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342)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342화(342/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342화
“뭐? NPS 콘테스트에 참여한다고?”
다음 날, 신라자산운용 TF 구성을 끝낸 류태화는 유성투자증권으로 넘어와 심주원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어제 TF 구성을 완료했기 때문에 보고를 드리러 왔습니다.”
심주원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류태화를 바라보았다.
“아니지. 생각을 해보니 신라자산운용이라면 응당 참여해야지.”
심주원은 옳은 선택이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몇 해 전에 태산자산운용이 NPS의 자금을 위탁받아 투자했을 때 어마어마한 성장을 했어.”
태산자산운용이 출범하고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 국민연금 위탁 투자를 하며 세간의 평가가 뒤바뀌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에서 투자를 했으니, 당연히 다른 기업이나 연기금의 돈이 자연스레 굴러들어 왔다.
“우리는 증권사라 참여할 수 없지만, 신라자산운용은 자격이 되니 참여할 수 있지.”
심주원의 말에 류태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도경 이사가 이번 일을 말해왔습니다. 생각해 보니 참여하지 않는 게 손해인 것 같아서 참여하려고 합니다.”
“윤도경이?”
류태화의 입에서 도경의 이야기가 나오자 심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콘테스트에서 탈락을 하더라도 참여하는 게 좋았다. 손해는 없었으니까.
오히려 참여하지 않는 것이 손해나 다름없었다.
“그럼 TF는 윤도경이 이끌겠구먼?”
이번 일을 제안해 온 것이 도경이었고, 신라자산운용에서 이런 큰 건을 감당할 수 있는 건 도경밖에 없다는 듯 심주원은 물었다.
“아닙니다.”
“아니라고?”
“네. TF는 제가 이끌려고 합니다.”
의연한 표정과 말투의 류태화를 바라보며 심주원은 다시 한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말이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이 오랜 기간 봐온 류태화는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물을 투입하고 서포트하는 것이 류태화의 모습이었으니까.
“저도 제가 맡아도 되는 일인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TF를 구성한 지 단 하루가 지났지만, 배운 것이 있습니다.”
“…….”
“제가 TF를 담당하며 모든 책임을 지는 것 하나만으로 직원들의 능률이 올라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TF를 이끌고 있었다.
직원들이 일을 할 때 멈칫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실수를 하면 자신이 옴팡 뒤집어쓰지 않을까.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하지 못하면 회사의 질책을 버틸 수 있을까?
“물론 실무는 윤도경 이사가 총관리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나섰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직원들의 능률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하하하.”
가만히 류태화를 바라보던 심주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먹은 거야?”
“네.”
심주원의 물음에 류태화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겠다는 듯했다.
“네 상대가 누군지 알지?”
“고재영 부사장이란 소문 들었습니다.”
“맞아. 두 사람은 안면이 있지?”
“……제가 신입일 때 팀장님이셨습니다. 그리고.”
“네가 성남으로 갈 때 너를 가장 비토한 사람이기도 하지.”
심주원의 말에 류태화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고재영은 치고 올라오는 네가 무서웠을 거야.”
신입 티를 벗고 여러 가지 실무를 담당하던 류태화는 자신만의 원리원칙으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성공했다.
심주원의 눈에 들며 빠른 승진을 하던 류태화가 선배들의 입장에선 반가울 리가 없었다.
“증권사가 아무리 능력제라고 하지만, 팀장이던 때 신입이었던 애가 자신보다 더 높은 직급이란 게 거슬렸을 테니까.”
“……당시에는 저를 비토하던 본부 직원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이해한다는 표정인데?”
“네. 사람마다 다른 것이고 인간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주원은 피식하고 웃었다.
“류태화다운 대답이네. 고재영 만만치 않아. 나도 네가 없었다면 고재영 손을 들어줄 정도로 능력이 뛰어나.”
“알고 있습니다. 고재영 부사장님과 함께한 세월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태화 네가 직접 TF를 이끌고 공을 세우겠다고 말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구나.”
심주원은 자신의 다음은 류태화밖에 없다고 줄곧 생각했다. 하지만, 경쟁자에 비해 눈에 보이는 업적이 부족하다 보니 상황을 반전시킬 요소가 필요했다.
“네가 직접 나서겠다고 생각했을 리는 없을 테고. 윤도경이야?”
“처음 제안은 윤 이사가 해주었습니다.”
“둘을 붙여놓길 정말 잘했어.”
심주원은 류태화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윤도경은 항상 너와 나를 만난 게 행운이라 말했지만, 오히려 우리가 그 친구에게 많은 행운을 얻었어. 알고 있지?”
부정할 수가 없었다.
“네. 이끌어주면 줄수록 성과를 내고, 그게 저의 공이 되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래. 그런 윤도경을 밀어주고 믿어줄 사람은 너밖에 없어.”
고재영은 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류태화가 자신보다 앞서 나갈 때 시기를 하며 가장 비토를 놓은 인물이기도 했다.
도경을 질시할 수도 있다고 심주원은 생각했다.
“이번 일 성공할 수 있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일을 하며 단 한 번도 의욕이 없었던 적은 없습니다만, 이번 일은…… 뭔가 끓어오른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류태화의 말에 심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류태화는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 * *
“멈추신다고요?”
한편, 유성투자증권의 신임 대표 후보자 고재영은 후배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 정 이사님을 만났는데, 이미 이사회 내부에는 나에게 호의적인 분위기가 대세라고 하셨어.”
후배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한 명이라도 더 만나서 자신을 홍보해도 모자랄 판에 고재영은 이사회 구성원을 만나는 걸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정 이사님께서 한 말씀 하시더군, 더 이상 이런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야.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고재영은 이사의 말에 공감했다.
“모두가 대세라고 말할 때야말로 몸을 낮춰야 하는 시기가 아니겠어?”
“저는 공감하지 못하겠습니다.”
후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론 선배님의 의견이 그러하시다면, 존중하겠습니다. 또 그렇게 결정하시겠다면 따르겠고요.”
하지만, 고재영에게는 자신의 충언이 필요하다고 후배는 생각했다.
“류태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선배님이 대세라는 건 저도 인정합니다. 그리고 선배님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고재영은 가만히 후배의 말에 집중했다. 후배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함께 달려온 인물이었다.
그의 말을 들어서 지금까지 손해를 본 적이 없었고,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야기해 보라는 듯 후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심주원 대표의 마음에 류태화가 있습니다.”
“대표는 이사회에서 선출해. 심주원 대표는…….”
“네. 이사회에서 선출하죠. 하지만, 지금 이사회 대부분은 심주원 대표의 사람입니다.”
“…….”
고재영은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현직 이사들과 사외이사 모두 심주원을 지지하고 따르는 인물들이었다.
유성투자증권 내부에서 심주원은 절대적이었으니까.
“물론 심주원 대표는 직접적으로 누구를 지지한다 말할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 대표님을 모셔온 지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분은 그럴 분이 아니야.”
“하지만, 선배님.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습니다. 심주원 대표 입장에서는 나가는 마당에 자신의 후임으로 가장 아끼는 후배를 꽂고 싶을 수도 있고요.”
후배는 지극히 현실적인 얘기를 해왔다.
“이사회 내부에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설마.”
“그런 순진한 생각을 하실 타이밍이 아닙니다. 모든 변수를 따져야 하는 시간입니다.”
후배는 고재영의 순진한 생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는 선배님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셔야 한다고…….”
지이잉-
그때, 후배의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급한 일일 수도 있으니까 확인해 봐.”
고재영의 말에 후배는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그러고는 굳은 표정으로 고재영을 바라보았다.
“선배님.”
“무슨 일이야?”
“신라자산운용에서 NPS 콘테스트에 참여하기 위해 TF를 구성하기로 했답니다.”
“그래? 잘한 일이네. 자산운용사라면 참여해야…….”
“TF를 류태화가 직접 이끈다고 합니다.”
후배의 말에 고재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류태화가 프로젝트를 직접 챙긴다는 것은…….
“콘테스트 결과 발표는 한 달 후입니다. 신임 대표 발표는 그 이후에 있고요. 류태화는 대표직에 욕심을 내는 겁니다.”
“…….”
“나서셔야 합니다.”
후배의 말에 잠시 고민을 하던 고재영은 생각을 고쳐먹었다.
“바로 다른 이사진들을 만나야겠네.”
고재영이 그리 말하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자 후배는 안심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 *
“2조 원대 규모 괜찮을까요?”
다음 날, 도경은 TF의 실무진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도경이 말한 블라인드 펀드의 규모가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것 같았다.
“여러분들은 불가능하다고 보십니까?”
“2조 원대의 블라인드 펀드가 완판된 역사가 적어서요. 국내에서는 KFSG만 해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실무진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다.
“저는 이번 콘테스트에서 우리가 투자받을 자금을 상한선까지 적어낼 예정입니다.”
“상한선이라면 5천억 원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도경의 말에 모두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윤도경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한번 정한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행하고, 또 해내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직접 겪으니 생각보다 무모해 보이면서도 알 듯 모를 듯 한 믿음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이런 말은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라면 가능할 것 같은데요.”
도경의 말에 아무도 반박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할 수가 없었다.
눈앞에 앉은 사람은 성과로 자신의 실력을 모두에게 보인 사람이니까.
“저는 제 모든 것을 이용하려 합니다.”
그간 도경은 자신의 이름 앞에 달린 여러 수식어들을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그동안 해온 업적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생각이었다.
“저는 이번 일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류태화가 유성투자증권 대표가 되는 것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신라자산운용이 우선이었다.
“NPS에서 5천억 원을 출자한다면 나머지 기관투자자들이나 법인들은 따라올 거라 생각합니다.”
국민연금은 안정적인 곳에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적어도 그들의 눈에 신라자산운용이 들었다면, 나머지는 따라올 것이다.
“2조 원도 적다고 생각하는데 제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시는 분?”
도경의 물음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언뜻 보면 많은 돈이었지만, 여러 가지 조건들이 더해진다면 도경의 말마따나 적은 돈이었다.
“한 달 후 콘테스트에 모든 것을 쏟아부읍시다. 각자 마음속에 있는 의심은 지우세요. 자체 검열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모든 책임은 윗선에서 집니다.”
도경의 말에 직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바로 시작해 봅시다. 각 팀별로 우리가 블라인드 펀드를 구성하고, 미래에 투자를 할 때 가장 유망할 것 같은 섹터나 투자 종목을 조사해 보고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도경의 지시를 받은 팀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6-26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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