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454)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454화(455/674)
EP.454 두 번째 시험 – 8
삼안검 조철.
마흔의 나이에 일신의 무공을 완숙의 경지로 끌어올린 낭인. 마흔둘의 나이에 낭인으로서 고수 소리를 듣게 되었다.
자기 칼을 팔아 하루 벌어 하루 먹던 낭인이 어찌 저러한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조철 주위의 사람들은 술자리에서 그를 칭송하곤 하였지만, 정작 삼안검의 마음은 달랐다.
‘나는 벽을 넘을 수 없다.’
잡다한 무공을 익혀 실전을 통해 강해졌다. 칼을 어찌 휘둘러야 상대의 목을 벨 수 있고, 발을 어디로 빼야 살 수 있을지 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자신이 익힌 무공은 소위 근본이 없었으니까.
분명 자신의 무공을 봐준 노인네도 자신이 이 정도로 잘될 줄은 몰랐으리라. 간신히 고수 소리는 듣게 되었지만, 벽을 깨고 더 나아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철은 뼈저리게 실감했다.
‘원래 호가장에서 뒤졌어야 했던 건 나였겠지.’
망해가던 호가장은 형문에서 세력다툼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생사결을 주선했다. 그 자리에서 조철의 오랜 동료가 죽었다.
멋진 일전도 아니었다. 상대할 수 없는 고수를 위해 버림패로 사용되었으니까. 버림패로 쓰인 이유도 간단했다.
낭인이니까. 조철은 40대 초라 발전 가능성이 있지만, 50대인 동료는 10년 넘게 정체 중이니까.
조철은 수백 합을 넘는 싸움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졌고, 형문의 대세는 굳어져 호가장은 망했다.
그날 삼안검 조철은 깨달았다.
앞으로 10년은 상상해볼 수 있다. 호가장이 망했으니, 적당한 곳에 몸을 의탁하겠지.
‘10년 뒤에는?’
자신은 어떻게 될 것인가? 벽을 절대 넘지 못하는 자신은 어떻게 될 것인가.
조철은 동료였던 자의 싸늘한 시신을 바라보았다.
‘다 때려치우고 사업을 해야겠어.’
그의 장점은 자기 주제 파악이 빠르다는 것이었다. 주제 파악이 빠르지 않은 낭인은 다음날 싸늘한 주검이 될 뿐이니까.
죽기 싫다. 사업을 하자. 제2의 인생을 살아보자.
조철이 망한 호가장의 패물과 만금전장의 전표를 들고 도망친 이유였다.
“조 대협. 패물 처분이 다 끝났습니다.”
조철의 눈앞에 인생을 바꿀 돈은 아니어도. 2번째 인생을 살 수 있는 돈이 놓였다.
“수수료는 얼마나 줘야 하는가?”
조철은 돈을 확인하고는, 고향 동생이 소개해준 조선인에게 물었다.
“수수료라니요! 회주님의 고향 형님이신데! 저 천벌 받습니다!”
“제시간에 다 처분해주려고 발품을 엄청나게 팔지 않았나.”
이틀 만에 패물을 전부 처분해주었다. 분명 보통 고생이 아니었으리라.
“조선인 향우회에서 강 회주님 은덕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는데. 이게 무슨 고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동생이 그 정도인가?”
기억에도 잘 안 나는 동생이 무한에서는 엄청난 인맥을 가진 유명 인사라니.
조철은 부탁할 때, 삼안검의 명성보다 회주의 고향 형님이라는 말이 더 잘 먹히는 현실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향우회 사람들이 곤경에 처하면 두 발 벗고 나서는 분이십니다. 오죽하면 저희끼리 술 한잔할 때도 회주님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고 마시겠습니까.”
“나도 몇 번 본 거 같군.”
“저희에게 새로운 고향을 주신 분이니까요. 돈으로 회주님 몸에 좋은 음식이나 사주십시요. 그게 저를 위하고 조선인 향우회를 위하는 일입니다.”
조선인은 아무런 욕심이 없다는 듯, 탁자의 모든 돈을 삼안검에게 밀어 넣었다.
“내가 고향 동생 하나는 제대로 두었군.”
생각할수록 대단한 동생이다. 조철은 강윤호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배곯아가며 땅 부쳐 먹지 않으려고 그 가난한 화전촌을 벗어난 건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향 동생이 자신의 발자취를 따라오고 있었다니.
헛된 인생은 아니었다. 삼안검은 동생이 자신을 긍정해주는 것 같아, 못내 기뻤다.
“새로운 고향이라……”
삼안검은 흉년과 역병에 사라진 무수촌을 떠올렸다. 젊었을 적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는데. 어느새 잃어버린 고향이 되었다.
나이가 들고 떠올리고 보니, 못난 놈들뿐이지만 남의 일도 자기 일처럼 나서는 바보 같은 놈들이 사는, 사람 냄새 나는 동네였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
어느새 자신은 실향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고향 동생이 그 동네를, 어릴 적의 무수촌을, 무한에서 만들고 있었으니까.
삼안검 조철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
“그나저나 곧 조선인 향우회에 큰 복이 있겠군요.”
“큰 복이라니?”
“그 소식 못 들으셨습니까? 회주님의 고향 형님이시니 아실 텐데요?”
“무엇을 말하는 건가?”
조철은 의아한 표정으로 조선인을 바라보았다. 동생의 중요한 일인가.
조철은 알아두면 좋다고 생각하여 답을 보챘고, 눈앞의 조선인에게서 나온 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다.
“회주님이 곧 있으면 만금전주님의 손녀사위가 되지 않습니까.”
“……뭐?”
**
“지금쯤 삼안검의 귀에 제 소식이 들어갔겠군요.”
돈도 돌려받고, 측간 가다가 칼침 안 맞으려면 밑 작업이 필요하다. 나는 제갈 소저와 함께, 삼안검이 가지고 싶어 하는 객잔에서 기다리며 말했다.
“괘, 괜찮을까요?”
“어떤 생각을 하든 약속 시간 내로 올 겁니다. 삼안검에게 이제 남은 길은 저밖에 없으니까요.”
괜히 도망칠 수 있는 배를 불태운 게 아니다. 오늘 계약이 파투 나면 전길산에게 객잔을 넘길 거라고 말해둔 게 아니다.
나에 대한 궁금증이든, 계약에 관한 이야기든, 삼안검은 결국 오늘 이 자리엔 무조건 와야 한다.
“강 공자님이 걱정인데요오.”
제갈 소저는 걱정이 묻어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삼안검도 혼란스럽겠지만, 다짜고짜 칼을 들 소식은 아닙니다. 삼안검을 너무나도 존경하는 고향 동생의 결혼 소식이니까요. 오히려 동생 덕에 도주극을 좋게 끝낼 수 있는 거 아닌가? 착각할 가능성이 높지요.”
내가 괜히 그동안 삼안검을 너무나도 존경하는 고향 동생 이미지를 만들어둔 게 아니거든.
내가 일부러 알려준 소식엔, 내가 삼안검의 돈을 노린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인척 관계 하나뿐.
조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소식이지만, 오히려 인맥을 활용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그래도요.”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응? 제갈 소저?”
제갈 소저가 고개를 숙인 채, 내 소매를 붙잡았다. 그러고는 부끄러운 듯 땅을 바라보며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여차하면 지, 지, 지켜드릴게요.”
“하하하. 정말 여차하면 부탁드립니다.”
그럴 상황이 오지 않게 할 거지만 말이다.
제갈 소저의 든든한 한마디에 고개를 젖혀 웃으니, 익숙한 비둘기 한 마리가 객잔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구구! 구구구굿!”
“조철이 바로 출발했다는군요. 고맙다. 구구야.”
“회주님. 준비할까요?”
조철에게 부채질했던 만식이가 내게 물었다.
“마음이 급하니 일찍도 출발하는군. 그러지.”
이제 마무리를 할 차례였다.
————
이게 어찌 된 일인가. 해명해라. 흥분한 삼안검을 맞상대할 생각 따윈 없다.
만식이가 객잔 문 앞에서 손가락을 3개 펼쳤다.
셋.
둘.
하나.
“강 동생! 내가 지금……!”
“어쩌자고 대책 없이 온 건가!!!”
문이 열리자마자, 크게 노호성을 내질렀다.
“동생?”
나는 당황한 조철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삼안검 대협.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요. 회주님이 일이 바쁘셔서.”
“이런……! 형님! 일찍 오셨군요.”
나는 뒤늦게 쓴웃음을 지으며 조철에게 다가갔다.
“내가 할 말이…… 아니, 조선인이 왜 이리 많은 건가?”
삼안검은 방금 노호성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라, 객잔에 몰려있던 조선인들임을 깨달았는지, 놀란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형님이 오시기 전에 해야 할 일 처리가 있어서 말입니다. 곤경에 처한 동포 중에 급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만 불렀는데, 생각보다 많군요. 아! 여기는 일전에 말씀드렸던 제갈향 소저입니다.”
내가 너에게 주도권을 줄 생각이 없거든. 자연스레 제갈 소저를 소개했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허어. 그 제갈세가의? 미색이 아주 빼어난 처자군.”
“형님 일부터 봐 드려야 하는데, 이게 참…….”
나는 난처하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선인들이 너무 많아요. 자기가 사실은 빚쟁이이고, 돈 들고 날랐는데 하필 네가 돈 빌린 집의 예비 손녀사위라서 놀랐다. 그런 말을 꺼내기엔 아주 부끄러운 상황입니다. 그죠?
“괜찮네. 일 봐. 내가 일찍 온 거니까.”
삼안검은 예상대로 멋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그럼 급한 일부터 보겠습니다.”
내가 말이야. 바로 고수와 일대일로 기 싸움을 할 생각은 없거든요.
내 앞에 조선인들이 순식간에 줄을 섰다. 너는 단지 내가 볼 용무 중의 하나일 뿐이다. 취조 분위기로 갈 수 있는 상황을, 한순간에 없애 버린 것이다.
그리고 내가 꾸민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회주님! 무작정 찾아봬서 정말 죄, 죄송합니다. 먹고 살길이 막막하여 이대로라면 굶어 죽을 것 같았습니다.”
내가 말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행색이 남루한 조선인 남자가 간절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회주님. 애기 아빠 잘못이 아닙니다. 무한에 아주 명석하신 회주님이 계신다는 소문에 제가 기 아빠를 설득한 겁니다!”
“당장 오늘 잘 곳은 있나?”
나는 혀를 차며 부부에게 물었다.
“가진 돈을 쓰면 한 일주일 정도는…….”
“내일 새벽 포구에 조선인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가라. 내 이름을 말하면 일자리를 줄 거다. 만식아. 너 전에 살던 빈촌의 집 있지. 거기 비어있나 알아보라.”
“조선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비어있을 겁니다.”
“회, 회주님!”
“애기가 젖도 못 먹었군. 고기랑 쌀 한 말 내어줘라. 한두 달 정착할 때까지는 굶지는 말아야지.”
“회주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꼭 갚겠습니다!”
“나는 되었으니 동포들에게나 잘해주거라. 가봐. 다음.”
어때? 강윤호의 자선 타임이?
슬쩍 바라본 삼안검의 표정의 놀람이 스치는 것이 보인다. 더 놀라워해라. 일부러 이 상황을 연출한 거니까.
오늘을 위해 특별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모이라고 말해두었다.
인자한 조선인 향우회 회주, 도움에 감격하는 사람들. 나의 자선도 진짜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도 진짜다.
모두가 사실인 상황에서 유일하게 특별한 점은 단 하나.
연출.
이 모든 상황이 삼안검의 앞에서 나를 포장하기 위한 연출이었다.
“감사합니다! 회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조철의 가슴 속의 나에 대한 의문이 들어차 있었을 것이다.
혹시 만금전장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혹시 사실을 알고 있는 게 아닐까. 무슨 음험한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아니.
잘 봐봐. 나 이렇게 사람들에게 베푸는 사람이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이 나를 칭송하게 만든다. 이 자리에서 나를 의심한다는 건 정말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 동생이 그럴 리가 없다. 나를 얼마나 존경하는데. 사람들에게 저리 베푸는데.
어떻게 내 돈을 뜯어 가려고 생각할까.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린다. 사람들이 나를 칭송하는 분위기에 삼안검도 도취될 때쯤.
“형님, 이제 계약서에 도장 찍으시지요!”
검은 속마음이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웃으며 고향 형님을 부르면.
“그, 그러지!”
삼안검도 아무런 의심도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
“동생, 여기 조선인 향우회 가입 서류일세.”
삼안검은 엄지손가락을 닦으며 내게 서류를 내밀었다.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계모임 회원들이 처남이면 모를까 이건 특혜가 아니냐? 해서 말입니다.”
서류에는 피로 된 조철의 지장(指章)이 찍혀있었다.
“나야 좋지. 앞으로 무한에서 벌어 먹고살건데. 그나저나 피로 지장을 찍는 건 특이하군.”
“물로 한 맹세는 물이 마르면 사라지고, 술로 한 맹세는 취기에서 깨면 사라지지만, 검은 머리의 피로 한 맹세는 우리를 끝까지 이어줄 테니까요.”
사실 너만 피로 찍은 거지만.
나와 삼안검이 아주 끈끈하게 이어졌다. 지장에 의미를 부여하여 관계를 더욱더 돈독히 한다.
“허어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
“회주님, 조 대협이 가져오신 계약금 액수 전부 맞습니다.”
만식이가 구석에서 돈을 다 세자, 나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되겠군요.”
“동생.”
내가 계약서를 들이밀자, 조철은 곤란하다는 듯 쓰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네?”
“실은 저 전표에 작은 문제가 있네.”
“작은 문제요?”
“저 전표를 바로 들고 가면 조금 곤란한 일을 겪을 거야. 이게 어디부터 설명을 해줘야 하나…….”
삼안검이 나와 시선을 맞추지 못하며 곤란해하는 사이, 전표와 돈을 뒤로 빼돌린다.
좋아. 일단 첫 번째 계획은 성공했다.
이제 다음은.
“그게 아니지요.”
본색을 드러낼 차례다.
“응?”
“이대로 계약이 진행되면 아주 큰 문제가 생기고, 아주 큰 곤란을 겪겠지요.”
삼안검에게 이제껏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만식아!”
“화로 가져왔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계약서를 화로 안으로 던져버렸다.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건가!!! 계약서를 불태우다니!!!”
삼안검의 당황한 목소리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불에 던져진 계약서는 건드리면 바로 무너져버리는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계약인데, 계약서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계약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삼안검을 바라보았다.
“농이 지나치군.”
삼안검의 눈에, 한순간에 수포가 된 욕망의 불꽃이 분노로 번지는 것이 보였다.
“지금, 이 상황이 농으로 보이십니까?”
“그럼 내 참을성을 시험하나 보군.”
삼안검의 서슬이 퍼런 칼날의 끝이 내 목덜미 앞에 놓여졌다. 인내심을 시험한다면서요. 조금 참는 척이라도 하든가.
“회, 회주님!!!”
“가, 강 공자님!”
괜찮아. 예상범위야. 다가오려는 사람들을 만류하고는, 전혀 무섭지 않다는 듯 삼안검을 바라보았다.
“정녕 제가 이러는 이유를 모르시겠습니까.”
내가 따끈따끈한 떡밥을 던져줬잖아. 금붕어가 아니라면 바로 떠올려라.
“설마……. 방금 내가 들은 이야기 때문인가?”
“무슨 이야기를 들으셨습니까?”
“자네가 만금전주의 손녀사위라는 말….”
다행히 금붕어는 아니군.
“만금전주의 따님께서 제갈세가의 안주인이시고, 제갈향 소저가 가주님의 막내딸이니 맞겠군요.”
“정말로 방계가 아니었다고……?”
제갈세가의 직계와 약혼한 검은 머리. 무림인인 조철의 뇌리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겠지.
그런데 말이야. 놀랄 일은 거기가 끝이 아니거든.
“조철! 거기까지다!”
“삼안검!!! 검을 내려놓지 못할까!!!”
칼을 든 만금전장 무인들이 객잔의 문을 박차고 나타났다.
“만금전장의 무인들이 여긴 왜? ……설마? 전부 한통속으로 꾸민 일이었나…!”
고향 동생이 배신했다.
만금전장의 무사들을 바라보는 조철의 얼굴이 분노로 물든다.
배신감이 감정을 집어삼키고 무시무시한 눈으로 나를 돌아보려고 하는 순간.
“제가 나서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삼안검 조철의 편에 섰다.
“뭐?!”
분노로 일그러진 조철의 눈에 당혹감이 스쳐 지나간다. 좋은 반응이야. 나는 최대한 침착한 표정으로 조철에게 말을 건넸다.
“철이 형님. 칼을 내려놓으시지요.”
“네놈이 나를 속여? 네놈이…?”
삼안검의 검 끝이 분노로 떨렸다.
한마디 말로는 상황 파악이 안 되는구나. 그러면 확신을 줘야지.
“아니요.”
“회주님!”
준비는 끝났다. 삼안검의 검 끝을 향해 당당히 한 걸음 걸었다.
“아니라니?! 무슨 소리냐! 말해!”
삼안검의 전표를 돌려받기는 쉽다. 그러나 삼안검의 원한을 사지 않고 돈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니, 정말 불가능할까?
“전부 형님을 살리기 위해 나선 겁니다.”
내가 정말 그랬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