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19)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19화(19/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19화
【추천 종목: 유성반도체】
【요주의 종목: 한성조선】
‘한성조선?’
늘 그렇듯 불친절한 메시지였다.
어떻게 회원 등급이 오른 것인지도 알려주지 않았고, 매번 한 종목씩 말해주더니 이번에는 하나 더 늘었다.
그리고, 도경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한성조선을 요주의 종목이라 말해왔다.
‘한성조선이 떨어진다고?’
도경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는 컴퓨터로 트레이딩 시스템에 접속했다.
지금까지 메시지가 요주의 종목이라고 경고한 종목은 제이온시스템뿐이었다.
그리고 제이온시스템은 확실히 문제가 있었다. 사장과 임원이 저지른 불법과 낮은 사업성으로 인해 주가가 곤두박질쳐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언제 떨어지는진 진짜 안 알려줄 거야?’
시기도 불분명했다. 그저 요주의 종목이라 경고를 해왔을 뿐이다.
당연히 이번에도 답은 도경이 찾아야 했다.
‘한성조선도 뭔가 불법을 저지르는 중인가?’
종목을 경고해 온 케이스가 제이온시스템밖에 없다 보니 도경은 이전 사례에 빗대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럴 리가…….’
하지만, 한성조선은 산업은행에서 관리 중인 조선사였다.
이미 이전 오너들이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다 파산했지만, 워낙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이어서 현재 산업은행이 운영하고 있었다.
국가에서 투입한 세금을 다시 거둬들이려면 회사를 정상화해 민간에 매각해야 했고, 그만큼 사업에 관련한 감사도 다른 기업들보다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는 건 무언가 좋지 않은 소식이 있다는 건데.’
도경은 그렇게 생각하며 트레이딩 시스템상에서 한성조선을 검색해 조사에 들어갔다.
‘수급도 너무 좋고.’
당연히 최근 주식시장을 이끄는 조선주답게 수급 상황도 훌륭했다. 모두가 주식을 원하니 당연히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었으니까.
‘국민연금에서도 사들이는데…….’
국민연금은 국민이 낸 연금을 운용본부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굴렸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가장 큰 손이 국민연금이었다.
최근 한국 시장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며 시장참여자들에게는 적이나 다름없었지만, 그래도 정말 주식은 기가 막히게 잘했다.
그런 국민연금이 계속해서 한성조선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었다.
‘일단 흐름은 매우 좋아. 그렇다는 건 외부적 변수가 터진다는 건데.’
도경은 포털사이트에 한성조선의 이름을 검색하고는 여러 가지 뉴스를 찾아보았다.
한성조선에 관한 장밋빛 전망이 담긴 기사들이 엄청 많았다.
유가가 오르면 당연히 정유사업의 활황이었고, 덩달아 생산품들을 운반할 선박의 계약이 늘어났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여러 업체들과 선박 수주계약을 따내고 있었다. 한성조선도 마찬가지였다.
‘비관적인 전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네.’
도경은 국내 포털사이트를 포기하고는 구글에 접속해 영어 기사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한성조선의 선박 계약 기사들 사이에 눈에 띄는 기사가 하나 보였다.
[17개월 연속 선가 상승…… 한국조선업계에 먹구름 끼나?]세계 유명 조선해운 분석 매체가 작성한 기사였다.
도경은 화면에 빨려 들어갈 듯 기사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기사의 내용은 물가상승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상승하며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배 수주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중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이거 설마…….’
평소와 같았으면 그저 코웃음 치며 지나갈 수 있는 기사였지만, 메시지가 경고한 지금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넘겼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면 굉장한 경고로 다가온 것을 도경은 지난 과거를 통해 보았다.
“이제 공부한다고 되겠어?”
한참 도경이 한성조선에 관해 조사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모두의 시선이 도경에게로 향했다.
도경은 고개를 들었는데 그곳에는 언제나 늘 그렇듯 심사가 어디까지 비틀어진 건지 알 수 없는 이창재가 서 있었다.
“한성조선 말이야. 뒤늦게 공부하는 거 아냐?”
도경은 가만히 이창재를 바라보았다.
“창구 직원이 내리 들여다본다고 답이 나오겠어? 내가 말했잖아. 그냥 계속 들고 가라고.”
“이창재 대리님.”
도경은 계속해서 비아냥거려 오는 이창재를 보고 참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리님은 종목을 사고 나서 공부를 안 하시나 봅니다.”
“뭐?”
“저는 제가 산 종목 모두를 매일 파악합니다. 그리고 하루에도 수십 번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나 고민하고요.”
도경은 굳은 표정으로 이창재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내 선택을 의심하고, 종목을 공부하면서 내 포트폴리오에 있는 종목을 신뢰하게 됩니다.”
“야, 윤도경…….”
“말씀드렸죠? 자의식 과잉은 주식에 투자할 때 좋지 않다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창재 대리님도 이렇게 와서 비아냥거리기보다, 다른 분들 종목에 오지랖을 부리기보다.”
도경이 내뱉는 말은 날카로웠지만, 목소리와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침착해 보였다.
“종목에 관한 공부를 더 하시는 게 어떨까요?”
도경의 말이 끝나자 이창재의 눈가는 파르르 떨리더니 이내 특유의 여유가 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렇게 의심하고 공부해서 산 종목이 유성반도체라니. 이해되네. 그럼 열심히 해요. 공부.”
이창재는 도경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도경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뭐야, 말 그렇게 잘하면서 왜 그동안 참은 거예요?”
도경이 자리에 앉자 옆자리에 있던 이연지가 도경을 향해 물었다.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선을 좀 넘으시네요.”
“앞으로도 그렇게 쏴붙여요. 아주 그냥 제 잘난 맛에 사는 인간들은 밥맛이라니까.”
이연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 한편에 있는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이거 꼭 내보내요! 재수탱이가 한 짓!”
이연지는 마치 모두가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고, 도경은 그 모습에 피식하고 웃음이 터졌다.
* * *
“도경 씨, 2화도 안 봤죠?”
일주일 후, 출근을 한 이연지는 자리에 앉자마자 도경을 향해 물었다.
“연지 대리님, 좋은 아침입니다.”
“도경 씨도 좋은 아침…… 얼굴이 왜 그래요?”
“아, 생각을 좀 할 게 있어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길래 눈이 퀭하대.”
이연지는 도경이 걱정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커피라도…….”
“여기 있습니다.”
도경이 책상 위에 있는 커피잔을 흔들자 이연지는 졌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저께 영상 2화 올라온 거 안 봤죠?”
“네, 당연히.”
“도경 씨 MMI 하던 장면이 영상으로 나왔는데 심주원 부사장 눈빛을 어떻게 버텼어요? 아니, 나는 들어가서 쫄았다니까요.”
이연지의 말에 도경은 빙그레 웃었다.
“저도 눈빛 피하고 심주원 부사장 옷 앞섶에 달린 배지 봤어요.”
“아, 그런 팁이! 어쨌거나, 댓글 반응 좋더라구요. 유성반도체 홀더들 와서 도경 씨 찬양하던걸?”
“그래요?”
“그럼. 그 사람들 지금 반도체주 안 좋다고 여기저기서 곡소리 내는데 들고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야.”
“반응이 좋다니 다행이네요.”
도경의 말에 이연지는 덩달아 뿌듯해진 듯 미소를 지으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조선?”
“글쎄요. 지난 사흘간 너무 올라서.”
도경이 그렇게 말을 하자 두 사람의 시선은 방 한가운데에 있는 큰 화면으로 향했다.
[1위 이창재 +18.20%] [2위 윤도경 +11.6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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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이연지 –2.91%]지난 며칠간 워낙 장이 안 좋았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공황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구경제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운 도경은 괜찮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어느새 대회 2위에 올라 있었다.
“어우, 1위에 있는 이름 좀 치웠으면 좋겠네.”
이연지는 그리 말하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포트폴리오에 조선주가 있는 두 사람이 나란히 1, 2위네요.”
이연지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성조선을 포트폴리오에 담아둔 도경과 이창재가 이 어려운 장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었다.
“언제까지 갈 것 같아요?”
“네?”
“내 주식 언제까지 내릴 것 같냐구.”
“하하하, 글쎄요. 잘 아시잖아요.”
도경은 이연지가 물어오는 것이 농담이란 걸 알고 있었다. 진지하게 물어온 것이 아니니까.
“그럼 조선은 언제까지 갈 것 같아요.”
이번은 진지한 물음이었다.
“음…… 글쎄요. 저는 오늘 매각하려고요.”
“네?”
이연지는 진심으로 놀랐다는 듯 큰 소리로 되묻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듯 작은 목소리로 도경을 향해 다가왔다.
“아직 더 오를 것 같지 않아요? 나도 이거 쉬려고 참가했지만, 기업분석만 4년 했어요. 아직 시장은 조선주가 더 올라야 한다고 보는 것 같은데.”
“조선주는 더 오를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선주가 오르는데 한성을…… 설마?”
“확신은 아니고요. 그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요.”
도경은 컴퓨터를 이용해 트레이딩 시스템에 접속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성조선이 오를 만큼 올랐다.’
도경은 어제 종가가 한성조선의 고점이라 생각했다.
메시지가 한성조선을 경고한 이후 밤을 새워가며 한성조선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오늘 팔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관 수급도 멈췄어.’
며칠 전부터 물량을 거둬들이던 기관의 수급도 멈췄다.
외국인 창구에서는 매도 사인이 나오고 있었고, 개인이 그 물량을 다 받는 중이었다.
도경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 가지로 불안한 시그널들만 계속해서 나오는 중이다.’
메시지가 주는 신호와 시장참여자들이 주는 불안한 신호까지 모든 걸 우습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도경은 생각했다.
차곡차곡 쌓이는 불안감에 악재가 터지며 불을 댕긴다면, 당장 며칠간 올랐던 한성조선의 주가는 하루아침에 빠질 수도 있었다.
“다들 좋은 아침입니다.”
도경이 한참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대회를 진행하는 홍보팀 대리 이성현이 방으로 들어섰다.
“이연지 대리님.”
“네!”
“꼭 내보낼게요.”
사흘 전 이연지가 외친 것을 확인했다는 듯 이성현이 말해오자 이연지는 머쓱한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이제 대회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반이 지나 오늘이 10영업일째입니다.”
이성현은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모두 영상이 찍히고 있다는 걸 꼭 유념하고서 행동해 주세요. 물론 편집은 하겠지만, 저희도 괴롭거든요.”
이성현은 긴장된 분위기를 풀려는지 농담을 던졌다.
“자, 그럼 오늘 포트폴리오에 있는 종목을 매도하실 분은 종이에 적어서 지금 제출해 주세요.”
그 말이 신호가 되듯 여러 참가자가 종이에 작성해 매도할 종목을 전달했다.
“다 제출…… 윤도경 씨?”
도경이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자 이성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매도하시려고요?”
“네.”
도경이 종이를 건네자 이성현은 그 자리에서 종이를 펼쳐보았고, 다시 한번 놀란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정말?”
“네, 한성조선 전량 매도하겠습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0-28
정가 : 비매품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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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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