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173)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173화(173/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173화
“48%의 수익을 보고 포지션을 청산했습니다.”
보름 후, 도경은 신라자산운용 대표실을 찾아 투자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4, 48%요?”
그리고 신선호는 정말이지 놀랐다는 표정으로 도경을 향해 되물었다.
팀이 구성되고 투자를 시작한 지 겨우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윤도경의 팀은 이 두 달간 말도 안 되는 수익을 올려 자신의 앞으로 가져왔다.
“네. 아직 정리하지 않은 종목들의 수익률을 합치면 누적수익률이 67%가량 될 것 같습니다.”
메시지가 말한 이슈 종목 중 오를 것이라 생각했던 기업들은 하나같이 10% 이상 상승했다.
국내시장에 상장된 코메드는 미국 헬스케어 시장 진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며 단기간에 8%라는 주가 상승을 일으켰고, 미국의 유통업체 베스트 마켓과 마크는 각각 10%, 12%라는 수익을 보고 있었다.
“그럼…….”
“내일까지 모든 포지션을 청산하면 투자자본금이 250억 원가량으로 오를 것 같습니다.”
신선호는 정말이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익률을 단 두 달 만에 자신의 앞으로 가져올 거라고는 눈곱만치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자를 청산한 이후 저희 팀은 바로 다음 종목을 찾아 투자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물론입니다.”
어느새 신선호는 평정심을 찾은 것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 어느 팀을 가져다 놓아도 단 다섯 명의 인원으로 두 달 만에 67%의 수익을 올리진 못할 겁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수익을 올릴 거란 보장도 없고요.”
때마침 운 좋은 먹잇감이 생겼었다.
라오후가 아니었다면 수익률은 20% 후반대에 멈췄을 테니까.
물론 20% 후반대의 수익도 엄청난 것이었지만, 지금 도경이 가져온 결과물을 본다면 그마저도 아쉬워 보였다.
“그렇긴 합니다만, 윤 팀장의 팀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지요.”
신선호의 말에 도경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윤 팀장 개인으로서나 전략투자팀으로서나 더 나아가서 우리 신라자산운용으로서도 정말 큰 성과입니다.”
사실 유성투자증권 내부에서 심주원의 신라증권 인수를 의심하는 눈초리들이 많았다.
어려운 시기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맞냐는 물음들이 오곤 했지만, 심주원은 겨울이야말로 여름에 쓸 밀짚모자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라며 인수를 강행했다.
그리고 이 인수 이후 신라자산운용의 성공에 자신의 커리어를 걸었다.
“특히나 신라자산운용의 단기적 성과가 필요했습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선호의 말에 집중했다.
“내부의 다른 파벌은 이번 일을 기회 삼아 대표님을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었으니까요.”
도경은 잘 모르는 얘기였다. 물론 들려오는 말들은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하지만 대표님의 눈은 역시 틀리지 않았습니다.”
신선호는 도경을 바라보며 확신에 찬 말투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대표님은 신라증권을 인수해 신라자산운용으로 만들면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자산운용엔 윤도경이 필요할 거라고요.”
“…….”
“신라증권을 인수하며 대표님이 가지신 확신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인제야 알 것 같네요.”
도경은 가만히 신선호를 바라보았다.
“윤도경 팀장입니다. 대표님의 마음속에서 혹시나 하는 의심을 지우게 만든 열쇠가 윤도경 팀장이라는 말입니다.”
“과찬이십니다. 저는 그럴 만한…….”
“아닙니다. 윤도경 씨가 가장 잘하는 것이 있으니 대표님께서는 신라자산운용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거겠죠. 주식 말입니다.”
도경은 정말이지 몸 둘 바를 모를 것만 같았다.
“윤도경 씨를 PI 본부로 보내고 한 팀을 맡긴 것도 모두 윤도경 씨의 능력을 믿은 대표님의 한 수였던 겁니다.”
신선호는 자신이 도경을 믿고 모든 것을 맡긴 신라증권 인수전이 떠올랐다.
눈앞에 앉은 윤도경이란 사람은 그런 사람이었다.
믿어주고 판을 깔아주면 더더욱 능력을 선보이는 사람.
그리고 그 판을 깔아주는 건 유성투자증권의 대표인 심주원이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윤도경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를 무기로 써먹었다.
“고생 많았습니다. 정말이지…….”
신선호는 잠시 말끝을 흐렸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 내부적으로 정리도 덜 끝난 상황입니다.”
신라자산운용은 급격한 업종 변경으로 인해 인원이 채워지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사업부도 모두 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경이 가져온 큰 성과는 앞으로 회사가 앞으로 나가는 데 큰 추진력을 줄 것이다.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저와 제 팀을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도경의 말에 신선호는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바로 다음 투자처를 찾겠다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바로는 말고.”
신선호는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한 이틀 정도 휴가를 다녀온 다음에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신선호의 말에 도경 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 * *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신선호에게 보고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도경은 팀원들을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물론 오늘 뉴욕시장이 열리고 베스트 마켓과 마크의 포지션 청산이 남아 있습니다만, 큰 산을 넘은 기분입니다.”
라오후에 대한 숏포지션을 정리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물론 아직 10% 정도는 더 내려갈 것이라 봤지만, 지금 정리하는 것이 옳다는 게 도경과 팀원들의 판단이었다.
앞으로의 변수는 예측할 수 없었으니까.
“제가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우리 팀이 누구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도해 나갔다는 점입니다.”
라오후에 대한 GS의 목표가 하향, 블러디 워터스의 공매도 리포트 발간 이후 시장은 커다란 패닉에 빠졌다.
라오후의 사업성이 부풀려졌다, 회계 부정을 했다라는 주제로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이 모든 상황을 도경과 팀원들은 뒷짐을 지고 바라보았다.
왜? 이미 포지션을 잡고 확신을 가진 상황이었으니까.
그리고 결과론적으로 시장은 도경과 팀원들이 본 전망에 손을 들어주었다.
“저는 항상 뒤에서 따라가는 입장이었습니다.”
도경의 말에 팀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도경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그런 입장이었으니까.
“이번에는 우리가 가장 먼저 봤네요. 정말 우리 팀이 자랑스럽습니다.”
도경의 말에 팀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오늘 저녁 포지션 청산까지 방심하지 말고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합시다.”
“네. 알겠습니다.”
“참, 그리고.”
도경은 손에 봉투를 여러 장 들고 있었다.
“신선호 대표님께서 주신 금일봉입니다. 청산 이후 이틀 휴가까지 받아왔으니 다들 힘내봅시다.”
“와!”
도경의 말에 팀원들 모두가 기쁜 듯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기뻐하는 팀원들을 뒤로하고 자신의 자리 뒤편에 있는 창문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느 때보다 밝고 푸른 하늘이었다.
“고마워요.”
도경은 작게 읊조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 * *
“정말이지 입이 쩍 벌어지는구먼.”
다음 날, 유성투자증권 본사 대표실.
신라자산운용의 대표 신선호는 이곳을 찾아 심주원에게 일간 있었던 일을 보고하고 있었다.
“라오후의 일은 모를 수가 없지. 그 덕분에 우리 시장의 전기차 업체들도 피해를 봤으니까.”
라오후의 일은 라오후의 일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중국의 여러 전기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주가가 하락했고, 그 영향은 국내시장으로도 흘러들어 왔다.
“그런데 이 모든 판을 예측하고 움직인 게 내 새끼들이다?”
심주원은 흡족스러운 표정으로 신선호를 바라보았다.
“꿈인가?”
“하하하, 아닙니다.”
“내 기분이 어떤지 아나?”
신선호는 미소를 지으며 심주원의 말에 집중했다.
심주원은 몹시도 신이 나 보였다.
“내 자식들이 독립을 한다고 해서 쥐어짜고 쥐어짠 돈 백만 원 쥐여줬더니. 두 달 후에 나에게 용돈을 주는 것 같은 기분이야.”
심주원은 자신의 말이 전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몹시 기분이 좋아.”
“어떤 기분이신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래. 회사에서 내 결정에 반대하던 인간들에게 그대로 돌려줄 수 있으니까. 이번에도 윤도경이 내 목숨을 살린 거야. 자네도 내 목숨을 살렸고.”
“제가 한 게 있겠습니까?
신선호의 말에 심주원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이런 재미있는 일을 꾸미고 있었는데 나한테 말도 안 했나?”
“저도 시작과 끝만 보고받았습니다.”
“그래?”
“네. 윤도경 그 친구가 다 한 겁니다. 일이 다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보고를 드리는 겁니다.”
심주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신 대표 자네가 내 말을 잘 이해한 것 같네.”
“무슨…….”
“윤도경에게 그냥 맡기라고.”
심주원은 여전히 확신이 있었다.
“윤도경이란 도구를 손에 쥐었으면 그걸 통제하려고 하지 마. 내가 짧은 기간 윤도경을 파악한 거야.”
“언감생심입니다.”
신선호는 감히 그런 마음을 품을 수도 없다며 대꾸해 왔다.
“어떻게 움직일지를 알아야 제가 통제하려고 할 겁니다. 그런데 윤도경 그 친구는…….”
신선호는 잠시 도경을 떠올리며 숨을 골랐고, 심주원은 그린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았다.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냥 몇 단계 위에서 노는 기분입니다.”
“그 친구가 써오는 보고서만 봐도 알 것 같지 않나?”
심주원은 테이블 위에 놓인 보고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확신에 가득 차 있어. 처음엔 오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손댄 것마다 성공하는 걸 보면…….”
“실력이겠지요.”
“그래. 인정해야겠지.”
심주원의 말에 신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도 윤도경 팀장이 이끄는 팀이 하는 일을 최대한 서포트 해줄 예정입니다.”
“그래?”
“네. PI 부문장이 오더라도 그렇게 지시를 할 거고, 2팀이나 3팀에 비해 꽤 큰 권한을…….”
“그렇지 않아도 그 얘기 말인데.”
신선호가 신라자산운용의 미래에 관한 얘기를 해나갈 때 심주원은 손을 들어 올렸다.
“어디까지 내 의견이지만 조직의 구성을 좀 바꿔보는 게 어떻겠나?”
“조직의 구성이시라면…….”
“PI 부문을 만들지 말고, 그냥 전략투자팀을 사장 직속으로 두자고.”
“제가 관리하라는 말씀이십니까?”
신선호의 말에 심주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윤도경의 능력이면 권한을 좀 더 크게 줬으면 싶어. 그리고 2, 3팀 만든다는 거 말이야. 거기에 들어갈 인원이 몇이지?”
“팀별로 8명씩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럴 필요 있나? 윤도경 팀에 몰아주자고, 지금 5인인 걸로 알고 있는데 2, 3팀을 백지화하고 전략투자팀에 인원을 최대한 몰아주잔 말이야.”
심주원의 말에 신선호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자금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거지.”
결국 심주원이 도경의 팀에게 주고 싶다는 큰 권한은 투자 자본금을 몰아주겠다는 얘기였다.
2, 3팀과 나눌 필요 없이 윤도경이 이끄는 전략투자팀 하나로.
“어때?”
심주원은 그렇게 물으며 신선호의 반응을 살폈다.
신선호는 고민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원을 좀 더 줄일 수도 있겠고요. 제 밑에 두고 12명의 인원으로 굴리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 그거야. 주식뿐만 아니라 더 큰 판에서 놀 수 있도록 총알을 쥐여주자고.”
“네. 회사로 돌아가 이사진들과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신선호의 답이 떨어지자 심주원은 마음에 든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1-05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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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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