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148)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148화(148/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148화
“저희가 매도한 가격에서 현재 4% 정도 올랐습니다.”
일주일 후, 유성투자증권 랩 어카운트 2팀.
파트장 고인태는 자신이 출근을 하자마자 보고서를 들고 찾아온 과장을 바라보았다.
“그거 그만 보라고 했잖아.”
“파트장님께서 왜 불안하다고 하시는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과장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인태를 바라보았다.
고인태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자신에겐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스튜디오 레드의 오너 리스크가 너무 커.”
“이성규 대표, 이번 일 잘 수습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지르고 수습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잖아.”
스튜디오 레드를 정리하라고 지시했을 때부터 과장은 굉장히 반대를 해왔다.
오히려 지금은 더 비중을 확대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게 몇 번째지?”
고인태는 가만히 과장을 바라보았다.
“내 기억에 있는 것만으로도 세 번째야. 이성규 대표, 경영자의 자질이 없어.”
“경영자의 자질이 뭡니까?”
과장은 진심으로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고인태를 향해 물어왔다.
“주주 입장에서 경영자의 자질은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냐, 없냐로 갈라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성규 대표의 자질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장은 지금 자신의 태도가 건방질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지금은 투자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중이었고,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야 할 타이밍이란 걸 알고 있었다.
“이성규 대표는 시가총액 3천억 원짜리 회사를 2조 원까지 키웠습니다. 상장 당시 스튜디오 레드에 투자한 투자자분들은 원금에서 4~500% 수익을 보셨고요.”
“알아.”
고인태는 과장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입을 열었다.
자신도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과장과 똑같은 의견이었으니까.
“그런데 이성규라는 사람이 하는 짓이 매번 대담해지고 있다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고인규는 가장 큰 문제가 그것이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몰래 시장에 내다 팔다 들켰지? 그리고 그걸 매출로 잡았어. 자기들이 찍어낸 돈으로 말이야.”
“…….”
“이번에는? 앞에 두 가지 다 들키고 나니까 자기들이 가진 것을 담보로 대출을 해 현금화를 했어. 이 과정이 투명했어?”
과장은 아무런 답을 하지 못했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유통량을 숨겼지. 그게 가격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아니까.”
고인태는 과장을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실수? 아니야. 오히려 잘 아니까. 그렇게 하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잘 아니까.”
고인태는 지난 며칠간 스튜디오 레드의 행적들을 되돌아보며 허탈감을 느꼈다.
자신은 왜 이런 기업에 투자를 하려고 했었던 것인지 이해를 못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박 과장아.”
고인태는 가만히 과장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서 스튜디오 레드가 무섭다 나는.”
알면서 한 짓이라는 것이 가장 무서운 것이었다.
모르고 하면 실수고, 오해라는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도 했다.
“이드 소프트가 여기에 붙는 거? 그건 나는 모르겠고, 당장 내 돈을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기업에 투자 안 해.”
“…….”
“우리는 고객의 돈을 투자하고 있으니까, 내 돈처럼 생각하자고.”
“……예. 알겠습니다.”
과장은 아쉬웠지만, 파트장이 저렇게까지 얘기하는데 더 이상 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
“그래, 더 좋은 종목 찾아서 수익률로 1팀을 이겨보자고.”
고인태는 지금은 그렇게 과장을 달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과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대마불사라는 게 정말 무섭네.’
과장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자 고인태는 모니터 화면을 보며 그리 생각했다.
투자자들은 스튜디오 레드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레드코인에 투자를 하는 사람만 해도 200만 명 이상이 될 거라는 기사도 있었다.
‘하루에 거래되는 거래량이 4,000억 원…….’
주식시장에서도 하루에 4천억 원이나 거래되는 종목은 많지 않았다. 레드코인은 그만큼 많은 투자자가 들고 있다는 소리였다.
이 과정에서 상장폐지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거참, 빨리 결정 내리지.”
고인태는 그리 혼잣말을 했다. 설령 상장폐지가 되지 않고 스튜디오 레드의 주가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뒤도 돌아보지 않을 테지만, 빠르게 결론이 나고 관심을 끄고 싶었다.
“파, 파트장님.”
한참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자리로 돌아갔던 과장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돌아왔다.
“왜? 무슨 일인데?”
“레드코인이 상장폐지 되었습니다.”
과장의 말에 고인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일단 미국은 좀 두고 봅시다. 지금은 우리가 좋고 나쁨을 따질 그게 아닌 거 같네요.”
한편, 도경은 과장 홍세준과 최근 시장 분위기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스튜디오 레드 문제는 어떻게 아직도 팔로우하고 있습니까?”
홍세준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더 이상 볼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대마불사…… 안 믿나 보죠?”
“네. 적어도 코인 거래소들이 진짜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길이 무엇인지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마불사라는 말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방치한다면, 그들은 또 똑같은 일들을 할 것이라 도경은 생각했다.
적어도 코인 거래소들이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투자자 보호에 힘을 쓰고 있다면, 어느 것이 올바른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네요. 뭐 어쨌든 2팀에서도 뺐다면서요?”
“네. 다행히 2팀 파트장님께서 제 말을 믿어주셨네요.”
도경은 고인태를 다시 보게 되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물음에 고인태는 확실한 답을 해주었고, 서용원의 말대로 그는 고객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 스튜디오 레드는 관심을 끄고, 투자했을 때 수익이 클 종목을 위주로 한번 생각해 보는 걸로…….”
“윤도경!”
홍세준과 한참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자신을 부르는 큰 목소리가 들려오자 도경은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렸다.
1팀의 사무실 안으로 2팀의 파트장 고인태가 상기된 얼굴을 하며 들어오고 있었다.
“여기 있습니다.”
도경이 그리 말하자 고인태는 도경의 앞으로 다가와 가만히 서 있다가 도경을 끌어안았다.
“고맙다. 네가 살린 거야.”
고인태의 행동에 도경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 * *
“뭐? 그런 일이 있었어?”
이틀 후, 유성투자증권 대표실.
심주원은 자신을 찾아온 류태화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예, 이번에 랩 2팀 고인태 파트장에게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걸 숨기지 않고 보고를 했다고?”
심주원의 물음에 류태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생각해도 결국 손실을 복구했기 때문에 보고를 하지 않았어도 될 일이어서, 고인태 파트장에게 물어봤습니다.”
“뭐라고 하든?”
“자신이 보고를 안 하면 윤도경 대리의 공이 사라지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류태화의 말에 심주원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러니까, 윤도경이의 공을 챙겨주기 위해서 본부에 보고를 했다?”
심주원의 물음에 류태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아침, 랩 어카운트 2팀의 파트장 고인태가 자신을 찾아와 지난 며칠간 있었던 일에 관해 보고를 했다.
처음에는 손실이 어마어마할 것 같아 화가 치밀어 오를 뻔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었다.
“네. 제가 생각해도 이번 일은 윤도경 씨가 큰 몫을 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심주원은 신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 단 한 번의 타이밍이란 것이, 결국 윤도경의 말을 듣지 않고 찾아왔으면 그냥 호재로 봤을 것 아닌가?”
도경의 예상이 없었더라도 그것은 일어날 일이었다.
다만, 도경은 그 일이 마지막으로 빠져나올 ‘기회’라고 언질을 해줬다.
그 언질이 없었더라면, 그저 주가가 오르고 좋은 소식이 들려오니 호재로만 봤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고인태 파트장도 대단합니다. 일개 대리가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믿었다는 것이요.”
“그렇지…… 그게 자기가 살길만 생각했으면 당장 호재가 터졌으니 팔지는 않았을 거야.”
“고객을 먼저 생각했으니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1팀에서 경고를 했는데 진입을 한 건 혼나야 할 일이야.”
심주원의 말에 류태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고를 했습니다.”
“그래?”
“네. 다음부터는 작은 소음도 그냥 넘기지 말라는 언질을 줬습니다.”
“하하하, 이거 류태화를 부사장 대리가 아니라 부사장에 앉혀놔도 되겠는데.”
“…….”
류태화가 말을 아끼자 심주원은 다시 피식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왜 그랬대? 고인태 말이야. 그 친구 그렇게 저지르고 보자 하는 친구는 아닌데.”
“1팀을 이기려고 그랬다고 합니다.”
“뭐?”
“인원수가 더 적은데 올해 수익률이 1팀에 약간 앞서다 보니, 좀 더 수익률을 내서 인원 보충을 요청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 말에 심주원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1팀을 보강하면서 2팀은 제대로 보강해 주지 못했지.”
“일단 급한 인원은 보고서로 작성해 올리라고 했습니다. 인원 감축이 한창일 때 대규모로 채용해 주지는 못해도…….”
“그래, 그렇게 하자. 그쪽이 맡은 고객도 더 많은데 1팀보다 인원이 적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심주원의 허락이 떨어지자 류태화는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자, 2팀은 그렇게 하고. 제일 중요한 건 윤도경인데.”
심주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이래서 난놈들을 싫어해.”
“네?”
“난놈들은 좀 숨기려고 해도 계속해서 튀어나오거든. 주머니 속에 송곳처럼 말이야.”
말은 저렇게 해도 심주원은 도경을 칭찬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말로 때워왔는데, 윤도경에게 무슨 보상을 줘야 할까.”
심주원은 그리 말하며 류태화의 얼굴을 바라보았는데, 류태화는 무언가 말할 것이 있다는 표정이었다.
“하하하, 너 따로 생각해 둔 게 있구나?”
“따로 생각해 둔 거라기보다는…….”
“천하의 류태화가 뭔데 그렇게 망설여? 왜 윤도경이 네 새끼라 이거야?”
“혹시라도 제 사심이 들어갔다고 생각하실까 봐 조심스러울 뿐입니다.”
“걱정하지 마. 류태화 그런 사람 아닌 거 내가 잘 아니까. 그래서 뭘 줘야겠어?”
심주원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던 류태화는 입을 열기 시작했고.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던 심주원은 곰곰이 생각하다 이내 괜찮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2-12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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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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