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356)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356화(356/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356화
“요즘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분이죠? 신라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윤도경 CIO를 모셨습니다.”
사흘 후, 도경은 유성투자증권에서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생방송에 참여했다.
이제는 유성투자증권 홍보부의 부장이 된 이성현의 부탁을 받고 이 자리에 나왔다.
이성현과는 모의 투자대회에서의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사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진행자의 인사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유성투자증권 유튜브 채널은 이제 종합투자 채널이 되어 구독자가 40만 명이 넘는 거대한 채널이 되어 있었다.
모의 투자대회를 기획했을 때부터 알아보았지만, 이성현의 능력도 대단한 것 같았다.
다른 증권사들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꽉 막힌 증권계를 대변하듯 보수적인 채널 운영으로 인해 크지 못했는데, 유성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뤘다.
“정말 오랜만에 나와주셨어요.”
“진행자님과도 1년 반 만에 뵙는 것 같네요.”
도경의 말에 진행자는 환하게 웃었다.
“기억해 주신다니 영광인데요. 요즘 주식시장에서 단연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인물을 꼽으라면 모두가 윤도경 이사님이라고 얘기할 것 같아요.”
주머니 안의 송곳은 가만히 있어도 티가 난다고 했다.
따로 내색하거나 신라자산운용에서 보도 자료를 뿌린 것도 아닌데 블라인드 펀드에 가입한 기관과 법인들 대다수가 여의도와 접점이 많다 보니 포트폴리오 성적이 입에서 입으로 옮겨 다녔고, 기사화가 되며 도경의 이야기가 시장을 떠다니고 있었다.
“신라자산운용에서 기관을 상대로 출시한 블라인드 펀드의 성적이 초기부터 뜨거운데요. 윤 이사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진행자의 말에 도경은 잠시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글쎄요. 기분이 좋죠.”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번 펀드에 저와 팀이 쏟아부은 열정이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물론 펀드의 기간은 3년이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지만, 출발이 좋으니 마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특히 비중이 가장 큰 리소스파워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해볼 수가 없는데요. 윤 이사님의 픽이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요?”
리소스파워는 지난주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군 주식 중 하나였다.
펀드의 진입 시점에서 일주일 만에 +30% 상승하며 구시대를 대표하는 산업이라는 저평가를 뛰어넘고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리소스파워에 대한 그간의 평가는 구시대 산업이라는 평가가 강했는데요.”
“글쎄요. 구시대의 산업이라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산업이라는 얘기입니다.”
대표적으로 전기, 석유, 철강 등은 구시대 산업이라 칭해지고 있었다.
“당장 내 집 앞에 전신주가 쓰러져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아주 불편한 삶을 살게 되겠죠.”
“그렇죠.”
“우리 삶에 너무 깊숙이, 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와닿지 않으니 구시대 산업이라는 딱지가 붙었지만, 수요는 영원할 거로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번 공급 부족도 구시대 산업이라고 등한시한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진행자의 말에 도경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진행자님의 생각이 제 생각과 같습니다.”
도경의 말에 진행자는 뿌듯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더불어 포트폴리오를 보면 원 카지노 리조트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카지노 산업이 너무 좋지 않았잖아요.”
“네.”
“그런데 최근에는 카지노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저도 따로 투자를 하고 싶은데 LVS나 MGM을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왜 원 카지노 리조트 그룹에 투자를 하신 건지가 궁금합니다.”
사회자의 물음에 도경은 정면의 카메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단순합니다. 카지노나 리조트 같은 레저산업 이외에 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기업을 골랐습니다.”
“그렇다는 건 혹시 마카오를…….”
진행자는 확실히 지난 기간 증권사 유튜브 채널의 생방송 진행을 허투루 한 것이 아니라는 듯 매끄럽게 진행했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카지노 기업들은 마카오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했음에도 중국 정부의 입김 때문에 그간 많은 이익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에 영향이 있었고요.”
기업의 펀더멘탈(Fundamental, 근간)과 상관없이 중국 정부가 카지노를 때린다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하락했다.
“말씀드린 대로 이런 이슈에서 자유로운 곳은 원 카지노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도경의 말에 진행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경이 말한 이유를 시장에서는 그대로 얘기하고 있었으니까.
“그럼, 마지막으로 어쩌면 제일 스타가 된 메디플래닛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해볼 수 없는데요.”
진행자의 이야기처럼 지난 사흘간 가장 뜨거웠던 것은 그 어떤 기업도 아닌 메디플래닛이었다.
“라이프메드에서 메디플래닛을 인수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라이프메드는 글로벌 제약사였다.
약을 만들어 파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부분에서도 강자였는데 메디플래닛의 기술을 인정하고 인수를 하려고 했다.
“메디플래닛은 피부 관리를 하는 의료기기를 생산해 내는 곳인데요.”
“단순히 피부 관리를 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메디플래닛은 피부에 대한 여러 솔루션, 즉 기술을 가지고 있고 피부 재생과 탄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기나 제약업계에선 M&A(인수합병)가 흔히 일어났다. 물론 이번에는 이런 이벤트를 노리고 투자를 한 것은 아니었다.
한다현이 이전부터 팔로우하던 기업이었는데, 자신들만의 특허를 가진 헬스케어 기업을 찾았고, 그것이 메디플래닛이었다.
“라이프메드에서는 피부 미용 쪽으로의 사업 확대를 위해 메디플래닛을 인수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혹시 이번 M&A를 예측하셨나요?”
진행자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메디플래닛이 현재는 스몰캡이어도 추후에는 자신들만의 기술로 미드캡까지는 올라가겠다고 생각하고 한 투자였습니다. 이렇게 한 방에 투자 성과를 내줄 줄은 몰랐네요.”
물론 인수를 진행함에 있어 엎어질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만에 하나 인수가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소형주인 메디플래닛의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홍보가 되었을 것이다.
50% 넘게 오른 주가도 빠지지는 않을 것이고.
“만약 인수된다면 상장폐지를 진행할 텐데요.”
“네. 메디플래닛의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해야겠죠.”
“혹시 시청자분들께 앞으로 유망할 것 같은 섹터 하나만 얘기해 주신다면요.”
진행자는 아주 유능하게 시청자들이 좋아할 이야기를 물어왔다.
“하하하, 제일 어려운 질문을 해주셨네요.”
도경은 그리 말하며 정면에 있는 화면을 바라보았는데, 어마어마한 속도로 채팅이 올라오고 있었다.
@KYUL: 진행 잘하네 ㅋㅋㅋㅋ 섹터만 찍어주세요!
@시루: 이번 상승장에 손가락만 빨고 있었어요~ 빨리 알려주세요.
@미생: 이거 보려고 지금까지 기다린 사람 개추 ㅋㅋㅋㅋ
@눈도끼: 예고 떴을 때부터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앞으로 어떤 장세가 될지는 예상할 수 없습니다만, 저는 필수소비재 쪽을 보고 있습니다.”
필수소비재는 사람이 살면서 꼭 써야 하는 산업을 영위하는 분야를 얘기했다.
“필수소비재 중에서도 경기에 둔감한 생활소비재가 당분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생활소비재라는 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집요하게 물어오는 진행자를 보며 도경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음식료 관련주나 유통, 생필품 등이 거기에 속하겠네요. 이 중에서도 소비를 줄일 때도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무언가를 찾아야 하겠죠.”
도경의 말에 진행자는 충분한 힌트가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쁜 시간 내주시고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시간을 만들려고 하는데 괜찮으실까요?”
“물론입니다. 언제든 불러주시면 나오겠습니다.”
도경은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생방송이 끝나자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우, 정말 고맙습니다.”
도경이 스튜디오를 나서자 이성현이 다가왔다.
예전엔 말을 편하게 해왔지만, 이제 도경의 위치가 위치인지라 예의를 다 해오고 있었다.
“아닙니다. 부장님께서 불러주시면 언제든 나오겠습니다. 제 은인이시잖아요.”
도경의 인사에 이성현은 어깨를 추켜올리며 과장된 표정을 지었다.
“그럼요. 우리 윤 이사님 내가 키웠지.”
이성현의 너스레에 도경은 크게 웃었다.
“식사라도 하러 가시죠. 내가 키운 사람 배는 채워서 보내야지.”
이성현이 그리 말하며 앞장서서 걷자 도경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뒤를 따라나섰다.
* * *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이틀 후, 점심시간이었는데도 전략투자부문 사무실의 직원들은 점심을 먹으러 가지 않고 있었다.
오늘은 전략투자부문의 회식이 있는 날이었는데, 도경의 성격상 저녁 회식보다는 점심 시간에 회식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직원들이 직접 메뉴 투표를 했는데, 사무실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배달해 회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저나 여러분이나 마음고생이 심했을 겁니다.”
물론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팀을 이끌어가는 도경만큼은 아니었겠지만, 부문의 이름이 계속해서 언론과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고 내리며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여러분들 덕분에 좋은 종목들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수 있었고,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도경의 말에 직원들은 감격한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진심으로 고생 많았고, 고맙습니다. 이번 일의 큰 건은 지나갔지만, 앞으로도 펀드운용본부에서는 고생해 주시고요.”
도경의 말에 본부장과 상품을 직접 운용할 1부장 이연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 본부들도 펀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도경은 여러 가지로 감회가 새로운 듯한 얼굴로 직원들을 바라보았다.
“이번 성공에 대한 칭찬은 모두 제가 받고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기도 합니다.”
도경은 같이 고생한 팀원들 대신 언론엔 자신의 이름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 영 불편했다.
“그래서 회사 보도 자료에서는 부문 이름만 나가고 이사님은 쏙 빠지셨습니까?”
최우진의 물음에 도경은 머쓱한 듯 코를 훔쳤다.
“저희는 언론에 이름이 나가지 않더라도 이사님이 알아주시면 되는데요!”
옆에서 지켜보던 한다현이 그리 얘기하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여러분의 고생은 잘 알고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올해 성과가 좋으면 회사에서는 전례 없는 성과금을 지급하려고 준비 중인 것도…….”
도경은 순간 말을 멈췄다.
“아, 이거 저만 알고 있어야 하는 건데. 다들 못 들은 걸로 해주실 거죠?”
도경의 물음에 사무실에는 큰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경이 팀원들의 사기를 올리려고 일부러 한 얘기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
“여러분들이 제 할 일만 제대로 한다면, 인사 평가에서도 섭섭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모두 힘내서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도경은 자신을 바라보는 팀원들과 한 명, 한 명 시선을 맞추며 눈인사를 하고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럼 밥 먹을까요?”
“언제 먹나 했어요. 피자 치즈 다 식었겠네.”
최우진의 농담에 모두가 크게 웃으며 그간의 고생을 털어버리듯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졌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3-07-12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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