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525)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525화(526/674)
“포박해.”
날이 밝았습니다. 드디어 경찰은 마피아를 찾아내었습니다.
서로의 목숨을 건 마피아 게임의 진범이 피를 토했다. 나는 비틀거리는 백면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충!”
“크윽! 도대체! 도대체 어떻게 날 중독시킨 거지?”
만소평, 아니 백면호리는 가면을 쓰고 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표정을 구기며 내게 물었다.
“벌써 취했나 보군. 벌컥벌컥 다 마시고 기억까지 끊겼을 줄이야.”
아저씨. 주취자는 일단 경찰서 동행이 기본입니다. 같이 경찰서로 가시지요.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네놈의 개수작 따윈 진작에 간파하고 있었다. 분명 마실 땐 독이 아니었거늘!”
내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피식 웃자, 백면호리는 이를 갈았다.
“독이란 게 꼭 한 번에 들이켜야 중독되는 게 아니거든.”
“뭐?”
“평소에 독서에는 취미가 없나 봅니다.”
무한의 필수교양을 모르는 놈에게 설명까지 해줘야 한다니. 어쩔 수 없지. 품에서 준비해 놓은 것을 꺼내 어딘가로 던졌다.
“그게 무슨……! 잠깐, 설마!”
내가 던진 것이 향하는 곳은 향로. 연기와 함께 청아한 향기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그렇소. 향로요. 차를 마시게 하고, 연기를 들이켜고, 술에 취하면 비로소 나타나는 독이었지.”
하나로는 평범한 약재. 그러나 세 약이 조합이 되면 내상이 극심한 자의 내장을 진탕시켜버리는 독약이 된다.
이 독의 이름은.
“세 번에 걸쳐 중독? 잠깐만!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어디선가 내 설명에서 무언가를 떠올린 자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내가 쓴 독은 무한의 사람들이라면 아주 익숙한 독.
“설마 당가풍운?!”
“당정의 삼중독이잖아!!!”
당정이 색마를 중독시킨 필살의 전략. 삼중독이었다.
“당가풍운 2권 185장에 여덟 번째 줄에 시작하는 당정의 삼중독이라니!”
“가, 강윤호가 당정의 삼중독을 썼다고?!”
“여, 역시 호필의 지음!”
“삼중독이라고……?”
사람들은 다 놀라는데, 백면호리만 모르네. 하여간 마교놈들. 교양이 없어요. 경전보다 재미있는 당가풍운도 안 읽고 말이야.
“천하의 백면호리를 잡는 데 포승줄 하나만으로 되겠소. 내 오늘을 위해 단단히 준비했지.”
사실 당가에서 개발한 거지만.
一 내상에 잘 듣는 독이요?
一 맨살에 소금을 바르면 별 탈 없지만, 상처에 소금을 바르면 엄청나게 고통스럽지 않습니까. 당가의 독 중에 극심한 내상을 입은 사람에게 비슷한 효과를 내는 독이 있습니까.
一 후후훗! 역시 호필 작가님! 당가의 다서회는 이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호필이 주창하고 당가가 완성한! 삼중독을 쓰는 날을요!
一 네? 삼중독이요?
一 호필 작가라면! 역시 호필이 만든 독을 쓰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가놈들. 아무리 당가풍운의 열렬한 애독자들이지만, 도대체 뭘 만든 거야.
“비, 빌어먹을 자식……!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사사건건 방해하는구나!”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사사건건 실패하느라 수고했소.”
“큭……!”
지금까지의 고생이 보람으로 느껴질 만큼, 백면호리의 표정은 엉망으로 일그러졌다.
“정말로 인피면구를 쓴 놈이 숨어있었다고?”
“세, 세상에!”
사람들이 경악스러운 얼굴로 백면호리가 포박되는 장면을 바라보는 동안, 내 곁에 누군가가 다가왔다.
“대단합니다! 강 공자! 악독한 마교의 주구를 잡아내다니!”
마교와 협력한 은씨 가문. 망나니 은지명이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더니.
“은지명 공자! 마교의 주구라니요? 저놈이 마교의 주구인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무슨 소리야.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반문했다.
“바, 방금 사악한 무공을 썼다고 했잖소.”
“인피면구를 만들었으니, 사악한 무공이라고 했을 뿐입니다.”
“…….”
자식. 마음이 급했나 보구나.
“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은 공자도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농담이었소? 근데 수고했다니?”
웃음을 거두고, 은지명의 뒤편. 긴장이 가득한 은씨 가문을 향해 입을 열었다.
“물심양면으로 마교를 지원했는데도, 결국엔 패가망신밖에 안 남았으니 수고했다고밖에 더 말할 게 있겠습니까.”
이제 네놈들 차례야.
“……!”
“은씨 가문, 전원 제압하도록.”
“충!”
———
“간악한 마교도들과 내통한 자들이다! 은씨가문에게 손속의 자비를 두지 마라!”
“이게 무슨!”
“컥!”
이미 언질을 듣고 대기하고 있던 감찰대가 은씨 가문 사람들을 제압하는 것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은씨 가문이 마교와 연관이 되어 있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더냐!”
백면호리에 이어, 마교와 내통한 자라니. 연이은 폭탄선언에 사람들은 혼이 나갈 것처럼 놀란 얼굴이었다.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분들이 있나 보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한 가문의 몰락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나는 허튼 반항을 하는 은지명을 제압하고는, 여유로운 얼굴로 사람들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뭐?”
“흔한 이야기지요. 가주인 할아버지는 관에 줄을 잘못 대서 가문이 휘청이고, 남편은 과거 공부는 글렀다면서 사업에 손을 대어 연이어 족족 말아 드십니다. 아들이라는 놈은 어린 나이부터 나쁜 무리와 어울려 주색잡기와 도박에 여념이 없는데, 어머니라는 작자도 사치와 향락에 제정신을 못 차리지요. 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는데, 삼 년은커녕 당장을 못 버틸 판이었지요.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가문의 창고가 비어갈 때쯤, 수상쩍은 사교도들이 찾아옵니다.”
“사교도?!”
“은씨가문이 마교와 손을 잡았다고?”
“오해입니다! 오해라고요!”
주름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덕지덕지 한 만금전주의 딸은, 포박된 몸으로 억울한 듯 땅바닥을 굴렀다.
“갑자기 남편의 사업이 잘되기 시작합니다. 경쟁 업체의 사람들이 의문사를 당했거든요. 그러고는 속삭입니다. 우리의 힘을 봤냐. 쓰러져 가는 집안의 영광을 회복할 방법이 있다. 우리를 도와주면, 너희들이 평생 걱정 없이 살도록 해주겠다.”
“모, 모함이다!”
은지명 저 자식은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모함이라고 외치네.
“마양백과 허송이 죽기 전, 은지명과의 만남이 있었더군요. 청포검객이 죽은 임무도 은씨 가문의 사업체였지요. 시비도 얼마 전 은씨가문에 갔다가 실종이 되었군요.”
“…….”
왜 놀란 눈치야. 범인이 너희로 밝혀졌는데, 과거 뒷조사까지는 기본이지.
“은씨가문이 정말로!”
“개소리하지 마라!”
“우리가 저 마교도와 내통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네놈이 만금전장의 후계자가 되어, 외척을 정리하려고 수작을 부리는구나!!!”
“증거가 있느냐! 증거가 있냐고!”
은씨 가문의 사람들은 밖으로 끌려 나가면서, 나에게 절규하듯 외쳤다.
“뚜렷한 증거는 없습니다. 마교도와 관련해선 어디까지나 증언과 추측뿐입니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것 봐라. 간악한 건 저 검은 머리 오랑캐 놈이다!”
마교는 마교였다. 백면호리도 의뢰만 받고 독고다이로 임무를 수행하는 놈이라서 그런가. 확실히 결정적인 증거는 찾기 힘들더라.
근데 말이야.
“하지만 네놈들이 패가망신할 증거는 있지.”
너희들은 마교도가 아니잖아.
“뭐?”
“도문. 단완귀. 회혼환.”
“……!”
눈을 부릅뜬 은지명에게 다가갔다.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어. 호북성 하오문 전체를 집어삼킨 단완귀가 조력자가 되어준다면, 제갈세가 정도라면 모를까. 여기 모여있는 망나니들의 가문 정도는 손쉽게 정리할 수 있었겠지.”
향주님들도 단완귀 놈이 무슨 자신감으로 일을 벌였나 했는데 말이야. 마교랑 내통하고 있었다는 소식에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시더라.
“모, 모함……. 큭!”
은지명의 머리채를 잡아 들어 올렸다. 아프냐. 네놈들 때문에 도대체 몇이나 죽고, 몇이나 눈물을 흘렸는지 알아?
“그래. 지금이야 마교도와 내통한 건 모함이라고 나불거릴 수 있겠지. 하지만 기녀들과 민초들을 학살한 단완귀에게 영약을 공여한 건 어찌 설명할 셈이지?”
“그걸 도대체 어떻게!”
우리 애들이 털었거든. 너희 가문이 단완귀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속속들이 나오더라.
“은씨가문은 기루와 주루 사업이 주력이었지. 망해가는 가문이 가짜 무영신투 사건을 일으키고, 기녀와 민초들의 살해를 사주했다라. 이제야 얼마 전 사건의 전말이 이해되는군.”
“거짓말이다! 말도 안 되는 개소리야!”
맞아. 거짓말이야. 음모는 도문향주 단완귀가 꾸미고, 너희들은 마교 명령대로 지원만 해줬겠지.
근데 어쩌라고. 자기가 범인이라고 말할 단완귀는 죽었고, 증거는 남아 있거든. 거짓도 사실로 만들어 버릴 결정적인 증거들이 말이야.
“압송하라. 여죄는 관아에서 밝힐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관아에서 밝혀낼 것이다.
“압송하라!!!”
“강윤호오오오오오!”
기분 좋은 외침이었다.
——
은씨 가문 놈들을 모조리 끌어내고 내원으로 나가니,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네놈이! 감히! 우리 아들을!”
자식 잃은 어머니의 분노가 담긴 채찍이, 마당에 무릎을 꿇은 백면호리의 얼굴을 연신 난자하고 있었다.
백면호리의 인피면구면 호신 효과도 있을 텐데. 저게 찢어져 가네.
“큰이모님.”
감찰대에게 눈치를 주자, 분노한 큰이모를 진정시키며 한쪽으로 데려갔다.
“크흐흐흐.”
저 자식. 왜 사람 보자마자 불길하게 쳐 웃냐.
“뭘 재미있게 웃는 거지. 백면호리.”
“고작 검은 머리 오랑캐 한 사람에게 교의 계획이 박살 날 줄이야.”
“한 사람이라니? 다 우리 백면호리 덕 아니겠습니까.”
“뭐?!”
왜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바라보냐. 나는 코웃음을 치고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평생 허드렛일만 한 시비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증발할 수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계획이 틀어졌는데 다 뜯기도 붙이기도 애매한 허송의 얼굴을 그대로 놔둔 채 유기했기 때문일까요. 청포검객으로 위장해 들어간 건 좋은데, 이미 죽었다는 소식에 이상함을 느끼게 했기 때문일까요. 어떤 잘못을 했을까. 맞춰보십시오.”
“네, 네놈!”
찢어진 인피면구 사이로, 흥분한 녀석의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보였다.
“아! 물론 죽은 청포검객이 멀쩡히 살아 돌아다닐 방법은 뭘까. 사건이 너무 큰데. 혹시 나 말고 다른 피해자가 있던가. 맞아. 허송이 어떻게 죽었더라. 잠깐, 양백이 형님의 죽음도 무언가 이상했다. 양해를 구하고 시체를 다시 한번 파헤쳐 보자.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려는 포쾌가 있었기 때문일 수 있지요.”
“명포쾌. 그래……. 정말 소문이 사실이었군.”
그래. 네놈이 흘린 작은 실수. 그리고 모든 증거를 한곳에 모아 추리해 낼 수 있는 사람. 그 둘이 만나, 여기까지 이르렀다.
“소문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중요한 건 우리가 이렇게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이 왔다는 거지요.”
갑자기 나도 사연 있는 범인이었어. 고백 타임 가질 거 아니라면 말이야.
자기는 찍먹파였는데, 마양백은 탕수육에 소스를 붓는 놈이었고, 허송은 파인애플 피자에 파인애플을 추가해서 남에게 식고문을 즐기는 놈이었어.
사연팔이를 맛깔나게 하면, 조금 들어줄 의향은 있었다.
“크크큭큭!”
왜 계속 기분 나쁘게 웃냐.
“네놈을 인정한다.”
백면호리는 나를 바라보며, 진정으로 탄복했다는 듯이 말했다.
“네가 인정 안 해 줘도 이제 만금전장의 후계자거든. 가라 가. 이만 가자.”
“크크큭. 네놈을 나의 대적자로 인정한다.”
“승자와 패자. 포졸과 범인이지. 무슨 대적자야. 뭐해. 어서 잡아가.”
마교도놈들은 꼭 있는 척하면서 주인공에게 꼭 저 말 하더라.
‘잠깐만……!’
불현듯, 뇌리에 기억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모든 것은 대계(大計)를 위하여.”
저 말 하면 꼭 벌어지는 사건이 있는데.
“무슨?!”
一 펑!
놀란 외침에 고개를 드니, 녀석의 주위에서 안개가 피어오른다. 첫 번째 암살 때 사용했던 연막탄이잖아.
연막이 내원 전체를 감싼다. 푸드득. 소리와 함께 줄이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컥!”
누군가의 멱이 끊어지는 소리도.
“크흐흐흣!”
안개 너머, 수상하게 붉게 충혈된 눈과 마주쳤다.
저 증상.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혹시 회혼환이니?”
단완귀가 마지막 발악을 시전할 때 먹은 영약을 가지고 있었냐.
“크흐흐흐.”
부정은 들리지 않았다.
“봐줄 생각은 없겠지?”
“네놈의 목숨을 기필코 가져가겠다!”
그래. 원작에서도 너 죽고 나 죽자고 할 때 마교도들이 그 말 하더라.
의도된 것일까. 녀석과 나 사이. 일직선을 제외하고, 내원 전체가 짙은 연기로 들어차 있다. 섣불리 움직이면 바로 반응하겠지.
어쩔 수 없나.
‘만반의 준비를 한 포쾌와 내상을 입고 독에 중독되어서 다 뒤져가는 범인의 발악이라…….’
좋은 구도네. 여유로운 얼굴로 손을 까닥이며 외쳤다.
“덤벼.”
결착을 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