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72)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272화(272/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272화
“블루웨이브에 구축해 뒀던 포지션은 모두 털었습니다.”
이틀 후, 평소와 다른 주말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도경은 최우진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포지션 평균 단가가 115,000원이었고, 저희가 빠져나오기 시작했을 때의 단가는 202,500원이었습니다.”
“대충 76% 상승한 건가요?”
“네. 현재는 더 올랐지만…… 저나 팀원들도 지금은 빠져야 한다는 본부장님의 의견에 동의했고, 정리에 나섰습니다.”
도경은 연신 주억거리며 보고서를 확인했다.
“모든 포지션을 정리했고, 현재 보유 중인 현금은 약 650억 원입니다.”
“성적이 좋아도 문제네요.”
도경의 말에 최우진은 피식하고 웃었다. 자신이 할 말을 도경이 대신 해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빠르게 포지션을 잡아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좋습니다. 팀마다 종목 발굴에 힘써주시고요, 퀀트엣지 쪽에서도 내일 중으로 보고서가 넘어올 겁니다.”
“퀀트엣지랑 협업한 이후로 꽤 일이 편해져서 다들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요?”
“네. 아무래도 땅 짚고 헤엄치듯 종목을 발굴하기보다는 던져주는 게 있으니까요. 편하다고 해야 할까요?”
최우진뿐만 아니라 전략투자본부의 전원이 그렇게 생각을 하는 듯했다.
도경은 자신이 밀어붙인 일이라 조금은 걱정했었는데, 팀원들의 일이 줄어들었다고 하니 마음 한편에 남은 불편함을 덜었다.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어제 잘 들어가셨죠?”
도경의 물음에 최우진의 표정은 굳어졌고, 도경은 재미있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재밌게 즐기시고 왜 그런 표정을 지으세요.”
“아니! 본부장님, 진짜 제가 밥을 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한 사람은 본부장이고, 한 사람은 대표인데. 부장이 밥을 사는 게 맞습니까?”
“내기는 내기니까요.”
전날 낚시터에서 있었던 내기에서 최우진이 패배하고, 저녁밥을 샀다.
“그래도 재미있으셨죠?”
“재미야 있었죠. 황성현 대표 사람 괜찮더라고요.”
최우진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황성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사업을 떠나 인간적으로 교감을 나누었다.
“다행이네요. 앞으로도 뭐 이런 기회를 만들어 보죠.”
“낚시만 아니면요.”
“하하하, 누구보다 자신 있어 하시더니.”
최우진은 손을 휘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나저나, 슬슬 라온바이오는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다시 일 얘기로 돌아오자 도경은 최우진의 말에 집중했다.
“1년간 들고 있기도 했고, 최근 들어 주가도 좀 지지부진한 것 같아서요.”
“어제 체크했었는데 확실히 횡보하는 움직임이더군요.”
“네. 미래바이오에 포지션을 잡았으니, 라온은 털어도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그 부분에 대해서는 커버리지하는 연지 팀장님과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도경의 말에 최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연지 팀장에게 전달할까요?”
“네. 자료 챙겨서 방으로 좀 와달라고 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최우진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방을 나서자 도경은 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해 라온바이오를 체크했다.
“수급은 있는데 앞으로 쏘질 못하고 있구나.”
[라온바이오 44,250 ▼ 0.92%]라온바이오에 주주 행동을 하며 주식을 취득했었는데, 반절은 당시 수익화에 나섰고, 나머지 반은 장기투자 포트폴리오로 편입시켰었다.
현재 라온바이오의 지분 3.49%를 들고 있었다.
“별다른 소식도 없고.”
똑똑-
한참 라온바이오에 대해 고민을 하던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이연지가 방으로 들어왔다.
“본부장님, 부르셨습니까?”
“아, 연지 팀장님. 자리에 앉으세요.”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수첩과 펜을 챙겨 사무실 한가운데 있는 원형 테이블에 자리했다.
“다른 게 아니라, 라온바이오에 대해 듣고 싶어서요.”
도경의 말에 이연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우진에게 듣고 자료를 챙겨온 상태였다.
“라온바이오 요즘 어떻습니까?”
“일주일 전에 저희 팀 직원 한 명이 실사를 다녀왔습니다.”
이연지의 말에 도경은 놀랍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연지에게 정기적으로 커버리지하는 기업 상대로 실사를 나갈까 한다는 보고서를 받았을 때는 좋을 것 같아 결재해 주었는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아, 벌써 그게 돌아가는군요?”
“네. 내용이 정리되면 보고서로 올리려고 했는데, 오늘 마침 부르셔서 현재까지 정리된 내용을 들고 왔습니다.”
이연지가 보고서를 건네자 도경은 읽어 내려갔고, 이연지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라온바이오의 파이프라인(고정매출)인 JNJ의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는 여전히 계약이 8년 정도 남았습니다. 최근에는 생산량이 줄어들어 매출도 감소할 것 같지만, 여전히 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연지의 말에 집중했다.
“다음은, 자양강장제인데 최근 편의점의 소매 판매량이 준 것으로 보입니다.”
“곤란하네요.”
예전에야 약국에서 자양강장제를 팔았기 때문에 편의점 채널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양강장제 대부분이 편의점에서 팔렸고 약국에서 팔리는 양은 소량이었다.
“네. 아무래도 편의점 주 소비 고객인 젊은 층이 에너지음료를 먹는 방향으로 갈아타 그런 것 같습니다.”
“제로 열풍의 한가지로 봐야 할까요?”
도경의 물음에 이연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요즘 설탕이 아예 들어가지 않은 제로 음료 열풍에 올라타 무설탕 에너지음료들이 나오며 그쪽으로의 소비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라온바이오 측에서는 무슨 말이 없던가요?”
“자양강장제에 설탕이 많이 들어가 고민이라고 하면서도, 자신들도 제로 자양강장제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당분간은 매출 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군요.”
“그렇습니다.”
이연지의 보고에 도경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헬스케어 쪽은요?”
“연속혈당측정기가 출시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 측정이 필요할 때마다 바늘을 찔러 채혈하는 것이 아닌 복부나 팔뚝에 센서를 삽입해 세포에서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는 기계였다.
센서에서 측정한 혈당은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었다.
“애보트의 상품도 출시됐죠? 같은 시기에 말입니다.”
도경의 물음에 이연지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라온바이오의 입장에서는 참 얄궂게도 글로벌 거대 헬스케어 업체와 기기 출시일이 겹쳤다.
당연히 시장은 세계적 업체의 기기를 더더욱 찾는 상황이었고.
“라온바이오 측에서는 판촉 행사도 하고, 가격도 내렸지만, 여전히 쏠림현상이 심각합니다.”
“시장점유율이 2%가 채 되지 않네요.”
도경의 심각한 표정에 이연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는 본부장님과 생각이 같았습니다. 라온바이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건 오직 오너리스크뿐이라고요.”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오너리스크로 지지부진했던 주가를 회복한 이후 이제는 회사가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전망이 어둡습니다.”
“연지 팀장님의 의견은 지금이 매도 적기라고 보는 거고요.”
“그렇습니다.”
확신을 가진 이연지의 말에 도경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조금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연지 팀장님의 전망과 제 생각이 같습니다만, 이럴 때일수록 다른 의견들도 좀 봐야 할 것 같아서요.”
“네. 알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요즘 일은 좀 어떠세요?”
“본부장님이 신경 써주신 덕분에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곧 신입 사원 채용 기간에 인원 좀 더 늘려달라고 윗선에 말해뒀으니, 조금만 더 고생합시다.”
도경의 말에 이연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갔다.
“라온바이오야…….”
이연지가 방을 나가자 도경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리로 돌아왔다. 분명 라온바이오에 대한 전망은 지금보다 더 상승할 것이라고 봤는데 영 힘을 못 쓰고 있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중에서 라온이면 진짜 좋은 기업인데.”
국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돌았다.
-한국 바이오 기업엔 투자하는 거 아니다.
워낙 한탕주의에 빠진 경영인들이 많았다. 거짓 호재를 띄워 주가를 상승시킨 뒤 주식을 매도하고 빠지면, 거짓 호재에 속아 투자를 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봤다.
그에 비해 라온바이오는 좋은 기업이었다. 물론 이쪽도 오너가 회사를 말아먹고 있었지만, 사업성 자체는 엄청 좋은 회사였다.
“일단 다른 곳의 얘기도 한번 들어봐야지.”
그렇게 결론을 내린 도경이 휴대전화를 들어 올리려던 그때.
지이잉-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고, 도경은 화면을 확인했다.
【회원님을 늘 응원하는 VIP 서비스입니다】
최근에는 뜸하던 메시지의 등장에 도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집중했다.
【시장에 참여하다 보면 전망치가 훨씬 높음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망과 데이터는 지금 지점보다 훨씬 위에 있지만 주가의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죠】
메시지는 마치 지금 도경의 고민을 두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특히 그러한 조짐을 확인했을 때는 더더욱 확신을 가져도 됩니다】
【윤도경 씨가 보유 중인 종목은 상승할 여력을 보여주었나요?】
메시지가 던진 물음에 도경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단기적으로 실적이 좋지는 않지만, 확실히 좋은 기업이에요.”
파이프라인이 확실했고, 더군다나 자신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고 개선을 시도 중인 기업이었다.
그리고 메시지가 말한 상승 여력은 이미 한차례 상승으로 보여주었다.
모두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종목이었다.
【그렇다면 보이는 그대로를 믿는 것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다만,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도한다고 주가가 상승하지는 않겠죠】
【주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으세요. 그리고 믿음에 대한 결과를 얻으십시오】
【회원님의 곁에서 늘 함께하겠습니다. VIP 서비스입니다】
“주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똑똑-
메시지의 말에 고민을 하던 도경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올렸다.
“어, 최대훈 팀장.”
문을 열고 최대훈이 방으로 들어서자 도경은 무슨 일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본부장님, 라온바이오의 주주총회 안내문이 떴습니다.”
최대훈의 말에 도경은 무언가 머리를 번쩍하고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주주로서 할 수 있는 것…….”
“네?”
“아! 아닙니다. 언제죠?”
“두 달 후로 잡혔습니다.”
최대훈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한 시간 후에 전체 회의 열겠습니다. 대신 가서 전해주세요.”
“전체 회의 말씀이십니까?”
“네. 증권투자부, 벤처투자부 모두 참여합니다.”
“안건은…….”
최대훈의 물음에 도경은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라온바이오의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할까 합니다.”
도경의 말에 잠깐 놀란 표정을 짓던 최대훈은 이내 고개를 숙였다.
“전하겠습니다.”
“한 시간 후에 봅시다.”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PC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4-11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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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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