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344)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347화(341/674)
EP.348 신작 – 5
비정한 무림.
약자가 하루에도 수없이 쓰러지는 도산검림의 세상. 운현은 망설임 없이 도움이 필요한 여인의 손을 잡아 무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도주극이 펼쳐졌다.
“책에 눈을 뗄 수가 없군. 글이 뭐 이리 긴장된단 말인가!”
딸아이의 방에서도 간간이 들려오던 소리가 사라졌다. 그만큼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명검을 노리는 악적들을 쾌도난마처럼 쓰러트리는 운현. 그의 손에는 협을 행하기 위해 수련했던 팔괘검법이 펼쳐졌다.
물론 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운현의 무위가 상당하는 것을 알게 되자, 적들도 간교해졌으니까.
[음식에 독을 섞었더군.] [어떻게 중독되지 않았지?!] [창가의 새에게 먼저 주었지.]“호필 작가께서 표사들이 애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나?! 세세한 곳에서 고증이 좋군.”
작은 새는 몸집이 작아 독성이 빨리 올라오기에 독을 쉬이 검출할 수 있다. 호필 작가가 이런 것까지 알다니?
공 표사는 감탄 섞인 탄성을 내질렀다.
[쳐라!] [추적을 뿌리치려면 물가로 가야 합니다!] [뗏목을 만든 흔적이 있습니다!] [물길을 따라 내려갔군! 찾아라!]“흔적을 지우기 위한 수는 좋았다. 그러나 적의 수를 알 수 없는데, 점점 지쳐가고 있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군.”
운현의 무력이 부족한 게 아니다. 체력이 부족하다. 표행에 이골이 난 표사로서도 난감한 상황이었다.
운현은 어찌할까. 공표사는 다음 장을 넘겼다.
[정말 괜찮을까요?] [상대의 검이 어지러이 움직일 때. 가만히 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요.]“적을 속이고 물길을 거슬러 동굴에 숨다니! 무림 초출이 할 수 있는 생각이 아닌데?!”
도박 수다.
물길을 따라 하류로 흘러가면 쉽게 추적을 뿌리칠 수 있다. 그런데도 역으로 거슬러 고지를 오르다니.
체력도 소모되고 잡힐 수 있다. 보통 간담으로는 할 수 없는 결정. 강호 초출이 할 수 있는 발상이 아니었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이냐!]결국 적들도 예상치 못한 탓에 운현은 체력을 비축할 시간을 벌었다.
“단순히 칼질로 끝낼 줄 알았는데. 도주극에 불리한 싸움을 하면서 수 싸움에 긴박감까지. 호필 작가님이 실제로 도주라도 해본 것 같군.”
숨죽이고 볼만큼 긴장되는 도주극. 고작 작가가 무림의 일을 얼마나 알겠냐고 얕보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이라고 풍운협객전을 보라고 할 정도의 글이었다.
체력을 비축한 운현이지만, 모든 게 좋게 흘러가진 않았다. 결국 진소유가 다치고 말았으니까.
[업히시지요.]“네, 네가 뭔데 운현 소협 등에 업혀?!!!”
딸아이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협. 차라리…….]버리고 떠나라. 진소유는 말을 끝맺지 못했지만, 눈빛으로 말했다.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간 둘 다 죽는다.”
공표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운현은 할 만큼 했다. 굳이 사지로 가는 길을 따라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애초부터 책임지지 않을 거였으면 칼을 들지 않았을 겁니다.]“허허.”
공표사의 입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당가풍운의 당정처럼 가문의 무공이 유출되었기 때문이 아닌데 말이다.
단지 그곳에 손을 내미는 약자가 있었기 때문에.
운현은 진소유를 돕고 있다.
답답하고 우직하다. 운현이 목숨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목숨을 걸 만큼 협행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협에 미친놈.
“보통 이런 주인공에게 답답함을 느껴야 하거늘. 오히려 통쾌하기까지 하다. 신기하군.”
협에 미친 주인공을 만들되, 불가능한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으로 통쾌함을 부여한다. 강윤호가 무협이 인기 없는 세상을 위해 신경 쓴 대목이었다.
결국 진소유는 운현의 등에 업혔다.
“악!”
딸아이의 방에서 안타까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믿을 건 검 한 자루요. 의지할 건 서로뿐. 크으. 꿈꾸던 무림이 눈앞에 있구나.”
검 한 자루로 강호를 주유하고자 했던 청춘의 꿈. 그 꿈이 공 표사의 눈앞에 있었다.
[운현 소협…….]한 여인의 애틋함도 말이다.
“크흠. 여심이 꽃피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호필 작가님이라면, 혹시 색을 멀리하는 무당의 도사라도 길을 열어주시지 않을까. 공 표사는 기대감에 다음 장을 넘겼다.
—
운현은 도주 끝에 무한이 아니라, 방향을 틀어 강수문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풍운무관이 빚을 진 곳 중 하나로 검으로 채무를 갚고, 도움을 청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었다.
[어째서 식사하지 않으시오? 문파에 사람이 없어서 그러신 거라면 괜찮소. 다들 외유 중이라 며칠 안으로 돌아올게요.]문주의 당황한 얼굴에도 두 사람은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
[저희를 쫓던 일행이 되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중인가 보군요.]운현은 냉랭한 얼굴로 문주에게 대꾸했다.
[그게 무슨?] [식탁에 앉아있는 세 분의 부상이 열흘 전에 제가 벤 복면인과 같군요.] [……칫. 눈치가 빠르군.] [운현 소협 그게 무슨 소리신지요? 강수문주님 약속한 대로 보검을 가져왔습니다. 이거라면 빚을 능히 갚을 수…….]진소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면식이 있던 문주에게 물었다.
[내가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는 걸, 왜 값을 치러야 하지?] [무슨?] [내 첩으로 들어오라고 하지 않았더냐. 왜 힘들게 손을 쓰게 만들어.] [설마?! 이 모든 일을 당신이!] [이제 깨달았느냐.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다. 내 첩이 되면 풍운 무관을 너에게 주마. 얌전히 포기하거라.]모든 것은 강수문주가 무한의 풍운무관을 집어삼키고, 미인인 진소유를 얻기 위해 꾸민 흉계.
강수문주와 문도들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본색을 드러냈었다.
“더러운 놈들! 인두겁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하다니!”
무림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실제로 경쟁 문파를 집어삼키고, 그 가족을 첩으로 삼는 행태는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이런 더러운 짓을 하다니.
딸아이가 있는 공표사로서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책 속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읽어나갔다.
서둘러야 한다.
늦으면 자신들을 쫓고 있던 문도들이 강수문으로 돌아올 것이다.
운현이 도주극을 벌이며 강해진 실력은, 부상당한 강수문의 문도 셋을 순식간에 불귀의 객으로 만들었다.
[다 끝났소. 문주.]운현은 검을 늘어트리며, 기절한 진소유를 붙잡은 강수문주에게 말했다.
[끝났다고? 어차피 나 빼곤 어중이떠중이들을 모아 만든 문파다. 이 검들만 있으면 문파 따윈 얼마든지 다시 일으킬 수 있어!]무림에서 보기 드문 열 자루의 명검. 이 정도면 분명 불가능한 소리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칼로 대화할 수밖에.] [말코도사놈이 말은 많구나!]일순간에 두 사람의 칼이 겹쳤다.
한쪽은 한 세력을 일군 악적. 한쪽은 도주극 끝에 이미 자잘한 상처를 입은 협객.
어느 쪽이 우세일지 불 보듯 뻔했다.
[크윽! 인질은 놓아주시오!] [내가 왜 그래야 하지?]예기치 못하게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강수문주는 어떻게 하면 운현을 더 괴롭힐 수 있을까 눈이 번들거렸다.
“간악한 놈!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운현이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공 표사의 안타까운 탄식에도 답은 보이지 않았다.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 운현은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느끼며 강수문주를 바라보았다.
인질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팔괘검법 중에 바람을 닮은 손식(巽式)은 어떠할까.
운현의 손끝에서 바람이 펼쳐졌다.
[어딜!]위력이 부족하다. 진소유를 피해서 가격하는 데 그쳤다.
위력이 부족하다면 우레를 닮은 진식(震式)은 어떠할까. 우레와 같은 찌르기가 담긴 초식. 분명 온 힘을 다한 진식이라면 강수문주의 심장을 꿰뚫으리라.
문제는 강수문주의 심장 앞에는 진소유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찌해야 하는가. 바람을 타고 들어가 우레처럼 찌르면 될 것인가. 바람과 우레는 너무나도 멀리 있는 관계.
만변의 검술인 팔괘검법. 그러나 자신은 아직 만변은커녕 천변을 담을 수도 없다.
“허허. 역부족이란 말인가.”
공 표사는 안타까움에 한숨을 쉬었다. 흔히 있는 일이다. 머리로는 알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하는 벽. 그것을 넘지 못해 불귀의 객이 된 무림인이 얼마나 많았던가.
운현 또한 마찬가지일까.
아니, 운현은 달랐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으니까.
진식. 우레와 같은 찌르기가 강수문주를 향했다.
[크윽! 결국 계집을 포기했나?!] [아니.]바람은 우레와 너무 멀다. 그곳까지 닿기에는 자신의 검은 역부족. 그러나 불이라면 어떨까?
[어디서 잔재주를! 읏! 뭐, 뭐냐!]강수문주는 운현이 수작을 부린다고 생각하고 칼을 휘둘렀지만, 어딘가에서 날아온 비도에 어깨를 내주어야만 했다.
누구일까. 운현도 인기척을 느꼈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팔괘검법.
일변은 천변하고.
천변은 만변한다. 그리고 모든 시작에는.
[팔괘는 일변한다.] [뭣?]리식(離式). 불을 닮은 초식이 옷섶을 타고 흐른다.
초여름. 잔디를 불태우지만, 땅을 불태우지 못하는 잔불처럼. 옷섶을 타고 흐른 불이 마침내 진소유를 지났을 때.
다시 팔괘는 일변한다.
우레와 같은 찌르기로.
[이, 이건 도대체…….]심장이 꿰뚫린 강수문주가 마지막으로 내뱉을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었다.
[팔괘검법. 무당이 세상을 위해 만든 검이요.]하나의 벽을 넘은 운현, 그가 대답할 수 있는 말도 하나였다.
—–
“크으으. 생사결을 통해 벽을 넘고, 여인을 지키다니! 하아! 정말! 이게 무인이지!”
공 표사는 보기 드문 멋진 장면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겼다.]진소유는 전투 중 기절했지만,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어서 빠져나가야 한다. 운현이 비틀거리는 몸을 간신히 일으키려던 참이었다.
짝짝짝. 뒤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생명의 은인에게 너무 경계하는 거 아닌가요.]운현의 머리에 흐르는 핏물로 흐릿해진 시야 속, 들어보지 못한 맑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비도를 날리신 분이군요. 감사합니다.]누구일까. 검을 노리는 사람일 수 있다. 운현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저야말로 거치적거리는 집주인을 치워줘서 고마워요.]핏물로 어두워진 시야였지만, 여인이 가까이 오니 검은 옷에 가면을 쓴 복장이 보였다.
[……도둑?] [어머, 아까의 찌르기처럼 너무 정곡이네요. 차라리 무영신투라고 불러주시겠어요?]“무영신투? 젊을 때 들었던 전설적인 도둑이 아닌가?”
공 표사도 호북성 등지에서 활약하던 무영신투의 위명을 기억해내었다.
[양상군자인가.] [무영신투라고 요새 꽤 유명한데. 나 몰라요?]여인은 서운한 듯 중얼거렸다.
[소저의 검은 넘길 수 없다!]작은 벽을 하나 넘은 운현의 칼이 휘둘러졌지만, 무영신투라고 소개한 도둑의 어깨만을 스칠 뿐이었다.
[조심해요! 다쳤잖아요! 원래는 명검을 노리러 왔는데, 주인이 있으니 오늘은 다른 값나가는 걸 가져가야겠네요.]여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문파 내부에 값나가는 보물들을 운현 앞에 쌓기 시작했다.
[뻔뻔하기 그지없군.]누군 힘들게 생사결을 마쳤는데, 누군 도둑질이라니.
[이봐요. 강수문이 무고한 사람의 고혈을 얼마나 쥐어짠 줄 알아요? 당신이야 검하고 여자만 챙겨나가면 끝이겠지만, 그다음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고혈을 쥐어짜던 문주가 사라지니 사람들의 근심이 사라지겠지.] [세상 순진한 도사님답네. 고혈을 빨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빨 놈이 나타나는 거예요. 그러니 내가 나서야죠.] [그게 무슨?] [무영신투 정말 몰라요? 자기 얼굴에 금칠하기 싫은데. 부의 재분배를 실현하는 괴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의적말이에요.]“도둑이 가난한 자에게 베푼다고? 이 여자는 마두가 협객이라는 소리를 하는 건가?”
공표사도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소리였기에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이걸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고?]여인은 귀찮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네네. 괴도 무영신투는 악한에게서 훔쳐, 선량한 사람들에게 베풀어준다고요. 검은 종이도 남겼고 다 끝났네요. 이만 물러갈게요. 그쪽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요.]자신을 무영신투라고 칭한 여인은 검은 종이를 남기고는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다.
—-
강수문주가 죽어 권력다툼이 벌어진 덕에 두 사람은 무한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괴도 무영신투. 설마 정말 가난한 자들에게 재산을 나누어주었을 줄이야.]무영신투라는 도둑이 가난한 자들에게 재물을 나누어주었다는 소식과 함께 말이다.
[소협께 갚을 수 없는 빚을 지었습니다. ]진소유는 운현에게 절을 하며 말했다.
[소저, 보답을 바라고 한 일이…….]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저를 위해 남기신 검입니다. 아직 칼날밖에 없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셨으니, 목숨과 같이 소중한 걸 드리고 싶습니다.]아직 완성되지 않은 검. 그러나 아비가 죽기 전 딸아이에게 남긴 필생의 역작.
완성된다면 신병이기라고 부를만한 검이 완성되리라.
[저는 이 검을 받을 수 없습니다.] [받지 않으신다면 고철로 만들겠습니다.] [소저!] [대신……. 검이 완성될 때까지 무관에 잠시 남아주실 수 있겠습니까.]“허허. 눈치가 없기는. 옆에 있어 달라는 소리잖아. 완전히 반했네. 완전히 반했어.”
공 표사는 두 남녀의 풋풋한 연애담에 눈꼬리가 휘었다.
[빚은 다 갚아서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집안일을 위해 시비 하나를 고용했습니다.]갑작스레 얻게 된 신병이기. 그러나 풍운협객전의 독자들이 놀랄 일은 따로 있었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아얏.] [어깨를 다치셨습니까?] [후훗. 네. 일하다가 다쳤네요.]“어? 어?! 어어어어?!”
[잘 부탁해요. 운현 소협.] [……제가 이름을 밝힌 적이 있습니까.] [글쎄요?]맑은 여인의 목소리. 다친 어깨. 갑작스레 등장했던 한 여인. 공 표사는 단번에 누군가를 떠올렸다.
“설마!”
———
[다음 권 예고.] [무한에서 협행을 이어 나가는 운현. 운현과 진소유 그리고 밤만 되면 사라지는 시비. 세 사람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데.]“무영신투랑 같이 산다고?!”
풍운협객전 2권을 읽은 독자들은 여지없이 같은 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궈어어어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