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09)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409화(409/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09화
“어떻게 되고 있어?”
한편, 약속 장소를 나온 모리스 코헨은 차에 올라타며 자신과 함께 일정을 소화 중인 부하 직원을 향해 물었다.
“어떻게 됐냐고! 내가 저 돼지 같은 놈에게 얼마나 사과를 더 해야 하나!”
모리스 코헨은 화가 잔뜩 난 듯 목소리를 높여 부하 직원을 향해 물었다.
모리스의 호통에 부하 직원은 태블릿 PC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 그게 현재 구리 선물 가격의 상승이 가파릅니다. 어디선가 커다란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 같은데, 런던 시간으로 점심시간을 기점으로 누군가가 엄청난 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부하 직원의 말에 모리스 코헨의 눈은 아찔해졌다.
얼라이와 중국이 힘을 합친 이때 이쪽보다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한 곳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부하 직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빠르게 상대를 찾아야 했다.
“텍사스에서는?”
“연락이 왔는데 지금 흔적을 쫓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빠르게 공항으로 가자고, 비행기 대기시키라고 연락해 두고.”
“이미 연락해 두었습니다.”
그렇게 말한 부하 직원은 차를 출발시켰는데, 모리스 코헨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디스, 저 모리스 코헨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금 혹시 구리 선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것 참, 모리스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서 자기 할 말만 하긴가?
“죄송합니다. 찾아뵙고 말씀드려야 했는데…….”
-네 녀석이 중국과 손을 잡고 일을 하고 있다며?
“이디스 그걸 어떻게…….”
-하하하, 자네도 급한 일이 생기니까 나한테 전화를 걸지 않았나?
수화기 너머의 상대는 현재 미국 내의 유대인 네트워크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인사였다.
영화 ‘대부’에 나오는 돈 콜리오네와 같은 대부가 떠오르듯 어려운 일이 있으면 그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모르는 것은 없네.
“죄송합니다. 그리고 용서하십시오.”
-자네는 왜 중국과 손을 잡았나?
이디스는 연유가 궁금하다는 듯 모리스를 향해 물었다.
모리스는 지금 매우 급한 상황이었지만, 다급한 마음을 누르고는 입을 열었다.
“손을 잡은 것이 아닙니다. 이디스. 처음에는 중국에 우리 포지션을 공개할 이유가 없었고, 필요도 없었습니다.”
-…….
“그런데 상황이 흘러가는 것이 가만히 있다가는 우리가 당할 것 같아 중국에 포지션에 대한 힌트를 준 것뿐입니다.”
-모리스, 너는 항상 그렇게 잘 빠져나갔지.
“…….”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보지 않아도 얼굴의 표정이 읽힐 만큼 굳어 있었다.
-모리스, 이번 일에 관해 미국 정부가 심기가 불편하단다.
“알고 있습니다. 여러 방향으로 제게 연락도 왔고요.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살아온 방식입니다.”
모리스는 항변하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지금 중국과 미국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중국과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하하하, 그렇지. 다만, 네 행동이 모두를 거스를 뿐이지.
“이디스.”
-모리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란다. 지금이라도 네가 향해야 할 방향을 잘 잡기를 바랄 뿐이다.
뚝-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가 끊어졌고, 모리스의 입꼬리는 씰룩거렸다.
잠시 화를 삭이다 이내 다른 곳으로 통화를 걸기 시작했다.
-모리스.
“잭, 오랜만입니다. 지금 혹시…….”
-구리 때문에 전화한 겁니까?
이번에 모리스가 전화를 돌린 곳은 미국의 거대 상업 은행의 CEO였다.
평소 친분이 있어 상대도 모리스의 덕을 여러 번 본 사람이었다.
“그렇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많은 매수 포지션을 잡을 곳이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모리스, 왜 떠오르지 않습니까?
“설마 잭의…….”
-하하하, 모리스. 우리는 이번 일에 끼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내가 모든 것을 걸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메가 뱅크들인가요?”
모리스의 물음에 수화기 너머에서는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모리스, 당신이 누구 손을 잡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곳이 정녕 당신이 믿을 만한 곳인지도요. 내가 개인적으로 모리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 줄 수 있는 최대한의 힌트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뚝’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는데 모리스 코헨은 심각한 얼굴로 무언가 고민을 하는 듯했다.
분명 수화기 너머에서는 지금 자신이 가진 확신이 정녕 확실한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해왔다.
“그럴 리가 없어. 중국은 지금 상황에서…….”
지이잉-
“네. 네.”
모리스 코헨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앞 좌석에 앉은 부하 직원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통화를 하던 직원은 당황한 얼굴로 모리스를 바라보았다.
“모, 모리스. 텍사스에서 매수 세력이 누군지 알아낸 것 같습니다.”
“그래? 누구야.”
“중국인 것 같다고 합니다.”
부하 직원의 말에 모리스의 얼굴은 삽시간에 굳어갔다.
“+27%.”
며칠 후, 도경은 파미르 캐피털의 CEO 사무실에서 리우 샤오와 윌리엄 마셜과 함께 앉아 있었다.
빌은 아주 자랑스럽게 리우를 향해 수익률을 얘기하고 있었다.
“현재 우리 포지션의 수익이 27%입니다.”
빌의 말에 리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빌 고생 많았다.”
“아닙니다. 저보다는…….”
빌의 말에 리우의 시선은 도경에게로 향했는데 인자한 미소를 짓는 리우였다.
“윤도 고생 많았습니다.”
“리우께서 저를 믿어주시고, 빌과 파미르의 팀원들이 함께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이번에도 공을 내게로 돌리는군요.”
리우는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이내 얼굴에 웃음기를 지우고는 입을 열었다.
“모리스 코헨의 소식은 들었습니까?”
“아뇨. 듣지 못했습니다. 요 며칠 거래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요.”
“구리 현물을 빌리러 다닌다고 하더군요.”
“…….”
도경은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리스 코헨은 오만했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손 위에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겠죠.”
리우의 말에 도경과 빌은 집중했다.
“하지만, 모리스는 정녕 몰랐습니다. 중국이란 국가는 겉으로는 신의가 있는 척을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요.”
리우는 자신이 중국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물론 모든 중국인이 그런 건 아닙니다.”
심각해지는 분위기를 풀려는 듯 자신을 가리키며 리우가 말하자 도경과 빌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단, 지금은 중국 정부가 무언가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목적만 이룰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겠죠.”
“그렇습니다. 그리고 국가 간의 약속도 아니고, 그저 한 헤지펀드가 따라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모두가 중국과 모리스가 이끄는 얼라이 연합의 동맹이 견고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돈이라는 같은 목표를 두고 행동했으니까.
이 세계에서는 돈 이외에 서로를 이어주는 강력한 무기는 없었다.
하지만, 도경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부터 불안한 동행이었습니다. 물론 둘의 목표가 돈이었다는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같은 편을 하자고 이야기하고 투자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그저 포지션을 들켰고, 그 포지션을 따라 모리스 코헨이라는 동조하는 세력이 생겼을 뿐이었다.
“앞서 말한 중국의 목표는 돈이었습니다. 모리스 코헨은 동지가 아니었고요.”
도경의 말에 리우는 주억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지요. 결국, 하나의 목적만을 가지고 달리던 두 세력은 언제든 상대를 버릴 수 있었던 것이고, 모리스 코헨은 자신의 머리를 너무 맹신했습니다.”
모리스는 지금까지 자신이 이겨왔던 그 방식 그대로 했을 뿐이다.
자신이 모두의 머리 위에 있다고 착각하고, 모두가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놀고 있다고 착각했다.
중국이란 나라도 자신이 낸 의견을 따르는 것을 보고 더더욱 자신을 맹신했을 것이다.
“가장 지양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언제든 내가 틀렸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하죠.”
투자의 세계에서는 가장 중요하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능력이었다.
“모리스는 그 누구도 믿지 않았지만, 자기 자신을 너무 믿은 게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고요.”
리우는 그리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하나도 안타깝지 않습니다.”
그때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지켜보던 빌이 입을 열었다.
“모리스 코헨은 지금까지 지독하게도 타인을 괴롭혀 돈을 벌어온 사람입니다.”
빌은 줄곧 그들을 벌쳐라 부르며 혐오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는 듯했다.
“그가 쌓아 올린 금으로 된 탑은 결국 타인의 피가 묻은 금으로 만들어진 탑이었죠.”
“…….”
“저는 그래서 이번 일이 오히려 시원합니다.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 그대로 그에게 좌절을 심어줄 수 있어서요.”
“빌.”
“죄송합니다. 리우. 하지만,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빌은 자신의 의견을 꺾지 않았고, 도경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모리스는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게 만든 사람입니다.”
도경이 입을 열자 두 사람의 시선이 도경에게 집중되었다.
“저는 이번 일을 복수라고 생각하며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빌의 의견대로 지금의 모리스가 안타깝지는 않습니다. 아니, 모리스를 좀 더 처절하게 밟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모리스 코헨은 유대인 네트워크의 지원을 받는 사람이었다.
이번의 실패로 인해 회복하려면 오래 걸리겠지만, 적어도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한 짓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집을 잃고,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많거든요.”
“…….”
“그가 정신을 차릴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그가 겪을 당분간의 고통을 생각하면 속이 시원하네요.”
도경이 그리 말하자 잠시 멍하니 도경을 바라보던 리우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리우는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저 착하기만 하고 정도를 걷는 줄로만 알았더니, 포식자의 모습을 숨기고 있었군요.”
“포식자라니…….”
“진정한 포식자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무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힘을 쓸 뿐입니다.”
“…….”
“이번 일에서 윤은 그 본능을 깨우친 것 같군요.”
리우의 말에 도경은 후한 평가라 생각했지만, 빌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이번에 윤과 처음으로 함께 일해본 거나 마찬가지입니다만…… 많이 배웠습니다.”
“빌.”
“제가 윤에게 배운 것은 평소에 직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에요. 적재적소에 소수의 인원을 투입해서 최대의 효과를 냈습니다.”
진심으로 빌은 이번에 도경의 옆에서 깨달은 것이 많았다.
신라의 더스틴이라든가, 이지훈이라든가.
이들 모두 자신들만의 특기를 가지고 있었고, 도경은 그를 최대치로 뽑아낼 수 있는 관리자였다.
“하하하, 빌. 그만하게. 윤의 얼굴이 아주 새빨갛게 달아올랐구먼. 그래, 그래서 포지션은 언제 정리할 예정입니까?”
“내일 장에서 정리해도 될 것 같습니다. 구리의 가격이 계속 오르겠습니다만…… 아시다시피.”
“곧 만기가 다가오지요. 좋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고…… 그럼 오늘은 셋이 함께 나갈까요?”
리우의 말에 도경과 빌은 의아하다는 얼굴이었다.
“이번 일을 함께한 친구들이 파티를 준비해 뒀다고 하더군요. 두 주인공이 빠져서야 되겠습니까?”
“파티요?”
“윤, 축하합니다.”
무슨 파티냐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도경을 향해 리우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곳 샌프란시스코의 모두가 윤을 인정했습니다. 동료로요. 그것을 기념하는 파티이자, 승리 축하 파티라고 할까요?”
리우가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도경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빌도 미소를 지으며 양팔을 벌렸다.
“웰컴 투 웨스트 코스트.”
서부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빌의 말은 결국, 이제 도경이 이 이너서클에 들어올 자격을 입증했다는 말이었다.
“윤, 빨리 갑시다. 모두가 기다립니다.”
리우와 빌이 그리 말하며 앞장서서 걷자,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도경은 피식 웃으며 두 사람을 따라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