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636)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636화(637/674)
“도,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거죠.”
제갈세가. 제갈향의 거처.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뻔했던 여인의 방 안에서, 혼란해하는 목소리라 흘러나왔다.
“제갈향 아가씨?!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시비는 하루 종일 반응이 없던 방안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문 앞에서 안부를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오오.”
제갈향은 바로 부정했지만, 당황스러워하는 감정까지 시비에게 숨길 수는 없었다.
“혹시 어디 아프십니까?! 의원을 서둘러 부르겠습니다!”
“아, 저, 그. 자, 자다가 배가 고파서 놀라 소리 지른 거예요!”
“아…….”
“야, 야식 있을까요오?”
“식사와 약을 준비하라고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왜 쉽게 납득할까요. 평소에 너무 야식을 챙겨 먹었나. 가슴에 상처를 남긴 것을 제외하면, 서둘러 꺼낸 변명치곤 상당히 주효한 변명이었다.
제갈향은 시비의 발걸음이 멀어지는 소리를 다 듣고 나서, 작게 안도의 숨을 쉬었다.
“이 일을 어찌해야…….”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제갈향은 자신에게 벌어진 당혹스러운 일을 이해해 보려고 애썼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일단 강 공자님에게 먼저!”
제갈향은 지금 상황을 이해할 것 같은 유일한 사람에게 찾아가 보기로 했다.
**
“늦었네요.”
늦은 저녁. 제갈세가의 안주인, 장영영은 후련한 표정으로 돌아오는 남편을 기쁜 표정으로 맞이했다.
“부인.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소?”
미리 자고 있을 거로 생각한 걸까. 장영영은 놀란 표정의 남편에게 조금 샐쭉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문병은 잘 다녀왔어요? 치사하게 혼자만 다녀오고. 우리 사위 어떻던가요?”
“몸이 많이 야윈 것 같더군. 큰 이상은 없다고 하지만, 의원에게 한 번 더 살펴보라고 일러두었소.”
“…….”
장영영은 남편의 답변에 말없이 눈웃음을 지었다.
“왜 웃는 거요?”
“이제는 사위라는 말에 지적 안 하네요.”
“크, 크흠!”
부끄러운 듯 헛기침을 하면서도, 부정하지 않다니. 남편이 사위에게 찾아가 무슨 말을 했을지, 아내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짐작이 되었다.
“그러게. 진작 허락했으면 좋았잖아요.”
아무리 예상할 수 없는 일이 천지였다지만, 어쩌면 더 수월하게 끝났을지 모른다.
제아무리 제갈세가의 안주인이라고 할지라도, 딸아이가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장영영은 남편의 인정이 사위를 인정하고 나서야, 겨우 참아왔던 아쉬움을 토로했다.
“모자란다고 생각한 적은 없소. 충분한가의 문제였지.”
제갈극은 아내의 투정에 쓰게 웃었다.
물론 처음에는 검은 머리가 자신의 허락도 없이, 막내딸과 동거했다고 해서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것 맞다. 하지만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뛰어난 언변과 상술을 가진 만금전장의 후계자, 명 포쾌, 호북성을 경천동지시킨 작가 호필, 혼천미리진의 통과자. 그리고 딸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사랑까지.
우리 딸의 사윗감으로서는 모자람이 없다. 납득은 수도 없이 했다. 다만, 한 가지 사실이 걸렸을 뿐이다.
“우리 사위가 뭐가 충분하지 않아서요.”
“이미 약혼녀가 있는 아이요. 아무리 가진 재주가 많다고는 하나, 결혼 생활이라는 게 가진 재주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건 알지 않소.”
자신의 금지옥엽을 데려가려고 왔으면서, 다른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는 건, 딸의 아버지로서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그렇긴 하죠.”
“내 딸을 가장 사랑하냐고 물었더니 대답하지 못하더군. 본인은 가혹한 질문이라고 하지만, 아버지 된 도리에서 좋게 보일 리가 있겠소.”
장인어른의 계략에 약혼녀가 둘이 된 사정은 이해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빈말이라도 딸의 아버지에게 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는 게 정답이 아닌가.
“입바른 말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아이이에요. 괜히 말하지 못한 게 아니란 건 알잖아요.”
제갈극도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상인이자 작가인 아이다. 분명 어떤 말을 해야 할지는 알았을 것이다.
“내가 그 아이의 마음을 열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소.”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이었겠지. 어쩔 수 없이 약혼녀가 둘이나 된 상황. 사랑의 순서를 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을 것이다.
두 여인의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계속 유지해야 할 태도겠지만, 딸을 가장 사랑해 줬으면 하는 아버지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확인할 기회가 있었고요.”
“무엇보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라고 할지라도, 중요한 순간에 자기 목숨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랑을 택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소.”
제갈극은 강윤호가 딸아이를 구하러 갈 때 했던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一 사랑을 어찌 저울 위에 올려두겠습니까.
단순히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정말로 목숨을 저울 위에 올릴지언정, 딸아이를 우선시해주었다.
어찌 그런 남자를 사위라고 인정하지 못하겠는가.
“알았으면 되었어요.”
“이제는 정말 충분해 보이오. 우리 딸이 첫 번째라고 말하지 못한 건 여전히 괘씸하긴 하지만……”
“약방에 직접 가서 사위에게 줄 좋은 약재 하나하나 직접 다 챙긴 사람이 뒤끝 있는 척하는 건 좀 그렇네요.”
“그, 그걸 어떻게?!”
“문병을 하루 종일 하나 해서 알아봤죠.”
장영영은 놀라 뒷걸음질까지 치는 남편을 향해 웃음 지었다.
“끄응. 괜히 겨울만 되면 그때 일 때문에 몸이 시리다느니. 허하다느니. 우리 딸에게 싫은 소리 하지 말라고 챙기는 거요.”
“네에에에. 말은 청산유수네요.”
“부인…….”
뒤늦은 사위 사랑을 보여주는 거라고 하면 그만인걸. 장영영은 당황한 남편을 더 놀리고 싶었지만, 괜히 토라질까 이내 포기하고 다음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다.
“식 날짜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너무 서두를 필요야 있겠소? 당가에 사람을 보내서 오해를 푸는 것부터 해야 할 거요. 그리고서 혼담을 진행해야겠지.”
“우리 사위의 가정사가 복잡해서, 좋아할지 모르겠네요.”
외부인이 보기에도 부자의 골이 깊어 보였다. 장영영은 걱정스레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친부 아니요. 적당한 선이라는 건 지켜야겠지. 그리고 장인어른도 깨어나셔야 할 테고. 날이 풀리고 더 이야기합시다.”
“어느새 완연한 겨울이네요. 날도 추운데, 다들 어서 쾌차해야 할 텐데.”
날이 춥다. 늦가을에 시작된 일이 겨우 겨울이 되어서야 정리가 되었다. 장영영은 추운 겨울 병상에 누워있는 가족들 걱정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장인어른에겐 따로 의원을 보내놨으니, 곧 소식이 올 거요. 향이는 좀 어떻소?”
“여전히 하루 종일 자고 있네요. 가끔 눈만 떠서 약이랑 밥만 먹어요.”
“원래도 종종 그러지 않았소.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자기도 죽을뻔했으면서 낭군님 기다린다고 식음을 전폐해서는! 정말…….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사랑하는 사람이 목숨을 희생했는데, 기다리지 말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어머니라고 해도 차마 하기 힘든 말이었다.
“의원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했으니, 몸을 좀 추스르는 대로 어르신들께 한 번 더 봐달라고 하겠소.”
“그래요. 그럼. 아참! 사위 식사도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면서요?”
“……가끔. 이 집안의 정보가 너무 줄줄 새는 거 같다고 생각될 때가 있소.”
아무리 집안을 꽉 잡은 안주인이라고 해도 말이야. 너무한 거 아닌가. 제갈극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당신 일이니까 그렇죠. 뭐 챙겨주라고 한 거예요?”
“요즘 젊은이들도 좋아할 환자식이나 주라고 일렀을 뿐이요.”
특별히 좋아할 음식을 챙겨주라고 일렀다. 제갈극은 웃을 뿐이었다.
***
“이게 뭡니까?”
아버님. 아니, 장인어른의 결혼 허락에 흥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한 다음 날 아침. 나는 시비가 가져온 특이한 아침 식사에 순간적으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가주께서 강 공자님 드시라고 특별히 만든 제갈세가의 보양식. 심령계탕(心靈鷄湯)입니다.”
심령계탕(心靈鷄湯)이라.
이름만 들어도 원기가 회복될 것 같은 이름이다. 삼계탕급 보양식 반열에 오를 것 같은 이름이야.
역시 제갈세가 특제 보양식인가. 확실히 냄새나 차림새가 하나하나 고급 재료를 쓴 것 같네. 맛도 있을 것 같다.
작은 문제만 제외하면 말이다.
“이건 그냥 치킨 누들 수프 아닙니까.”
누가 속을 줄 아나. 누가 봐도 이건 심령계탕이 아니라, 치킨 누들 수프잖아.
“약이 아니라 요리로 먹을 때는 그렇게도 부르지요.”
“아니…….”
물론 일반 요리 재료도 한약재로 취급하면 명칭이 달라지는 건 압니다. 아무리 그래도 정도란 게 있지.
“심신이 많이 허해지시지 않았습니까. 그럴 땐 나의 영혼을 위한 치킨 누들 수프(心靈鷄湯)가 최고인 법입니다.”
“아직 탈출을 못한 건가.”
나 혹시 산하사직도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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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무것도 아닙니다. 장인어른께서 챙겨주시는 건데 당연히 잘 먹겠습니다.”
“숙수가 좋은 재료로 정성을 들여 만든 보양식입니다. 다 드시면 약을 올리라고 하겠습니다.”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꼭 전해주십시오.”
시비는 맛있게 먹으라는 말과 함께 방에서 물러났다. 나는 떨떠름하게 수저를 들어 올렸다.
“맛은 있네.”
내가 먹는 게 제갈 세가의 특제 보양식이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나는 지금 제갈세가 특제 보양식. 치킨 누들 수프를 먹는 게 아니다. 심령계탕을 먹는 거야.
국물 한 방울까지 맛있게 먹었지만, 왠지 손이 떨렸다.
“대우가 더 좋아진 것 같단 말이지.”
장인어른이 인정해 주셔서 그런 걸까. 어쩐지 사람들의 시선이 더 호의적으로 된 것 같다.
“몸을 추스르면 바로 제갈 소저 얼굴이나 보러가야겠네.”
포만감에 중얼거릴 때였다.
一 덜그럭.
방 한구석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렸다. 다른 사람이라면 눈치채지 못하지만, 나는 종종 듣던 소리였다.
바로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향매. 이젠 제 방에 들어오실 때 몰래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보이는 것은 익숙한 상자.
“가가…….”
상자 안에 든 사람은, 어쩐지 불안한 표정의 제갈 소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