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6)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46화(46/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6화
“뭔가 소스가 있는 것 같았는데…….”
한편,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도경은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 찾아보고 있었다.
회의를 마치고 나가던 오석훈은 확실한 소스가 있는 것처럼 굴었다.
“나올 게 없는데?”
도경은 오늘 자 양대 모바일 스토어 랭킹도 봤는데 테이크 게임즈의 신작은 확실히 오픈빨이 떨어지자 순위가 6위로 밀려 있었다.
여전히 게임 커뮤니티에서 ‘제국의 왕’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평가는 냉담했다.
실제로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평가는 이리도 차가운데 시장의 테이크 게임즈에 대한 평가는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뜨거웠다.
“똑똑한 사람들이 단체로 바보가 되는 약이라도 먹은 양 행동하고 있어.”
시장참여자들은 어떨 땐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되어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너무나 현명할 정도로 주가에 반영시켰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단체로 눈에 보이는 것들을 무시하고, 보이지 않는 미래만 좇고 있었다.
비이성적이기 짝이 없었다.
“내가 모르는 정보가 어디에선가 떠돌고 있을 거야.”
이 비이성적인 상황에서도 도경은 혹시라도 자신이 틀리지 않았을까 하고 먼저 의심했다.
자신이 모르는 정보를 오석훈과 시장참여자들이 정말 알고 있다면, 그건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니까.
똑똑-
도경이 한참 자료를 찾고 있을 때 방문이 열리며 최우진이 들어왔다.
“외근 벌써 다녀오셨어요?”
“응, 계약 박자마자 날아왔지.”
“급한 일 있으세요?”
“있지. 급한 일. 도경 씨 석훈 대리님이랑 한판 붙었다며?”
“네?”
“경준 씨가 회의실 나오다가 두 사람 고성 오가는 거 들었다던데?”
회의가 끝나고 있었던 도경과 오석훈의 다툼을 동료 직원이 들은 것 같았다.
“붙은 건 아니고요…….”
“그럼 일방적으로 때렸어?”
“아뇨, 맞았죠…….”
도경의 말에 최우진은 놀랍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맞아? 누가? 윤도경이?”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로 자리를 옮기며 입을 열었다.
“석훈 대리님은 선배이자 동료잖아요. 제게 막 대하셨던 분도 아니고…… 지금 의견이 좀 다르다고 해서 버릇없이 굴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렇지. 윤도경은 해야 할 때 하는 사람이지. 아무렇게나 하는 사람이 아니고.”
최우진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복귀하면서 여기저기 전화를 좀 돌려봤거든.”
“전화요?”
“어, 석훈 선배가 6년째…… 대리긴 해도, PB로 6년 차인데 아무것도 없이 저러실 것 같지는 않아서.”
도경은 가만히 최우진을 바라보며 그의 말에 집중했다.
“근데 다들 모른다고 하더라고.”
“확실히…… 뭔가 없나 보네요.”
“끝까지 들어야지. 그래서 그냥 태산에 전화했어.”
“네?”
“태산에 있는 동기한테 전화했다고. 걔네는 뭔가 소스가 있으니까 같은 데이터를 놓고 우리랑 다른 뷰를 보고 있겠거니 싶어서.”
최우진도 정말 대단했다. 지금은 누가 봐도 태산과 유성의 싸움이었다.
아무리 동기더라도 태산에 전화해 정보를 내어놓으라고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도경 씨도 알고 싶잖아. 도경 씨 가려운 부분 긁어주고 싶더라고. 또 나도 궁금하고.”
최우진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하다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코인 묻힐 것 같더라고.”
“코인이요?”
“어. 블록체인.”
도경은 무언가 세게 뒤통수를 후려친 기분이었다.
“그럼 설마 P2E를 노리는 건가요?”
P2E(Play to Earn)를 그대로 직역하면 플레이하며 얻는다는 뜻이었다. 이것을 게임에 적용한다면, 게임 플레이를 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었다.
“맞아. 테이크 게임즈에서는 자체 코인을 발행해서, 게임 내 재화랑 교환해 주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거든?”
“이게…….”
“근데 이거 태산 내에서도 몇몇만 알고 있는 정보라더라고. 아마 나한테 흘러들어 왔으니 이제 업계에 어느 정도 정보력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
“말이 안 됩니다. 테이크 게임즈는 블록체인 개발자를 채용한 적이 없어요.”
코인 생태계도 결국 블록체인 기술력의 싸움이었다.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코인이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자체 코인을 개발하고 이를 게임에 적용하려면, 블록체인 개발자와 게임 개발자 모두가 있어야 했다.
게임 개발자는 전원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블록체인 개발자는 채용한 적도 없는데 어디서 코인이 뚝딱하고 나온다는 말인가?
“이번에 권고사직 얘기를 듣고 온라인 채용사이트를 다 돌아다녀 봤어요. 테이크 게임즈는 신규 채용도 멈췄더라고요. 말도 안 되는 뜬소문 수준의…….”
“그러니까 곧 만든다 이런 얘기 같던데?”
“정보의 출처는요?”
“테이크 게임즈 쪽에서 흘러나온 얘기야.”
도경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왔다.
지금 가장 시장이 취약하고 별것 아닌 정보에 모두가 흔들릴 때, 마치 그들은 시장의 그런 부분을 이용하겠다는 듯 영리하게 굴었다.
지금 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게임을 하면 코인을 주고, 이것이 실제 돈과 거래된다면 생태계가 확실하다고 투자자들은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코인은 결국 테이크 게임즈의 자산으로 취급될 것이고.
아주 작은 호재에도 큰 호들갑을 떨 수 있는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 이 정보가 풀린다면?
“도경 씨 말 들어보니까 이거 작전 같은 느낌인데.”
“네. 테이크 게임즈는 직접 발표하지 않을 거예요.”
“맞아. 지금처럼 정보만 흘리겠지. 아까 말했듯 나한테 정보가 왔으니…….”
며칠 후면 시장참여자 모두가 아는 정보가 될 것이다.
태산이 왜 같은 데이터를 두고 다른 전망을 보고 있는 것인지 알 것만 같았다.
이 정보라면 시장은 뜨겁게 반응할 테니까.
“영악하게 태산에 정보를 흘렸어.”
“가장 고객이 많은 곳이니까요.”
이미 VIP 고객들은 이 정보를 토대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확인은 해봐야겠어요.”
도경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는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연지 대리님, 윤도경입니다. 바쁘신데 죄송하지만, 하나 여쭤보려고요.”
-…….
“혹시 테이크 게임즈에서 코인 생태계를 만든다는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개발팀 직원…….
-…….
“네, 네. 감사합니다. 나중에 찾아뵐게요.”
도경이 전화를 끊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최우진은 입을 열었다.
“뭐래? 허위 정보래?”
“전화 돌려보고 연락해 주신대요.”
“그래? 도경 씨 전화하는 동안 주가 확인했는데 테이크 게임즈 슬슬 입질 오나 보던데? 오전장에 횡보하던 게 지금 3% 올랐어.”
최우진의 말에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로 향했다.
그리고 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해 거래 동향을 파악했다.
“개미들이 기관 물량을 받고 있어요. 외국인은 매도세고요.”
“기관이나 외국 애들도 지금쯤 정보 파악 끝났을 거야. 태산도 처음엔 그 정보에 눈이 멀어 보고서 쐈는데, 우리 쪽에서 반대 의견인 보고서가 나오니까 지금 꽤 진지해졌더라고.”
“태산이요?”
“그래, 동기 말로는 매수 보고서 쓴 애널리스트가 이사진들 모아놓고 브리핑했다던데?”
태산도 지금쯤 그 정보가 말도 안 되는 정보란 것을 파악했을 것이다. 조금만 관심 있게 지켜봐도, 인터넷에 공개된 채용 흔적만 살펴봤어도…….
시장은 비열함과 무지함으로 인한 피해를 모두 개인투자자에게 전가하려고 하고 있었다.
지이잉-
[이연지: 도경 씨, 알아봤는데요. 개발팀장 말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래요.]이연지의 답이 도착하자 도경은 서류를 챙겨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시장 전체를 막을 수는 없으니, 주위의 피해는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 * *
“네, 사장님.”
한편, 유성투자증권 성남지점 PB 오석훈은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 김 사장님, 이건 어디서도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
오석훈은 마치 정말 중요한 정보를 얘기하는 듯 자신의 고객을 향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사실 제가 사장님의 포지션을 전부 게임주 쪽으로 옮겨 드린 것도 그 정보를 들어서였거든요.”
물론 오석훈은 그 이후 이 소스를 확보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리 말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자신이 공치사를 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고객에게 빚을 지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예, 맞습니다.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발표하기 전에 포지션을 좀 더 잡아야 하니 어디 가서 말씀하지 마시고요. 아이고, 자금을 더 넣으시겠다고요?”
오석훈의 입은 귀에 걸릴 것만 같았다.
“아닙니다. 안 될 게 어디 있겠습니까?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많이 넣으면 그만큼 더 먹게 될 테니까요. 예예, 준비되시는 대로 계좌에 넣어주시고 연락해 주시면 제가 매수해 두겠습니다.”
-…….
“하하하, 사장님. 수익을 보고 난 이후에 칭찬해 주십시오. 그래도 사장님과 제가 3년간 함께했는데 이런 정보를 알면 말씀은 못 드리더라도 포지션은 잡아드리니까요.”
철저한 을인 PB 인생에서 갑의 위치를 맛볼 기회는 단 하나뿐이었다.
철저한 수익.
고객의 돈을 확실한 수익으로 돌려드리면, 그때는 갑 위에 있는 슈퍼 ‘을’이 되는 것이다.
오석훈은 지금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예예, 제가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통화를 마친 오석훈은 주먹을 꽉 쥐며 미소를 지었다.
“그사이에 3%가 올랐네? 고객이 정보를 아는 걸 보면 꽤 돌고 있나 본데…….”
똑똑-
“네, 들어오세요.”
오석훈의 말과 함께 방문이 열리며 도경이 방으로 들어섰다.
“왜 왔어?”
마치 불청객을 대하듯 오석훈은 쏘아댔다.
“석훈 대리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드릴 말씀? 시장이 말해주는 결과를 보기로 한 거 아닌가?”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드려야 하는 말씀입니다.”
“왜? 지금 테이크 게임즈가 오르니까 도경 씨 속이 좀 타나 봐?”
여전히 적대감이 가득했고, 자신이 파악한 정보들을 얘기해 주더라도 전혀 먹힐 것 같지 않은 오석훈의 태도였지만, 도경은 말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건 오석훈을 위해서가 아닌 후에 일이 어떻게 되든 자신이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었다.
“사실…….”
도경은 자신이 파악한 것을 모두 오석훈에게 얘기해 주기 시작했는데 오석훈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도경의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지금이라도 고객들의 포지션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선배님.”
도경은 마지막에 힘을 주어 말했다.
잠시 굳은 표정으로 고민하던 오석훈은 이내 도경을 바라보며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도경 씨, 재미있네.”
“네?”
“재미있는 추론 잘 들었다고.”
“대리님!”
“도경 씨, 내가 이 바닥에 있었던 게 6년이야. 설령 도경 씨 말대로 그런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정보가 풀리고 주가가 올랐을 때 빼도 돼.”
“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코인이라는 호재가 묻으면 오르지 않는다고 보나?”
물론 오를 것이다. 오를 수밖에 없게 모두의 희망을 철저히 반영한 정보였으니까.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다.
테이크 게임즈에서도 대놓고 발표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정보를 이렇게 흘리는 것이다.
만약 이 상황에서 그들이 의도한 모양새로 이야기가 흐르지 않을 수 있었다. 소문이란 것은 그런 것이니까.
“나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도경 씨는 도경 씨 고객이나 관리 잘해.”
무엇이 오석훈의 눈을 멀게 만든 것인지 도경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은 할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해 오석훈을 바라보았다.
“선배님이 하신 선택입니다.”
“나가라고!”
오석훈의 축객령에 도경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그의 방을 나섰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0-28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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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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