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65)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265화(265/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265화
“먼저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신라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에서 저희 퀀트엣지의 리서치 세션을 진행할 수 있어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며칠 후, 신라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의 회의실에는 도경의 팀과 퀀트엣지의 구성원들이 모여 있었다.
퀀트엣지의 대표 황성현은 화면 앞에 서서 업계에 잘 알려진 이들과 함께하는 것에 긴장과 동시에 기쁨을 느꼈다.
“저희도 영광입니다. 저희 투자전략본부 리서치 방식과 다른 리서치 방식을 도입해 업계에서 성장하는 중인 퀀트엣지와 만나 유익한 시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경의 말에 퀀트엣지 구성원들의 얼굴에는 감격스럽다는 듯한 표정이 자리 잡았는데, 이내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퀀트엣지로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들의 방식을 홍보하고,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트레이딩 팀인 도경의 팀과 함께할 기회를 얻길 원했다.
“시작하겠습니다. 발표 도중 질문이 있으시면 언제든 해주셔도 됩니다.”
화면 앞에 선 퀀트엣지의 대표 황성현이 그리 말하자 회의실의 불이 꺼지고 모두의 시선이 화면으로 향했다.
“저희 퀀트엣지에서 자체 개발한 투자 환경 분석 인공지능 마인드스트릿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창업 당시부터의 재무제표, 비율 등을 학습했습니다.”
퀀트엣지는 금융 데이터를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리서치 자료를 생산해 냈다.
“이렇게 학습된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어떤 시기에 어떤 재무제표가 발표되었을 때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타는지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도경은 흥미롭다는 듯 황성현의 발표를 바라보았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10년간 코스피, 코스닥의 전 종목을 대상으로 투자자들이 언제 해당 종목 주식을 사는지 시기별 수급을 분석하고, 기업이 언제쯤 턴 어라운드할 것인지 예측합니다.”
“기업이 적자에서 흑자를 기록할 것 같다는 것도 분석할 수 있습니까?”
최우진은 신기하다는 듯 턴 어라운드에 관해 물었다.
“그렇습니다.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과 시장의 빅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합니다.”
“그 분석은 인공지능이 하는 것인가요?”
“반은 그렇습니다.”
최우진의 물음에 황성현은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반은 저희 인공지능인 마인드스트릿이 하지만, 이렇게 나온 데이터를 시뮬레이션 돌리고 성과를 분석하는 것은 저희 연구원들의 몫입니다.”
도경을 포함한 전략투자본부의 구성원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방식이었다.
전략투자본부는 전 세계의 거시경제 흐름과 산업과 기업의 펀더멘탈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업의 가치를 매기는 방식의 투자였다.
하지만 퀀트엣지의 방식은 머신 학습을 통해 수학과 통계, 여기에 빅데이터를 추가한 전형적인 퀀트 투자 방식이었다.
“저희는 분석을 통해 두 가지 포트폴리오로 나눕니다. 하나는 적극 수익 추구형으로, 흔히 말하는 텐배거(Tenbagger, +1,000% 수익률)를 달성할 수 있을 만한 기업을 추종하는 포트폴리오이고.”
황성현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다른 하나는 기업의 펀더멘탈과 수급을 기반으로 한 안정 수익형 포트폴리오입니다.”
“안정 수익형 포트폴리오가 추구하는 수익률은 대략 얼마 정도 됩니까?”
“시장 수익률보다는 앞서는 것을 추구합니다.”
황성현은 화면을 넘겼다.
“지금 보시는 화면에는 저희 퀀트엣지가 출범하고 2년간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적극 수익 추구 -19.5%] [안정 수익 추구 +14.2%]극과 극으로 나뉜 수익률이었다. 도경은 메모를 하며 황성현의 발표에 집중했다.
“적극 수익 추구 포트폴리오에 구성된 종목은 약 14개 기업으로 대부분 코스닥 상장 기업입니다. 개별 종목 수익률로는 가장 높은 종목이 +372%, 가장 낮은 종목이 -182%입니다.”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은 처참했지만, 개별 종목을 발굴해 내는 능력은 꽤 있는 것 같았다.
현재까지 -19.5%라고 해도, 퀀트엣지에서 자신한 대로 턴 어라운드(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포트폴리오 자체의 수익률도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었다.
“안정 수익 추구 포트폴리오의 경우는 8종목 중 현재 단 한 종목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부분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럼 나머지 7개 기업은 수익이 플러스인가요?”
이연지의 물음에 황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시장이 한창 좋을 때 이 포트폴리오의 수익은 +50%까지 치솟은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시장의 부진으로 내려앉았지만, 매도 타이밍을 잘 잡는다면, 시장 수익률의 두세 배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개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의 면면들을 보아하니 생소한 기업들도 있었지만, 확실한 건 그들이 자신하는 만큼 이상한 종목들은 없어 보였다.
“여기까지 들으면, 기존에 나와 있는 투자 로봇과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한참 발표를 듣던 도경의 입이 열리자 모두의 시선이 황성현에게로 향했다.
기존에도 여러 증권사에서 인공지능 투자 서비스를 제공했다. 도경의 말마따나 다른 점이 무엇인지 듣고 싶었다.
“저희가 기존 서비스 중인 투자 로봇들과 다른 점은 빅데이터 분석이 이곳에 포함된다는 겁니다.”
빅데이터(Big Data)는 말 그대로 큰 데이터를 의미했다.
많은 양의 자료들을 수집하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빅데이터를 처리하거나 분석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다시 말해, 끌어모은 자료들을 누가 분석하냐에 따라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희 퀀트엣지는 추적 중인 기업의 빅데이터를 수집해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통해 앞으로의 수급 방향과 주가의 등락을 예상하는 방식을 추가했습니다.”
많은 양의 자료 속에서 규칙성이나 패턴을 발견하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령 비가 오는 날에는 막걸리와 파전이 많이 팔린다는 것을 데이터로 파악하고, 이 데이터가 비가 오는 날마다 규칙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
“빅데이터는 모으는 것보다 분석하는 사람의 능력을 크게 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경은 황성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습니다. 퀀트엣지는 저를 포함한 15인의 임직원이 있습니다. 대부분 연희대 금융공학과와 통계학, 경제학과 출신으로 모두 대학원 졸업 후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황성현의 말은 통계와 데이터분석에 관해서는 자신이 있다는 말이었다.
“특히 저는 빅데이터 분석을 담당하고, 인공지능 개발에도 참여 중입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따로 알아본바 황성현은 흔히 말하는 수재 중 수재였다.
금융공학 박사에 컴퓨터과학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을 만큼 능력이 비상한 사람이었다.
“저희 퀀트엣지는 취급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 필터링을 해 확실한 종목만 포트폴리오에 구성합니다.”
“멋있네요.”
도경은 진심으로 저들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금융가는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누구보다 앞서 있었다.
하지만 그 효용을 누구보다 많이 따졌다.
신문물을 받아들이더라도 만약 효과가 미진하다면 가차 없이 버리는 것이 이 업계였다.
대충 1년이면 그런 기업들이 사장되고는 하는데 퀀트엣지는 그런 업계에서 2년간 살아남았다.
“지금부터는 저희가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에 관해…….”
이후로도 세션은 계속해서 진행되었고, 도경을 포함한 전략투자본부 구성원들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는 기분으로 발표를 지켜보았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세션이 끝나고, 여러 질의응답도 끝나자 황성현과 도경은 마주 서서 인사를 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가 더 값진 시간을 보낸 게 아닌가 합니다. 정말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기분이었습니다.”
도경의 말에 황성현은 기분이 좋은 듯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 저희의 시간은 끝이 난 것 같습니다. 부디 신라자산운용과 일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네. 저희도 내부 회의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끝내고 퀀트엣지 사람들이 떠나자 도경은 간부들을 바라보았다.
“회의실에 너무 오래 있었더니 답답한데 휴게실에서 얘기할까요?”
도경이 그리 말하며 걸음을 옮기자 팀원들은 따라나섰다.
* * *
“저는 솔직히 투자하고 싶어요.”
휴게실로 자리를 옮긴 도경과 구성원들은 각자 평가를 내어놨는데 시작은 한다현이었다.
“인공지능도 누가 구성하냐에 따라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건 도큐센스 투자 건을 공부하며 배웠거든요. 저는 저렇게 자신감 넘치고 겸손하고 똑똑한 사람은 처음…… 아니, 두 번째네요.”
한다현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도경에게로 향했다.
“저요?”
“네. 좀 같은 종의 느낌이 났다고 해야 하나?”
한다현의 말에 이연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솔직히 저는 정통적인 리서치 방식을 신봉해요.”
“그건 저도 그렇고, 이 팀 모두가 그렇죠.”
도경의 말에 이연지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간 퀀트가 유행한다고 해도 쳐다보지 않은 이유가 그거였거든요. 근데 이번에는 빅데이터를 더해 분석을 하는 곳을 만나니까…… 우리가 하는 거랑 다른 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연지의 말에 모두가 그것이 핵심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빠졌죠.”
이지훈은 모두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물론 분석은 사람이 합니다만, 데이터만을 분석하는 것과 시장에서 겪었던 경험들이 들어간 리서치는 다르겠죠. 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경험에 따라 내놓는 방향이 다를 수 있었다. 이지훈은 그 부분을 얘기해 왔다.
“한 사이클에 대응하기 너무 좋아 보였습니다. 물론 이걸 메인으로 쓸 수는 없겠지만, 우리 내부 리서치와 퀀트엣지의 리서치를 섞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대훈까지 그리 말하자 도경은 최우진을 바라보았다.
“저도 너무 좋았습니다.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우리 일자리 뺏기는 거 아닌가 싶었다니까.”
최우진의 호들갑에 모두가 웃으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모두의 의견은 같았다. 남은 건 도경의 의견이었다.
“저도 좋았습니다. 최대훈 팀장의 말처럼 메인으로 사용은 아직 신뢰가 없으니 불가능하다고 보더라도, 추가적인 리서치로 보면 상호보완적으로 좋을 것 같네요.”
“그럼 결론 내리신 거예요?”
“네. 여러분들과 제 생각이 같으니 한번 진행해 볼까 합니다.”
“어우, 잘됐어요! 요즘 솔직히 너무 힘들었거든요.”
리서치 팀을 이끄는 이연지가 그리 말하자 도경은 피식 웃었다.
“죄송해요. 좀 더 빨리 대안을 찾았어야 했는데.”
“본부장님께서 죄송할 일이 아니죠! 그래도 일이 좀 많기는 해요.”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목에 걸친 시계를 바라보았다.
“자, 그럼 다들 업무 복귀하시고요, 저는 좀 더 살펴보고 진행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도경은 팀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방으로 돌아갔다.
* * *
그날 저녁, 도경은 퇴근을 해 집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도경의 손에는 서류가 들려 있었는데 표정이 꽤 괜찮아 보였다.
“너무 괜찮은 것 같은데.”
도경은 여러 채널을 통해 퀀트엣지의 평판과 사업들을 조회했는데, 하나같이 평이 좋았다.
최우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걱정했던 일들이 없을 것 같은 리서치 기업을 찾아 기분이 좋았다.
띠링-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도경은 엘리베이터 올라탔고, 계속해서 서류를 바라보았다.
“저 잠시만요!”
문이 닫히려던 찰나 들려온 목소리에 도경은 재빨리 문 열림 버튼을 눌렀고, 한 남자가 양손에 짐을 주렁주렁 든 채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감사합니다. 손에 짐이 너무…… 어? 본부장님.”
“황 대표님.”
도경은 놀란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았고, 상대 또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4-04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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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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