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149)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149화(149/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149화
“이번에도 큰일 했네요.”
도경은 퇴근 후 매크로 팀 직원들과 본사 앞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이렇다 할 회식이란 게 없는 분위기다 보니 도경이 이곳으로 발령받아오고, 최대훈이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같이 식사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제가 한 일이 있을까요? 결국 선택은 고인태 파트장께서 하신 건데요.”
밥을 먹던 도경은 홍세준의 말에 머쓱한 표정으로 답했다.
“있죠. 선택을 할 때 하나만 볼 수도 있었어요. 그렇지 않나요? 저였어도 그렇게 폭발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그냥 들고 갔을 것 같거든요.”
홍세준은 도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그게 빠져나올 마지막 타이밍이란 걸 누군가에게 들었다면, 고민을 했을 것 같네요. 물론 도경 씨의 말대로 선택은 내가 하는 거지만.”
홍세준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었고, 그런 도경을 향해 홍세준은 입을 열었다.
“타이밍이란 건 어떻게 알았어요?”
“두 분 말씀 나누시는 데 끼기 좀 그렇지만, 저도 그게 제일 궁금합니다.”
옆에서 밥을 먹던 최대훈까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그런 발표를 할 거라는 걸 예상한 거지 않습니까? 그럼 그 예상을 하게 만든 데이터가 있을 것 같은데.”
“글쎄요. 데이터라기엔 그저 예상들을 더해서 하나의 가설을 만든 것뿐이라서요.”
도경은 무안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문제가 있을 때마다 후속 조치로 모두가 혹할 만할 것을 카드로 써온 게 이성규 대표였으니까요. 그게 첫 번째.”
도경은 홍세준과 최대훈을 바라보여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두 번째로 이성규 대표가 힌트를 남긴 걸 봤습니다.”
“힌트요?”
“네. 일전에 다른 사건들이 터졌을 때도 코인 홀더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머지않아 괜찮은 소식이 들어올 거란 힌트를 남겼습니다.”
“이번에도 남겼었나요?”
“네. 유튜버가 폭로를 하고 코인의 가격이 내리는데도 이성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애틀에 방문한 사진을 올렸습니다.”
도경의 말에 홍세준은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많은 게임사에서 레드 코인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는 말도 남겼었습니다.”
“시애틀이면 이드 소프트의 본사가 있는 곳이군요.”
“네. 많은 게임사와 거대 IT 기업들이 자리 잡은 곳이죠.”
도경은 피식하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리 거창한 논리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예측일 뿐이었고, 그리고 그 타이밍이란 게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던진 얘기였습니다.”
“다행이네요. 혹시라도 그 타이밍이 틀렸으면…… 대리님이 시달리셨을 것 같아요.”
가만히 듣고 있던 최대훈이 그리 얘기하자 과장 홍세준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홍세준이 그리 말하자 최대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도경 씨가 저지른 일도 아닌데 곤란한 일이 있을 리가 있습니까? 그냥 그런 일이 생기면 이렇게 대처하라고 비단 주머니를 준 것인데요.”
“아! 그렇네요.”
도경은 두 사람의 대화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어쨌든 저는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요!”
홍세준과 최대훈이 그리 얘기하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인태 파트장이 결단을 한 것도 다행이고요. 얼마나 많은 고객이 고통을 받았겠습니까? 도경 씨, 고생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도경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저…… 과장님.”
그때 최대훈이 홍세준을 불렀다.
“밥만 먹자고 하셨지만, 오늘 같은 좋은 날에 맥주 한 잔 정도는…….”
조심스레 말하는 최대훈을 바라보며 도경과 홍세준은 크게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좋습니다. 도경 씨 어때요? 차는…….”
“대리운전을 이용하면 되니까요. 한 잔만이라면 괜찮습니다.”
“좋습니다. 맥주 주문하죠.”
홍세준이 그리 얘기하자 최대훈은 주먹을 불끈 쥐며 직원을 불렀다.
지이잉-
그런 최대훈을 바라보며 도경이 미소를 짓고 있을 때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고, 화면을 확인 도경은 다시 한번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 * *
“다녀왔습니다.”
이틀 후,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도경은 자신을 맞이해 오는 어머니를 향해 인사했다.
“고생했어. 춥지?”
“네. 낮엔 좀 따뜻하던데 아침, 저녁으로 춥네요.”
“어여 씻고 밥 먹어.”
“네.”
어머니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향했다.
“참, 도경아.”
“네?”
“오늘 네 앞으로 택배가 하나 왔던데. 안 열어봤어.”
어머니는 그리 말하며 도경에게 작은 상자를 하나 건네주었다.
“VIP라는데 누구니?”
어머니의 물음에 도경은 순간 식은땀을 흘렸다.
“아, 고객님이에요.”
“고객? 고객님이 너에게 택배를 보낼 일이 있어?”
“그럼요. 아들이 좀 잘나야지.”
도경의 말에 어머니는 피식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럼, 우리 아들이 좀 잘나야지. 이 집도 우리 아들이 산 건데.”
“어유, 엄마. 그냥 농담이었어요.”
“그랬니? 엄마는 농담이 아닌데. 어서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씻어.”
어머니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으로 들어섰다.
그러고는 재킷을 벗어 침대 위에 가방과 함께 대충 던져 버리고는 책상에 앉았다.
“아니, 보낼 거면 이름이라도 좀 바꾸고 보내지. VIP가 뭐예요?”
도경은 상자를 바라보았는데 운송장에 적힌 보내는 사람의 이름은 VIP였다.
그렇게 투덜거리며 도경은 상자의 포장을 뜯었다.
“와.”
그러고는 감탄사와 함께 상자 안의 물건을 꺼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바꿔야 하는데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도경은 계속해서 혼잣말을 하며 물건을 이리저리 만졌다.
“그런데 바꾸면 다시는 메시지가 안 올까 봐, 겁나서 못 바꿨어요.”
도경은 물건의 포장을 뜯어 물건을 들어 올렸다.
“멋지네요.”
물건의 정체는 최근 발매된 최신형 스마트 폰이었다. 도경의 스마트 폰은 출시된 지 4년이 지나 슬슬 배터리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메시지가 그 고민을 떨치게 해주었다.
【고객님을 늘 응원하는 VIP 서비스입니다.】
【우리는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두에게 윤도경 씨가 알리길 바랐고, 윤도경 씨는 훌륭하게 그 임무를 해냈습니다.】
물론 이번에는 단순히 요주의 종목이라 찍어 보내줘 몇 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런 메시지를 받을 때면 도경은 행복했다.
메시지는 늘 자신을 테스트했지만, 해내고 나면 몇 배의 기쁨으로 돌려주니까.
【이번 임무를 훌륭하게 해낸 윤도경 씨를 위해 몇 가지 보상을 준비했습니다.】
【며칠 후, 집으로 스마트 폰이 배송될 예정입니다.】
【고객님의 곁에서 늘 함께하는 VIP 서비스입니다.】
마침 휴대전화를 바꿔야 하나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냥 돈을 주고 사면 될 일이지만, 혹시나 휴대전화를 바꾸면 더 이상 메시지가 오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고양이 사진 모음>이라고 적힌 저 앱을 어디서 다시 깔아야 하는지 모르니까.
“사실 뭐 특별한 폰을 보내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도경은 그리 혼잣말을 하며 새로운 스마트 폰의 전원을 켰다.
기실 처음 스마트 폰이 배송된다고 했을 때 흔히 구할 수 있는 기성품이 아니라 조금 특별한 휴대전화를 보내주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흔히 구할 수 있는 브랜드의 신형 휴대전화였다.
“뭐, 그렇다고 해서 실망한 건……. 뭐야 이거.”
혼잣말을 하던 도경은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고양이 사진이 왜 이렇게 많아요.”
휴대전화 배경 화면부터 사진첩까지 고양이 사진으로 도배하다시피 되어 있었다.
【고양이는 정신건강에 꽤 도움이 되는 동물입니다.】
【정신이 지칠 때 사진첩에 있는 고양이를 보면 정신이 회복될 수 있을 겁니다.】
메시지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메시지가 평소와는 다르게 보였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좋아하시나 봐요. 저도 좋아하거든요.”
도경은 그리 말하며 사진첩을 둘러보았다.
갖가지 귀여운 고양이 사진들이 모여 있었다.
메시지를 보내는 앱 이름부터가 <고양이 사진 모음>이더니…….
“이렇게 좋은 스마트 폰을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제 정신건강까지 챙겨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네요. 고맙습니다.”
지이잉-
【우리는 ‘몇 가지’ 보상을 준비했다고 말했고, 아직 보상이 더 남았습니다.】
진동과 함께 메시지의 알림이 다시 떴다.
“더 있다고요?”
【택배 상자를 살펴보세요.】
그 말에 도경은 택배 상자를 살펴보았는데 벽면에 봉투가 붙어 있었다.
봉투의 색이 상자와 같아 조금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 도경은 봉투를 열어보고는 놀랐다.
“백화점 상품권이네요.”
도경은 의아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직접적으로 물질적인 보상을 준 적이 없는 메시지였는데 이번에는 백화점 상품권을 보냈다.
“이게 몇 장이야. 일십백천만십만…… 50만 원권 10장이네.”
50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이 10장 들어 있었다.
액면가만 500만 원이었다.
【회원님을 늘 응원하는 VIP 서비스입니다.】
메시지는 늘 그렇듯 답을 해주지 않고 그렇게 사라져 버렸고, 도경은 어안이 벙벙했다.
“주려면 현금으로 평생 먹고 놀 만큼 줬으면 더 좋았을 뻔했는데. 이번에도 이유가 있겠죠?”
도경은 피식 웃으며 농담을 던지고는 생각에 잠겼다.
메시지는 늘 보상을 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고마워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도경은 자신을 위해 보상을 준비한 메시지가 고마웠다.
이유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씻기 위해 방을 나섰다.
“그래요? 저도 좀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나 알아볼게요. 네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녀님. 네.”
방에서 나오자 거실에서 어머니가 통화를 마치고 있었는데 도경은 의아하다는 듯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 있어요?”
“왜, 엄마가 보육원에 봉사활동 나간다고 했잖니.”
어머니는 놀기만 하면 심심하다며 최근 들어 소규모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나가셨다.
“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애들이 산타가 오는 줄 알고 있는데 올해는 매년 선물 봉사하시는 분이 못 한다고 하셨다네. 워낙 사정이 어려운 시기다 보니까…….”
그 말에 도경의 머리에 무언가 스치고 지나갔다.
“애들이 몇 명이에요?”
“글쎄, 한 스무 명 되나?”
“그거 제가 할까요?”
“뭐?”
어머니는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봉사요. 저도 하고 싶어요. 선물도 제가 준비할게요.”
도경의 말에 어머니는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도경의 돈이 들어간다는 걸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엄마, 연말이잖아요. 애들 얼마나 기대하겠어요? 다른 건 생각하지 말자구요.”
도경의 말에 어머니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정말 아들을 잘 둔 것 같네.”
“칭찬은 나중에 봉사 끝나고 해주세요. 수녀님 기다리시겠네.”
도경의 말에 어머니는 아차! 하는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수녀님, 저예요. 제 아들이 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어머니는 그렇게 환한 얼굴로 통화를 하며 방으로 들어가셨고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다.
“역시 의미가 있는 선물이었네요. 그리고 덕분에 효도도 한 기분이고요. 엄마가 저렇게 좋아하잖아요.”
도경은 허공을 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겠네요. 나나, 엄마나…… 아이들이나.”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2-12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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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