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320)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320화(320/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320화
“초대장이 좋은 초대장이었나 봅니다.”
다음 날, 오늘은 행사의 꽃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는 오마하에 있는 가장 큰 행사장들을 빌려 진행됐는데,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가 참여하는 이튿날 행사는 4만 명이 수용될 수 있는 행사장이었다.
“그러게요. 기대도 안 했는데 1층에서 이렇게 가까운 자리에 배정받으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4만 명을 수용하고도 행사장은 꽉 차 행사장 바깥과 호텔에서 생중계되는 화면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도경과 이지훈은 운이 좋게도 1층, 그것도 정면에서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를 볼 수 있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오늘은 무슨 말을 할는지 궁금하네요.”
도경과 이지훈은 기대 반, 긴장 반인 심정으로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행사장이 웅성거리며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도경과 이지훈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구루(Guru, 스승)인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가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옆에 선 이지훈은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로 도경을 향해 말해왔고, 도경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평생 볼 일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인물들이 지금 눈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고 도경과 이지훈은 자리에 앉아 수첩을 꺼내 들고는 두 구루의 말을 놓칠세라 메모하기 시작했다.
“이런 방식의 주주총회가 국내에도 도입되면 좋을 텐데요.”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선정된 주주들이 나와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에게 질문을 하고 두 사람은 답을 해주었다.
워낙 두 사람이 자본시장의 신격 존재이다 보니 버크셔 해서웨이와 관련된 물음보다는 경제나 세계질서와 같은 물음들이 대다수였다.
“초등학생도 저렇게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열린 문화입니까?”
이지훈은 정말이지 이 문화에 감탄한 듯 얘기해 오고 있었다.
“국내 주주총회는 용역을 동원해서 주주를 못 들어가게 하는 일도 있었잖습니까.”
그 말에 도경은 씁쓸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결국 회사의 주인은 주주였다. 이런 분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지훈이 말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말은 두 분께 굉장한 실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한참 주주총회가 진행될 때쯤 한 사람이 버핏과 멍거를 향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분의 나이를 고려하였을 때 앞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 후계자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질문에 순간 행사장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도경은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으로 워렌 버핏을 바라보았다.
[글쎄. 지금 20년째 그 질문을 받고 있는데 10년 후에도 그 질문을 받을 것 같군요.]워렌 버핏이 마이크를 잡고 그리 말하자 순간 행사장은 커다란 웃음소리로 가득해지기 시작했다.
[아직 나와 찰리의 후계자에 관련된 것은 결정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후계자로 삼고 싶은 사람은 있습니다.]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버핏의 얘기에 행사장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오늘 그 친구에게 여러분 앞에서 투자를 하며 도움이 될 만한 얘기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마침 소개할 타이밍인 것 같군요.]버핏이 그리 얘기하자 한 남자가 단상 위로 걸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남자의 모습을 확인한 도경과 이지훈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워렌과 찰리, 제게 이런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남자는 버핏과 멍거에게 인사를 하고는 정면을 바라보았다.
[반갑습니다. 저는 시애틀의 파미르 캐피털을 이끌고 있는 리우 샤오라고 합니다.]“아니, 저분이 그 유명한…….”
이지훈은 화들짝 놀라 도경을 바라보았고, 도경 또한 놀란 표정으로 리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파미르 캐피털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진 집단이었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헤지펀드가 있었지만, 파미르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투자를 하고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리우 샤오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얼굴은 처음 봤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행사장 분위기도 두 사람과 같은 충격을 받은 것인지 여기저기서 웅성거림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리우 샤오는 파미르 캐피털을 이끌며 매년 15%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 투자가였다.
하지만, 언론과 접촉을 하지 않고 워낙 음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 이름 외에는 알려진 것이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
[오늘 여러분께 가치투자가 무엇인지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리우가 그리 말을 시작하다 행사장 모두가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버핏과 멍거 그리고 그들이 후계자로 삼고 싶어 한다는 리우의 얘기는 어디서도 듣지 못할 경험이니까.
[가치투자에 대해서 모두가 머리로는 이해하면서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기 있는 워렌이나 찰리가 가치투자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는 걸 모두가 알지만, 나는 왜 저들과 같은 투자를 할 수 없는 것일까요?]리우의 물음에 도경은 고민에 빠졌다. 생각해 볼 만한 주제였기 때문이다.
진정한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방식은 늘 시장 수익률을 이겨왔고, 고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겨주었음에도 많은 사람이 가치투자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집단과 다른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리우의 말에 도경은 잊어버릴세라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사회적 집단을 이루며 살아갑니다. 집단과 개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요. 가치투자란 것은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본다는 것입니다.]가치투자는 지금 상황에서 가치보다 저평가된 것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속한 사회에서 평가한 게 틀렸다고 생각해 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모두가 알면서도 현재 가치로 인정받고 있는 것에만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사회적 동물이 사회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본능을 거스르는 일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는 사회를 무시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치투자의 기회는 정말 찾기가 힘들거든요. 내가 저 종목이 앞으로 100%, 200% 성장하리라 생각만 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그 종목을 찾아내 투자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다시 말해 고민만 하다가는 버스가 떠난다는 얘기였다.
[저는 그래서 사회적인 평가를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이곳에 와서 여러 사람을 만나보았고요.]리우의 말에 도경은 가만히 집중하기 시작했다
[투자계에선 유명한 분들도 있었죠. 그분들에 공통적인 물음을 던졌습니다.]모두가 흥미로움을 감추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리우를 바라보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하나를 빼야 한다면 뭘 빼겠냐? 는 물음이었죠. 그리고 하나같이 이 양반이 미쳤냐는 표정으로 나를 보더군요.]리우의 말에 순간 행사장 안에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왜? 다들 본능을 거스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워렌과 찰리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가 완벽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내가 감히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 것도 조심스럽고요.]리우는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어제 아주 흥미로운 답을 들었습니다. 본능을 거스르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죠.]리우가 잠시 숨을 고르자 행사장에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궁금하니 빨리 이야기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본능을 거스른 친구는 제게 월마트와 같은 소매점들을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냐고 말하더군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이사님, 저거…….”
이지훈은 당혹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당황스럽네요.”
도경 또한 당황스럽긴 매한가지였다. 그저 겪은 바를 토대로 추측을 해 얘기를 했을 뿐인데 이런 자리에서 소개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리우는 어제 도경이 했던 이야기를 모두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추측이 정말 훌륭한 추측이었다는 걸 이 행사장으로 오며 알게 되었습니다.]리우의 말에 도경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의 말에 집중했다.
[바로 월마트가 시카고에서 철수한다는 발표를 했더군요! 이유는 그 친구가 나에게 얘기했듯 시카고 지점에서 절도 사건과 관련한 피해 액수가 매년 커진다는 것이었습니다.]도경은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며칠 전 겪은 사건이 이번 결정에 도화선이 되었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가치투자는 이와 같은 일을 해야 합니다. 어떨 때는 내가 60 Minutes의 돈 휴잇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60 Minutes는 미국의 유명한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다. 돈 휴잇은 그 프로그램의 제작자였고.
우리나라로 치면 추적 60분과 PD수첩과 같은…… TV 프로그램이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을 샅샅이 조사하고, 파악해야 하는 일. 그것이 여러분들이 본능을 거스르기 위해 해야 할 일입니다.]“우리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람이 저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네요.”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우의 정체를 알게 되어 놀란 것도 있지만, 리우가 소개하는 자신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무언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후로도 리우의 시간이 끝이 나고,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의 시간도 끝이 나자 버크셔 해서웨이는 실적을 발표했다.
모든 행사가 끝이 나자 도경과 이지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행사장을 나오고 있었다.
“정말 이 업계에 들어와서 가장 놀랍고, 가장 뿌듯한 하루입니다.”
이지훈은 옆에서 걸으며 아직도 꿈을 꾸는 것만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훈 팀장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같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데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운이 좀 남는 밤일 것 같은데…… 어디 맥주라도 한잔하고 들어갈까요?”
“좋습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가까운 펍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미스터 윤.”
행사장을 빠져나와 걸어가고 있을 때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도경은 고개를 돌렸다.
처음 보는 남자가 자신을 향해 다가왔다.
“누구…….”
“리우 샤오를 모시고 있습니다. 리우께서 미스터 윤과 일행분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같이 가시겠습니까?”
상대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돌려 이지훈을 바라보았는데, 이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차에 오르시지요.”
남자의 안내를 받아 두 사람은 고급 세단에 올라탔는데, 차는 행사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고급 저택으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
저택의 로비에 차가 멈춰서자 집의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차 문을 열어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리우께서 안에서 기다리십니다.”
도경과 이지훈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뒤를 따라나섰는데, 집 안 한가운데에 있는 정원에 도착하자 리우가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반겨왔다.
“미스터 윤, 미스터 리. 어서 오십시오.”
도경과 이지훈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어제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내 소개를 하지 않은 것이지요. 정식으로 인사를 해야겠군요. 반갑습니다. 파미르 캐피털의 리우 샤오입니다.”
리우는 그리 말하며 도경에게 손을 내밀었고, 도경은 리우의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했다.
“자, 여러 이야기를 듣고 싶어 두 분을 초대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얼마든지요.”
도경의 말에 리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앉으라는 듯 손짓을 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며 며칠 빌린 집인데 아주 마음에 드는군요. 두 분은 어떻습니까?”
“조용한 도시에 어울리는 저택인 것 같습니다.”
도경이 그리 평가하자 이지훈 또한 동감이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평가가 마음에 든다는 듯 리우 또한 연신 주억였다.
“어제 미스터 윤을 만나고, 돌아가서 여러모로 미스터 윤에 대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조사라시면…….”
“하하하, 실례가 되는 말씀입니다만, 걸어온 모든 길을 파악해 봤다고 할까요?”
리우는 당당히 얘기해 오고 있었고, 도경 또한 께름칙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영광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세계적인 투자자가 자신에 관해 관심을 가졌다는 이야기니까.
“특히 신라로 간 이후의 행보가 광폭적이더군요. 아주 훌륭한 투자들도 몇 건 했고요.”
“과찬이십니다.”
“우리 파미르는 아시아 시장에 진출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리우의 말에 도경은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요.”
이어져 나온 말에 도경과 이지훈은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도경은 빠르게 표정을 가다듬고는 리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
“파트너라시면…….”
“어떻습니까? 우리 파미르와 함께 일을 해보는 것은요.”
리우의 파격적인 제안에 도경의 두 눈은 커져갔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5-26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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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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