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319)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319화(319/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319화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교의 월마트에서 또 점원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호텔로 돌아온 도경은 TV를 통해 나오는 뉴스 속보를 보고 있었다.
똑똑-
한참 뉴스에 집중을 할 때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도경은 방문을 열었는데, 이지훈이 서 있었다.
“들어오세요.”
“월마트가 공격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지훈은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리 얘기했는데 도경은 벽에 걸린 TV를 가리켰다.
“네. 방금 뉴스로 봤습니다.”
“이런 일이 좀 흔한 것 같습니다.”
이지훈이 자리에 앉자 도경은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그의 앞에 내려두었다.
도경과 이지훈은 음료수를 벌컥 들이켜며 놀란 속을 진정시키고 있었는데, 뉴스 화면 너머의 세상은 너무도 평온해 보였다.
“호텔 직원에게 물어보니 월마트뿐만 아니라 타깃, 홀푸드 등등도 이런 일이 흔하다고 하더라고요.”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총이나 칼을 들고 점원을 위협하는 게 흔하다고요?”
“네. 특히 요즘에는 펜타닐과 같은 마약 중독자들이 이런 행위를 자주 저지른다고 합니다.”
“무섭네요.”
“저도 도착하자마자 이런 일을 겪으니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일을 직접 겪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좀 조사를 하고 싶은데요.”
“조사요?”
도경의 말에 이지훈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네. 월마트나 타깃은 유통 공룡이나 다름없습니다.”
타깃과 월마트 그리고 코스트코와 같은 미국의 소매 기업들은 미국 내 유통의 핵심이었다.
국내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배송시장이 잘 되어 있어 마트를 갈 필요가 없다지만, 미국은 여전히 한 도시에서 대형 마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이번 일과 같은 일이 흔하다면, 월마트 시카고 지점은 계속해서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마트의 핵심은 신선식품 판매였다. 이런 일이 있어 하루 정도 문을 닫게 되면 그만큼 신선식품의 유통기한이 줄어들게 된다.
폐기되는 물량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더불어 큰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 하루 이틀이 아니라 한 달 정도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고…….”
“알아보는 과정에서 들은 건데 사회적 문제가 있을 때마다 월마트가 약탈의 대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난 액수도 높을 거란 얘기군요.”
“그렇습니다.”
“그럼 더더욱 조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앞으로 미국에 투자할 때 이런 소매업체들에 대한 가치평가를 내리기 더 편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도경의 말에 이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방으로 가서 노트북이랑 챙겨오겠습니다.”
“좋습니다. 식사는 룸서비스로 주문하죠.”
이지훈이 방을 나가자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작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 *
“오마하는 또 다른 기분입니다.”
다음 날, 도경과 이지훈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공항에 와 있었는데 정말이지 소규모 도시답게 공항 또한 조촐했다.
“놀라운 건 이런 작은 도시에 지금 계속해서 전용기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거고요.”
공항의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활주로에는 계속해서 개인용 비즈니스 제트들이 착륙을 하고 있었다.
이런 비행기들이 이곳 오마하 공항에 착륙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자본시장의 축제’라고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서일 것이다.
“저 때문에 피곤해서 즐기실 수 있겠습니까?”
도경은 다크서클이 짙은 이지훈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재미있던걸요.”
도경과 이지훈은 전날 밤늦게까지 미국의 소매업체와 관련된 조사를 진행했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기사화된 도난 사건과 규모, 치안과 관련된 사건들을 모아 대충 금액을 추산해 본 것이다.
“다행히도 오늘은 전야제가 있는 날이니 호텔에 갔다가 쉬엄쉬엄 나가봅시다.”
도경은 그리 말하고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오마하 공항을 나와 지정된 호텔로 향하는 차 안에서 도경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 작은 도시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마하는 겨우 인구 40만의 소규모 도시였다.
국내로 치면 서울의 한 구 단위 인구수와 같았다.
공항에서부터 도경이 마주친 사람들은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인종이었다.
이들은 모두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지역 경제에서 워렌 버핏과 그의 회사가 차지하는 기여도는 상당할 것이다.
“2박 3일의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두가 이곳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쓸 테니까요.”
도경의 말에 이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면서 놀란 건 호텔도 본인이 투자한 체인의 호텔을 이용하라고 했고, 카드 사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영리하죠.”
“네. 이 축제에 참석하려면 워렌 버핏이 투자한 기업들의 물품을 사야 하는 거니까요.”
도경은 정말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눈길 가는 모든 것이 배울 만한 것이었다.
“저기가 맥도날드네요.”
도경이 창밖을 가리키며 말하자 이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저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아, 리모델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중 가장 유명한 맥도날드를 꼽으라면 오마하에 있는 맥도날드를 꼽을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매일 아침 오마하의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맥 모닝을 먹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창밖 모든 풍경에서 워렌 버핏의 흔적을 찾던 도경과 이지훈은 호텔에 도착했다.
“짐 풀고 좀 쉬다가 저녁에 뵙시다.”
도경은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방으로 올라갔다.
* * *
“여기 워렌 버핏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날 저녁, 호텔에 짐을 풀고 조금 쉬다 본격적인 주주총회 행사에 참여한 도경과 이지훈은 센추리 링크 센터에 나와 있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는 총 2박 3일 일정으로 열리는데, 첫날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 행사가 열린다.
커다란 행사장을 빌려 열리는데 도경과 이지훈은 정신이 팔려가며 행사장을 견학하고 있었다.
“하하하, 코카콜라네요.”
이지훈이 워렌 버핏 사진이 박힌 라벨을 두르고 있는 콜라를 보여주자 도경은 웃으며 다가갔다.
“좀 사서 갈까요?”
“직원들 나눠주면 좋아할 것 같습니다.”
도경과 이지훈은 핑계를 대며 열심히 주워 담기 시작했다.
그 이외에도 하인즈와 같은 유명한 식품 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들도 있었고, 비행기부터 기차까지 없는 게 없는 쇼핑 행사였다.
“펍에 가서 숨 좀 돌릴까요? 배도 고프고.”
“좋습니다.”
한참 쇼핑장을 둘러보던 두 사람은 자리를 옮겨 행사장 한편에 있는 펍으로 왔다.
간단한 끼닛거리와 맥주를 시킨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오늘의 감상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정말 잘 따라온 것 같습니다.”
“하하하, 지훈 팀장이 그렇게 얘기해 주시면 저는 기분이 좋은데요.”
“정말입니다. 최근 좀 뭔가…… 부유하는 느낌이었거든요.”
도경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앞으로 나가는데 나만 좀 갈피를 못 잡고 떠다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좀 생각을 다르게 가졌네요.”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애초에 그 자리들은 제 자리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아무래도 이런 게 너무 재미있거든요. 매크로, 옵션, 파생…….”
“하하하.”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크게 웃었다.
“그래서 생각을 해보면 그 자리에 가더라도 꽤 고생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지금 자리에서 나의 장기를 더 갈고닦다 보면…….”
“기회가 올 겁니다.”
“말씀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피식 웃으며 맥주잔을 들어 올렸다.
그 이후로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행사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는데…….
“어디서 오셨습니까?”
두 사람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한 중년의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그는 두 사람과 같은 피부색을 하고 있었는데, 영어 악센트를 보아하니 중화권 인물 같았다.
“한국에서 왔습니다.”
“아! 한국. 증권가 사람들인가요?”
남자는 반갑다는 듯 도경과 이지훈을 향해 물어왔다.
“네, 그렇습니다. 혹시 제 얼굴에 증권가 사람이라고 적혀 있나요? 한 번에 알아보시니 신기합니다.”
“하하하, 증권가 사람들보다 잘생기긴 했습니다.”
남자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시애틀에서 왔습니다.”
그 답에 도경과 이지훈이 당혹스러워하자 남자는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30년 넘게 시애틀에서 살았으니, 피부색은 이래 봬도 미국인이랍니다.”
“아,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우리 같은 아시안이 받는 시선은 똑같을 테니까요.”
남자는 그리 말하며 도경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나는 리우라고 합니다.”
“저는 윤도경입니다. 한국의 신라자산운용에 소속되어 있고요. 이쪽은 제 동료입니다.”
“아! 신라!”
“저희를 아십니까?”
“알다마다요. 사실 미스터 윤도 알고 있습니다.”
리우의 말에 도경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멀리서 긴가민가하며 다가와 옆에 자리 잡았는데, 미스터 윤이더군요. 반가웠습니다.”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도큐센스의 지분을 챙기고, 세쿼이아 캐피탈에게 뱅크런을 경고한 남자.”
리우의 입에서 나온 말에 도경은 의아한 표정으로 리우를 바라보았다.
“그런 표정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세쿼이아의 헨리에게 전해 들은 것뿐이니까요.”
“아, 그렇습니까.”
세쿼이아 캐피털을 이끄는 헨리 모건의 이름이 나오자 도경은 미소를 지었다.
적어도 헨리를 안다면 리우 또한 이 세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촉이 좋다는 윤에게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리우의 말에 도경은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당장 하나를 팔아야 한다면 뭐가 좋겠습니까?”
리우의 물음에 도경은 미간을 찌푸렸다.
물어오는 의도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하하, 그저 순수한 궁금증입니다. 나 같은 호사가들이 좋아하는 것이지요.”
“워렌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라니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업계에 있다면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주제가 아니겠습니까? 편하게 얘기해 보시지요.”
리우의 말에 도경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정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소매업체들은 조금 주의하며 지켜볼 것 같습니다.”
“소매업체라…… 이를테면, 월마트 말입니까?”
리우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이 미국에 와서 겪었던 일과 그를 토대로 조사한 것들을 이야기했다.
한참 도경의 의견을 듣던 리우는 이내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군요. 미국에 오자마자 그런 일을 겪었으면 놀랄 만도 한데 그것을 투자적 관점으로 생각하다니요.”
리우는 별종을 다 봤다는 듯 도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왜 뱅크런을 미리 경고할 수 있었던 건지 알 것 같습니다. 작은 신호도 그냥 흘리지 않는군요?”
“과찬이십니다. 그저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이니…….”
“아닙니다. 아주 흥미로웠고, 미스터 윤이 내린 결론은 타당했습니다.”
리우는 지갑을 꺼내 테이블 위에 100달러짜리 지폐를 하나 올려두었다.
“오늘 엄청난 분석을 들려주신 보답으로 이 자리의 식사는 제가 사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그런 말씀을 하신 것만큼의 분석은 아니었습니다.”
“글쎄요. 듣는 이가 그만큼의 가치를 느꼈으면 된 것 아니겠습니까?”
리우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스터 윤, 나중에 또 마주칠 일이 있었으면 좋겠군요.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식당을 나서는 리우의 뒷모습을 도경과 이지훈은 바라보았다.
“신비한 양반이네요.”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다가와 말을 걸고, 자신과 관련한 건 이름만 알려준 사람이었다.
한참 그 모습을 주시하던 도경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공짜 밥을 얻어먹고 좋은데요?”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식사를 이어나갔고, 이지훈 또한 피식 웃으며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 * *
“윤도경에 관해 좀 알아보지.”
한편, 식당을 나온 리우는 고급 세단에 올라타며 비서를 향해 입을 열었다.
“윤도경이요?”
“그래. 서울에 있는 신라자산운용에 다니는 사람이야. 오늘 우연히 마주쳤는데 재미있는 친구 같아.”
“알아보겠습니다.”
비서가 그리 말하고 차를 출발시키자 리우는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유리창에 비친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5-26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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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