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331)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331화(331/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331화
-신라자산운용 이사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틀 후, 도경은 한국 시각에 맞춰 진행되는 신라자산운용의 이사회에 화상으로 참가하고 있었다.
신라자산운용의 이사회는 총 7명이었는데, 대표 류태화를 포함해 상무이사인 도경, 그리고 내부 상근이사 2명을 포함해 사측 인원이 4명이었고,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늘 임시 이사회는 사외이사인 조수용 이사님의 요청으로 열리게 되었으며, 해외 사무소에 대한 질의가 주제입니다.
사외이사 중 1인은 유성투자증권의 감사팀장이었고, 한 명은 대학교수, 마지막 한 명은 금감원 출신의 변호사였다.
오늘 이 임시 이사회 개최를 요구한 것은 변호사인 사외이사였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을 개설하려고 처음 안건을 올렸을 때부터 반대하던 인물이었다.
-윤도경 상무이사, 들립니까?”
“네. 들립니다.”
화면 너머 류태화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도경을 불렀고, 도경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지금 상황이 마땅찮았지만, 사외이사는 애초에 회사를 감사하라고 불러둔 사람이었다.
사외이사가 정당한 권한을 써서 이 자리를 만든 이상 도경은 불편한 기색을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사회 총 7인 중 7인 모두의 참석으로 성원이 되었으므로 임시 이사회를 진행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나오는 대화는 모두 회의록으로 남게 됩니다.
이사회를 주재하는 류태화는 모두를 바라보았고, 모두가 불만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앞서 말씀드렸듯, 오늘 이 자리는 샌프란시스코에 개설한 해외 사무실의 투자 현황에 대한 질의를 하기 위해 모인 자리입니다.
도경은 긴장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윤도경 상무이사는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의 책임자로서 이사회 구성원들의 물음에 성실히 답하여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현재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의 상황에 대해 간단한 브리핑을 부탁드립니다.
류태화의 말에 도경은 화면을 바라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는 저를 포함 총원 6인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지 미국에서 채용한 3인과 국내에서 넘어온 관리자 2인이 그 주인공입니다.”
화면 속 몇몇 이사는 호의적인 표정이었지만, 몇은 도경의 보고를 듣기보다는 앞에 놓인 서류를 보고 있었다.
“채용이 끝난 후 바로 첫 투자에 나섰으며, 일주일간의 조사 이후 현재 3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90억 원을 투입하였습니다. 향후 1천만 달러를 더 투입해 첫 투자를 마치려는 상황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에서 보내온 보고서를 보면 첫 투자 대상이 엔비디아인데, 맞나요?
사외이사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엔비디아에 투자를 하게 된 경위는?
“첫째, 우리 전략투자사업부는 샌프란시스코 오피스를 구성하며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투자를 생각했습니다.”
도경의 말에 화면 너머의 모두가 집중하고 있었다.
“둘째, 그렇다면 단기적인 이벤트가 있으면서 그간 사업성도 확실한 종목을 찾길 원했습니다.”
도경은 굳은 표정으로 브리핑을 이어나갔다.
“셋째, 거기에 들어맞는 곳을 추렸고 엔비디아가 모든 조건이 맞아 들었습니다.”
-두 가지 조건에 엔비디아가 들어맞았다?
“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독과점 체제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B2C에서 B2B로의 판매 전환에 성공하며 거의 모든 테크 기업들에게는 엔비디아의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거기에 더해 메시지가 말한 추천 업종 중 하나가 반도체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투자 이후 엔비디아의 성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 사무소의 투자 성적은 어떻습니까?
“마이너스 8.44%입니다.”
-투자를 시행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았지요?
“그렇습니다.”
도경의 말에 사외이사는 눈을 가늘게 떴다.
-사외이사로서 이번 사무소 개설부터 첫 투자까지 회사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윤도경 상무이사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돌려 말하고 있었지만, 결국 자신이 반대한 오피스를 개설했으면 성적이라도 좋아야 하지 않냐고 물어오는 것이었다.
“투자 성과가 좋지 않은 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투자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투자가 끝나지 않았다?
“네, 앞서 말씀드렸듯 저희는 애초 실적 발표를 보고…….”
-아뇨, 아뇨. 윤 이사.
사외이사는 도경의 말에 무언가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투자에 대한 전문성은 없지만, 그래도 신라의 사외이사로 2년간 많은 투자 실행 건을 검토했습니다.
도경은 가만히 사외이사의 말에 집중했다.
-그런데 이번 투자 건은 윤 이사답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모두가 지금 엔비디아 주식을 파는 타이밍이라고 알고 있어요.
사외이사는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이 타이밍에 굳이 우리 신라는 투자를 단행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도경은 사외이사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성과가 좋지 않으니 비전문가로서 느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또 그의 일이 사사건건 토를 달아야 하는 일이기도 했고.
“조수용 사외이사님의 의견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투자가 진행 중인 건입니다.”
도경은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모두가 판다고 해서 엔비디아의 가치가 절하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판단하기로는 대부분 투자자가 일전에 들어온 투자자들이고, 성과가 보이자 수익을 실현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화면 너머 이사회 멤버들은 도경의 말에 집중했다.
“더불어 말일을 맞아 리밸런싱을 하며 나오는 물량도 있고요.”
-그게 지금 하락의 이유다?
“물론 조 이사님의 말씀처럼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저희는 엔비디아에 대한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오피스를 차리고 하는 첫 투자였다.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보고 투자를 진행했다.
“저답지 않다고 하셨는데, 저다운 것은 없습니다.”
도경은 화면 너머의 사외이사를 바라보았다.
“저는 지금까지 수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투자했고, 실패한 적은 없지만, 투자엔 실패가 따른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
“이번 투자가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은 여러분보다 제가 더 강할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엔 리스크와 실패가 따를 수밖에 없고 그런 손실을 줄이는 것이 제가 할 일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굳이 반대한 오피스를 차리면서까지 실패를 겪을 일이 있냐는 말입니다.
“이사님.”
도경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외이사를 불렀다.
“아직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실패한다면요?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어떻게 책임을 진단 말입니까? 설마 무책임하게 사표를 낸다든가…….
“아뇨. 그런 책임이 아닙니다. 손실을 회복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겁니다. 그리고 이 사무소의 정당성을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도 안 되면?
도경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때는 이사회의 처분에 맡기겠습니다.”
-좋습니다.
사외이사는 원하는 답을 얻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번 투자가 실패로 끝나고,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는 폐쇄하는 것으로 하지요.
사외이사는 처음부터 이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의 존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회사가 매출이 높긴 하지만, 연 100억 원 가까운 지출을 해가며 그곳에 사무소를 만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사외이사의 말에 모두가 할 말이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사회 의장이자 대표로서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그때, 가만히 지켜보던 류태화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일단 모든 투자 결과가 나온 이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지금 결론을 내리고…….
-조 이사님.
류태화는 굳은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조 이사님의 업무가 회사를 감사하는 일이라 참고 이야기를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주식에 투자를 하는 일입니다. 당연히 실패가 따를 수도 있고요.
-…….
-그런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일을 압박하는 건 너무하신 처사라 생각합니다. 결과가 나온 이후 이야기를 이어가지요.
류태화의 말에 사측 이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감합니다.
여러 이사가 공감을 표하자 사외이사는 더 이상 할 이야기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윤 이사.
“네. 대표님.”
-시차가 맞지 않는데 이사회에 참석하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투자 결과가 나오면 다시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들어가 보세요.
류태화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 * *
“하하하, 신라의 움직임은?”
포터 캐피털의 브랜든 포터는 뭐가 그리도 기분이 좋은지 큰 소리로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뒤따라 들어온 부하 직원도 환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최초로 투자했던 날을 추측건대 현재 -9% 이상 손실을 보고 있을 겁니다.”
“뭐 정리한다거나 그런 움직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브랜든 포터는 피식하고 웃었다.
“이것 참, 뭐 한 게 없는데도 혼자서 주저앉아 버리니 원.”
이번 일은 역대급으로 쉬운 사냥이었다.
상대인 루키가 종목을 잘못 고르는 덕에 간단하게 숏포지션을 잡았을 뿐인데 많은 이득을 보고 있었다.
“지금쯤 아마 당황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 지금 상황에서 저놈들을 확실하게 주저앉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나?”
“더 눌러야겠지요.”
부하 직원의 말에 브랜든은 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어, 마이클. 나 브랜든입니다. 우리가 이번에 엔비디아에 숏포지션을 잡아서 큰 이득을 보고 있는데, 한 차례 더 들어가려고 합니다. 예예. 아이고, 봐서 뭐 하겠습니까? 캐서린 아시지요?”
브랜든은 인맥을 총동원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예예, 아서 인베스트의 캐서린 말입니다. 이거는 비밀인데 아서 인베스트가 가진 엔비디아 주식을 모두 던졌다더군요. 그렇다니까요? 예. 한번 알아보시고 함께합시다. 좋은 기회라 말씀드리는 거니까!”
호언장담을 하며 전화를 끊은 브랜든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두세 통의 전화를 더 돌렸다.
“됐어. 캐서린 존슨의 이름을 파니깐 다들 혹하더군. 모르긴 몰라도 숏포지션 잡을 거야.”
“마이클이라면…… 아인 캐피털의 마이클입니까?”
“그래. 내가 전화를 돌린 인물들 전부 다 최근 수익이 나지 않아 고생하던 인간들이니까, 냄새 맡으면 무섭게 달려들 거야.”
브랜든의 말에 부하 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도 2천만 달러 정도 더 넣자고.”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부하 직원이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가자 브랜든은 오랜만에 느끼는 짜릿함에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 *
“오늘까지 총 -10.82%입니다.”
사흘 후, 도경은 이지훈의 보고를 받고 있었는데 보고를 하는 이지훈의 얼굴은 몹시 좋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번에…….”
“지훈 부장님.”
도경은 굳은 표정으로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확신이 없어서 사과를 하는 건가요?”
한기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도경이 물어오자 이지훈은 잠시 고민을 하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저는 아직도 확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과가 좋지 않으니 고집을 부릴 이유가 없다고…….”
“그런 것은 결론이 났을 때 하는 행동입니다.”
이지훈의 행동은 타당했다. 투자를 하며 자신의 생각과 달랐다면, 빠르게 의견을 철회하고 손실을 줄일 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 이지훈은 바람 앞의 갈대처럼 마음이 흔들리는 상황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처음부터 실적 발표를 보고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제 말이 틀렸나요?”
“아닙니다.”
“그렇다면 지금 투자가 실패한 겁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도경과 이야기를 주고받던 이지훈의 얼굴에서는 어느새 고민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는데요.”
도경은 결심을 하는 듯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나머지 자금 투입합시다.”
모두가 실패할 거라 보는 이 상황에서 도경은 승부를 걸었고, 언제나 도경이 그래왔듯 답은 콜Call밖에 없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6-07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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