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02)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402화(402/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02화
“너무 막막하네.”
한편, 도경은 사무실에 돌아와 중국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고 있었다.
메시지와 리우에게서 힌트를 얻었지만, 여전히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도경이 살아남은 방식이었다.
“중국의 상황이 좋지 않은 건 모두가 알고 있어.”
중국의 경제 상황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이곳 금융가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신냉전 시대가 시작되며 미국의 강력한 경제제재와 중국 공산당의 자충수로 수많은 기업이 중국을 떠나며 생기는 경제침체였다.
“그렇다면 모두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빼야 한다.”
리우와 이야기를 하며 내린 답은, 단기간에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건 무언가를 공격하는 것이라는 거였다.
“그나마 중국 경제 상황에 맞춰서 모두가 좋다고, 아니, 견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공격해야 할 거야.”
공격을 한다는 것은 시장과 반대되는 포지션을 잡는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시장의 모두가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리스 코헨 일당은 공격하는 게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었다.
“일단 소거부터 하자.”
도경은 그나마 현재의 중국 상황에서 지표가 좋지 않다고 평가받는 상품들을 소거해 나갔다.
“주식시장은 일단 빼는 게 좋겠어.”
중국 시장은 상하이 거래소와 선전 거래소로 보통 나누어졌다.
상하이 거래소는 금융과 산업, 경기소비재, 에너지 등이 거래되는 시장이었는데 대형 국유기업들이 대부분 소속되어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이라는 중국의 전통주 회사도 이곳에 포함되어 있었다.
반면, 선전 거래소는 IT, 헬스케어 등 신경제를 대표하는 성장주들이 모여 있었다.
“중국은 닫힌 시장이니까.”
중국의 주식시장에는 A, B주가 있었다.
상해 A, 상해 B.
이런 방식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A주는 중국인과 당국의 허가를 받은 외국인이 ‘위안화’로 결제했다.
B주는 외국인들이 ‘달러화’로 거래할 수 있었는데, 기업들이 B주를 잘 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작았다.
“중요한 건 헤지펀드들이 미치지 않는 이상 중국 반대에 서지는 않을 거야.”
얼라이는 중국의 영토인 홍콩에서도 여러 거래를 하고 있었다.
아시아의 금융허브 격으로 불리는 홍콩에는 여러 다국적 헤지펀드들과 투자은행들이 많은 자산을 투자하고 있었다.
그곳을 공격하는 것은 자신들의 뼈를 깎아먹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결국, 도경의 생각은 시장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중국 당국이 공격을 용납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라는 것에 멈췄다.
“원자재.”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한편에 있는 화이트보드로 다가갔다.
큰 덩어리인 주식과 채권 시장을 제외하고 나니 남는 것은 원자재였다.
“수요가 나쁜 것들은 빼자고.”
도경은 아연, 니켈, 석탄, 원유 등등 원자재 목록을 한 번에 적어두고 차트를 확인하며 상황이 좋지 않은 것들을 제외했다.
“몇 개 남지 않네.”
그렇게 추측대로 하나둘 소거해 나가다 보니 남은 원자재가 몇 개 되지 않았다.
“금…….”
도경은 맨 위에 적혀 있는 금을 바라보았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생산하는 국가였다.
더불어 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이기도 했다.
“가장 많이 생산을 하면서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2년 전부터 금 가격이 어마어마하기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 모두는 금 가격의 상승을 보고 경제가 좋지 않으니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년간 금 가격의 상승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상승 배경 뒤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중앙은행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중국의 새로운 무기를 위한 금이야. 이것을 얼라이가 건드리는 순간…….”
중국은 위안화 결제플랫폼을 만들려고 했다.
현대 전 세계 무역 결제는 SWIFT라고 불리는 미국 달러화 결제 시스템 안에서 달러로 거래되었다.
그래서 미국 달러가 ‘무위험 자산’이라고 불리는 이유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봤을 거야. 이란이 어떻게 되었는지.”
미국은 달러 결제화 시스템은 SWIFT가 전 세계의 표준이 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했다.
그중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으며 SWIFT에서 축출되었고, 나라의 경제가 폭삭 주저앉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 모습에 많은 공포를 느꼈을 거라는 평이 강했다.
그래서 중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위안화 결제 시스템인 CIPS를 만들겠다고 천명했고, 이 시스템의 신용을 보장하기 위해 금이 필요로 했다.
“실제로 현재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는 CIPS로 결제가 되고 있고.”
제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헤지펀드 연합이 건들기에는 너무 큰 규모였다.
도경은 이후에도 저마다의 이유로 하나둘씩 상품들을 소거해 나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한 가지 원자재 앞에서 손이 멈추었다.
“구리.”
구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모자라다.
우리가 흔히 쓰는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구리의 양은 어마어마했으니까.
“현재 톤당 8천 달러 중반 수준으로 한 달간 유지되고 있어.”
이상했다.
중국의 부양책이 시행되고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로 전환되며 구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었다.
“왜 차트가 움직이지 않지?”
도경은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해 확인했다.
“일정한 양을 때가 되면 던지고 있어.”
누군가가 구리 선물 시장에 일정한 양을 던지고 있었다.
도경은 책상 위에 있는 전화를 들어 올리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더스틴, 지금 내 방으로 올 수 있어? 어. 랩탑 챙겨서.”
수화기를 내려놓은 도경은 화면에 빨려 들어갈 듯 무언가 집중하기 시작했다.
“총 4억 달러 규모입니다.”
한편, 텍사스.
얼라이 CEO 모리스 코헨은 부하 직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었다.
“우리 돈이 1억 달러 정도 아닌가?”
“네. 1억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4억 달러 규모가 됐다는 건 다들 어지간히도 몸이 달아올랐나 보군.”
얼라이는 이번 프로젝트에 우리 돈으로 약 1,300억 원가량을 투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함께하기로 한 다른 곳들과의 규모를 합쳐보니 5억 달러 가량이 되었는데 약 6,600억 원의 규모였다.
“영향은 없겠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중국 당국에서 지난 한 달간 던진 규모의 30%정도 인데 이 정도는 한 달간 거래에서 흔히 있는 일입니다.”
“구리는 확보했나?”
런던금속선물시장에 구리를 공매도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증거금이 필요했다.
당연히 구리를 공매도할 예정이었으니, 일정량의 구리를 보유하고 있어야 했다.
“어트라이브 머트리얼즈로부터 구리 약 1만 톤을 빌렸습니다.”
“어트라이브면 제임스한테 빌린 건데, 그 친구 쉽게 안 빌려주려 했을 텐데.”
“5년 만기로 돈을 빌려달라고 먼저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래? 왜 난 몰랐지?”
모리스 코헨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는데, 부하 직원은 당황한 얼굴이었다.
“어트라이브와 거래를 했을 때 좋은 기억이 없어 잠시 묻어두었습니다. 보고를 드리지 않은 점은…….”
“아아, 잘했어. 나에게 보고도 없이 거절을 했었다면 너는 지금 이 자리에서 나가야 했겠지만, 어쨌든 좋은 기회로 써먹었으니까.”
모리스는 유능한 직원을 좋아했다.
모든 걸 자신이 진두지휘하는 것보다 직원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움직이는 걸 늘 강조했는데, 그에 따른 책임은 강하게 지도록 만들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잘했어. 대충 적당한 금리로 빌려주고, 구리는 우리가 그 기간 동안 잡아놓는 걸로.”
“네. 알겠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이 났다.
모리스 코헨은 이번 기회에 큰돈을 벌어 얼라이를 헤지펀드를 넘어 투자은행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텍사스로 많은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들을 상대하는 장사만 해도 얼라이의 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모리스 코헨은 자리에서 일어나 통유리로 된 창으로 걸어갔다.
“텍사스에서 20년을 있었어. 드디어 이 땅의 가치를 모두가 알게 되었고, 이제 우리 얼라이의 가치를 올릴 차례야.”
그렇게 혼잣말을 내뱉은 모리스 코헨은 뒤돌아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부하 직원을 향해 입을 열었다.
“시작하지. 모두에게 사인 보내. 티나지 않도록 중국이 던지는 양의 25%씩 던지라고.”
“네. 알겠습니다.”
부하 직원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나가자 모리스 코헨은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얼굴에는 무언가 홀가분함을 느끼는 듯 근심 걱정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구리라…….”
이틀 후, 도경은 파미르 캐피털 본사로 찾아와 있었다.
CEO실에서 리우 샤오와 윌리엄 마셜을 상대로 지난 이틀간 자신이 찾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금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금을 던질 이유가 없습니다.”
“당연히 CIPS의 근간이 금이니 그렇겠죠?”
빌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서 저는 한 가지 가정을 해보았습니다. 만약, 지금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곳의 지출을 멈춘다면.”
도경의 말에 리우와 빌은 생각에 잠겼다.
“답은 간단합니다. 지금까지 중국 당국은 반도체 산업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그것이 설령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도,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중국이 자신들의 산업에서 유일하게 외국에 의존하는 것이 반도체였다.
그런데 미국과의 신냉전에 들어서며 미국이 중국으로의 반도체 공급을 하지 못하도록 주변국을 압박하고 있었다.
중국은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수준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그런데 멈출 수는 없다는 것은 나나 윤이나 여기 있는 리우도 알고 있습니다.”
빌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멈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잠시 숨을 고른다고 생각하면요?”
“숨을 고른다니…….”
무언가 말을 하려던 빌은 뒷말을 흐리고는 생각에 잠겼다.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구리 선물 시장은 한 달 단위로 만기가 돌아옵니다. 중국은 구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또 가장 많은 수요를 담당하는 국가고요.”
“…….”
“자신들이 시장을 쥐고 흔들 수 있는 갑의 위치에 있습니다.”
도경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공매도 물량을 던질 겁니다. 지금은 적은 수준으로 던지겠죠.”
“그러다가 만기 전에…….”
“네. 구리를 대량으로 던져 시장에서 구리의 가치를 폭삭 주저앉게 만들 겁니다. 그럼 중국은 싼값에 다시 구리를 사들여 차익을 볼 수 있습니다.”
구리가 정말 필요해 선물 시장에서 거래를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원자재 선물시장도 결국 투자 시장이었다.
투자 관점으로 접근한 사람들은 만기가 되기 전 가진 구리를 던지지 못하면, 현물이 자신에게 배송되었다.
배송을 받기 위해서는 창고도 필요했고, 구리를 운반해 줄 배도 필요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손실을 감내하고도 던지거나 다음 만기일로 계약을 연장하는 롤 오버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앞으로 시장이 불투명했기 때문에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공포가 있었다.
“우리 신라는 지난 3개월간의 공매도 거래를 전부 트래킹 했습니다.”
“전부요?”
“네. 이 3개월 동안 만기일 전에 누군가가 계속해서 구리를 공매도 했는데, 트레이더의 버릇인 건지 던진 수량이 모두 같았습니다.”
도경은 지난 이틀간 수많은 거래를 모두 파악했다.
“이걸 전부 트래킹해서 파악을 마쳤단 말입니까?”
리우와 빌은 놀란 듯 도경을 바라보았다.
자신들과 도경의 시간은 공평하게 같을진대, 겨우 이틀 만에 모든 거래를 파헤쳐서 공통점을 찾아왔다는 게 놀라웠다.
“팀원 중에 숫자에 미친 팀원이 있어서요.”
더스틴이었다.
더스틴은 이런 방면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났다.
가령 차트가 약간 튀었음에도 더스틴은 귀신같이 그것을 파악해 보고를 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도경이 준비한 서류를 읽어내렸다.
“빌, 네 생각은 어때?”
서류를 읽은 리우는 빌에게 물었다.
“확실히 트레이더들 중에 이런 버릇이 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같은 물량을 일정하게 이만큼을 던질 곳은 한 곳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구리를 이만큼 보유하고 공매도를 할 곳은 지구상에 단 한 곳.
“중국뿐입니다.”
빌의 말에 리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도경을 바라보았다.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윤이 나를 찾아와 이것을 보여준 것은 이유가 있겠죠?”
리우의 물음에 도경은 입을 열었다.
“저는 구리의 수요가 곧 늘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중국의 생각대로 시장이 흘러가지 않을 거라 도경은 생각했다.
“미국은 현재 AI 개발로 인한 어마어마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있습니다.”
도경의 말에 두 사람은 가만히 집중했다.
“그리고 반도체 수요도 매주 늘어가고 있고요. 전기차는 말하면 입이 아픈 수준입니다.”
도경은 결의에 찬 얼굴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저는 중국이 큰 오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리스 코헨과 헤지펀드 일당도요.”
“…….”
“우리가 이런 포지션을 알게 된 이상…….”
“그들의 반대편에 서서 그들을 괴롭게 만들 수 있겠죠.”
리우는 도경의 말을 받아치며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장난감을 선물받은 기분입니다.”
리우는 그리 말하며 빌을 바라보았다.
“빌.”
“네. 리우.”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모두를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우리도 연합을 해야 하지 않겠나?”
리우의 한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고, 빌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저녁으로 약속 잡겠습니다.”
“윤.”
“네, 리우.”
“해보죠. 재미있을 것 같은데.”
리우는 그리 말하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고, 도경은 굳은 얼굴로 리우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