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17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177화(177/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177화
“그렇게 되었습니다.”
도경의 말이 끝나자 팀원 모두가 입을 쩍 벌린 채로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니까…….”
정적을 깨는 건 당황스러움이 가득한 최우진의 목소리였다.
“전략투자실이 되고, 팀장님이 실장이 되신다……. 우리는 대표실 산하 조직이 되는 거고요.”
“정확합니다.”
“와 씨…….”
최우진의 입에서 쌍시옷 발음이 나오자 모두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는데 최우진은 자신의 손으로 입을 찰싹 때렸다.
“아니, 너무 좋으니까 입이 방정이네.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려요.”
최우진의 축하 인사에 팀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도경을 향해 축하한다는 인사를 해왔다.
“감사합니다.”
“아니, 단기간에 이렇게 승진을 하는 경우가…… 그것도 겨우 팀원이 다섯 명밖에 되지 않는데요.”
“다섯 명인데 오십 명이 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도경의 말에 팀원들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과 관련해서도 곧 새로운 팀원들이 올 겁니다. 저도 곧 면접에 참가해야 할 것 같네요.”
“그럼 팀 규모가 좀 커지는 건가요?”
“네. 2, 3팀이 생기지 않는 대신 투자전략실로 묶일 것 같습니다.”
도경은 팀원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팀 개편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드렸습니다.”
도경은 그리 말하며 최우진을 바라보았다.
“본격적으로 팀이 개편되면 최우진 과장님께서 1팀장으로 주식 부분을 이끌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최우진은 당황스럽다는 듯 도경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급속도로 승진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합니다.”
도경이 그리 말하자 최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우진이 답하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고는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이지훈 대리님. 2팀장이 되어서 채권과 메자닌 등 파생상품을 담당해주셔야 할 것 같고요.”
랩 어카운트에 있을 때 이지훈은 트레이딩 부서에 있었음에도 파생상품이 강점이라 생각했다.
아무래도 보험사에서 일하던 경험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은 업무 배정을 도경이 해준 것이라 생각한 이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연지 대리님.”
도경은 이연지를 불렀고, 조금 전까지 침울해 있던 그녀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3팀을 맡아 리서치를 담당해 주셔야죠.”
도경의 말에 이연지는 환하게 웃었다. 그녀의 본업이나 다름없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훈 씨도 연지 대리님과 함께 매크로를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넵! 알겠습니다.”
최대훈이 씩씩하게 답하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를 바라보았다.
“대규모 공고를 내고 채용 서류를 받고 있다고 하니까 조금만 버텨봅시다.”
“아, 그 채용 말인데요.”
도경이 말을 꺼내기 기다렸다는 듯 이연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화증권에 있는 대학 동기가 이력서 넣었다더라구요.”
“연지 씨 동기?”
최우진이 묻자 이연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신화에서 프랍 하던 친구인데, 대학 졸업하고 오랜만에 연락이 오길래 뭔가 했더니…… 제가 인스타에 올린 명함 보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프랍이 왜 PI로 온대?”
프랍 트레이더는 PI와 비슷한 일을 했다. 회사의 자기자본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는 점이 공통점이었다.
물론 차이도 있었는데 프랍 트레이더는 보통 단타라 불리는 단기간 투자에 집중되어 있었고, 대부분이 주식, 채권, 선물, 외환 거래 등에 집중되어 있었다.
PI처럼 파생상품으로 불리는 메자닌 투자나 부동산 등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었다.
“요즘 프랍 쪽이 개발자 위주로 돌아간다네요.”
“아우, 나도 그거 때문에 프랍 가려던 꿈이 꺾였잖아.”
몇 년 전만 해도 프랍 트레이더는 사람이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돌아갔는데 최근에는 개발자 출신들을 주로 뽑았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해 알고리즘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제 대학 동기도 넣었다고 했습니다.”
그때 한쪽에서 선배들의 말을 듣고 있던 최대훈이 입을 열었다.
“저랑 보험사에서 같이 근무하던 분도요.”
이지훈 또한 그리 말해오자 도경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최근 증권가에 채용공고가 많이 없나요?”
도경의 물음에 이연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른 쪽이야 구조조정이니 뭐니 하며 사람 자르고 있지만, PI는 늘 연중무휴로 구하죠. 여기는 워낙 사람이 귀해서.”
“그런데 왜…….”
도경이 의아하다는 듯 묻자 팀원 모두의 눈이 자신에게로 향했다.
“팀장님, 정말 몰라서 물으세요?”
“네. 정말 모르겠습니다.”
“팀장님 때문이에요.”
“저 때문에요?”
이연지는 미소를 지으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도경을 향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태산, 선진 꺾고 신라증권을 회사에 떡하니 가져다줘, 그리고 그 콧대 높은 월가에서도 여의도를 콕 짚어 말해와. 그거 전부 팀장님이 한 거잖아요.”
“그런데요?”
“그게 지금 공고가 몰리는 이유라고요.”
“우리 팀장님은 이런 거에 취약하니까 자세하게 설명해 드려야 한다니까.”
이연지의 말을 최우진이 받아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간단해요. 이제 막 시작하는 신라자산운용에 PI가 생겼어. 근데 거기서 시작부터 큰 사고를 쳤네? 여의도에 윤도경 이름이 떠다녀.”
“…….”
“그럼 내가 윤도경 밑에서 일하면 앞으로 큰 건 더 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 때문이라고요.”
최우진의 말에 도경은 드디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겠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 업계 다른 거 없어요. 좋은 팀에서 자리 잡아서 큰 프로젝트 몇 건 성공하면 그게 다 커리어가 되는 거잖아요.”
“……그렇죠.”
“그리고 그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 윤도경이 팀장으로 있는 곳이다.”
“그래서…….”
“모르긴 몰라도 채용공고에 이력서가 몰리고 있을걸요. 그거 다 걸러내려면 한참 기다려야겠네.”
최우진의 말에 팀원들은 피식 웃었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거니까 참아야지 어쩌겠어요.”
“맞아요! 이상한 사람들 오는 것보다는 그게 낫죠.”
팀원들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좀 유능한 분들 오셔서 여러분 일을 덜어줬으면 좋겠네요. 자, 회의는 여기까지 하고. 다음 투자에 대해서 다들 한번 생각해 보시고 추천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팀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나섰고, 회의실을 빠져나가려던 도경은 조금 전 팀원들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채용공고가 몰리고 있다고? 그것도 나 때문에?”
그렇게 혼잣말을 한 도경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회의실을 나섰다.
* * *
“총알 입금된 것 같던데.”
다음 날, 도경은 퇴근 후 회사 앞에서 최우진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같은 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 좋은 점이 늘었다고 두 사람은 생각했다.
“네. 원래 2, 3팀으로 가야 할 자금이 우리 팀 어카운트로 입금되었습니다.”
“700억 원이면 슬슬 큰물에서 노는 거 같은 느낌이 들긴 하네.”
도경의 팀이 굴리는 자금이 3배나 늘어났다. 최우진의 말마따나 이 정도 금액이면 일개 팀에서 굴리는 금액치고는 꽤 큰 금액이었다.
“인원 보충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얘기 없지?”
“네. 회사에서는 일단 유성투자증권에서 몇 명 보내준다고 했는데 제가 거절했습니다.”
“왜?”
“아무래도 유성에서 일하던 버릇 그대로 할 것 같아서요.”
도경의 말에 최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최우진은 도경의 판단이 옳았다는 듯 얘기해 왔다.
“회의 때도 얘기했지만, 이상한 사람들 와서 괜히 정신적으로 힘든 것보다 처음부터 우리 팀에 맞는 인원을 뽑겠다. 이거지?”
“네. 가치관이 안 맞는 사람과 일하는 것보다 제가 좀 더 고르고 골라서 채용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지원이 다음 달까지던데. 사람이 몰릴 거라 예상되니까…… 적어도 다다음 달까지는 또 다섯 명이 해야 하네.”
“유성에서 좀 받아올까요?”
“아휴! 그냥 투덜거린 거야.”
도경이 재빠르게 진압해 오자 최우진은 ‘정 없는 놈.’이라고 투덜댔다.
“그럼 바로 다음 투자처를 찾아야지?”
“네. 인원이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겠고, 일단 자금을 좀 불려야겠습니다.”
“기대되네. 여전히 주식이야?”
최우진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섯 명으로 메자닌이니 채권이니 손 벌리는 거보다 주식을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요.”
“맞아. 차라리 종목만 체크하면 되니까 그게 나을 수도 있겠네.”
“일단 내일 출근해서 팀원들 의견을 들어보려고요. 각자 포트폴리오는 있을 테니까요.”
도경의 말에 최우진은 잠시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나는 요즘은 국내 시장에는 매력적인 기업이 없다고 생각해. 미국이 좀 더 좋지 않나?”
“그래도 우리 같은 기관이 시장을 좀 이끌어줘야 할 것 같아요. 말씀드렸듯 매력적인 업종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요.”
도경의 말에 최우진은 의아하다는 듯 도경을 바라보았다.
“좋게 보는 곳 있어?”
“지금은 바이오나 헬스케어를 좋게 보고 있습니다.”
“아, 코메드처럼?”
“네. 국내 기업들이 꽤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해서 그런지 해외에서도 매력적으로 보더라구요.”
“하기야 올해부터 디지털 전환 빨리한 기업들만 살아남을 거라는 얘기가 있으니까.”
최우진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최대한 마인드는 열어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해외에 더 좋은 투자처들이 많긴 하지만, 국내에서도 알짜를 찾아서 투자를 하면 돌아오는 게 더 클 테니까요.”
“알겠어. 나도 국내 쪽으로 좀 더 알아볼게.”
“감사해요.”
“감사는 무슨, 상사가 말하면 해야지.”
최우진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으며 식사를 이어나갔다.
“들어가.”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주차장에서 서서 인사를 했다.
“네. 선배님 조심히 들어가시고요. 내일 뵐게요.”
도경의 인사에 최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를 움직였고, 최우진의 차가 빠져나가는 것을 한참 지켜본 도경은 자신의 차에 올랐다.
지이잉-
차에 오름과 동시에 휴대전화에서는 진동이 울렸고, 도경은 재빠르게 화면을 확인했다.
【회원님을 늘 응원하는 VIP 서비스입니다】
알림의 주인공은 메시지였다. 이때쯤이면 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메시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눈 씻고 찾아보아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요?】
【중요한 것은 소신입니다】
도경은 가만히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성공한 펀드 매니저와 투자자들을 보면 그들은 하나같이 괴짜라고 불리는 족속입니다】
【자신만의 소신을 지키고 투자를 하고 얻은 오명 아닌 오명이죠】
【어려운 시장일수록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윤도경 씨는 이런 시장에서 자신만의 소신을 지켜야 합니다】
“제 소신이요?”
띠링-
【임무: 소신에 따라 투자를 하고 성과를 내세요】
【추천 업종: 헬스케어, 바이오】
【회원님을 늘 응원하는 VIP 서비스입니다】
메시지가 끝나자 도경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좋게 보았던 바이오와 헬스케어 업종을 메시지가 추천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제가 제일 잘하는 게 그거예요. 남들이 의심하는 거 제 소신대로 밀어붙이기.”
도경은 그리 혼잣말을 하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는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선임님, 저 윤도경입니다.”
-…….
“제주도에서 정말 감사드렸습니다.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셨어요.”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이어나갔다.
“다름이 아니라 저번에 제주도에 오신 이유가 라온바이오 투자 설명회에 참석하시기 위해서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요.”
-…….
“네네. 다름이 아니라 실례가 되지 않으면 혹시 투자설명회에서 보고 들으신 걸 공유해 주실 수 있나 해서요.”
-…….
“네.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테헤란 밸리로 넘어가겠습니다. 네. 조금 후에 뵙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도경의 차는 빠르게 주차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1-09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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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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