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18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187화(187/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187화
“나 이런 거 처음 해봐요.”
며칠 후, 막내 최대훈을 제외한 팀원들은 신라자산운용 본사 한편에 마련된 면접장에 와 있었다.
이연지는 몹시도 긴장된다는 표정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처음일걸?”
최우진의 말에 이지훈도 고개를 끄덕였다.
“실장님도…….”
“네. 처음이네요.”
“아니 그나저나 오늘 하루에 160명을 다 봐야 해요?”
“봐야죠.”
최우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종목은 고민 없이 고르겠는데 사람을 고르라고 하니까 미칠 것 같네.”
최우진의 말에 모두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도경 또한 그의 말에 공감했다.
“아무래도 학력 커트라인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없앴으니까요. 지원자가 몰린 게 아닐까요?”
신라자산운용은 이번 PI 부문 채용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지원 서류에 학력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했다.
물론 투자를 하는 입장이다 보니 투자 전문 자격증 등의 스펙은 보겠지만, 과거는 보지 않겠다는 말과 같았다.
“그래서 더더욱 미치겠네요. 면접이 더 중요해졌으니까.”
최우진이 그리 말하자 도경은 피식 웃었다.
“그래도 이제 채용되면 여러분 밑에서 일할 분들이니까요. 조금 더 신경 써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도경이 그리 말하고 있을 때 면접장의 문이 열리며 한 중년의 남자가 들어왔다.
“부장님 어서 오십시오.”
도경을 비롯한 팀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신라자산운용의 인사부장이었다.
그는 신라자산운용에서 일하는 사람을 관리하고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다.
채용은 물론이거니와 직원들의 인사평가를 관리하고 승진, 해고 등을 대표이사에게 조언할 수 있었다.
권한 자체가 막강하다 보니 회사원들 사이에서 인사팀은 늘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윤 실장님.”
인사부장은 미소를 지으며 도경을 향해 다가왔다.
“덕분에 우리 부서원들이 아주 죽어났습니다.”
인사부장의 말에 도경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대표님께 못 들으셨습니까?”
“네. 무슨 일인지…….”
도경이 정말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인사부장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면접이 시작되면 자연스레 알게 될 테니까요. 앉으실까요?”
인사부장이 자리에 앉자 도경을 포함은 팀원들은 자리에 앉았다.
“여러분들은 이 자리가 처음이겠죠.”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핵심 질문을 하나 생각해 두세요.”
인사부장은 원래 유성투자증권에서도 인사관리를 오래 하던 직원이었다.
신라자산운용이 생기면서 본사에서 꽤 많은 인원이 차출되었다.
경험이 워낙 많다 보니 도경과 팀원들에게 조언해 줄 위치에 있었다.
“핵심 질문이요?”
“예. 이렇게 많은 인원을 보다 보면 지치고 힘듭니다. 후반부에 가면 제대로 보지도 못할 수도 있죠. 그러다 보면 정말 훌륭한 지원자들을 놓칠 수도 있고요.”
인사부장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여러분들만의 핵심 질문 하나만 정해두세요. 그리고 작은 질문들을 던지다가 그 속에 핵심을 섞어 넣는 거죠.”
“아, 결론은 핵심이다. 이 말씀이신 거죠?”
이연지의 물음에 인사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팁 감사드려요.”
“팁은요. 그저 오지랖인 거죠.”
그렇게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본격적인 면접 시간이 다가왔고, 면접 대상자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자격증을 보유한 이유가 있습니까?”
한참 면접이 진행되던 와중 도경은 한 지원자의 자격증 보유 상황을 보고는 물었다.
“처, 처음부터 증권가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준비하다 보니 많은 자격증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자격증이 있나요?”
“아무래도 저는 투자자산운용사가 제일 애착이 갑니다.”
“이유는요?”
“가장 재미있게 공부했습니다.”
지원자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난이도가 어렵다고 알려진 자격증이었다.
물론 증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거의 필수로 지참해야 할 자격증이었다. 이제는 하나의 면허 성격을 가진 자격증이었고.
“왜 신라자산운용에 지원하게 되었나요?”
도경의 옆에 앉은 인사부장이 지원자를 향해 물었다.
“새로 시작하는 신라자산운용과 함께 제 커리어를 키워 나가고 싶었습니다. 저의 성장은 신라자산운용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지원자는 슬그머니 한편에 앉아 있는 도경을 바라보았다.
“윤도경 팀장님과 일하고 싶었습니다!”
면접실을 쩌렁쩌렁 울리게 만든 목소리에 서류에 체크를 하던 도경은 놀란 눈으로 지원자를 바라보았다.
* * *
“이야…… 이게 되네.”
몇 시간 후, 도경을 포함한 팀원들은 지친 표정이었다.
의자에 널브러지듯 앉아 있던 최우진이 입을 열었다.
“160명 면접이 하루 만에 되겠나 싶었는데 되네.”
“그러니까요. 이게 처음에는 저도 어리바리했는데 하다 보니까 사람 고르는 눈도 생긴 것 같구요.”
이연지가 맞장구를 치자 최우진은 신이 난 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중반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어느 게 뻥카인지 보이더라니까? 부장님, 원래 이렇습니까?”
“하하하, 그렇습니다. 좀 더 자주 면접에 나서다 보면 면접장에 들어오는 걸음걸이만 봐도 알 수 있죠.”
“저는 솔직히 저를 면접에서 떨군 면접관들이 미웠는데 이 자리에 앉아보니 다르긴 하네요.”
최우진은 그리 말하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아주 좋으시겠어요.”
“네?”
“지원자 중 70%의 입사 지원 동기가 윤도경 팀장 밑에서 일하고 싶다는 거였잖아요.”
최우진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오늘 면접에 나선 160명의 지원자 중 대부분이 지원 동기를 말하며 도경의 이름을 얘기해 왔으니까.
“사실 제가 오늘 그 질문을 공통으로 던진 이유도 그겁니다.”
가만히 있던 인사부장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어차피 여러분들과 일할 사람이니 전문적인 분야야 여러분들이 잘 알 테지요.”
인사부장은 자신의 핵심 질문으로 지원 동기를 물었다.
“지원 서류를 받아보고 저희 직원들은 놀랐습니다.”
“놀라셨다면…….”
“많아도 너무 많아서요. 솔직히 400통이 넘는 지원 서류를 받아볼 거라고 생각도 못 했습니다. 이 작은 회사에서요.”
신라자산운용은 소규모 자산운용사였다. 물론 유성투자증권의 계열사였지만, 어쨌든 이제 막 시작하는 회사였다.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곳에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는 것은 인사팀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지원 서류를 보면 하나같이 윤도경 팀장과 일하고 싶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과장을 조금 보탤까요? 입사 지원 동기를 적는 부분에 윤도경을 찬양하는 글도 있었어요.”
인사부장의 말에 팀원들은 크게 웃었다.
“농담이 아닙니다. 증권사에서 오래 일했지만, 처음 있는 일이라 조금 놀랐습니다.”
“놀라실 수밖에 없죠…….”
도경은 당황스럽다는 듯 대꾸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만, 윤도경 팀장의 활약을 보면 납득이 가더군요. 워낙 뛰어나니까요.”
“아휴, 부장님도…….”
“어쨌거나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이게 이 업계에서는 좀 그런 느낌이 강해요. 능력이 있는 곳에 들어가서 큰 건을 하다 보면 그게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니까요.”
최우진은 거들듯 말을 이어나갔다.
“최근 이 업계에서 사고를 치는 사람? 우리 윤 팀장님밖에 없으니까요. 그럴 수밖에 없지.”
“그러니까요. 나도 리서치센터 박차고 나온 게 우리 팀장님 때문이잖아요.”
“그만들 하세요…….”
도경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경이었고, 그 모습을 본 팀원들은 더 놀리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제 각자 평가한 걸 합쳐서 합격자를 뽑아볼까요?”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던 인사부장이 그리 말하자 도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인사부장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도경의 말에 다시 한번 모두가 크게 웃기 시작했다.
* * *
“고맙다.”
일주일 후, 도경은 유성투자증권 대표실을 찾아와 있었다.
대표 심주원은 도경이 자리에 앉자마자 인사를 해왔다.
“저야말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도경은 심주원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번 일에서 라온바이오 회장 이정식의 백기 투항을 받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심주원이 이한자산운용을 설득해 줬기 때문이다.
도경이 부탁했을 때 가타부타 묻지 않고 나서준 심주원이었다.
“하하하, 이렇게 될 줄 알았으니 도왔지.”
심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처음에 전화가 왔을 땐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윤도경이라면 무언가 해낼 것 같았으니 도운 거야.”
“…….”
“그리고 해냈잖나? 나도 큰 이익을 보고 있어.”
“다행입니다.”
“다행이다마다, 얼마 전 그룹 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성그룹은 매년 정기적으로 사장단 회의가 열린다. 물론 그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그룹의 회장이었다.
언론에 보도되는 바로는 늘 반성회 같은 느낌이라고 보도되었다. 그룹 회장의 질책에 사장들이 반성을 하는 자리라서 그렇다나…….
“그 자리에서 TO가 우리를 성공 사례로 꼽았어.”
TO는 회장의 이름에서 딴 이니셜이었다. 그룹 내부에서는 그렇게 불린다.
“모두가 힘들 때, 모두가 성장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을 핑계로 대지 않는 곳으로 우리 유성투자증권을 꼽았단 말이야.”
심주원은 신이 난 듯 그 자리에서의 이야기를 도경에게 해주었다.
“특히 신라증권의 인수와 신라자산운용으로의 성공적인 변신 등을 칭찬하더군.”
“…….”
“이 두 가지 일 모두 윤도경이 끼어 있는 일이고.”
“저는 한 것이 없습니다. 대표님의 안목이 그만큼 좋으시다는 걸 말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이 친구 관리자 직함을 달아줬더니 이젠 대표한테 아부도 할 줄 아나?”
심주원은 그리 말하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도경은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윤도경은 빈말을 하지 않지. 고마워.”
그러고는 정말 진심으로 자신을 향한 칭찬이란 것을 알게 된 심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고생 많았어.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칭찬이 나오기 쉽지 않은데 이런 칭찬을 받아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네.”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심주원은 준비해 둔 서류를 꺼내 도경 앞에 내려두었다.
“자네 다음 달에 출장이야.”
“출장 말씀이십니까?”
“그래. 다음 달에 CES 열리는 거 알지? 거기에서 나를 수행해.”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CES는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에서 주최하는 세계 최대 ICT 박람회이다.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IT 기술 등등 전자제품에 융합된 기술을 전시하는 박람회였는데 세계 유수의 전자 기업, 자동차 기업 등등이 참여해 자신들의 기술력을 뽐내는 박람회였다.
“CES에 대표님께서 가실 이유가…… 설마.”
“맞아. TO가 방문할 예정이야. 미래 먹거리를 찾으러 말이야. 거기에 유성 반도체와 화학, 우리 증권이 함께 수행하기로 했어.”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박람회를 그저 박람회로만 즐기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회장이 직접 방문해 기술들을 확인하고, 괜찮은 회사는 인수전도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그래서 증권을 수행단에 포함한 것 같았다.
“그리고 자네는 나를 수행하고. 괜찮겠나?”
도경은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끄는 전락투자실도 신규 직원들을 뽑아 업무 인계도 끝낸 상태고, 다음 달에 출국이라면 그사이에 장기적 투자 종목을 진입하면 될 테니까요.”
“그래? 그럼 가지.”
“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CES 참관은 도경에게도 큰 기회였다. 향후 모바일 기기 시장의 판도를 가를 기술이 발표되는 곳이었으니까.
인사이트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돌아가거든 내 비서가 관련 자료 요구할 거야. 보내주면 되고. 신 대표에게는 내가 얘기해 둠세.”
“네. 알겠습니다.”
“자주 와. 이렇게 좋은 소식들 들고 말이야.”
심주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하자 도경 또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도 자주 오고 싶습니다. 올 때마다 대표님께서 제게 선물을 주시니까요.”
“하하하, 이 친구 참. 여유가 늘어서 보기 좋아.”
심주원은 도경의 손을 맞잡고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늘 숨이 턱 끝까지 찼는데도 달리는 사람처럼 보여서 마음이 좋지 않았어.”
“…….”
“그런데 지금 보니 여유가 많이 늘었구나.”
“대표님 덕분입니다.”
“고생하고. 다음 달에 보자고.”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대표실을 빠져나왔다.
“후…….”
길게 심호흡을 뱉어낸 도경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제는 큰 기회가 자주 찾아올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안주하지는 말자.”
하지만, 지금 자리도 도경에겐 부족했다.
여유를 가지되 멈추지 않겠다고 마음을 정리한 도경은 확신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1-19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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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