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0)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20화(20/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20화
“한성조선 전량 매도하겠습니다.”
도경의 입에서 나온 소리에 모두가 놀란 듯 도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시장을 이끌어가는 것은 한성조선을 포함한 조선산업이었다. 그리고 어제 시장에서도 상승하며 도경을 2위까지 올려준 것이 한성조선이었다.
“하하하!”
그때 정적을 깨는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모두의 시선이 그리로 향했다.
“나한테는 자의식이 넘치면 안 된다더니. 왜 내가 말한 게 윤도경 씨의 자존심을 건드렸나 봐?”
도경은 진심으로 무슨 소리인가 하는 표정으로 이창재를 바라보았다.
“내가 한성조선 계속해서 오를 테니 계속 들고 가라고 한 말이 그렇게도 자존심이 상했나?”
“뭐라는 거야.”
도경은 진심으로 어이없다는 듯 이창재의 말을 받아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이창재는 자신을 무시하는 도경의 태도에 화가 난 듯 한참 자리에 서서 도경을 바라보다 자리에 앉았다.
“도경 씨, 진짜 웃긴다.”
도경의 옆자리에 앉은 이연지는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했다는 듯 깔깔 웃으며 입을 열었다.
“뭐라는 거야.”
이연지는 당시 도경의 표정과 말투를 흉내 냈다.
“제가 그랬어요?”
“그랬다니까요. 표정이 진짜 썩어 들어가더라고.”
“어이가 없잖아요.”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는지 아는 사람이야. 도경 씨가 이해해요.”
어느새 둘 사이의 역할이 반전되어 있었다. 이제는 도경이 이창재를 향해 화를 내고 이연지가 말리는 것으로.
“그나저나 진짜 도경 씨 결단력 장난 아니다. 이거 오늘 오르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오르면 제가 종목을 잘못 분석한 거죠.”
“아니, 배 아프잖아요.”
“지금까지 수익을 봤잖아요. 이 정도로 만족을 하는 게 좋아요.”
도경은 자신이 종목에 관해 설명을 해봤자 이연지는 반신반의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좋습니다. 오늘 매도하신 종목은 바로 적용되고, 수익률은 어제 종가에서 멈추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오늘 하루도 잘 버티시길 바랍니다.”
이성현은 진심을 담아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최근 워낙 장이 안 좋다 보니 참가자들의 포트폴리오 성적도 좋지 않았고, 표정과 행동들도 침울해져 있어 영상으로 내보내기 미안할 정도였다.
띵띵-
여덟 시 반이 되자 단일가 거래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도경은 모니터에 한성조선을 띄워두고 바라보았다.
“매도 물량 나오는 거죠?”
옆에 앉은 이연지도 자신의 종목보다 한성조선에 관심을 더 가지는 듯 도경을 향해 물어왔고,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 8시 30분부터 40분까지는 전날 주식의 최종 가격으로 거래되는 단일가 거래와 동시호가 거래가 시작되었다.
동시호가는 30분 동안 매수, 매도 주문을 받고 9시 장이 시작됨과 동시에 단일 가격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 시간이 중요한 점은 이때 정해진 단일가가 장 시작 가격이 되었다.
“동시호가에는 워낙 장난질이 많아서요.”
보통 8시 30분부터 59분까지는 동시호가에 장난질들이 많았다.
실제로 이때 매수호가를 높게 잡아 물량이 많은 것처럼 포장해 개미들은 무언가 있다라고 생각하고 달려들면, 자신의 물량을 떠넘기는 주가조작 방식도 있었다.
“그렇긴 한데…… 지금 매도 물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거 아니에요?”
“59분까지는 지켜보겠습니다.”
이연지의 물음에 도경은 그렇게 답하고는 책상 위에 양팔을 올리고 턱을 괬다.
이연지의 말마따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띵띵-
장 시작 1분 전 알림이 울리자 한성조선에 쌓였던 매도 물량들이 급속도로 줄어가기 시작했다.
“이거 또 개미 털려고…….”
옆에서 이연지의 목소리가 들려왔음에도 도경의 신경은 온통 모니터에 집중되어 있었다.
띵띵띵-
정규장 시작 알림이 오자 한성조선의 호가창은 위아래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매도 물량과 그 물량을 받는 매수세의 싸움이었다.
여기서 어느 한쪽이 우세한지는 곧 판가름 날 것이다.
“어, 내린다.”
이연지가 놀란 듯 큰 소리로 말하며 도경을 바라보았는데 도경은 모니터 화면에 집중하며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이연지는 놀라운 도경의 집중력에 감탄하면서도 도경이 보는 화면을 같이 바라보았다.
[-3.9%…….] [-4.4%…….] [-5%…….]장이 시작하자마자 쏟아져 나오는 매도 물량에 매수세는 점차 밀리기 시작했고, 급속도로 5% 이상 주가가 내리기 시작했다.
“도경 씨.”
한참을 집중하던 도경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네, 연지 대리님.”
“집중하는 데 방해한 거 아니죠?”
“괜찮습니다.”
도경이 빙그레 웃어오자 걱정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어오던 이연지도 한결 마음이 놓이는 표정이었다.
“도경 씨 집중할 때 표정 진짜 무섭네요. 그나저나 이거 연기금이 뱉어내는 거죠?”
이연지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국민연금에서 물량을 던지는 것 같아요.”
“짐작 가는 거 있어요? 도경 씨는 마치 이걸 예상했다는 듯 아침에 팔았잖아요.”
“짐작은…….”
도경은 잠시 생각하다 이연지를 바라보았다.
“짐작한 건 아니고요. 그냥 어제 너무 많이 올라서요.”
“단순히?”
“네. 그냥 지금 팔고 수익률을 지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감각도 타고났네요. 정말.”
“네?”
“시장을 그렇게 파악하고 분석하면서 지금이 타이밍이라는 감각까지 타고났다고요. 노력과 재능…… 진짜 뭐야. 갑자기 도경 씨가 저 재수탱이보다 더 재수 없어지려고 해요.”
이연지의 농담에 도경은 환하게 웃었다.
“칭찬 감사해요.”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다시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성조선의 주식은 -5%대에서 내림세가 멈춰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사흘간의 긴 랠리를 마치고 한 번 쉬어가는 타이밍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차트였다.
‘오전 공시도 없고…… 문제가 있으면 오전에 공시해야 하는 거 아닌가?’
도경은 이미 몇몇 부류에서는 한성조선에 문제가 생긴 정보를 캐치했다고 생각했다.
다른 조선주들은 여전히 주가가 선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성조선의 주가가 장 초반에 흘러내리며 눈치를 보던 시장참여자들이 다른 조선주들은 사들이고 있었다.
도경은 다시 한성조선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점심도 거르고 그러면 몸 상해요.”
“네?”
이연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도경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는 이연지가 서서 손목시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어느덧 시간은 점심시간이었다.
“한성조선이 뭐라고 그렇게 공부를 해요? 이미 팔았잖아요.”
“지금이 제일 좋은 공부 기회인 것 같아서요. 다른 조선주들은 주가가 완만하게 오르고 있는데, 한성조선만 여전히 음봉을 그리고 있어서요.”
“공부하는 건 좋은데 밥은 먹고 해요.”
“그럴까요?”
이연지의 말에 도경은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나 재킷을 챙겨 들었다.
“가시…….”
“어!”
도경과 이연지가 사무실을 나서려 할 때 사무실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고, 두 사람의 시선은 그리로 향했다.
“이창재 대리님! 지금 한성조선이!”
“조용해! 나도 보고 있어!”
자신을 부르는 직원의 목소리에 이창재는 짜증스러운 듯한 목소리를 버럭 내질렀다.
도경은 반사적으로 컴퓨터 앞으로 뛰어가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트레이딩 시스템상에 한성조선과 관련된 새로운 기사가 올라왔다는 알림이 떠 있었다.
「[단독] 한성조선, LNG선 20척 수주 계약 해지.」
「영국의 EGC 社와 맺은 5조 2천억 원 규모의 선박 수주 계약 해지.」
「EGC 社 “한성조선이 선가 상승 이유로 설계 변경 요구 묵살. 수주계약 해지할 것.”」
「한 척당 2천5백억 원…… 5조 2천억 원 규모 계약 해지 통보. 한성조선 “아직 할 말 없다. 대화 나누는 중.”」
굳은 표정으로 기사를 읽어 내려가던 도경은 한성조선의 차트를 보았다.
[-7%…….] [-8%…….]단독기사가 뜬 후에 한성조선의 주가는 점점 내려오고 있었다.
한숨을 내쉰 도경은 마른세수를 하고는 자신을 기다리는 이연지에게 다가갔다.
“끝난 것 같네요. 식사하러 가시죠.”
도경이 그렇게 말하며 방을 나서자 이연지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도경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 *
“편집점 한 번 잡고 들어갈게요.”
이틀 후, 유성투자증권 본사에 있는 한 소회의실.
짝-
손뼉 치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는 정면에 앉은 도경을 찍기 시작했다.
“도경 씨,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도경은 쌩긋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로 정면에 앉은 홍보팀 대리 이성현을 바라보았다.
“단독 인터뷰는 오랜만이죠?”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 그렇죠. 워낙 첫 만남이 윤도경 씨 단독 인터뷰 같아서.”
이성현은 그리 말하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습니다. 한성조선. 어떻게 아신 거죠?”
도경은 처음 이 자리가 준비될 때부터 이성현이 이 질문을 해올 것을 알고 있었다.
이틀 전 한성조선이 선주사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했다는 단독기사가 장 중에 흘러나오고 10% 이상 주가가 내렸다.
더 나아가 오후 장 마감 이후, 해당 기사 내용을 확인해 주듯 한성조선에서는 계약 해지를 공시하며 다음 날 6% 이상 주가가 흘러내렸다.
이전 사흘간 오른 주가를 단 이틀 만에 모두 토해내고, 지금 인터뷰하는 현재도 음봉을 기록하고 있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단순 운은 아닌 것 같던데요. 사무실에 설치해 둔 카메라로 확인한바 매도를 결정하기 이틀 전부터 한성조선에 관한 조사를 하셨더라고요.”
도경은 머쓱한 듯 코를 훔치며 정면에 있는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주가가 오를 때는 늘 불안합니다.”
도경은 차분한 목소리로 입술을 떼기 시작했다.
“이 좋은 흐름이 언제까지 갈까? 약간의 노이즈만 나와도 불안 증세에 시달리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찾아보게 됩니다. 내가 가진 종목에 대한 잡음이 어떤 것이 있고, 이 잡음이 줄 영향을 생각하게 되는 거죠.”
도경은 고등학교 때부터 용돈과 아르바이트를 한 월급으로 주식투자를 했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고른 종목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몇 날 며칠을 공부하고 고르고 골라 산 종목이 떨어질 일이 없다고, 남들보다 더 공부를 했으니 수익을 보는 게 당연하다고.
부끄럽지만, 이창재와 같이 자의식 과잉이었다.
“그래서 그 잡음의 진앙을 찾은 건가요?”
그때부터 생긴 버릇이었다. 작은 잡음도 그냥 넘기지 않으려 했다.
특히 이번에는 메시지가 전달해 준 것이 그 불안감을 확인 사살했다. 메시지가 경고하면 분명 문제가 있는 종목이라는 것이었으니까.
“그 잡음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봤습니다. 제가 본 기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철강 가격이 상승하고, 우리나라 조선업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성현은 계속 말을 해보라는 듯 도경의 말에 집중했다.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가격 싸움에 들어가면 중국에 밀리는 게 사실이고요.”
기술력과 안전성은 세계 최고였다. 하지만, 한 푼이라도 적은 돈을 쓰려는 선사들은 저가공세를 하는 중국 조선사에 끌릴 수밖에 없었다.
기술보다 낮은 가격을 택한 것이다.
“그 잡음을 토대로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해운 전문 언론에서 쓴 기사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선주사의 무리한 설계 변경 요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요.”
“그게 하나의 확신을 준겁니까?”
“아뇨. 확신은 제가 매도하기 전 사흘간 오른 한성조선의 주가가 줬습니다. 빠져야겠다고요.”
메시지는 마치 내리는 이유와 타이밍은 네가 찾아보라는 듯 종목만 말해주었다.
도경은 그 최적의 타이밍을 찾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했지만, 답을 내리지 못했다.
“고민하다 내린 답은 이 상승 랠리에 탑승했으니, 이제 내리자였습니다.”
“내일 더 오를 수가 있는데요?”
“아쉽겠지만, 그럼 제가 먹을 수익이 아니라고 생각해야겠죠. 그게 다입니다.”
도경이 주식시장에서 배운 것은 겸손이었다.
그것은 내 수익률이 일정 부분까지 올라왔을 때, 깔끔하게 팔고 나올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팔고 나서 오르면 속상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본 수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실력에 운도 따라주네요……. 매각한 당일 악재가 터지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으니까요.”
이성현의 물음에 도경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결과적으로 큰 이익을 봤지만, 이 영상을 보는 시청자 중에는 손해를 입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즐거웠지만, 적어도 내색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현재 모의투자 대회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2위와는 수익률이 7% 이상 벌어졌는데요.”
“이미 우승을 확신하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확신하신다고요?”
줄곧 겸손하던 도경의 입에서 확신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이성현은 놀란 듯 물었다.
“네. 아직 하나가 남았거든요.”
“그렇다면 오를 종목이 남았다는 소린데…… 설마?”
예상가는 것이 있다는 듯한 이성현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유성반도체가 남았습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0-28
정가 : 비매품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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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