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36)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236화(236/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236화
“대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하하, 어서 와! 축하한다!”
며칠 후, 도경은 얼굴을 보러 오라는 유성투자증권의 대표 심주원의 연락을 받고는 본사로 넘어와 있었다.
“우리 회사에서 올해의 인물이 나올 거라고는 예상을 못 했어.”
“대표님과 신선호, 류태화 대표님께서 지지해 주신 덕분입니다.”
도경과 손을 맞잡은 심주원은 정말 기쁜 듯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앉자.”
심주원의 손짓에 도경은 자리에 앉자마자 입을 열었다.
“대표님께서도 축하받으실 일이 있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도경의 말에 심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네 덕분이지 뭘.”
“제 덕분이라니요.”
“내가 사업을 손대면 능숙한 직원들이 다 해주니 나야 직원들 덕분이고, 그중에 가장 뛰어난 직원인 윤도경이가 대표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아야지.”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피식 웃었다.
“연임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고맙다.”
심주원은 곧 유성투자증권 대표 임기가 끝나는데, 그룹 차원에서 심주원의 연임을 발표했다.
유성투자증권이 생긴 이후 최초의 연임 대표 탄생이었다.
“마음 놓고 사업을 좀 해도 되겠어. 이제는.”
심주원은 아주 큰 부담을 던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3연임은 내가 눈치 보여서 못 하고, 다음 타자를 위해서 새로운 사업들을 조금 도입해 보려고 한다.”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도경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묻자 심주원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그걸 물으려고 너를 불렀는데.”
“아…….”
“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심주원은 손뼉까지 쳐가며 크게 웃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도경을 향해 입을 열었다.
“신라자산운용은 너와 신선호, 류태화 덕분에 자리가 잡혔고 유성도 WM(개인자산관리)이 잘나가는 상황이라 나쁘지 않아.”
유성투자증권은 신라증권을 인수한 이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성장하고 있었다. 어려운 시기의 성장이라 그런지 모두가 놀라워하는 분위기였다.
“IB 쪽을 강화해 볼까 하는데. 어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야?”
자신이 말을 꺼내자마자 좋다고 말해오는 도경을 바라보며 심주원은 미덥지 않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네. 정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IB(기업금융)를 확대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유는?”
“시장이 어려워지며 기업들이 상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에 유동성, 다시 말해 돈이 돌 때는 상장을 할 때마다 상한가(+30%)를 찍는 것이 기본이었고, 따상이니 따따상이니 하는 폭발적으로 주가가 오른 기업도 있었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대두되고 주식시장이 좋지 않자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상장을 포기했다.
“이제 그 기업들이 다시 나서려 할 겁니다.”
“내 생각도 같아. 지금이면 평가절하도, 절상도 아니고 딱 기업가치만큼의 평가를 받겠지.”
“그렇습니다.”
“좋아. 윤도경이 그리 말하니 내 생각을 확인받은 기분이라 매우 좋은걸.”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다.
“참.”
심주원은 무던한 표정으로 도경의 앞에 종이를 하나 건넸다.
“읽어봐. 다다음 주에 한성경제에 실릴 거야.”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종이를 들어 읽어 내려갔다.
그러고는 놀란 표정으로 심주원을 바라보았다.
“축하드립니다. 대표님.”
“하하하, 내가 축하받을 일인가? 회사가 축하받을 일이지.”
도경은 다시 한번 종이를 바라보았는데 정말 미소가 절로 나왔다.
「[단독]20년 만에 뒤바뀐 증권사 순위. 유성투자증권 2위로 올라」
「만년 3위였던 유성투자증권의 반란, 선진증권 제치고 2위로」
「모두가 안 될 거라 할 때 뚝심 있게 신라증권 인수, 1년 만에 빛 봐」
「신라자산운용 연결실적으로 편입되며 유성투자증권 영업익 증가 이끌어」
「유성투자증권 심주원 대표, 쾌거를 바탕으로 연임」
“3월 공시 때 돼야 더 잘 나오겠지만, 한성경제가 매년 매기던 순위에서 우리가 2위로 올랐어.”
“정말 축하드릴 일입니다.”
“기사를 봐. 신라자산운용 칭찬뿐이야.”
“…….”
심주원의 말마따나 기사에는 신라자산운용의 성장이 유성투자증권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되어 있었다.
“저 자본이 전부 어디서 나왔겠어? 자네가 이끄는 PI에서 나온 거지.”
도경이 이끄는 전략투자실은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자본 성장을 이루어냈다.
다시 말해 신라자산운용이 보유한 자산이 늘어난 것이다.
“뭘 해줘야 네가 만족할까?”
심주원의 물음에 도경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돈을 좀 더 주십시오.”
“뭐?”
“본부로 올랐는데 자본이 부족합니다. 물론 현재 있는 장기자산을 정리하면 돈이 생기겠지만…… 더 큰 물에서 놀고 싶습니다.”
도경의 말에 심주원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도경이 먼저 자신에게 무언가를 해달라고 한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통한 것 같네.”
심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서류 봉투를 도경에게 건넸다.
“읽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러라고 준 거야.”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봉인을 풀고 봉투 안의 서류를 확인했다.
“신라자산운용이 1,5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거야. 신라자산운용 신용등급 알지?”
“네. AA-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A-는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이런 시기에 고금리로 회사채발행을 하는 게 맞느냐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오히려 지금이니까 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유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시장에 먹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돈이 없으면 엄마한테 돈을 받아와야지. 안 그래?”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장의 폭락 이후 우량한 기업들의 주가도 같이 내려온 상황이었다.
“그중 500억 원은 자네 팀 앞으로 들어갈 거야. 그 정도면 되나?”
“차고 넘칩니다.”
“2주 뒤에 입찰할 거고. 우리가 바라야 할 것은 두 손 모아 매진이 되길 바라는 거지.”
“규모가 꽤 큽니다.”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신라자산운용의 크기를 두고 봤을 때는 큰 규모였다.
“자네 믿고 던진 거야.”
“제가 무슨 힘이 있다고…….”
“열심히 영업 뛰어야지. 보자, 다음 주 주말에 뭐 해?”
“별일 없습니다.”
“그럼 금융인 모임에서 자네가 나를 수행해. 그리고 자네가 직접 영업을 뛰어.”
심주원은 피식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고액 자산 척척 유치해 오던 영업 실력 다 죽은 거 아니겠지?”
그 말에 도경 또한 환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실력이 어디 가겠습니까?”
두 사람은 그렇게 농담을 하며 오랜만에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고, 웃음소리는 떠날 줄을 몰랐다.
* * *
“500억 원이요?”
다음 날, 도경은 전략투자실 관리자급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최우진이 놀란 듯 묻자 도경은 입에 검지를 가져다 대며 주변을 살폈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기뻐서.”
“아직 결정 난 건 아니니까요. 모두 입단속 부탁드립니다.”
“물론이죠.”
도경은 팀원들의 초롱초롱 빛나는 두 눈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완판이 되어야 그 돈을 받을 수 있겠죠.”
“완판…… 되겠죠?”
이연지는 그리 물으며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시선을 받은 이지훈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글쎄요. 요즘 회사채 시장에 AA- 급이 나오면 보통 완판이 되기는 하는데…… 규모가…….”
“보통 우리 회사급이면 얼마 정도 팔아요?”
“그거야 회사 마음이겠지만, 보통 500억 원 선이죠. A+ 급들이나 AA- 급 중에서도 대기업 계열사들이 그 정도를 받으니까.”
“에이, 그럼 우리도 가능하겠어요. 대기업 계열사잖아.”
이연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그건 확신은 못 합니다. 대기업 계열사라고 하더라도…… 신라자산운용의 규모가 워낙 작아서.”
“아…….”
“너무 걱정하지들 마세요. 제가 팔아볼게요.”
이야기를 들으며 밥을 먹던 도경이 그리 말하자 모두의 시선이 도경에게로 향했다.
“본부장님께서요?”
맞은편에 앉은 한다현이 설명이 필요하다는 듯 물어왔다.
“네. 심주원 대표께서 금융인 모임에 함께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어, 다음 주에 열리는 그거요?”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증권사 회장, 대표들 다 오는 자리잖아요.”
“어디 증권사만 와? 은행, 보험, 캐피털…… 연금 회사들까지 온다.”
한다현의 물음에 최우진이 그리 받으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방검복 준비할까요?”
“네?”
“금융인들의 적이시잖아요.”
최우진의 말에 모두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우진 부장님 농담도 참…….”
“너무 기뻐서요. 그런 자리에 가시면 인맥이 넓어지는 거니까.”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년이 되면 금융계의 정점에 있는 인사들이 모여 신년회 겸 인사를 나눈다.
말이 신년회였지 실상은 그 자리에서 서로를 소개하고 협업의 기회도 만들어지는 매우 중요한 자리였다.
“심 대표님께서 사람을 정말 화끈하게 밀어주시네요.”
“저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럼 500억 원 어디에 쓸지 생각 좀 해보고 있겠습니다.”
“100억 원은 저희 쪽으로 좀…….”
최우진의 말에 한다현이 호응해 오자 최우진은 쓰읍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가로저었다.
“200억 원 가져가지 않았어?”
“좀 더 주세요.”
“에이, 내가 인심 썼다. 그래, 벤처투자부에 백억!”
도경은 그 모습을 보며 정말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고, 다른 팀원들은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 * *
“이야, 이런 옷이 있었어?”
“모임에 간다고 하니 동생이 괴롭히더군요.”
약속 당일, 도경은 금융인의 모임이 열리는 컨벤션 센터 로비에서 심주원과 만났다.
“동생이 안목이 있구먼, 우리같이 벌면 쓰기도 써야 해. 그래야 괜히 꼴값 떤다는 말을 안 들어.”
“명심하겠습니다.”
심주원은 앞쪽으로 손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수행해.”
심주원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행사장으로 수행하기 시작했다.
행사 시간이 다 되어서 그런지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이미 많은 인물로 붐비기 시작했다.
“심 대표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심 대표님, 연임 축하드립니다.”
“심 대표님! 2위 증권사 축하드립니다.”
유성투자증권이 배출해 낸 최고의 스타답게 심주원이 입장하자마자 여러 사람이 다가와 인사를 했다.
심주원은 그들의 인사를 하나하나 받아주며 도경을 소개했는데, 도경은 명함을 주고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좀 챙겼나?”
“네?”
“나한테 인사하러 온다고 해서 별거 아닌 양반들이 아니야. 하나같이 자기 회사를 궤도에 올린 사람들이라고.”
금융인의 모임에 초대받을 정도의 인물이니 당연했다.
“명함 확실하게 챙겼습니다.”
“그 명함이 재산이 될 거야. 힘들 때마다 명함집을 제일 먼저 봐. 아이템만 확실하다면 다들 도와주려고 나설 테니까.”
“감사합니다.”
“여기서 감사하다고 하면 안 되는데. 저기 보이나?”
심주원은 턱짓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대한민국 금융계를 쥐락펴락하는 거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행사장 최고의 명당이었다.
“네. 보입니다.”
“가자고.”
심주원은 그리 말하며 앞장서서 걸었고, 도경은 옷매무새를 매만지고는 뒤를 따라나섰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3-13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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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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