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297화(297/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297화
“윤도경 씨?”
다음 날 오전.
도경은 전날 메시지가 알려준 장소로 나와 있었는데 한 사람이 도경을 향해 다가오며 물었다.
“아, 네. 안녕하십니까? 윤도경입니다.”
도경이 명함을 내밀자 상대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명함을 꺼냈다.
“안녕하십니까? 신재현입니다.”
[CFP/회계사 신재현]명함을 본 도경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신재현은 국제 공인 자격증인 CFP 자격이 있었는데, 난도가 높기로 유명한 국제 재무 설계사 자격증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놀라운데 회계사 자격까지 가지고 있었다.
“업계에서 유명하신 윤도경 본부장님께서 오늘 면접을 본다고 하셔서 굉장히 영광입니다.”
“아, 면접이요.”
신재현의 말에 도경은 속으로 메시지의 욕을 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가라고만 말했지, 뭘 하나 시원하게 알려주는 법이 없었다.
“앉으실까요?”
도경이 자리에 앉길 권하자 신재현은 자리에 앉았고, 도경도 맞은편에 자리했다.
“새롭게 재단법인을 설립하시는데, 법인의 대표를 뽑으신다고 들었습니다.”
도경은 금시초문이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것도 맥킨지에서 이런 일이 있는데 지원해 보지 않겠냐고 물어봐 줘서 매우 놀랐습니다.”
신재현의 말에 도경도 놀랐다. 맥킨지라니.
맥킨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전략컨설팅 전문 회사였다.
세계에서 가장 입사하기 힘든 회사로 꼽히기도 했다.
거대 글로벌 기업의 사업과 경영에 대해 자문을 하며,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곳이었다.
메시지가 맥킨지를 통해 자신의 일을 대리해 줄 사람을 찾았다면, 눈앞에 앉은 신재현과 같은 인재가 이 자리에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그리고 오늘 윤도경 본부장님을 실제로 뵙고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여기…….”
신재현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도경에게 건넸다.
“제 이력서입니다.”
도경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이력서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매우 놀란 표정으로 신재현을 바라보았다.
“미래 그룹에서 감사팀에 계셨네요. 그전에는 해외 기업에서 일하셨고요.”
“예, 아무래도 회계사라는 직업이 제일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부를 뒤지는 일부터 시작했네요.”
신재현은 국내 1위 기업인 미래 그룹과 해외 기업의 국내 지사에서 감사 일을 했다.
장부를 보고 실수는 없었는지, 고의로 장부를 꾸미지 않았는지와 같은 일을 한 것 같았다.
“그러다가 기회가 되어 CFP 시험을 봤고, 자격을 땄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는데 마침…….”
“맥킨지에서 연락이 오셨군요.”
“그렇습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입을 열었다.
“들으셨겠지만, 저는 재단법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는 게 없어 처음부터 모든 것을 도맡아 해줄 대표를 뽑고 있고요.”
도경의 말에 신재현은 가만히 집중하기 시작했다.
“말이 대표지 모든 것을 처음부터 설계해야 할 정도로 힘든 일이 될 겁니다. 물론 그만큼의 대우는 해드리겠지만, 각오가 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물음에 잠시 고민을 하던 신재현은 도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질문을 먼저 드려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어떤 종류의 재단법인을 만들려고 하시는지요? 장학법인도 있고, 약자를 돕는 법인 등등 많습니다만.”
“저는 인류애를 목적으로 모든 것을 하는 재단을 만들 예정입니다.”
도경의 말에 신재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저 장학재단과 같이 장학금을 지급하는 재단을 생각하고 이곳에 나왔는데, 도경은 생각보다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자면, 빌 게이츠가 하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같은 곳이겠네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재단을 만들어 여러 곳에 기부하고 있었다.
단순 자선 기부뿐만 아니라, 인류발전을 위해 기술 개발을 하는 곳에 돈을 지원했다.
단적인 예로 빈곤과 질병 퇴치를 위해 막대한 돈을 쓴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는 데에도 엄청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시작부터 게이츠 재단을 따라 할 수는 없겠죠. 작게 시작해 결국 그와 같은 이념을 가지려고 합니다.”
“모든 생명은 동등하다는 이념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재원이 필요할 텐데요.”
신재현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했다.
과연 그런 재단을 꾸리기 위해서 어디서 돈을 벌 것이냐는 중요했으니까.
“미국식 비영리 재단의 형식을 띠려고 합니다.”
“미국식 재단이요?”
“네. 일단 제게는 재단에 기부할 빌딩 한 채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매달 나오는 임대료가 약 2억 원쯤 되네요.”
“이미 자본은 준비가 되셨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현직자라 종목을 골라 드릴 수는 없지만, 펀드에 대한 조언은 할 수 있습니다.”
재단도 자선사업을 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빌딩의 임대 수익도 있었지만, 도경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재단이 자산으로 투자를 하게 만들 예정이었다.
“그 부분은 신재현 씨께서도 CFP니 잘하실 거라 생각하고요.”
도경의 말에 신재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물으실 것이 있나요?”
“음…….”
신재현은 고민을 하다 도경을 향해 물었다.
“윤도경 본부장님같이 많은 돈을 버시는 분이 왜 이런 일을 하시는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빌딩도 재단에 출연하기보다는 본인의 재산으로 두는 게 더 좋은 일일 텐데요.”
신재현의 물음에 도경은 고민도 하지 않고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는 말도 안 되는 행운의 소유자입니다.”
“…….”
“이 자리까지 오면서 엄청난 행운들을 겪었어요. 나를 질시하는 사람도 많이 만났지만,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도경의 얼굴에는 확신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행운을 겪을 때마다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행복이요?”
“네. 아, 열심히만 하면 행운이 따라올 거라 믿었던 믿음이 틀리지 않았구나.”
“…….”
“제가 겪었던 행복들을 여러 사람이 겪었으면 좋겠어요.”
도경은 메시지를 만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었다.
포기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찾아온 메시지 덕분에 여러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분에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느낀 이런 감정을 여러 사람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자신으로 인해 행운을 얻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베풀어 나간다면, 그것이야말로 도경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다네요.”
도경의 말에 신재현은 씩 미소를 지었다.
“제 생각과 같으시네요.”
“네?”
“저도 어릴 때 불우한 삶을 살았지만,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까지 왔거든요.”
“아!”
“그래서 마침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를 뽑아주신다면, 윤도경 본부장님의 꿈을 위해서 또…… 제 꿈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신재현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재단법인 DK의 대표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신재현은 도경이 내민 손을 맞잡으며 그리 말했다.
도경의 꿈이었던 재단법인이 시작되고 있었다.
* * *
“안녕하십니까! 업무지원팀 신입 사원 조원진입니다.”
“신입 사원 정나리입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출근을 한 도경의 사무실에는 병아리들이 열심히 삐약거리고 있었다.
기실 오늘 차선태가 이끄는 업무지원팀의 신입 사원들이 출근을 하는 날이었는데, 여섯 명이나 되는 신입 사원들이 도경을 향해 인사해 오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될 윤도경입니다.”
도경의 인사에 신입 사원들은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별다르게 할 말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최고의 인재로, 이 팀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도경은 신입 사원들을 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다만,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우리 팀에는 경쟁이 없습니다.”
“…….”
“여러분의 옆에 있는 동료는 여러분이 밟고 올라서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 본부를 함께 이끌어가고 성장할 동료라는 것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창의성을 꺾지 마십시오. 업무지원팀이라고 그저 다른 팀에서 요구하는 일만 하려고 하지 마시고, 능동적으로 움직여 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자, 그럼 첫날부터 고생합시다. 파이팅입니다.”
도경의 말에 신입 사원들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팀장 차선태를 따라나섰다.
“어우, 무슨 백 오피스가 여섯 명이나 된답니까?”
신입 사원들이 본부장실을 떠나자 최우진이 방으로 들어오며 물었다.
“선배는 무슨 여기가 휴게실도 아니고.”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서 그래요.”
“네?”
“우리 본부장님을 너무 오래 뵙지 못해서 많이 봐두려고 그럽니다.”
최우진의 너스레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다.
“커피 드시고 하세요.”
“제가 가져다 먹어도 되는데, 늘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이거라도 해야죠.”
최우진은 자리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다들 난리였어요. 뭐라더라? 신라가 백 오피스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대우를 해준다는 소문이 나서요.”
“네. 신입 사원들을 뽑긴 했지만, 한 명은 경력자더라고요.”
“다들 오고 싶어 했다니까요?”
최우진은 커피를 호로록 마시고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나저나 백 오피스 신규 직원 여섯 명은 그룹에서 엄청 힘을 실어준 거 아닙니까?”
“아, 그게 이유가 있어서요.”
“이유요?”
“네. 곧 발표가 날 시간이 됐는…… 떴네요.”
모니터를 보던 도경은 무언가 공지를 확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실까요?”
도경이 그리 말하자 최우진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도경을 따라나섰다.
짝짝-
본부장실을 나온 도경은 손뼉을 크게 쳤다.
“잠시 이야기 좀 할까요?”
도경의 말에 팀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도경을 향해 다가왔다.
“조금 전 회사에서 공지가 떴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이제 알려줘도 될 것 같아서요.”
팀원들은 의문이라는 눈초리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제가 상무이사로 승진했습니다.”
“와-!”
도경의 발표에 직원들은 진심 축하한다는 듯 손뼉을 치며 환호를 내질렀다.
두 달 전쯤 내정을 받았지만, 인제야 공식적인 발표가 났다.
이제는 이사 대우가 아닌 진짜 상무이사의 직함을 달았다.
“이거에 좋아하면 안 되는데.”
도경의 말에 직원들은 환호를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전혀 감이 잡히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전략투자본부가 두 달 후에 있을 그룹 인사 때 전략투자사업부로 승격할 예정입니다.”
도경의 말에 모두가 진심으로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특히 도경의 옆에 선 최우진은 입이 쩍 벌어져 있었는데, 도경은 피식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사업부 안에 두 가지 부서로 다시 재편될 겁니다. 증권투자부는 지금처럼 PI 업무와 더불어 펀드 운용팀이 생기게 될 겁니다.”
“펀드요?”
“네. 그렇게 됐네요.”
지난 며칠간 도경은 유성투자증권 대표 심주원과 더불어 신라자산운용의 대표 류태화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본사로 넘어와 펀드 팀을 맡는 방향을 회사에서 제시했는데, 도경은 아직 신라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펀드는 나중으로 기약하겠다고 말했는데, 회장의 입김 덕분인지 신라에 따로 펀드 팀이 생겼다.
“신라자산운용 내부에 펀드운용부서가 있으나, VC가 있음에도 우리 팀에 벤처투자부를 만든 선례 덕분에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경의 말에 직원들은 매우 기쁜 표정이었다.
“그룹 정기 채용 때 펀드부서의 구성이 있을 것이고, 유성에서도 지원을 받으려고 합니다. 최우진 부장님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셨어요.”
“아…….”
도경의 말에 최우진의 표정에는 양가적인 감정이 교차했다.
부장으로서 여러 팀을 관리하다 보면 이것이 다 커리어에 도움이 되었지만, 일이 더 늘어나는 건 끔찍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다현 부장님.”
“네. 본부…… 아니! 상무님!”
“벤처투자부는 그대로일 겁니다. 잘 맡아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도경은 팀원들을 바라보며 입술을 뗐다.
“여러분 덕분에 우리 팀은 업계 최고의 팀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좀 더 열심히 해서 업계 최고의 팀이라고 남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합시다.”
“아이! 나도 모르겠다. 자! 하나둘셋 하면 파이팅하고 일하러 가기입니다.”
최우진이 그리 말하며 나서자 직원들은 환하게 웃었다.
“하나 둘 셋!”
“파이팅!”
사무실 내부에는 서로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5-02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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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