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515)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515화(516/674)
“청포검객 탁고적은 두 달 전 호남성에서 호북성으로 오는 길에 객잔에서 시비가 붙어서 사망했어. 목격자도 여럿 있었지.”
두 달 전에 죽은 사람이 나를 암살하러 왔다니. 갑자기 장르가 무협에서 호러로 바뀐 건 아닐 테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저를 암살하러 온 사람이 청포검객이 아니었다는 말씀입니까?”
암살자의 정체가 청포검객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좋다. 수사 방향을 달리 잡아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르니까.
“청포검객이 맞아. 그래서 더 이상해.”
시문향주님은 내 추론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라도 했단 말씀입니까?”
죽은 자의 소생은 금지된 줄 알았는데.
“어느 한쪽이 사칭인 것 같아 더 조사해 봤는데도 결론은 하나야. 죽은 놈도 진짜. 살아있는 놈도 진짜.”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요.”
장르가 조금 달라서 금지가 풀렸나. 말도 안 되는 생각에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두 달 전에 사망한 자가, 한 달 전에 무한에 나타났어. 그러고는 암살을 시도한 뒤 다시 종적을 감췄지. 작정하고 조사한 소식이 이런 결말이라니. 우리도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니까.”
향주들끼리도 회의를 통해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시문향주는 미안한 얼굴로 내게 전말을 말해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두 달 전에 죽은 사람이 한 달 만에 무한에 나타났다. 그런데 둘 다 진짜란다. 말이 되는 소리인가.
아니다. 잠깐만.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일어나 몸을 돌렸다.
“어디 가나?”
“짐작 가는 곳이 있어서요.”
하오문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무조건 확인해 볼 곳이 있다.
“이대로 보내기 미안한데. 뭐 좀 도와줄 거 있나?”
“저와 만금전주가 마신 술에 독을 넣은 걸로 의심되는 시비가 사라졌습니다.”
청포검객의 행방은 못 찾았지만, 시비의 행방을 찾는다면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찾아보지.”
“부탁드립니다.”
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
“강 공자님. 갑자기 식사 대접이라니. 혹시 5호에게 편지를 보내시려는 겁니까?”
내가 찾은 사람은, 소희가 속해있는 살막의 무한 지부장이었다.
“하하. 제가 무슨 볼일이 있을 때만 지부장님을 만나 뵌 거 같잖습니까.”
주로 볼일 있을 때만 찾아간 건 맞지만. 나는 능청스레 웃으며 지부장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편지 때문이 아니라고요? 그럼 설마?”
소희에게 편지 보내는 일이 아니라면, 살막의 지부장을 찾을 이유는 하나밖에 없기 때문일까. 평소에 친분이 있던 살막의 지부장은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의뢰 때문에 온 것은 아닙니다.”
나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무한의 지부장과 알게 된 지는 벌써 반년이 넘었다. 소희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기 위해 호감을 쌓아야 했고, 사무적인 관계에서 이제는 식사 초대에도 응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
오늘의 식사도 꽤 융숭한 대접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맛있는 식사였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나는 예고라도 하듯, 미소를 거두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지부장을 바라보았다.
“만약에 말입니다.”
“네?”
“누군가 억만금을 줄 테니 저를 죽여달라고 한다면, 살막에서는 의뢰를 받아들입니까?”
내가 살막의 지부장을 부른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살막 특제 역용술과 축골공. 혹시라도 나를 죽이려 했던 암살자가 살막 출신이라면 가능하다.’
얼굴과 신체를 바꾸는 무공은 그리 쉬운 무공도, 흔한 무공도 아니다. 하지만 살막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소희도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만약 청포검객이라는 자가 살막의 암살자였다면, 모든 의문도 해결된다.
“안 합니다. 미쳤다고 합니까.”
지부장은 긴장한 나를 향해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억만금인데도요?”
물론 살막이 내 편의를 많이 봐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엄청나게 큰돈이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은가.
반신반의하며 다시 물었다.
“이거 참! 물론 악덕 상인 강윤호를 죽여달라고 말한다면 일단 기다려달라고 말하겠지요.”
난처하게 웃으면서 등골이 서늘해질 만한 말씀하시네요.
“악덕 상인의 정체가 사실은 사환들에게 월급 밀리는 일 없이 주고, 점심 식사도 제공하는 데다가, 휴일까지 보장해 주는 상인이라면 일단 멈추겠지요. 그러고 나서 액수를 다시 한번 봅니다. 에이 억만금인데. 죽일 이유가 있는 놈이겠지. 다시 한번 살펴보는 거죠.”
“같이 한잔하실 때, 사전에 의뢰 대상을 조사한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나도 사실 살막이 일을 벌였다고 믿긴 힘들다. 하지만 정황 증거상 가장 범인에 가까운 것도 살막이었다.
“네. 그렇죠. 조사해 보니 당가의 은인에, 제갈세가주의 사위? 슬슬 억만금이 아니라 독약이었음을 깨닫겠지요. 거기에 정체가 호필이라니. 살막이 죽였다는 게 밝혀졌다간 아주 큰 일이 벌어지겠군요. 그래도 혹시 모릅니다. 억만금이니까. 본단에 사안을 올려봅니다. 그러면 편지 하나가 내려오겠지요.”
“무슨 편지 말입니까?”
“이승 은퇴하고 싶으면 혼자만 하라고 말입니다.”
지부장은 생각만 해도 무섭다는 듯 어깨를 떨었다.
“하하.”
“강 공자님. 지금 이 자리에서 확실히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지부장은 웃음기를 지우지 않은 채, 나를 바라보았다.
“무엇입니까?”
“살막은 어떤 일이 있어도, 강 공자님에게 위해를 끼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지부장의 말에는 단순한 약속을 뛰어넘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정말입니까?”
“5호의 연인이 죽었다간, 감당하지 못할 사람이 본단에 세 사람이나 있거든요.”
“세 사람이요?”
지부장의 웃음 속에 묘한 두려움이 느껴지는데. 한 사람은 당연히 천살성 소희겠고. 나머지 둘은 누구지.
“뭐 그런 게 있습니다.”
“휴우우. 역시 살막은 아니었군요.”
나는 일부러 안심되었다는 듯 과장되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 사실 엄청 용기 낸 거예요. 살막의 지부장님 앞에서 저 죽이러 오셨나요. 질문이라니. 긴장 엄청나게 했다고요. 지부장은 내 심정을 알았는지, 피식하고 웃었다.
사실은 삼안검 형님이랑 만금전장의 무사들이 언제든지 튀어나오도록 준비해 놓았지만.
“보아하니 만금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 때문인 듯한데. 아는 것은 많지 않으나 조언 하나 해드리고 싶은 것은 있습니다.”
만금전장의 일도 알고 있었나.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히 새겨듣겠습니다.”
“암살자가 하오문과 만금전장의 눈에 걸리지 않고 무한에서 증발하는 건, 살막이라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천하의 살막이라도 쉽지 않다…….”
암살의 프로들조차 쉽지 않은 일을 청포검객이 해내었다는 건가.
“이만 일어나보아도 되겠습니까.”
지부장은 웃으며 자리에 일어났다.
“괜한 시간을 뺏어서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빨리 다음 권 좀 내주십시오. 목이 빠지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하하.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나오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가끔 역용술을 쓰고 다서회에 참석하는 지부장에게, 차마 아직 좀 기다려달라고 말할 수 없었다.
———
“성공적으로 자료를 빼 왔습니다.”
“정말 수고했습니다.”
투문에서 가져온 자료 보고서를 읽으며 작게 미소 지었다.
살막은 어떤 일이 있어도 나를 해하지 않는다. 청포검객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지만, 괜한 걱정을 덜 수 있었으니까.
“…….”
잘 훔쳐 왔으면서, 왜 이리 안색이 어둡냐.
“무슨 일이 있습니까?”
“은씨 가문에서 빼 온 자료를 훑어보던 중에 수상쩍은 정황이 하나 발견되었습니다.”
“수상쩍은 정황이요?”
은씨 가문이면, 마지막 후보 중의 한 사람인데.
“다량의 영약을 출처가 불분명한 곳에 구매했는데, 다시 어디론가 흘러간 듯싶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말입니다.”
“영약?”
“어마어마한 돈을 지출했는데, 정작 판매 기록은 없습니다. 뇌물로 빠져나간 거라면 뇌물 장부에 기록되어 있어야 하는데, 뇌물 장부에도 적혀있지 않더군요. 말 그대로 증발했습니다.”
“무한에서 증발하는 일이 참 많군요.”
청포검객에, 시비에, 영약이라니.
“네?”
“아닙니다. 무가도 아닌 집에서 대량으로 영약 구매라. 만약 암살자를 고용했다면, 영약을 대가로 주었을 수 있겠군요.”
청포검객은 만금전장의 호위를 가볍게 해치우고, 삼안검을 상대로 경지의 차이를 깨닫자마자 바로 물러날 정도로 숙련된 암살자였다.
자취를 감추는 일조차 해내었으니, 분명 전문가일 터. 큰 대가를 치러야 했겠지.
“아직은 의심일 뿐입니다. 서둘러 자료를 정리하고, 강 공자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자료로만 취합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합니다.”
—-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종적을 감춘 시비는 결국 찾지 못했다.
시비도 증발. 청포검객도 증발. 하오문하고 만금전장이 전력으로 찾는데도 흔적조차 찾지 못하다니. 이게 말이 되나.
이상하다.
이상하다 못해 찜찜하다.
“강 공자니임. 무슨 걱정이 있으신가요?”
집무실에서 너무 서성거렸나. 제갈 소저가 걱정스레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네에?”
“신나게 바둑 묘수풀이를 끝냈더니, 없었던 흑돌 하나가 올려져 있는 걸 발견한 기분입니다. 원래 문제가 아니었으니 넘어가도 된다고 스스로 납득하면 되지만, 단지 바둑돌 하나가 올라갔을 뿐인데 지금까지 제가 한 모든 일이 끔찍한 오답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틀린 것은 없는 것 같은데 계속 촉이 경종을 울린다. 답답한 마음에 말이 빨라졌다.
“청포검객 일 때문에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외가를 너무 과소평가했을 수 있습니다. 잘난 암살자 하나 고용했을 수 있지요. 그래도. 그래도…….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의 모든 저항은 끝났다.
이제는 내가 묘수풀이를 할 차례. 명분도 공권력도 얻어내었다. 이제 답만 내면 된다. 어떻게 결말을 낼지 좋은 방법만 떠올리면 된다.
그런데.
“너,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요?”
“네. 맞습니다. 어쩌면 대세에 문제가 없는 작은 의문일 수 있습니다. 명분도 제게 있고, 힘도 제게 있습니다. 이제 휘두르기만 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왜일까. 갑자기 나타난 흑돌이 마음에 걸린다.
“강 공자님.”
소매에서 조심스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떨리는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언성이 조금 높았군요. 오늘따라 왜 이리 마음이 격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얼굴이 뜨겁다. 가슴이 들끓는다. 침착함을 유지하기 어렵다.
“연이어 죽을 뻔하셨으니까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뜨거워진 마음을 조금 식혀주었다.
“저 자신이 지금 마음이 조급해진 것 같습니다. 들끓는 마음을 달래기가 쉽지 않군요.”
암살 시도 두 번. 독살 시도 한 번. 나를 끝까지 믿어주었던 장 노야는 의식불명. 내가 죽을 고생 해가면서 얻어낸 성과를, 누군가 전부 가져가려고 한다.
그래. 이 상황을 무신경하게 넘기는 것도 이상하지.
크게 한번 심호흡을 했다. 잠을 자면 나아질까.
“후우웋.”
갑자기 방안의 조명이 꺼졌다.
“제갈 소저? 갑자기 불은 왜?”
조명이 사라지자, 서늘한 달빛이 방안을 비추었다. 헝클어진 은발의 머리에 달빛이 아름답게 부서져 갔다.
“강 공자니임.”
서늘한 달빛에 대비되는 붉어진 볼이 어떤 화장보다 아름답게 보인다.
“제, 제갈 소저?”
뭐지. 이 상황.
“이, 이리 와주실래요오?”
제갈 소저가 침대에 앉아, 시선을 피한 채 부끄러이 옆자리를 두들겼다.
잠깐만.
설마. 이 상황.
“제, 제갈 소저. 평소에자던저택이아니라갑자기개방감과용기를얻을수있다고생각합니다.감시하는사람이없으니소문이퍼질염려도적겠지요.하지만그래도말입니다…….”
한 호흡에 내뱉었다.
잠깐만. 기회인가. 거절할 이유가 없나. 아니. 그래도 결국 책임은 나야. 참아.
아니. 내 발은 왜 침대로 가는 건데.
갑작스러운 기회에 이성과 성욕이 갈등하는 사이.
“에잇!”
에잇?
무언가 거대한 것이 나를 덮쳤다.
“이건?”
“제 사, 상자예요.”
한순간에 제갈 소저와 나는 캐비넷 같은 거대한 상자 안에 들어왔다.
“상자는 왜? 아.”
제갈 소저와 어깨가 맞닿는다. 고개를 돌리니, 제갈 소저의 숨결이 느껴져 바로 고개를 돌렸다.
“강 공자님도 상자를 뒤집어써야 할 것 같아서요.”
상자의 나있던 조그마한 틈 사이로 빛이 들어와, 걱정스레 나를 바라보는 푸른 눈이 보였다.
“제가 말입니까?”
“그, 그게요. 저는 걱정이 많을 때, 가끔 이렇게 상자를 뒤집어쓰거든요.”
속삭이듯 귓가에 부끄러운 고백이 들린다. 비좁은 상자. 몸을 조금만 돌린다면 그대로 제갈 소저와 포개질 것 같다.
제갈 소저에게 무슨 뜻이 있을 것이다.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밖에서 무엇이라 하든, 제가 무슨 부끄러운 짓을 저질렀든, 여기 안에서는 밖이 아니라 저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는 거예요.”
“귀를 기울인다고요?”
“걱정은 잠시 잊어버리고. 즐거운 일. 행복한 일. 무엇을 그릴까. 어떤 소설을 읽을까. 행복한 상상을 해보는 거예요.”
뜨거운 얼굴 위로 서늘한 손가락이 다가온다. 맹인이 연인의 생김새를 가슴에 새기기 위한 것처럼, 그녀의 손가락은 조심스레 내 얼굴을 매만졌다.
“만금전장. 소설. 사업. 하오문. 조선인 향우회. 강 공자님이 신경 쓸 게 너무 많잖아요. 근데 강 공자님은 전부 떠안으려고 하고요……. 가끔은. 강 공자님도 전부 잊고 상자 안에 들어오시는 거예요.”
걱정스러운 손길이 내 눈 밑을 훑었다.
인생은 간단하지 않다. 세상은 검은 머리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눈물은 흐르고 있지 않건만, 왜인지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평소에 어떤 상상을 하십니까.”
눈을 감은 채 그녀의 손길을 느끼며, 다정하게 물었다.
“네? 아, 아앟. 그, 그게요.”
“솔직히 말해주시면 따라 해보겠습니다.”
“하, 하연 언니, 이기는 상상이요오오. 정작 나와선 매, 맨날 지지만요. 그래도. 도, 도움은 돼요. ……강 공자니임?”
부끄러운 목소리. 뜨거운 한숨. 어떤 반응을 할지 걱정하는 떨림. 제갈 소저의 손에 내 손을 포개었다.
하루 만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스트레스가 과도했던 걸까. 새로운 문제에 나도 모르게 과민반응 해버렸다.
‘답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해.’
문제는 밖에 있을지언정 답은 내 안에 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만금전장을 잇고. 소설을 쓰고 싶다.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가. 유명해지고 싶다. 그녀들을 구하고 싶다. 떳떳한 남자가 되고 싶다.
성벽을 쌓는다.
세상의 풍파에도 견뎌낼 나 자신을. 내 안에서 찾아낸 답을…….
잠깐.
잠깐만!
‘내 안에서 답?!’
“제갈 소저.”
눈을 뜨고 제갈 소저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제갈 소저는 나를 바라보며 무언가 몽롱한 표정이었다.
“네? 네넿?”
“고맙습니다. 제갈 소저가 답이었어요.”
“네? 엏……?!”
간신히 들어오는 달빛에 반사되는 푸른 눈 위. 확연히 보이는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답을 찾았습니다.”
상자를 벗는다. 내가 무엇을 놓쳤는가.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지. 청포검객의 정체는 무엇인지.
답을 찾아내었다.
그래.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어어어엏……. 어어어어엏…….”
“제, 제갈소저?”
답은 제 안에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몸을 돌리자 보인 것은, 이마를 소중히 부여잡은 채 정신을 잃어가는 제갈 소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