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527)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527화(528/674)
“자네 만금전장 소식 들었나?!”
“요새 시끌시끌하던데. 도대체 무슨 일인가?”
만금전장의 사건이 있은 지 며칠 후. 무한 사람들의 입에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었다.
“듣고 놀라지나 말게! 글쎄 마교도가 만금전장을 집어 삼키려고 했다더군!”
“마교도가 만금전장을?! 그게 무슨 소리인가? 자세히 말 좀 해보게!”
마교도만 나타나도 흥미로운 일인데, 무한에서 손꼽는 거부의 집안을 통째로 삼키려 들었다니.
남자의 말에 듣고 있던 친구뿐만이 아니라, 길을 가던 행인들과, 가만히 서 있던 사람들도 귀를 기울였다.
“자네, 인피면구라고 들어보았나? 사람 거죽으로 만든 가면 말일세!”
“들어본 적 있는 것 같네. 그게 왜?”
“마교도가 만금전주의 외손자 죽이고 그 거죽을 뒤집어쓰고는, 몰래 후계자가 되려고 했다는 거야!”
“뭣?!”
“너무 감 쪽같이 변장해서 낳아준 애미도 키워준 애비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더군!”
사람 거죽을 쓰고 타인을 완벽히 흉내를 내는 마교도라니. 귀신도 아니고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마교도와 만금전장 거기에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까지 겹치니, 주변 모든 사람의 이목이 한 사람에게로 쏠렸다.
“세상에! 자식을 죽이고 자식으로 분장하다니! 뭐 그런 악독한 새끼가 다 있나!”
“악귀들도 못 할 짓을 하니, 괜히 마교도, 마교도 하는 게 아니겠나.”
“무섭구먼. 무서워! 근데 가만, 애미애비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면 도대체 어떻게 찾아낸 건가.”
사람의 거죽을 뒤집어쓴 마교도를 어찌 발견했을까. 타인을 완벽하게 흉내 낸다면 알아차리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남자는 친우의 물음에 씩 웃으며 답했다.
“이 무한 땅에, 그런 어려운 사건을 해결할 만한 사람이 누가 있겠나?”
“변죽 울리지 말고 그냥 말하게!”
친우의 조금 짜증 섞인 대답에 주변의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만 생각해 보라니까! 살인 사건뿐이 아니라 해결할 수 없어 보이는 사건을 해결하고, 무한에서 이름이 드높아지고 있는 남자가 하나 있지 않은가?”
무한에서 불가능한 사건을 해결하는 걸로 유명해지고 있는 사람이라니. 친우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 사람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그 명 포쾌……?”
“그래. 자네가 생각하는 그 검은 머리 포쾌! 강윤호가 범인을 찾아냈다더군!”
“세상에! 또 강윤호인가!”
“명 포쾌가 정황을 파악한 뒤에 미리 함정을 파두고, 빌어먹을 마교도의 정체를 밝혀냈다더군! 더불어 마교도에 협력한 가문을 완전히 박살 내고 말이야!”
사람들은 풀지 못할 난제를 시원하게 풀어내는 장면에서 작은 쾌감을 얻곤 한다. 하물며 그 문제가 자신에게 향할 수 있는 문제라면 더더욱.
상대는 상종못할 죄를 저지른 마교도. 또한 그 누구도 잡지 못할 범죄자. 그런데 그 범죄자를 잡아낸 포쾌가 있다니.
“무슨 사건만 일어났다면 해결해 버리는구먼!”
“괜히 명 포쾌 소리 듣는 게 아니라니까!”
사람들이 포쾌 강윤호의 활약에 환호하는 것은 당연했다.
**
“수고했네. 강 포쾌.”
“감사합니다. 전부 감찰어사 나리 덕분입니다.”
타인의 힘을 빌려 성공을 거두었다면, 응당 감사를 표해야 하는 법이다. 나는 사건을 대충 수습하자마자, 감찰어사 정문원을 찾아갔다.
“인두겁을 쓰고 사람의 뇌를 먹어 타인을 흉내 내는 자라니. 사람들이 괜히 마교라고 떠드는 것이 아니군. 도대체 어떻게 백면호리의 정체를 파악한 것인가.”
감찰어사는 사람이 보면 볼수록 놀랍다는 듯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
“미제 사건들을 쭉 연결하여, 하나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니 그제야 윤곽이 잡히더군요. 솔직히 운이 좋았습니다.”
“사람이 겸손은! 자네가 쓴 보고서를 읽고 감탄을 금치 못했거늘!”
“정말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명 포쾌라면서 떠받들어주고 있지만, 사실 백면호리라는 답을 알지 못했다면 풀지 못했을 문제였다.
“불온한 자들에게 만금전장이 넘어갔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정말 자네가 큰 공을 세웠네. 내 이번 일도 꼭 보고하여야겠군.”
무슨 보고를 말하는 거지. 워낙 사건이 커서, 윗선에 보고 올릴 때 내 이름도 올리려는 건가.
“큰 공이라니요. 단지, 저를 죽이려고 했던 그들의 음모에, 역으로 혼을 내주었을 뿐입니다.”
보고 올릴 시간에 저를 죽이려고 했던 놈들이나 혼 좀 내주세요. 은근슬쩍 돌려 말했다.
“마교와 협력한 은씨 가문은 멸문을 면치 못할걸세. 관리를 매수했던 방씨 가문도 은씨 가문과 작당 모의를 했다더군. 협력한 관리까지 해서 모두 강도 높은 문초를 받고 있네. 지은 죄가 곧 소상히 다 밝혀질걸세.”
나를 옥사시키려 했던 방씨가문도 은씨 가문이랑 한통속이었냐. 어쩐지. 이상하다고 했다.
“세상이 어찌 될는지……. 자기 욕심 때문에 사람의 탈을 쓴 악귀들과 손을 잡는 자들이 있으니,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그런 자들이 영원히 빛을 보지 못하도록, 황상을 대신하여 움직이는 것이 우리의 소명 아니겠는가?”
“맞는 말씀이십니다.”
“이번 사건 보고를 올릴 때도 자네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올려주겠네.”
정문원은 망설임 없는 내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잘 부탁드립니다.”
내가 관리에 뜻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든 유명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
“내가 듣자 하니, 다른 사건들에 대해 문초시키라고 했다던데.”
정문원은 웃으며 차를 마시고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워낙 신출귀몰한 데다가, 그 방식조차 해괴한 놈이니, 각종 의문사 사건이나 미제 사건들이 관련되어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확실히 궁금해할 만 하지. 내가 포졸들에게 문초를 맡긴 일은 만금전장 사건과는 별개의 일들이었으니까.
“관에서 난리야. 어떻게 알았냐고 말이야.”
“단순히 여죄를 말하라고 하면 말하지 않을 놈이지 않습니까. 신경을 좀 썼지요.”
제가 사실 백면호리가 원작에서 벌인 일을 알고 있습니다. 문초하는 김에 저놈이 벌인 짓 목록에 도장 좀 찍어놓으면, 미제 사건도 해결했다는 명성도 늘 거 같아서요.
어려운 미션을 깬 김에 보너스 좀 얻어야 할 거 아니야.
“이거 참……. 보면 볼수록 포쾌로 있는 게 아깝군.”
감찰어사 나으리. 눈에서 꿀 떨어집니다. 아무리 탐내셔도 안 돼요.
“하하하! 아무리 아까워하셔도 정말 안 됩니다.”
만금전장의 후계자까지 된 이상 이제 정말 관직에는 흥미 없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사양했다.
“만금전장의 후계자가 되었다고 했나. 축하하네.”
감찰어사도 어떤 제안으로든 뒤집을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 있는지, 피식 웃으며 내게 축하했다.
“감사합니다. 곧 퇴근 시간일 텐데 바로 한잔하러 가시겠습니까? 제가 좋은 곳에서 사겠습니다.”
“좋긴 한데…….”
왜 망설이는 눈치시지.
“설마 만금전장의 후계자가 되었다고, 술친구도 안 하시려는 건 아니지요?”
감찰어사님. 아무리 부정부패와 싸우시는 분이지만, 우리가 뭐 언제 이익 때문에 술 마셨습니까. 나는 일부러 과장된 표정으로 섭섭하다는 듯 감찰어사에게 물었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홍란이가…….”
“이런. 임신한 아내분이 있으니 곤란하시겠군요.”
회식도 피할 수 있는 무적의 발언을 쓸 줄이야. 내가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자, 정문원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손을 휘저었다.
“그게 아닐세! 자네랑 마시는 건 홍란이도 언제든지 환영이야. 다만…….”
“다만?”
“크흠! 기루는 절대 가지 말라고 하도 성화여서 말이야.”
정문원은 부끄러운 듯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했다.
아하. 무슨 소리인가 했네. 아무래도 감사의 접대가 되어버리면, 이 시대에선 기녀 부르는 게 기본이긴 하지. 난처할 만도 하네.
“하하! 저도 기루는 갈 생각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후계자 되었다고 기루 들리면, 무시무시한 분이 기다리고 있어서요.
“좋아! 오랜만에 술이군! 바로 가지!”
정문원은 기대 만발의 표정을 한 채 자리에서 훌쩍 일어났다.
혹시 감찰어사 나리. 요새 조금 잡혀 사시는 건 아니겠지. 나도 괜한 걱정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가, 강 포쾌님!”
갑자기 포쾌 하나가 금요일 퇴근 직전에 월요일까지 끝내냐 하는 업무를 들고 온 사람처럼, 놀란 얼굴로 문을 열었다.
예감이 안 좋은데.
“무슨 일인가.”
“큰일났습니다! 백면호리가!”
오랜만의 술 소식에 기분 좋아하던 감찰어사의 얼굴이 구겨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
“백면호리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며, 포쾌에게 물었다.
“만금전장 관련 심문은 얼추 다 끝낸 상황입니다. 근데 강 공자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계속 듣더니, 끝내 입을 다물지 뭡니까.”
어차피 이미 다 들킨 일이다. 백면호리도 굳이 은씨 가문이 관련된 일은 부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죄를 추궁당하기 싫었나 보군.”
범죄자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죄 외에 다른 범죄 사실에 대해 입을 다무는 건 흔한 일이니까.
“네. 그런데 문초하는 자들이 아무래도 다문 입을 열게 하느라, 지나치게 열의를 보인듯합니다.”
포쾌의 말에 인상을 구겼다.
“힘이 과했나 보군.”
“내상에 중독까지 당한 채로, 죽기를 각오하고 말도 안 되는 무리를 한 자입니다. 살아있는 게 용할 정도였는데 그것이……. 제가 분명 주의하라고 했는데!”
몸에 통나무 미사일이 박혀 지독한 내상을 입고, 당가 특제 독에 중독된 놈이다. 거기에 회혼환으로 자기 남은 명줄을 끌어다 썼으니, 살아있는 게 기적인 상황이었다.
“위독한 상황인가.”
“의원들도 손을 쓸 수 없다고 하십니다. 스틱스 강을 건널지, 삼도천을 건널지 선택만 앞둔 상황이라고 합니다. 마공의 공능인지,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라고 하더군요.”
이미 일주일을 살면 오래 사는 거라는 말을 들었던 백면호리다. 아무래도 의원들과 전문 심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도, 이미 망가진 몸을 어쩌진 못했나 보다.
“백면호리 그놈이 나는 왜 찾는 건가.”
“어차피 사형은 확정이니, 준비해야 할지 아니면 무리해서라도 다시 한번 입을 열게 해야 할지 다들 고민하는 와중에, 백면호리가 말하더군요.”
“뭐라고 했는데?”
“강 공자님에겐 다 말하겠다고요.”
고해성사라도 할 생각은 아닐 텐데.
그래. 내가 잡은 놈이니, 마지막 가는 길 정도는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알았네. 가보지.”
——
“혼자 들어가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는 바로 백면호리가 홀로 갇혀있는 감옥으로 향했다.
“내가 다 죽어가는 시체 상대로는 아직 백전백승이거든. 열어줘.”
아무리 그래도 기어다니는 게 고작인 놈 상대로는 안 지지. 내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지키고 있던 포졸도 웃긴 지 피식 웃으며 문을 열었다.
“열겠습니다.”
쇠창살이라.
무림인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감옥답네. 조금 걸으니, 아무도 없는 감옥 안. 가장 안쪽. 쇠창살 너머로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바닥은 누워있을 만하냐?”
백발의 검은 눈. 기억에 안 남을 특징 없는 외모이기에 바로 누군가로 변하기 쉬운 얼굴. 원작에서 보던 백면호리였다.
“네, 네놈!”
아프긴 한가 보네. 쇠창살로 달려들 줄 알았는데, 벽에 기댄 채 고개만 들어 올린 거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살아 나갈 방법이 없으면, 술술 다 불면서 마교 놈들이 구하러 올 거라고 믿고 버티던가. 아니면 혀 깨물고 뒤지던가. 사람 귀찮게 오라 가라야.”
나는 녀석을 향해 빈정거리며, 복도에 있던 간이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큭큭큭.”
“웃을 힘은 있어? 그러면 우리 이야기 좀 하자. 은씨 가문 이야기는 다 뱉은 거 같고. 최근에 안휘성 간 적 있지?”
“강윤호.”
기운은 없지만, 짙은 원한 섞인 목소리가 감옥 안에 울려 퍼졌다.
“그래. 네놈을 잡아서 이 차가운 바닥에 눕혀놓은 강윤호 여기 있다.”
“네놈의 얼굴을 이리 자세히 보는 건 처음인 것 같군.”
백면호리는 몸에 힘이 안 들어가는지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신기한 듯 중얼거렸다.
“바쁜 사람 오라고 했으면, 묻는 말에만 대답 좀 하고 빨리 끝내자.”
만금전장 뒷수습도 아직 안 끝났어.
“크크크크큭!”
“내 얼굴만 봐도 즐겁냐. 우리 이제 더 재미있는 문답 놀이 할까?”
최면어플 걸린 듯이 답변만 하는 거야. 가끔 최면 어플 고장난 거 같으면, 물리력으로 고쳐줄 사람 대기 중이니까. 우리 쉽게 쉽게 가자.
“이거, 이거!!! 재미있군!!! 맞아! 왜 몰랐지?!”
제갈세가 진법 효과가 너무 셌나. 이 자식이 미친 건 아니겠지.
“너만 궁금한 거 해결하지 말고, 나도 좀 해결하자.”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인가. 백면호리의 눈이 광인처럼 번들거렸다.
어쩔 수 없나.
이미 몸 안은 걸레짝이고, 정신도 온전치 않을 수 있다. 은씨 가문 자백을 들었다면, 포쾌 말대로 포기하고 사형장으로 보내는 것도 하나의 답일 것이다.
“강윤호.”
녀석은 뭐가 웃긴 지 한동안 웃더니, 이내 웃음기를 다 거두지 못한 표정으로 내 이름을 불렀다.
“계속 귀찮게 할 거면 나 그냥 나간다.”
다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참이었다.
“모용상아의 남편.”
백면호리의 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여인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어?”
“조선의 역적. 암사마귀 년에게 죽은 강씨 가문의 독자가 왜 내 눈앞에 있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