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328)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328화(328/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328화
[서부의 월스트리트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출국장을 나선 도경과 일행의 눈에는 흥미로운 플래카드를 든 사람들이 서 있었는데, 도경은 패널을 들고 있는 사람을 향해 다가갔다.
“리우! 직접 나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하하하, 당연히 나와야지요! 우리의 파트너가 오는데요.”
도경과 리우는 포옹을 하며 반가움의 인사를 했다.
입국장에서 간단한 인사를 나눈 도경은 리우와 같은 세단에 올랐고, 이지훈과 김우혁은 뒤따르는 차에 올랐다.
“서부의 월스트리트라니, 언제 들어도 샌프란시스코의 별명은 재미있습니다.”
차가 출발하자 도경은 리우를 보며 이야기를 했고, 리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십니까?”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뉴욕과 LA, 다음이 샌프란시스코였다.
“네. 이곳에는 수많은 글로벌 IT 업체들의 본사가 있으니까요.”
샌프란시스코에는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와 트위터,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들의 본사가 있었고, 주변 도시인 산호세에는 그 유명한 실리콘밸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BofA의 본사가 원래 이곳에 있었답니다.”
리우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미국 최대 상업은행인 BofA의 본사가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다.
Financial District라 불리는 금융 거리가 따로 존재했는데, 이곳이 서부의 월 스트리트라 불리는 곳이었다.
“지금은 비자와 웰스 파고, 찰스 슈왑의 본사가 남아 있고요.”
“가히 서부의 월 스트리트라 불릴 만하네요.”
전 세계적인 카드 회사와 투자, 상업은행들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으니 당연히 금융과 관련된 부가 산업이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파미르도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잖습니까?”
도경의 말에 리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우리 파미르도 금융 거리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헤지펀드에게는 월가 다음으로 좋은 터였다.
벤처투자를 하기 위한다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실리콘밸리가 있었고, 웰스 파고나 찰스 슈왑 같은 거대 은행도 있었기 때문에 업무 처리에 그렇게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신라가 뉴욕으로 향할 줄 알았는데요.”
“뉴욕 사무실 렌트비가 워낙 비싸더군요.”
도경의 농담에 리우는 피식하고 웃었다.
“소규모 오피스이기도 하고, 당장 우리가 뉴욕으로 향해봤자 할 일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파트너인 파미르의 도움을 받으려면 이곳이 좋지 않겠습니까?”
리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다행입니다. 내심 신라가 샌프란시스코로 오길 바라고 있었거든요.”
두 사람이 한참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차는 빠르게 샌프란시스코의 도심지로 들어섰다.
그러고는 금융 거리의 한 빌딩 주차장으로 들어섰는데, 이곳은 신라자산운용 전략투자사업부의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이 소재할 빌딩이었다.
“전망이 아주 좋군요.”
사무실은 전면 통창이 유리로 되어 있었는데, 드넓은 샌프란시스코만이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바다에 반사되는 햇볕이 사무실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저도 이곳이 왜 저렴하게 나온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저렴한 곳을 고른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전망과 위치에 비해 렌트비가 저렴하게 나온 곳이었다.
“알고 있지 않나요?”
리우의 물음에 도경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사실 이곳에 있었던 헤지펀드가 망했다고 해서 싸게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실, 이 사무실을 쓰던 헤지펀드는 이번 금융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파산해 버렸다.
묘하게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징크스를 더더욱 믿는 나라였는데, 이 사무실에서 파산한 헤지펀드가 나오자 그 어떤 금융업체도 이곳을 렌트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저는 그런 것을 믿지 않아서요.”
도경의 말에 리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런 것은 믿지 않습니다. 어쨌든 이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신라의 건투를 빌겠습니다.”
리우의 말에 파미르 캐피털의 직원이 작은 액자를 하나 들고 왔다.
물건을 건네받은 도경은 액자를 바라보았는데, 말발굽이 정성스레 박혀 있었고, 히스토리가 적혀 있었다.
[브리더스 컵 월드 챔피언십 우승 Kunlun]“내가 개인적으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경주마 쿤룬이 브리더스 컵에서 우승할 때 끼고 있었던 말발굽입니다.”
브리더스 컵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마 대회였다.
“그 아이의 씨는 훌륭한 경주마였습니다만, 어린 시절 경주마로 뛸 수 없을 거라는 평가를 받았죠.”
도경은 가만히 리우의 말에 집중했다.
“하지만, 쿤룬은 모두의 평가를 보란 듯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그런 소중한 것을 제가 받아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선물이었다.
도경은 순간 부담스러워 리우를 바라보며 걱정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자격이 충분합니다. 앞으로 윤 이사는 모두의 평가를 이겨내고 세계에 우뚝 설 사람이니까요.”
리우의 말에 도경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세 사람만 있으니까 조촐하네요.”
이틀 후,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하루를 쉰 도경과 일행은 오늘부터 출근을 해 본격적으로 미국 업무를 시작했다.
“오기 전 회의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당분간은 증권에 투자를 할 예정입니다.”
이곳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의 역할도 분명히 해두어야 했다. 한국의 본사와 동떨어진 일을 하면 안 되니까.
“이지훈 부장님.”
“네. 이사님.”
“일단 부장님과 김우혁 팀장님은 내일부터 이곳에서 일할 직원들의 인터뷰를 진행해 주세요.”
한국에서 이미 이곳으로 오기 전 취업 공고를 올려두었고, 내일부터 지원자들의 면접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알아서 잘하시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해외 오피스들의 실패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국내 직원과 해외 직원 간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한 실패가 대다수였다.
물론 이곳은 미국에 있는 오피스였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의 연락소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신라자산운용의 사내 내규를 이해하고 따라야 할 직원들만 함께 가길 원했다.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 두 분과 일할 사람을 뽑는 일이니 믿고 맡기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이지훈과 김우혁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당분간 저는 한국의 사무실과 연락해 단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을 찾고자 합니다.”
이곳 미국 오피스 개설에 신라 사내에서도 반대가 분명 있었다.
요즘 세상에 한국에서 일 처리가 다 가능한데 굳이 해외에 사무실을 차려야 하냐는 반대였다.
일견 타당한 반대였다.
“저는 이곳에 오피스를 개설하는 정당성으로 빠른 정보력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미국 중심에 있는 것과 국내에서 얻는 정보력은 다를 테니까요.”
도경의 말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단기투자로 성과를 보여, 이 오피스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모두에게 보여주려고 합니다.”
“알겠습니다.”
“먼저 정보를 파악하고 있을 테니, 두 분은 빠르게 인원을 채용해 한국과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세요.”
도경의 말에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갔다.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전화를 들고 창가로 다가갔다.
“어디 갔어요?”
애플리케이션을 틀었는데, 화면에 있어야 하는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다.
“라니고.”
-제 이름은 라니고가 아닙니다.
그때, 화면이 찢어지는 효과와 함께 치즈색의 고양이가 화면에 나타났다.
“그럼 이름을 말해줘요. 뭐라고 불러야 하죠?”
-정하는 중입니다.
“그냥 라니고로 하죠.”
도경의 말에 화면 속 고양이의 얼굴엔 짜증이 자리 잡았다.
“나스닥, S&P에 투자를 하려고 해요.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업종이었으면 좋겠어요.”
도경의 말에 화면 속 고양이는 책을 펼쳐 들고는 열심히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우리의 예상으로는 반도체 업종에서 큰 이득을 볼 것 같습니다.
“반도체요?”
-그렇습니다.
“어떤 반도체요?”
도경은 물음을 던지고도 ‘아차’ 하며 이마를 두드렸다.
“알려줄 리가 없겠죠.”
-우리는 윤도경 씨라면 이 정도 힌트로도 뛰어난 능력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방향은 잡을 수 있네요.”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고는 휴대전화 화면을 껐다.
그러고는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
-예, 이사님.
“우진 부장님, 한국은 별일이 없죠?”
지금 샌프란시스코는 오후 세 시였는데, 한국 시각으로는 한창 출근 시간이었다.
-예, 별일 없습니다. 사무실도 모두가 출근해서 일 잘 처리하고 있고요.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리스트가 필요합니다.”
-반도체요?”
“네. 첫 투자는 아마 반도체 업종에서 골라질 것 같아요.”
-요즘 반도체 투자에 물이 오르셨네요. 세미오프도 그렇고.
최우진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다.
“몇 달 전만 해도 겨울이 왔다고 했는데, 다시 봄이 오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어쨌든 반도체와 관련된 모든 리스트 작성해서 메일로 좀 보내주십시오.”
-네, 퇴근 전까지 준비해 보내겠습니다. 몸 건강하십시오.
“네. 들어가세요.”
통화를 마친 도경은 자리에 앉아 조사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 * *
“어디?”
“신라입니다.”
“신라가 어디지?”
남자는 부하 직원의 어눌한 발음을 따라 하며 물었다.
“한국의 자산운용사라고 합니다. 유성 그룹의 계열사이기도 하고요.”
“아! 유성! 그런데 거기는 증권사가 있지 않나?”
“증권사 밑에 딸린 자산운용사라고 합니다.”
“한국의 재벌들은 정말 계열사를 만드는 걸 좋아하나 보군. 그래서 왜 미국에 진출한 거야?”
“뻔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아시아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진출을 많이 하고 있으니, 저들도 오피스를 내고 준비를 하는 거겠죠.”
부하 직원의 말마따나 아시아의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은 미국에서 파산하는 자산운용사들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사무실을 내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었다.
“마침 리우와 협업도 했겠다. 저들로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아시아에서는 시차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을 미국에서는 할 수 있었고, 정보도 이곳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아시아의 그 누구보다 빠르게 취득할 수 있었다.
“미국 진출의 전진기지라는 건가. 뭐 나쁘지 않지. 이 바닥에 들어온 플레이어라면 미국에서 놀아야 진짜라는 평가를 받으니까.”
남자는 피식 웃으며 직원을 향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서, 리우가 우리에게도 초대장을 보냈다고?”
“그렇습니다.”
“리우는 우리가 뭐 하는 곳인지 알 텐데. 우리를 환영회에 초대했다는 건…….”
“대놓고 잡아먹으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부하 직원의 말에 남자는 피식하고 웃었다.
“리우에게 참석한다고 전해.”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먹잇감이 나타났다고 팀원들에게도 전하고.”
남자의 말에 부하 직원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 * *
“브랜든 포터가 행사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한편, 리우 샤오는 비서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는데 비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히 신이 났겠군.”
리우의 말에 비서는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할 말이 있나?”
“……신라를 환영하는 행사를 열어주신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스터 윤도경에게 빚을 지우겠다고 하셨으니까요.”
“그런데?”
“한데, 그 행사에 브랜든 포터를 초대하시는 건…….”
브랜든 포터는 서부의 월가라고 불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악명을 떨치는 인물이었다.
일명 ‘루키 킬러’라고 불리면서 말이다.
“데뷔전엔 스토리가 필요하지.”
“미스터 윤도경에게 말입니까?”
“그래. 샌프란시스코를 넘어 미국 전체에 윤도경이라는 인물이 나타났다는 걸 알릴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고, 그 대상으로 브랜든 포터가 알맞다고 생각했어. 그놈이 좀 치워졌으면 좋겠기도 하고.”
리우의 말에 직원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반대로 미스터 윤도경이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글쎄.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애초에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겠지.”
“테스트를 하시는 겁니까?”
“하하, 그저 내가 윤도경을 믿는다고 생각하지.”
리우는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재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 내가 판을 깔지 않더라도 브랜든 포터는 언제고 신라를 공격할 거야. 차라리 내가 보는 곳에서 그러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고.”
리우의 말에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걱정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너무 많은 걱정 하지 말게. 내 눈은 틀리지 않았으니까.”
“……알겠습니다.”
비서가 그리 답하며 고개를 숙이자 리우는 비서의 등을 두드려 주고는 걸음을 옮겼다.
“자, 그럼 파티를 준비하러 가 보자고.”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6-05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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