 서점에서 고민한 적이 있지. 결국 해가 질 때쯤 책 하나를 결정하니, 백가장주께서 나머지 책을 집어 가져 오시더군. 이 책은 내가 사는 거고, 다음에도 사줄 테니 언제든지 오라면서 말이야.”
“허어.”
파도 파도 미담뿐인 할아버지네.
“내가 귀향하여 신인 작가들을 지원하는 것도, 젊은 시절 백가장주께 지원받았던 기억 때문일세.”
“거기까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백가장주의 외손녀와 미래를 약속한 사이라고 했지?”
“네. 당가의 요양 중인 백가장주님의 외손녀, 화린이에게 다서각을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나 남은 손녀와 그 사위가 백가장주의 의지를 이리도 잘 잇고 있으니, 돌아가신 백가장주께서도 자네를 보았다면 매우 흡족했을 걸세.”
좌장은 마치 백가장주인 것처럼 흡족한 얼굴로 나를 향해 웃었다. 단순히 눈도장을 찍으려고 했는데, 가슴에 도장을 찍었나 보다.
잘 먹혔는데.
내가 이 상황에서 좌장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대답은 무엇이 있을까.
“의창을 대표하는 서점의 주인으로서, 전대 다서각의 주인이신 백가장주님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다서각을 앞으로도 열심히 운영하겠습니다.”
나는 마치 두 어깨에 무거운 의지를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좌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래. 나도 순간이지만 자네를 보고 백가장주께서 돌아온 기분이었네. 그래.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가만히 있을 수 없군. 어떻게 도움을 줄까…….”
이미 다 도와줬는데 또 도움을 주겠다고?
순간 환호를 지르려는 감정을 필사적으로 감췄다.
무엇을 주시려나.
문인회의 좌장님은 이윽고 고민을 끝내고는, 나를 향해 선언했다.
“내가 근로장학생의 임금 전부를 지원해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