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236)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236)화(237/674)
Chapter 236 – 당가풍운 3권 – 4
“청홍단이라니!”
무협 장르만큼 히로인 취향에 파격적인 세계관은 없다.
반백 년도 더 전에 나온 정통 무협부터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를 파격하고 나온 스승 히로인이지 않은가.
결혼을 약속한 소꿉친구부터 동고동락한 사매와 스승, 120세 주책바가지 반로환동 여고수까지.
예부터 무협에서 히로인들은 매력만 갖춘다면, 각종 사회 규범을 무시하고서도 진정한 정실이 될 수 있다고 논하곤 하였다.
“정실을 어떻게 둘을 밀 수 있습니까!”
“청홍이화는 괜찮소! 서로 합의하는 걸 보지 않았소. 결혼식도 같이 올리자고 말이오!”
“비겁하게 둘을 동시에 정실로 밀다니!”
그러니 사매지간을 동시에 정실로 놓을 수도 있는 거 아닐까.
기녀 따위가 어떻게 정실이 될 수 있다면서 토론이 벌어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정실이 둘이 될 수 있다고 청홍단이 만들어지고 있다.
매우 흐뭇한 광경이야.
“청홍이화야말로 우리 청홍단이 찾던 최고의 여인들이요!”
“구숙정을 볼 때도, 두응향을 볼 때도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청홍이화가 채워주었소.”
사천제일미단과 호북제일기녀단에 이어 새로운 정실 파벌이 등장할 것 같긴 했지만, 다서각 개장 첫날만에 등장하다니.
며칠 다서각에서 당가풍운 이야기 금지라고 했더니, 따로 모여서 무리를 이루었나보다.
“청홍이화는 사천제일미와 호북제일기녀에 비해 매력이 모자른 것이 아니오?”
“모르고 하는 소리! 청홍이화는 둘이자 하나. 하나이자 둘! 하나의 매력은 아주 조금 떨어질지 모르나, 둘의 합격술은 오히려 앞선 두 여인의 매력을 능가하오!”
한 권에서 두 히로인의 비중을 챙기려다 보니, 개개인의 매력보단 사매지간에서 나오는 매력에 중점을 뒀더니, 현실에서도 연합전선을 펼칠 줄이야.
“정실로 밀 거면 하나만 밀 것이지! 비겁하게 동맹을 맺다니!”
“합격술은 비겁한 게 아니오. 강맹한 적들을 상대하기 위한 전략이지.”
“크으으윽!”
“청홍단은 새로운 다서회 회원과 기존 회원 모두에게 열려있소.”
다서각 당가풍운 이야기 허용 첫날. 청홍단은 누구보다 인재 영입에 혈안이었다.
“사천제일미보단 냉막한 얼굴의 여검객. 임미령이 더욱더 매력적이오.”
“임미령은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지 않았소! 그렇다면 고고한 한 떨기 꽃. 사천제일미보다 떨어지는 것이 아니오?”
“운현이라는 협객 말하는 것이오? 사모가 아니라 동경의 감정일뿐이었소. 거기에 반대로 생각해보시오. 운현이라는 협객이 차지한 마음을 당정이라는 먹물로 물들어가는 그 과정이 정말로 재미있지 않았소?”
“새, 생각해보니 매우 보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자네 지금 뭐라고?”
청홍단의 회원은 사천제일미단의 회원이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사천제일미가 언제적 여인이오? 사천제일미같이 고고한 성격에 사랑을 위해 지고지순한 노력까지 임미령이 있는 청홍단으로 오시오.”
“지금 가입하면 몇 번째 회원입니까.”
“정말 자네 이럴 건가!”
호북제일기녀단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자네 두응향을 배신하다니!”
“배신이라니! 난 두응향을 배신한 적이 없소! 내 안에 두응향을 향한 마음은 그대로요!”
“그러면 왜 청홍단에 가입하는 것인가.”
“단지 임민에 대한 내 마음이 두응향을 뛰어넘었을 뿐이오.”
“그럴 수가!”
“신입 다서회 회원이신가. 이번 3권은 어땠나?”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당정의 활약도 멋있었고, 임민 소저의 귀여움은…….”
“다정다감하면서도 사랑을 위해 투기를 부릴 줄도 알고 또 언니는 끔찍이 좋아하는, 임민의 청홍단으로 오게!”
거의 교인 빼내기 수준인데.
청홍단은 신흥 세력으로서 신입 다서회 회원들을 채가거나, 기존 파벌에서 사람들을 하나둘씩 설득하며 세를 불려 나갔다.
물론 이 행동에 기존 파벌은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배신자들!”
그중에는 분홍 머리, 벽안의 미녀. 임하연도 있었다.
“별일 없으면 매대로 돌아갑시다.”
“말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멱살 잡고 드잡이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건전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을 뿐이지 않소.”
벌써 3권째. 다서회는 감정이 격해지지 않는 한 다서각의 규칙을 잘 지킨다.
다서회 신입들로 인해 분위가 격화될 것 같아도, 임하연과 사천당가 무인들도 있는데, 간 크게 소란을 피울 사람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청홍단이 인재 빼가기를 하잖아요!”
임하연은 발을 동동 구르며 내게 말했다.
“개인의 호오를 어떻게 마음대로 할 수 있겠소. 당가풍운을 좋아하는 마음은 다들 같소. 혹시나 분란이 커지면 그때나 나서고, 이거나 받으시오.”
나는 임하연에게 보따리 하나를 건넸다.
“웬 홍차 잎이에요?”
임하연은 매대로 돌아가 보따리를 풀어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게 물었다.
“고급 차를 우리는 건 자신 있다고 하여, 괜찮은 홍차 잎을 좀 사 왔소. 혹시 자신 없소?”
거래처에서 웬일로 단가가 높은 걸 가져가냐고 할 정도로, 괜찮은 홍차 잎을 사 왔다.
“교방 출신을 뭐로 보고. 기다려봐요.”
임하연은 자신만만한 얼굴로 순식간에 다기 쪽으로 다가가더니, 홍차를 우려내기 시작했다.
미녀가 착 달라붙는 검은 치파오를 입은 채로 홍차를 우리는 뒤태는, 누가 봐도 넋을 잃고 볼만큼 매력적이란 말이지.
내가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그녀는 능숙한 동작으로 내 앞에 홍차를 가져다주었다.
“오.”
“맛있죠?”
맛있네. 확실히 비싼 값을 하나. 아니면 솜씨가 다른 건가.
내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임하연은 것 보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몇잔 더 만들어주시오.”
“근데 웬 홍차에요?”
“홍차는 붉은색이지 않소.”
“네?”
나는 의아한 얼굴의 임하연을 뒤로하고는, 그릇에 적당한 다과를 담아 총성 없는 전쟁터의 한가운데로 향했다.
“청홍단 여러분, 고생이 많으십니다.”
나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청홍단이 모여있는 자리로 다가갔다.
“강 점장? 우리가 너무 소란스러웠습니까?”
“아닙니다. 청홍단 여러분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무료 다과를 좀 가져왔습니다.”
“다과라니? 맛이 좋군요. 이번에 새로운 메뉴입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청홍단을 바라보았다.
애독자들이 어느 히로인을 좋아하든 상관없다. 누굴 좋아하든 내 소설을 좋아하는 애독자들이니까.
내가 단순히 작가라면 여기서 만족했겠지만, 다서각 점장 강윤호는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나는 붉은 홍차와 푸르스름한 다과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네. 고급 재료를 사용하여 솜씨 좋은 장인의 솜씨로 만들어낸 다과입니다. 이름은 청홍세트지요.”
정실 투표는 금권 선거로 하셔야죠.
“청홍세트?”
“청홍이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호필 작가님에게 전달하려면 역시 다른 정실 후보들처럼 공평하게 세트를 내놓아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 세트를 사면 호필 작가님께서 누굴 정실부인으로 생각하는지 파악하실 수 있단 말씀입니까?”
“네. 청홍세트는 가격이 다른 세트에 비해 비싼 대신, 두 사람인만큼 투표수도 2배로 취급될 예정입니다.”
뒤늦게 시작한 정실 후보인 만큼,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특별 2배 이벤트도 실시해줘야 하지 않겠어?
“여기 청홍세트 주시오!”
“홍차 맛이 기가 막히군!”
“질 수 없소. 여기 숙정차 세트 2개 주시오!”
“여기는 향아커피 세트 3개요!”
수요가 공급을 만들고, 공급은 매출을 창출한다.
다서각의 새로운 정실 세트는 다서각의 매출을 더욱더 끌어올렸다.
—————-
다서회에는 단순히 누가 정실인지에 대해서만 싸우고 있지 않았다.
새로운 이야기가 출판된 이상, 오히려 정실 대전보다는 3권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활발했다.
그 중에서도 제일 활발히 언급되는 것 중에 하나는, 3권에서 밝혀진 중대한 비밀이었다.
“색마가 설마 마교도였다니.”
색마의 정체. 당가의 무공과 비슷한 무공을 쓰는 자가 사실은 마교도였다는 사실 말이다.
“나는 이미 눈치채고 있었소.”
당가의 무인은 즐기던 홍차를 내려놓으며, 주변에 모인 다서회 회원들에게 말했다.
“눈치채고 계셨단 말씀이십니까?”
“고강한 무공실력을 가졌으나, 성욕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 이상하지 않소?”
“단순히 미친 놈인줄 알았는데, 듣고 보니 이상한 거 같습니다.”
“마공의 특징 중에 하나요. 흔히들 마공을 익히면 정신에 문제가 생겨 포악해지거나, 이지를 잃고 살육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부작용도 있소.”
“어떤 부작용입니까?”
“자신의 욕구를 제어하기 힘들어지오. 어떤 이는 욕구를 제어하지 못해 광인이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서서히 미쳐가지. 종래에는 사고방식이 자신의 욕구에 맞춰 변형되어간다오.”
“쉽게 말해 곱게 미친놈이 되는것이군요.”
“하하. 그렇소. 아무리 색에 미쳐도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이 있으면 피하기 마련이오. 그런데 색마는 노린 여인이 있다면, 웬만해선 집착을 버리려고 하지 않소. 전형적인 마공을 익힌자의 증상이라고 할 수 있소.”
“색마는 마공을 익혀서 성욕에 미쳐있던 거군요.”
“거기에 색마가 마교도라는 또다른 증거도 있었소.”
“어떤 것 말씀이십니까.”
당가의 무인은 주변의 시선이 모두 자신에게 몰리자, 어색하게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
“흐흠. 마교도가 강호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기 위해 주로 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명문정파의 무공을 흉내 내거나 비슷한 흔적을 남기는 것이오.”
“저도 들어본 적 있습니다. 마공을 쓰면 추적당하지만, 명문정파의 무공의 흔적을 남기면 정파끼리 분란이 나니 애용하는 방법이라고요.”
“그렇소. 색마가 당정이 위기로 몰아넣은 순간에서야 몸에 있던 마기를 격발시키는 것도, 마교도가 끝까지 마공을 숨기다가 본색을 드러내는 것과 똑같소.”
“색마가 당가의 것과 비슷한 무공을 썼던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다니! 호필 작가님은 무림의 자세한 속사정까지 전부 염두해두었던 것이군요.”
“참으로 대단하신 작가님이오.”
그건 그냥 내가 사천당가에서 색마를 마교도로 포장하겠다고 해서 추가한 장면이야.
내가 당가에 끌려간 이유가 20여년전 색마 사건을 들추어내서였으니까.
색마가 사실은 당가에서 만들어낸 독인이라는 과거의 사실을 들추어내지 않고, 비슷한 증상이 있는 마교도로 정체를 바꾸었다.
실제로 독인 만들던 놈이 마교랑 협력했으니, 완전히 결백한 것도 아니고 말이야.
“본가에서 걱정하고 있던 부분을 결정적인 장면에서 해소하실 줄이야. 정말로 탄복했습니다.”
내가 한쪽 구석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자, 당패가 감탄한 얼굴로 다가왔다.
“목적을 이루었으니, 당가에 피해를 끼칠 생각은 없소.”
나는 뜻을 이룬 당가의 사생아척, 무심한 얼굴로 대답했다.
“가주님께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기뻐하든 말든 상관없소. 이참에 마교 관련으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오해받지 않게 잘해주시오”
“안 그래도. 요새 부하들이 아예 다서회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거기까지 하냐.
나야 좋긴 하다. 다서각에 당가의 사람들이 오래 머물수록 당가풍운 매출과 다서각 2층의 매출은 수직으로 상승할 테니까.
채무도 금방 갚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일 안 하고 뭐해요?”
임하연이 바쁜 기색으로 구석으로 다가오자, 당패는 임하연을 곁눈질하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아! 그러고 보니 치파오는 비밀로 하겠습니다.”
당패는 의아한 얼굴의 임하연을 뒤로한 채, 경비 업무를 위해 물러났다.
괜찮은데. 라고 말하려고 하다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생각해보니 굳이 당가에까지 알려질 필요는 없겠지?
——-
“정실 세트. 너무 비싼 거 아닙니까.”
다서각의 매출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새로운 다서회 회원들이 늘어나는 만큼, 어딘가에선 불만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누가 마시라고 시켰나?”
“이래서 다서회 신입들을 가려서 받아야 한다니까.”
“쯧쯧. 저놈의 분탕 종자들은 왜 이리 빨리 늘어나는 건지.”
“새로운 다서각 분탕 빗자루 빨리 불러야겠소.”
다서회 회원들은 오늘의 불평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혀를 차며 신규 회원에게 한소리들을 했다.
“아니, 들어보십시오. 언제까지 이 세트를 계속 시켜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야 정실이 결정될 때까지지.”
“완결까지 몇 권이 남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시키다 보면 끝을 모르는 전쟁이 될 것입니다,”
나는 다서각의 매출이 끝을 모르고 올랐으면 좋겠는데.
“자네는 시키지 말게. 나는 시킬 터이니.”
“저도 신입 다서회 회원으로서 시키지 않는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단지, 과열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자네만 있는 건 아닐세. 그러나 우리가 멈추면 다른 쪽이 치고 나갈 텐데 어찌 멈출 수 있겠는가.”
“하루에 한 세트만. 다 마셔도 거기까지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만약 동의하시면 제가 다서회 회원 모두에게 정실 세트를 하나씩 사겠습니다.”
이번 다서회 신규 회원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회원인가 보네.
“흐음. 한 사람 앞에 한 세트라…….”
“다른 파벌에서도 똑같이 주문한다면 안 될 건 없는데.”
맞는 말이다.
당가풍운은 앞으로 계속 연재될 것이고, 히로인은 날로 늘어날 예정이다.
누가 정실이 될 것인가. 정실로 만들기 위한 금권 선거.
끝을 모르는 싸움으로 다서각의 곳간을 늘려줄 바에, 서로 합심해서 하나씩만 사는 게 현명한 행동이겠지.
상술이 너무 독하다고 싶으면, 다서각 회원끼리 서로 세력을 이루어 합의를 이뤄낼지 모른다.
“동의하시는 걸로 알고 주문하겠습니다. 강 점장님!”
근데 말이야.
점장인 내가 그걸 두고 보겠냐고.
“네. 잠시 이 공지를 올리고 받겠습니다.”
나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크게 공지를 써 올린 후에 몸을 돌렸다.
“무슨 공지를……. 헛!”
“이건 대체?”
“설마?”
다서회의 회원들은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공지를 바라보았다.
내가 상술로 유명해진 건 인지하고 있다.
직원들 복지를 챙겨주고, 가난한 문인들을 지원한다는 소문이 돌아도 상술에 관한 이야기는 꼭 따라붙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당가풍운 – 외전. 사천제일편, 호북제일기녀편, 청홍이화편. 발매예정.]“제가 이번에 호필 작가님께 특별히 부탁드렸습니다.”
결승점을 모르는 상술에 중간 정거장을 만들면 그만이다. 점장 강윤호가 호필 작가에게 부탁해서 말이다.
“……외전 분량은 인기도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다고?”
내가 미는 히로인의 분량을 내가 결정한다.
어때. 참을 수가 없겠지?
나는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경악한 다서회 회원들에게 물었다.
“정실 세트. 몇 세트나 시키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