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24)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224화(224/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224화
“론트리 인수 이후 주가가 34%가량 오르며 시장의 분위기가 뜨겁습니다.”
선진금융지주 사옥.
대회의실에서는 사장단과 실무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들려오는 보고에 선진금융지주 회장 이관영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특히 금융업계 내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종합하면, 은행업은 우리 선진의 주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하하하.”
이관영이 크게 웃자 사장단 또한 미소를 지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구만. 박 행장. 은행은 어떻습니까?”
“네?”
이관영이 자신을 지목해 오자 선진 은행장은 당황한 듯 되물었다.
“론트리와 시너지가 나오고 있습니까?”
“……그게.”
은행장은 주변의 눈치를 살폈는데 다른 사장들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어왔다.
눈치를 챈 은행장은 환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내부에서도 론트리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특판 대환대출을 만들고, 고객 유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은행장의 보고에 이관영은 기분이 좋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카드사는 어때요?”
“저희도 은행과 마찬가지입니다. 내부에서 새로운 카드 상품을 준비 중입니다. 곧 출시할 예정입니다.”
“보험은?”
“저희도…….”
각 계열사의 사장들이 보고하는 내용을 들으며 이관영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서 좋은 얘기를 해오는 이들은 모두 이관영 자신이 회장으로 부임할 때 떨떠름하게 생각했던 인물들이다.
선진금융지주는 오랜 기간 내부 승진으로 지주 회장을 뽑는 관행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성장을 멈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파격적으로 외부 인물을 선임했고, 그 인물이 이관영이었다.
‘내부 관행을 깨야 합니다.’
이관영의 취임 일성이었다. 관행에 익숙해진 인물들이 외부에서 수혈된 자신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나둘씩 관행을 깨나가겠다고 다짐했고, 그리해 선진에서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이관영이었다.
“론트리 쪽은 어떻습니까?”
“고민이 많습니다.”
자화자찬 분위기로 흘러가던 회의실 분위기에 찬물을 부어버리는 말에 순간 회의실엔 당혹감이 서렸다.
“고민이 많다니요?”
이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론트리의 대표는 무언가 결심하고 이 자리에 나온듯했다.
“내부적으로 기존 론트리 체제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관영은 계속 말해보라는 듯 가만히 입을 꾹 다물었다.
“자유분방한 내부 분위기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을 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
“론트리가 기존에 어떻게 돌아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부의 아이템 개발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기존 론트리의 아이템도 다른 핀테크 업체의 아이템을 차용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론트리의 대표는 작심한 듯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굴러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여기 내려오며 받은 임기 2년간 수습을 한 다음에 넘겨줘야 할 정도입니다.”
론트리의 신사업은 꿈도 꾸지 못한다는 얘기였다.
“변명 아닙니까?”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이관영이 입을 열어오자 대표는 표정을 굳혔다.
“우리 내부에서 론트리 포지션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기존 계열사들과 협업해 고객을 유치하는 회사로요. 그것도 못 하겠다는 말입니까?”
“…….”
“신사업을 하고 론트리를 키우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관영은 론트리의 대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현행 유지. 그것도 못 하겠다면, 지금 사표를 쓰는 게 맞고요.”
론트리의 대표는 순간 모든 것을 사실대로 이야기해야겠다는 듯 고개를 들었는데 자신을 만류한 부회장과 눈이 마주쳤다.
부회장은 지금은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어왔다.
“…….”
대표가 아무런 말을 못 하자 이관영은 혀를 찼다.
“다들 명심하세요. 내가 요구한 것에 맞출 수 없다면 사표를 내세요. 그 자리를 대체할 사람은 많으니까.”
이관영이 그리 말하며 회의가 마무리되려던 찰나…….
똑똑똑-
회의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잔뜩 사색이 된 사람 한 명이 회의실로 뛰어 들어왔다.
“크, 큰일 났습니다. 회장님.”
회의실로 뛰어 들어온 사람은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이관영의 물음에 비서실장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입을 열었다.
“언론사들에서 문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론트리 내부에서 고발이…….”
“고발이라니요?”
“론트리가 보유 중인 고객 데이터가 전부 가짜인 것 같다는 내부 고발입니다.”
그 말에 순간 회의장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기, 김 대표 그게 사실입니까?”
이관영은 당황한 듯 론트리의 대표를 향해 물었다.
론트리의 대표는 판이 깔린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듯 결심하고 입을 열었다.
“사실입니다. 론트리 기존 고객들에게 타겟 광고를 보냈는데 응답률이 낮았습니다. 그래서 내부 데이터 진실성 검증 결과 신뢰도가 20% 이하로 나왔습니다.”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은행장님, 저희와 협업을 통해 특판 대출이 잘나가고 있다고 말씀하셨나요? 왜 거짓말을 하십니까?”
“…….”
론트리 대표의 말에 은행장은 당황한 듯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보험사, 카드사 대표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론트리 내부 데이터는 사기입니다.”
대표는 그리 말하고는 품속에 있는 봉투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자신이 없으면 사표를 내라고 하셨습니다. 자신이 없어서 내는 게 아니라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내는 사표입니다.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대표는 그리 말하고는 회의실을 벗어났다.
“이……익!”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관영은 소리를 지르려다 뒷골이 당기는 듯 뒤통수를 부여잡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 * *
“선진금융지주의 현재 주가는 29,200원입니다.”
한 달 후, 도경은 최우진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40%가 빠졌네요.”
“예. 슬슬 정리할까 싶습니다. 곧…….”
최우진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금융위 조사가 끝나면 검찰 조사로 넘어갈 테니까요. 거래정지 되기 전에 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시작은 블라인드에서 론트리 내부 고발로 터진 글이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며,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금융위와 금감원에서는 선진금융지주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발로 매일같이 선진금융지주의 뉴스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금감원과 금융위 합동 TF 구성, 선진금융지주 특별조사」
「론트리 고객 데이터 거짓? 선진금융지주 “현재 파악 중.”」
「론트리 김 모 전 대표 잠적, 선진금융지주 “우리가 속았다. 김 전 대표 검찰에 고발.”」
「금감원 “론트리 인수 과정에서 금품 오간 것 있는지 파악 중.”」
「선진금융지주 내부 “이관영 회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그리고 모두의 의심 방향은 이관영 회장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내부에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인수를 몰아붙인 것이 이관영이라는 고발도 나오고 있었고, 금품이 오간 것 같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었다.
당시에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인제야 모든 잘못을 이관영에게 덤터기 씌우는 모습이었다.
“오늘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예. 힘들겠지만, 고생 부탁드립니다. 저도 대표님 뵈러 다녀오겠습니다.”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재킷을 챙겨 들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 * *
“고생 많았습니다. 이렇게 이득을 봤는데도 표정은 좋지 않네요.”
사무실을 나온 도경은 대표실로 와 신임 대표 류태화에게 결과를 보고하고 있었다.
“일이 참 마음대로 흐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경의 말에 류태화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욕심 때문이죠. 도경 씨가 유튜브에 나가 경고를 했을 때, 이관영 회장에게 욕심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도경은 류태화의 말에 공감했다.
업계에서는 도경 자신을 향해 특별한 인물이라고 얘기해 오고 있었지만, 도경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투자를 진행하며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지름길임을 알고 있는 투자가일 뿐이었다.
“이관영 회장은 자신이 부린 욕심에 대한 대가를 돌려받을 겁니다.”
류태화는 도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론트리의 김윤아 대표와 이관영 회장 사이에 금전적인 거래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 같더군요.”
“그렇습니까?”
“네. 이것도 카더라 수준이긴 합니다만,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욕심을 내면서까지 인수해야 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그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충분히 경고하고 판단에 따른 투자를 한 것일 뿐이니, 투자 결과에 대해서는 기뻐합시다.”
류태화가 그리 말해오자 도경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네. 알겠습니다.”
도경의 얼굴에 자리 잡은 미소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던 류태화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번 투자를 보며 느낀 게 많아 이사회에 의제로 올렸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류태화는 그리 말하며 서류를 도경에게 건넸다.
“전략투자실을 전략투자본부로 승격하고, 내부에 VC를 두기로 했습니다.”
“네?”
“이번 투자를 보면 벤처캐피털을 윤 실장에게 맡겨도 되겠던데요?”
류태화의 말인즉슨, 새롭게 생길 예정이었던 벤처투자팀을 도경의 밑에 두겠다는 얘기였다.
도경은 손사래를 쳤다.
“제가 요즘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요.”
“그래서 이렇게 배치하는 겁니다.”
류태화는 도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언제까지고 실무까지 모두 터치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여기 신라자산운용에 계속 있을 것도 아니고요.”
후일을 생각하라는 말이었다.
말 그대로 지금 도경이 하는 일이 너무 많았다.
투자는 물론이고 관련 업무에 세세하게 관여하고 있었는데, 도경이 전략투자실을 떠나게 되면 팀 내부에 많은 부침이 있을 거란 얘기였다.
“이미 이사 대우의 직급을 받고 있으니 본부장으로 직함을 바꾼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요.”
류태화는 미소를 지으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사람을 부리는 방법을 배우세요. 많은 자산이 될 겁니다. 너무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요.”
도경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본부 아래에 두 개의 부서가 생기는 겁니다. 증권투자부와 벤처 투자부라고 이름을 붙여봤는데 괜찮습니까?”
“네. 좋은 것 같습니다.”
“증권투자부의 부장으로 생각해 둔 인물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류태화의 물음에 도경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입을 열었다.
“최우진 팀장이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도경의 말에 류태화는 같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당연히 VC 팀 구성의 권한은 윤 실장에게 맡기겠습니다.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르도록 하세요.”
류태화의 말에 도경은 잠시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혹시 연봉 상한선이 있을까요?”
“연봉 상한선이요? 현재 부장급들 연봉은 6,800만 원입니다. 그 선에서 맞춰질 것 같습니다. 당연히 성과급은 계약을 따로 해야겠죠.”
증권가의 연봉은 다른 대기업들보다는 낮았다.
물론 백오피스는 대기업과 비슷했지만, 도경이 있는 전략투자실과 같은 프런트 오피스는 연봉은 낮고 성과에 따라 많은 성과급을 가져갔다.
“누구 데려올 사람이 있습니까?”
류태화의 물음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한 사람이 떠오르네요.”
도경의 말에 류태화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도경은 무엇이 그리도 기쁜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2-27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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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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