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0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407화(407/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07화
“어떻게 된 일이야.”
한편, 텍사스 얼라이의 본사.
다른 지역에서 모임을 하고 있던 얼라이의 CEO 모리스 코헨은 급하게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텍사스로 돌아왔다.
모리스가 사무실로 들어서자 모두가 긴장한 듯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CIO가 모리스의 옆으로 붙었다.
“현재 구리 선물의 가격이 4% 이상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중국에서 먼저 공매도로 던지는 양이 늘었습니다.”
“그래, 그건 텍스트로 보고한 것 봤어.”
타 지역에 있던 모리스에게 실시간 문자메시지로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고 있었다.
“그래서 모리스의 지시에 따라 우리도 던지는 양을 중국과 맞췄습니다.”
부하 직원은 오늘 있었던 일과 관련해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엄청난 매수세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 던지는 양과 우리가 던지는 양으로도 상대가 안 될 만큼의…….”
지이잉-
부하 직원이 한참 보고를 할 때, 모리스 코헨의 휴대전화에서는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고 화면을 확인한 모리스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카를로스.”
-모리스, 루트 파이낸셜의 카를로스입니다.
전화를 걸어온 상대는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월가의 헤지펀드 사람이었다.
“혹시 구리 선물 가격의 상승 때문에 전화를 준 거라면 우리도 지금 파악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
-그것 때문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월가에 소문이 돌고 있어요.
“소문이요?”
-중국 SRB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는 소문 말입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말에 모리스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귀에는 삐- 하는 이명 소리만이 들려왔다.
-……리스, 모리스?
순간 암전이 되었던 모리스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입을 열었다.
“어디서 그런 소문이 도는 겁니까?”
이런 소문이 돌 때까지 자신이 몰랐을 리 없다는 듯 물었다.
-한국에서 시작된 정보입니다. 한국 증권가의 정보상이 뿌리기 시작했고, 몇몇 한국 증권사 프랍들이 매수 포지션을 잡자, 그 소문이 유럽 메가 뱅크들에게 들어갔고요.
“유럽이요?”
-네. DB와 BNP가 포지션을 잡고 의도적으로 월가에 소문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금융의 수도를 텍사스로 옮기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던 모리스 코헨은 순간 허탈함이 몰려왔다.
어느 정도 간극은 좁혔다고 생각했는데 월가와 이곳 텍사스의 물리적 거리가 자신의 정보 취득력을 떨어뜨렸다.
물론 몇 시간 차이 나지 않겠지만, 그 몇 시간에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다.
-블랙세일즈와 GS가 매수 포지션을 잡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상승의 이유가 있군요.”
월가의 거대 자본들이 구리 선물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띠링-
“모리스, 지금 기사가 하나 떴습니다.”
그때, 다른 직원이 모리스를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고, 모리스는 발걸음을 옮겨 그 직원에게로 향했다.
「구리의 인위적인 하락 뒤에 중국이 있다는 소문이 퍼져」
「월가 대형 헤지펀드들 구리 가격에 의심 “SRB가 인위적으로 공매도 한다.”」
「구리 선물 시장에서 무지막지한 양 공매도한 중국의 의도는?」
「중국이 공매도를 하고 있다는 소문 퍼지자 헤지펀드들 반대 포지션 잡기 시작」
모두가 볼 수 있는 기사까지 떴다.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었다.
“카를로스, 일단 대응책을 정한 후에 연락하겠습니다.”
수화기 너머 상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전화를 끊은 모리스는 부하 직원을 바라보았다.
“월가에서 우리의 반대 포지션을 잡기 시작했어.”
모리스의 말에 얼라이의 CIO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아무리 많은 헤지펀드들을 끌어모아 돈을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월가의 재력은 이기지 못했다.
특히나 지금과 같이 월가가 확신을 두고 있는 문제라면 그들은 많은 돈을 투입해 중국을 잡아먹으려 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있다는 건 모른다는 거지.”
모리스 코헨은 놀란 얼굴의 부하 직원을 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비행기 준비하라고 해.”
“어디를…….”
“중국으로 가야겠어.”
“용기가 가상하군요. 모리스 코헨.”
다음 날, 중국 베이징.
모리스 코헨은 텍사스를 떠나 바로 중국으로 와 있었다.
“글쎄요.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는 당신들도 내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
모리스는 중국 내 자신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그리고 중국 상무부의 간부를 만나는 데 성공했는데, 구리 선물의 이야기를 꺼내자 상대는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제는 기분이 나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미국의 악어들은 늘 그런 식입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면서 늘 공동의 이익을 위한다고 떠들어대죠.”
“하하하.”
간부의 말에 모리스 코헨은 크게 웃었다.
“내 말이 웃깁니까?”
모리스 코헨의 행동에 상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따지듯 물어왔다.
“당신이 말한 것이 지금 중국의 모습이 아닙니까?”
“뭐요?”
“중국은 늘 우리 헤지펀드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악어라고 부르죠.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누가 악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
“이번 일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당신들은 그저 필요한 돈을 만지기 위해서 시장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구리의 수요를 조절하고…….”
“그러니까 그것을 왜 중국이 합니까? 시장에서 결정할 문제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된 이상 내 앞에서 그런 변명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중국의 돈이 어디로 향하려는지 다 알고 있으니까.”
모리스 코헨은 상대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 그게 무슨 말이오?”
“미얀마로 향하려던 돈이 아닙니까?”
모리스의 말에 상대는 정말 크게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하하하, 그렇게 표정 관리를 못 하셔서야…… 그저 떠보았을 뿐인데 확실하게 알겠군요.”
“당신은 지금…….”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당신을 구해주러 온 사람이니까.”
모리스 코헨은 당황한 상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중요한 일이 어그러진다면 적어도 당신은 저기 친청 교도소에 가겠군요.”
베이징에 있는 친청 교도소는 숙청된 공산당 고위층이 수감되는 곳이었다.
“말을 삼가시오!”
상대는 버럭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리스 코헨, 더 이상 당신과 할 이야기가…….”
“말했지만 나는 당신을 구해주러 온 사람입니다. 앉으세요.”
“역겹군.”
상무부의 간부가 그리 말하며 돌아서려던 찰나.
“장 홍웨이를 사라지게 해야 합니다.”
모리스 코헨의 입에서 장 홍웨이의 이름이 나오자 간부는 다시 한번 놀란 얼굴로 모리스를 바라보았다.
“이야기할 마음이 생기셨으면 앉으시지요.”
그 말에 간부는 자리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요.”
장 홍웨이는 그저 SRB에서 구리 선물을 트레이딩하는 직원일 뿐이었다. 공산당 간부도 아니었는데 모리스 코헨은 마치 모든 것을 안다는 듯 그의 이름을 얘기해 왔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살려면…… 아니, 우리가 살려면 누군가를 처형대 위에 올려야 한다는 거지요.”
모든 과오는 한 사람의 몫으로 돌리자는 이야기였다.
“장 홍웨이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공매도를 했다고 하면 되겠군요.”
“그렇다면 우리 포지션을 밝히라는 이야기인데 그건…….”
“하하하,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과 아닌 것은 다릅니다.”
“그렇다면 막대한 양의 구리 현물을 내놓아야겠군요.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요.”
모리스 코헨은 굳은 얼굴로 상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한 가지만 하자고요. 원하는 돈을 얻어서 미얀마에 넣을 것인지 아니라면, 지금 상황의 업보를 치르든지.”
모리스의 말에 상대는 입이 꾹 닫혔다.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 어느 방향이 자신이 살 길인지는 너무도 자명했기 때문이다.
“장 홍웨이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이 사태를 만들었다가 첫 번째.”
모리스 코헨은 손가락을 두 개 펼쳤다.
“두 번째는 중국이 가진 구리 현물이 30만 톤 이상이라고 발표할 것.”
결국 지금 저들이 매수 포지션으로 중국의 공매도 포지션을 위협하는 것은 단 하나.
“저들은 중국이 지금 공매도를 친 만큼의 현물이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올라간 가격에 시장에서 사들여 공매도 친 물량을 갚겠다고 생각하고 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현물이 현재 공매도를 한 양의 배만큼 있다고 발표한다면.”
“잔챙이들부터 떠나기 시작하겠군요.”
블러핑, 속된 말로 뻥카를 치자는 얘기였다.
드디어 상대가 자신의 의도를 알아듣자 모리스 코헨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세 번째는, 계속해서 공매도를 할 것.”
“아니, 지금 상황에서 공매도를…….”
“블러핑을 할 거면 좀 더 크게 해야 상대가 믿습니다. 우리도 돕겠습니다.”
“…….”
상대는 미심쩍은 눈으로 모리스를 바라보았다.
“믿어도 좋습니다. 이번 일에는 나와 우리 얼라이의 목숨도 걸려 있으니까요.”
처음으로 모리스의 얼굴에서 간절함이 보이자 상대는 모리스가 진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상대는 잠시 아무런 말이 없다가 모리스를 향해 한 손을 내밀었다.
“상부에 보고하고 진행하겠습니다.”
상대의 말에 모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맞잡았다.
“중국이 무리수를 던져오는군요.”
며칠 후, 도경은 윌리엄 마셜과 독대를 나누고 있었다.
“한 사람의 치기로 발표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빌은 당황스럽다는 듯 도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했다.
「중국 상무부 “SRB의 구리 선물 트레이더가 허가 없이 구리 공매도해.”」
「중국 상무부 “해당 직원은 현재 연락 두절, 잠적한 것으로 보여. 공안과 협조해 체포할 것.”」
중국은 자신들의 포지션을 과감하게 공개하면서 이것이 한 트레이더의 일탈이라고 표현했다.
“원래 그런 나라니까요. 대의를 위해서는 무언가를 묻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도경은 굳은 얼굴로 태블릿에 뜬 기사를 바라보았다.
「중국 상무부 “공매도한 구리의 현물 인도는 차질 없을 것, 현재 구리 35만 톤 보유 중.”」
「중국의 구리 현물 35만 톤 보유 공개에 구리 가격 다시 하락세로…….」
중국의 발표 이후 구리 선물의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애초에 우리가 연합을 하자고 뭉친 것이 아니라 그런지 다들 탈출 버튼을 누르는 게 너무 빨라요.”
빌은 걱정이라는 듯 말해왔다.
중국의 현물 보유량 발표 이후 함께 포지션을 잡았던 군소 헤지펀드들은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이유 때문에 구리의 가격은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빌. 중국이 발표한 구리의 발표량을 믿나요?”
“전혀요. 우리가 추산한 바로는 지금 공매도 물량의 현물을 절대 인도할 수 없어요.”
이미 도경과 빌은 이 프로젝트에 나서기 전에 중국의 현물 보유량을 추산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사이트를 공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인사이트라면…….”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승산이 확실하다면, 내 포지션을 과감하게 공개하라고요.”
“……피터 브라운이군요.”
도경의 정신적 스승인 피터 브라운이 승부수를 던지며 한 말이었다.
“그리고 요즘 한국에는 ‘딸칵.’이라는 밈이 있습니다. 영어로 하면 클릭 정도 되겠네요.”
“클릭이요?”
“네. 상대가 아무리 열심히 상황을 뒤바꾸기 위해 노력해도 반대편에 있는 사람은 클릭 한 번이면 된다고요.”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화면을 열심히 두드리기 시작했다.
“빌, 제 엑스 피드에 올린 것 좀 리트윗 해주시겠어요?”
도경의 말에 빌은 재빠르게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도경이 올린 글을 확인했다.
그리고 빌은 놀란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YoonDoKyung: 중국이 구리 현물 35만 톤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믿는 바보도 있을까?]그러다가 빌은 이내 피식 웃으며 도경이 올린 글에 달린 리트윗 버튼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