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cast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RAW novel - Chapter (661)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661화(664/674)
“무리입니다!”
백호채에 쳐들어가겠다니. 유키코는 바로 천소희의 소매를 붙잡았다.
“백호채가 아니라 잔당이야. 할 수 있어.”
“안 됩니다. 산채에 남아있는 자들은 잔당일지 몰라도, 상대는 녹림 72채의 채주 중 하나 아닙니까.”
녹림채는 기본적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를 잡는다.
수많은 표사들과 무인들이 드나드는 곳에서 자리를 잡고, 그들과 상대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녹림도들만이, 72채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상대는 전 백호채주다. 강자존의 법칙이 명확히 적용되는 녹림의 세계에서, 허명으로 자리를 얻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키코는 무모한 짓을 하려는 천소희를 진심으로 말려야 했다.
“정면 승부를 고집할 생각은 없어.”
천소희도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다. 자신은 암살자가 아닌가. 은잠술로 들어가 확실하게 처치하면 될 일이었다.
“제가 모를 줄 압니까?! 5호의 은잠술은 평범한 수준이지 않습니까!”
문제가 있다면, 천소희의 은잠술이 다른 일급살수들에 비해 미숙하다는 것이었다.
“들켜본 적은 있어도 실패해 본 적은 없어.”
“보통은 들키면 끝나는 직업이란 말입니다…….”
원래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야. 유키코는 자신만만하게 한마디를 덧붙이는 천소희를 바라보며, 이마를 부여잡았다.
“안 갈 거야?”
“우린 살막의 일급 살수. 의뢰비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기본 아닙니까.”
“의뢰비. 받았어.”
살막의 대원칙을 무시할 생각은 없다. 천소희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언가를 유키코에게 내밀었다.
“이제는 거짓말까지……. 그건?”
“뚱카롱.”
객잔 주인 딸이 두 사람에게 주었던 간식. 천소희가 내민 것은 앙증맞게 베어 물은 자국이 있는 뚱카롱이었다.
“……억지도 그런 억지가 어디 있습니까.”
“맛있었잖아.”
“맛있긴 맛있었는데 말입니다.”
유키코는 힘없이 어깨를 떨구었다.
“안 돼?”
설자는 천소희와 뚱카롱을 연신 번갈아 보더니,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우우. 좋은 인솔자는 동행자의 의견에 경청하는 법입니다! 이유나 들어봅시다.”
유키코는 인솔자. 마음을 넓게 가지는 겁니다. 주변 일에 무감각한 천살성이 갑자기 나서다니.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겁니다.
설자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결사반대할 각오로 물었다.
“충분하니까.”
“뭐가 말입니까.”
“오빠랑 헤어지는 건 나만으로 충분해.”
“아…….”
소꿉동생과 오빠. 왜구 때문에 10년이나 헤어졌던 사이. 유키코는 단번에 천살성이 나서려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싫다면 혼자 가도 돼.”
계속 반대한다면 혼자라도 하겠다는 눈빛이었다.
유키코는 잠시 말없이 천소희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같이 움직여줄 이유는 없다. 천살성의 독단적인 행동이니까.
다만.
옛날 같으면 말없이 떠났을 천살성이다. 그런 그녀가 5호가 몸을 돌리지 않고 있다. 내색하고 있지는 않지만, 왜인지 그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옛날 같으면 같이 가자는 말도 안 했을 겁니다!’
자신이 인솔자라고 약속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쉽게 열리지 않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뜻일까.
거기에.
一 네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구나.
천살성이 살심을 제어하게 되었다면, 인격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주자. 분명히 단서월 님께서도 말씀하신 겁니다.
“에잇! 허튼 소리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요동성까지 끝까지 동행할 겁니다.”
유키코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천살성에게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움직이는 사람은 살막의 6호가 아닙니다!”
“응?”
살막의 살수가 산적 토벌 따위를 할 리가 없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다면 다르다. 유키코는 각오를 굳히고는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천살성의 친구. 설자입니다. 아셨습니까.”
“……고마워.”
천소희의 입가가 기분 좋은 호선을 그렸다.
“감사 인사는 나중에 하는 겁니다! 일단 정찰부터 하는 겁니다!”
***
한 번쯤 상상하고는 한다.
짐승들마저 한기에 몸을 움츠리고, 어둠을 피해 몸을 감춘 겨울 산. 붉은 눈이 멀리 보이는 사냥감을 바라보다 조용히 눈을 감았다.
一 옆집 오빠가요. 제가 요새 방이 춥다고 하니까. 어디서 장작을 해온 거 있죠. 넌 손발이 차니까 장작 아끼지 말라면서요.
자신에게도 비슷한 추억이 있었을까. 윤호 오빠와 어떤 추억이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보려고 해도 8살 이전 기억은 부서지고 조각나서, 단편적으로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가난한 어촌 마을. 코끝을 스치는 비린내는 기억난다. 하지만 다른 기억을 떠올리려고 하면, 물안개 낀 어촌 마을처럼 희뿌옇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은 그곳에서 길을 잃은 아이처럼 서있다.
一 소희야. 배고프니? 오빠랑 같이 밥 먹으러 가자꾸나.
언제의 기억일까. 작년의 기억일까. 아니면 안개 속의 기억일까. 어쩌면 10년 전에도 그런 말을 했을까.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쩐지 요새는 내 옆에 머리가 조금 큰 남자아이가 있었던 것 같다. 안개 속에서 손을 뻗어주던 작지만, 안심되는 손이 있었던 것 같다.
“산채가 보이는 겁니다!”
천소희는 설자의 목소리에, 조용히 눈을 떴다.
“허름해.”
사냥감이 있는 둥지는 엉성해보였다.
“도망자들이라고 했으니. 제대로 된 산채를 만들 시간까지는 없었나 봅니다.”
“망루 둘. 보초 여섯.”
“정말 괜찮겠습니까……? 행여나 살심이 마음대로 움직인다거나 하면 위험한 겁니다!”
너무 많은 살행은 필연적으로 가슴 속, 천살성의 살심을 부추긴다. 천소희는 걱정스럽게 물어보는 유키코를 안심시키듯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고요하다.
살심이 속삭이지 않는다. 천살성은 그간 오빠가 자신에게 준 기회를 함부로 하지 않았다.
“에잇! 여기까지 온 이상 제대로 해보는 겁니다.”
“시작하자.”
여느 때와 같은 조용한 밤.
누구보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여인은, 오늘 누군가의 일상을 지켜주기 위하여 칼을 들었다.
——
“오늘도 공쳤군.”
산채의 망루 위. 상급자로 보이는 보초가 하급자에게 말을 건넸다.
“겨울이라 영 벌이가 시원찮습니다.”
“백호채에 있을 때는 이런 일은 없었는데.”
상급자는 매일 고기반찬에 술을 끼고 살았을 때를 추억하며 한탄했다.
“서기장이 우리가 있는 곳을 알았다는데. 이제 어떡하는 겁니까.”
“어떡하긴. 근처 마을들 싹 다 털어먹고 튀어야지.”
“역시 그 방법이 깔끔하기는 한데. 또 자리 잡으려면 한참 걸리겠습니다.”
상급자는 치가 떨린다는 듯, 멀리 보이는 마을을 가리켰다.
“그러니까 이사비 넉넉히 받아내야지! 반항하면 싹 다 죽이고, 챙길 수 있는 거 다 챙겨서 튀자고.”
“흐흐. 근처 마을에 미색이 괜찮은 어린 계집이 몇 명 있던데, 맛 좀 봐야겠습니다.”
“좋지. 난 구석에서 한숨 자고 있을 테니까. 교대 시간 오면 깨워줘라.”
저 새끼. 또 지랄이네.
하급자는 망루에서 내려가는 상급자를 속으로 욕했지만, 수틀리면 칼부터 휘두르는 놈을 상대로 한 소리 할 순 없었다.
대충 보초나 서자. 고개를 돌리는 찰나.
“젠장. 오늘도 나만 보초를……. 커억…….”
붉은 눈. 산적이 이승에서 본 마지막 장면이었다.
벌레 하나 울지 않는 겨울의 산은 고요하다. 살막의 살수가 나타난 산채는 더더욱 고요했다.
[유키코. 천막 안쪽은 다 정리했습니다.]설자의 전음이었다.
[보초들도 다 정리했어.] [동쪽 천막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난 서쪽.]검은 인영이 천막으로 스며들 듯 사라졌다. 천소희는 그 뒤로 단말마 하나 들려오지 않자, 설자를 조용히 떠올렸다.
‘6호. 일급 살수.’
살수는 기본적으로 소모품이다. 천소희와 유키코. 같은 기수에서도 이제 살아남은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살아남아 천살성의 다음 자리를 차지한 살수.
천살성의 재능을 제외하고 보면, 설자의 재능도 살막에서는 전율할 정도의 재능이었다.
“누구……? 커억!”
동쪽 천막의 산적들을 제거하고, 다음 천막으로 가는 길. 천소희는 급히 소피를 보러 나왔다가, 돌아가던 자와 마주쳤다.
‘이런.’
처리가 깔끔하지 못했다. 고요한 산채에 꽤 큰 비명이 울려 퍼졌다.
“무슨 소리가……?”
조급한 마음은 부주의한 발걸음을 만들어낸다.
눈 쌓인 산채. 천소희는 천막에서 소리를 듣고 튀어나온 자를 제거하려다가, 하필 마른 나뭇가지를 밟았고.
一 파직!
더 큰 소리를 만들어냈다.
“언놈이냐!”
“피?! 설마! 침입자다!”
“침입자가 나타났다!”
“빌어먹을 몇 놈이나 당한 거야!”
“아.”
남은 자들이 튀어나오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들킨 겁니까?!] [미안.] [바로 사과하는 자세. 아주 좋은 겁니다. 바로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겁니다.]어차피 전부 다 죽일 때까지 들키지 않을 거로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유키코는 바로 다음 계획을 위해 움직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아아아아아!”
“채주님! 반수 이상이 죽었습니다!”
“어떤 미친 놈들이 겁도 없이 우리 산채를 습격한 것이냐!!!”
“후우우우.”
검은 인영이 놀란 산적들 사이로 당당히 걸어 나왔다.
“계집? 하나?!”
“혼자라고? 이게 미쳤나?!”
“네년은 누구냐!”
[제 말대로 말하는 겁니다!]천소희는 당황한 산적들을 향해 말없이 칼을 뽑았다. 달빛에 피로 물든 검이 빛난다.
“너희들을 저승으로 보내줄 사람.”
eS82cEF3M2JnbHlDcjVodFVtUDBmL0Z5ZGRXVXdyR2o2VENocEtBVE9vdFRtTlJ4Nmh6eFowWEpZRW5tcVp6cA
감추고 있던 기도를 한순간에 개방한다. 끈적한 천살성의 살의가 산적들의 얼굴을 사정없이 옭아매었다.
“무, 무슨 살기가?!”
“설마?! 빌어먹을!!! 모두 물러서라!”
백호채주는 무언가 깨달은 듯, 당황한 표정으로 부하들을 뒤로 물렸다.
“왜 그러십니까. 채주님?!”
“일부러 보름 늦게 도착했다고 했을 때부터 알아들었어야 했는데……!”
통한의 실수를 저질렀다. 백호채주 배일응은 뼈아픈 목소리로 눈앞의 무인을 바라보았다.
“설마……?”
“자, 잠깐만! 혹시!”
산적들도 하나둘씩 안색이 변해갔다.
당연하다.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는 한겨울. 홀로 산채에 쳐들어온 패기. 흘러넘치는 저 광기. 거기에 잔악무도한 솜씨까지.
아무리 정체를 숨기려고 해도 자기 눈을 속일 수 없다.
백호채주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자신들을 찾아온 저승사자를 향해 외쳤다.
“네년! 수탈린 서기장의 척살조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