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76)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476화(476/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76화
“먼저, 댄 하워드가 9천만 달러.”
닷새 후, 도경은 사무실에서 이지훈, 스테판 그린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가 7억 달러, 피터 얀센이 30억 달러.”
화이트보드에 지금까지 모인 금액을 적은 스테판은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리, 윈덤은 어떨까요?”
“글쎄. 답이 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제안에는 긍정적이었어. 15억 달러를 제안했고.”
이지훈의 말에 스테판은 고개를 끄덕이며 윈덤의 이름을 적었다.
유성 $7b
피터 얀센 $30b
윈덤호텔그룹 $15b (?)
댄 하워드 $90m
“윈덤이 합류한다고 보면 현대 총 52억 9천만 달러가 우리가 가진 금액입니다.”
“10억 달러를 더 당겨야 한다는 건데.”
“그런데 60억 달러나 할까요?”
도경의 말에 스테판은 그리 받아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워싱턴 커맨더스야 워싱턴 D.C라는 빅마켓을 옆에 두고 있었으니 60억 달러라는 금액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마이애미 앨리게이터스는 빅마켓이긴 하지만…….”
스포츠에서 도시의 마켓 규모는 상당히 중요했다.
인구가 많고 소비력이 높은 지역은 수익성이 높고, 스포츠와 관련해 쓰는 돈도 많은 것을 뜻했다.
“상대적으로 앨리게이터스의 매출은 낮습니다. 그건 이 도시가 미식축구에 조금 덜 열광적인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마이애미의 미식축구 열기는 낮았다.
“히스패닉 인구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중남미 출신의 히스패닉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야구나 축구의 인기가 높습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맞아. 그 점은 나도 고민했어. 그런데 앞으로 상황은 더 달라질 거야.”
“달라진다는 말씀은…….”
“플로리다로 미국인들이 이주하고 있기 때문이지.”
플로리다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은 통계상으로도 나오는 사실이었다.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에서 일하던 화이트칼라 계층의 유입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스테판 너도 뉴욕에서 이곳으로 왔지?”
“그렇습니다.”
“앞으로 기업들이 인재를 끌어올 방법 중 하나는 세금도 중요하게 작용할 거야.”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소득세가 아주 높은 곳이었다.
반면, 현재 많은 기업이 이주하는 플로리다와 텍사스는 그 반대에 속했고.
“플로리다로 이주한 사람들은 자신의 집과 가까운 문화생활을 찾게 될 거야. 물론 양키스를 응원하던 뉴욕사람이 플로리다에 왔다고 해서 말린스를 응원하지는 않겠지. 다만.”
“…….”
“스포츠에 대한 소비는 유지할 거란 거야. 뉴욕 팀이 원정을 온다면 구장을 찾게 될 거고, 또 모르지. 앨리게이터스를 응원하게 될지도.”
스테판은 잠시 고민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결국 그들이 앨리게이터스를 응원하게 만드는 것은 인수 이후 달린 일이란 말씀이군요.”
“그래. 일단 마켓의 규모는 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앨리게이터스가 빅 마켓 취급을 받지 못한 이유는 투자가 적었기 때문이야.”
도시의 소득수준이 높았기 때문에 경기 티켓 가격도 덩달아 높았다.
하지만, 앨리게이터스의 순위는 그 비싼 티켓을 주고 사람들이 찾아올 만큼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버는 만큼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투자해야 했지만, 딱히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확실한 건 단독 입찰이 아니라는 거지.”
“션 맨데스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맞아. 나도 적정 가치는 60억 달러가 아니라고 보고 있어. 하지만, 앞서 팔린 구단이 역대 최고 금액을 세운 점. 더 나아가서 이 거래엔 잠재적 경쟁자도 있어.”
상황이 앨리게이터스의 가격을 오르게 만든다는 이야기였고, 도경의 말에 이지훈과 스테판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 10억 달러를 더 당겨야 하는데…….”
“생각한 곳이 있어.”
도경은 그리 말하며 서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고, 겉표지에 적힌 이름을 본 두 사람은 놀란 얼굴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 * *
“윤!”
며칠 후, 도경은 마이애미에 있는 오파 로카 공항에 나와 있었다.
이곳은 비즈니스 항공기가 주로 착륙하는 공항이었는데, 출국장에서 나오며 반갑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상대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빌, 오랜만이야.”
기실 오늘 파미르 캐피털의 윌리엄 마셜이 마이애미로 휴가를 오는 날이었다.
“유나도 오랜만이네요.”
“도경 씨, 잘 지내셨죠?”
빌의 부인인 유나와도 인사를 나눈 도경은 두 사람을 차로 안내했다.
“마이애미에 온다고 해서 놀랐어.”
“우리도 휴가는 즐겨야지. 작년 한 해 너무 바빠서 유나와 휴가를 즐기지도 못했어.”
윌리엄 마셜은 휴가를 떠날 곳을 찾다가 이곳 도경이 있는 곳을 찾은 듯했다.
도경은 유나의 손에 들린 가방을 넘겨받고는 미소를 지었다.
“가자고. 오늘 밥은 내가 살 테니까.”
여유 넘치는 도경의 말에 빌은 피식하고 웃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제는 이 미국 문화에 적응한 것 같은데. 아니, 마이애미 사람 같아.”
“마이애미 사람은 뭐가 달라?”
“캘리포니아와 마이애미 사람들은 조금 여유가 넘쳐. 반대로 뉴욕 사람들은 늘 급하지.”
“하하하.”
“따뜻한 곳에서 살면 근심 걱정이 없긴 할 거야.”
“글쎄. 내 마음속 근심 걱정은 지금 어마어마한데 말이야.”
도경의 말에 빌은 놀란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무슨 걱정이야? 나에게 말해.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다 도울 테니까.”
빌이 호언장담을 하자 도경은 살짝 웃어주고는 걸음을 옮겼다.
“차 새로 샀어?”
“어, 뭐…… 그렇게 됐네. 타시죠. 유나 씨.”
도경은 자신의 차에 두 사람을 태우고는 시동을 걸었다.
“의외네. 윤은 이런 차를 안 탈 것 같았는데.”
“네 말대로 이곳에 오니 여유가 생겼나 보지.”
“하하하.”
공항 주차장을 빠져나온 차는 마이애미 대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숙소는?”
“글쎄. 사실 우리가 어디 여행 갈 때 정하고 가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빌이나 저나 그저 발 가는 곳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요.”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아무 계획 없이 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좋은 곳 있으면 윤 네가 데려다줄래?”
“그럴까?”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운전을 했다.
공항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호텔에 차를 세운 도경은 두 사람을 위한 방을 잡아주었다.
“많은 돈을 쓰는 거 아냐? 스위트 룸이라니…….”
“친구를 위해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그리고 빌 네가 더 많은 돈을 쓰게 될지도 모르는걸.”
“그게 무슨 말이야?”
의아한 듯 묻는 빌을 뒤로하고는 도경은 유나를 바라보았다.
“유나, 빌을 30분만 빌려도 될까요? 잠시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
“다른 사람이었다면 거절하겠지만, 도경 씨라면 허락할게요. 이상한 짓을 할 사람은 아니잖아요.”
“하하하, 그럼요. 고맙습니다. 빌, 잠시 걸을까?”
도경은 유나를 향해 인사를 하고는 호텔 방을 나섰고, 빌은 의아한 얼굴로 도경을 따라나섰다.
호텔을 나온 도경은 호텔 한편에 있는 커다란 주차장을 걷기 시작했다.
“저기 앞에 있는 게 뭔지 알아?”
“풋볼 스타디움이잖아. 네가 인수하려 한다는 앨리게이터스의.”
“맞아. 여기 주차장 어때?”
“크네. 근데 지금은 시즌 중이 아닌 거지?”
빌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민들이 비시즌 중에 엄청나게 민원을 한다더라고.”
“시민들이?”
“흉물스럽잖아.”
도경의 말에 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네. 주차장 부지가 구단 소유면 사유지니까 개방을 하지도 않을 테고.”
“맞아. 요즘 새로 구장을 지은 구단들은 이렇게 넓은 부지를 이용하지 않아. 대부분 지하나, 아니면 건물에 주차장을 크게 짓거든.”
실제로 앨리게이터스 구장 앞에 있는 주차장 부지는 국내로 치자면 축구장 세 개 정도의 규모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이런 장소를 시즌이 아닐 때는 공터로 두다 보니 시민들의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사유지였기 때문에 시에서도 딱히 말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총 세 칸의 주차 구역이 있는데, 우리가 인수하게 되면 한쪽에는 호텔과 종합 문화시설을 지을 거야. 카지노도 들어서겠지.”
“뭐? 그게 가능해?”
“윈덤 호텔 그룹이 아마 컨소시엄에 참여할 거야. 그들은 구단과 이 주차장 구역 그리고 구장에 대한 지분을 가질 테니 당연히 사업권에 대한 우선순위가 주어질 거고.”
도경의 말에 빌은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는 아주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파미르 캐피털의 후계자이자 수석 투자 전략가였다.
당연히 이런 부분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계산을 할 능력이 되었다.
“그리고 한쪽 구역엔 컨벤션 센터를 만들 거야.”
“컨벤션 센터?”
“응, 호텔과 문화공간은 성인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컨벤션센터는 여러 행사도 열리고 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야. 대형 아쿠아리움 같은 것도 짓고.”
도경은 마이애미 내부는 극한의 오락문화가 대부분이라 생각했다.
한국의 코엑스와 같은 제대로 된 컨벤션센터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이전부터 해왔다.
“그리고 나머지 한 구역에는 주차 건물을 지을 거야. 지금의 수용량만큼 수용할 수 있도록 지하와 지상 공간을 쓰겠지.”
“너…….”
“이 스타디움에서 슈퍼볼이 개최되지 않은 지 꽤 됐어.”
도경은 눈앞에 있는 스타디움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너무 오래되고 시설이 좋지 않으니 NFL 사무국에서는 슈퍼볼 개최지 후보로도 올리지 않거든.”
슈퍼볼은 단 한 경기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도시를 찾게 했다. 개최 도시의 경제적 가치는 7,900억 원이 넘어간다는 애리조나 주립대의 연구 결과도 있었다.
더 나아가 슈퍼볼 중간 광고에 30초를 쓰려면 기업은 약 60억 원을 내야 했다.
“슈퍼볼의 티켓 평균 가격은 약 4천 달러(약 520만 원)야. 이 경기장이 6만 석이니 티켓값만 2억 4천만 달러(약 3,080억 원)를 벌 수 있지.”
즉, 지금은 경기장과 주변 시설 낙후 때문에 NFL 사무국에서는 개최 도시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었다.
개발을 하게 되고, 슈퍼볼 개최 도시로 지정된다면 도시에는 7,9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누리게 되고, 앨리게이터스 구단으로서는 3천억 원이 넘는 티켓 판매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프로 풋볼 산업은 신기해. 돈을 투자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가치로 인정받지. 나는 그래서 이번 사업에 진심이야.”
도경의 말에 빌은 가만히 눈앞에 있는 앨리게이터스의 홈구장을 바라보았다.
“윤.”
생각을 마친 듯 빌은 도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파미르 캐피털의 자리도 있을까?”
빌의 입에서는 도경이 기다리던 말이 들려왔다.
구구절절 투자해 달라고 설득하는 것보다, 앞으로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고, 빌은 역시 누구보다 돈 냄새를 맡는 데 빠른 사람이었다.
“물론이지, 오히려 네가 안 물어봤으면 내가 섭섭할 뻔했는데.”
도경은 그리 말하며 손을 내밀었고, 빌은 미소를 지으며 도경의 손을 맞잡았다.
* * *
“파미르 캐피털에서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며칠 후, 도경은 이지훈과 스테판을 향해 그리 설명했다.
휴가 중인 빌은 이곳 마이애미에서 파미르 캐피털 이사회와 상의해 투자를 결정해 왔다.
모르긴 몰라도 친구를 잘못 둔 죄로 빌은 휴가에도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파미르의 자기자본이죠?”
“물론이야. 사모펀드 모집은 안 되니까.”
NFL 사무국에서는 사모펀드의 접근을 철저하게 막고 있었다.
“리.”
“네. 지사장님.”
“윈덤도 합류했으니, 컨소시엄을 빠르게 꾸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고심하던 윈덤 호텔 그룹 또한 사업성을 체크한 이후 참여하기로 결정을 지었다.
윈덤은 마이애미로의 확장을 노리고 있던 찰나에 유성투자증권 미국 지사 건물과 더불어 앨리게이터스 인수에 성공한다면 구장 주변 부지에 호텔과 카지노를 짓게 된다.
그들로서도 도전해 볼 만한 거래였다.
“네. 각 투자처와 협의해 컨소시엄 구성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스테판.”
“네, 보스.”
“우리에게는 70억 달러가 넘는 실탄이 주어졌어. 우리가 주체적으로 이 거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경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결연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무조건 이 거래를 성사시킨다 이외엔 없어.”
“물론입니다.”
“바로 팀 회의 소집해서 적정 가치 산정하고, 인수 가격에 대해 논의 시작하자고.”
“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가려던 찰나.
지이잉-
스테판의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는데 화면을 확인한 그는 도경을 바라보았다.
“보스.”
도경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앨리게이터스의 구단주 마이크 토니가 마이애미 앨리게이터스의 공개매각을 발표했습니다.”
드디어 이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도경은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