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7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477화(477/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77화
“마이크 토니, 이 자식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의 금융가.
월가에 있던 거대 헤지펀드들은 최근 마이애미로 거처를 옮기는 추세였다. 이제는 이곳이 월가라고 해도 될 만큼 거액 자산을 운용하는 헤지펀드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흐름을 만든 장본인은 글로벌 거대 헤지펀드인 나인 캐피털이었다.
나인 캐피털이 마이애미로 옮기며 물꼬를 트자 여럿이 따라와 지금의 금융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공개매각 절차를 밟아?”
나인 캐피털의 회장 션 맨데스는 화가 잔뜩 난 듯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다행인 것은 아직 매각에 참여하겠다는 주체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하 직원은 션을 향해 말했다.
닷새 전, 마이애미 앨리게이터즈의 구단주 마이크 토니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앨리게이터즈 구단주직을 내놓음과 동시에 자신이 가진 앨리게이터즈 지분, 주변 땅의 지분을 모두 팔겠다고 선언했다.
“55억 달러는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거지?”
“네. 주변 부지의 지분까지 묶어버린 것을 보면 부동산 개발 업자들도 들어오라는 것 같습니다.”
앨리게이터즈 구단의 지분에는 구장과 구장 주변의 주차장 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션 맨데스는 그 가치를 55억 달러로 보고 있었고, 그렇게 거래를 제안했다.
하지만, 앨리게이터즈의 구단주 마이크 토니는 그 가격에는 팔 생각이 없다는 듯 가격을 상승시키기 위해 주변 부지까지 묶어 매물로 내어놓았다.
“주변 부지의 가치는 약 2억 달러가량 됩니다. 앨리게이터즈에서는 그곳에 선수들 훈련장을 만들기로 했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현재는 공터입니다.”
“도시 한가운데 있는 알짜배기 부지에 훈련장을 짓기는 아까웠겠지. 그래서 미루다가 지금까지 온 거고.”
션 맨데스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잠시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그럼 구단과 부지의 가치를 합치면 57억쯤 되겠군.”
“네. 우리가 생각하는 적정 가치는 57억 달러입니다.”
“60억 달러에 맞춰줘야겠는걸.”
션 맨데스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는 말투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주 금액을 맞춰달라고 이런저런 짓을 해대니 맞춰줄 수밖에 더 있겠어?”
“팀원들이 납득하지 못할 겁니다.”
부하 직원의 말에 션 맨데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워싱턴 커맨더스가 60억 5천만 달러에 팔린 것은 그들이 워싱턴 D.C와 더불어 보스턴 같은 주변 도시의 마켓 사이즈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마이애미도 물론 플로리다라는 커다란 마켓을 가지고 있지만, 슈퍼볼도 개최하지 못하는 구장에 농구단인 히트와 야구팀인 말린스에 밀리는 관중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플로리다의 주 거주층이 중남미와 남미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중남미는 야구를 좋아했고, 남미는 누가 뭐래도 축구 사랑이 짙었다.
“이제는 인터 마이애미라는 축구팀에게도 관중 수가 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프로 풋볼이라고. 이쪽 시장은 미국에서 무시하지 못해.”
“물론 보스의 말씀처럼 우리 미국에서는 프로 풋볼이 대세입니다. 하나, 아무리 미국에서 대세라고 하더라도 마이애미에서 영향력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부하 직원의 말에 션 맨데스는 ‘끄응’ 하며 앓기 시작했다.
“인수 이후도 문제입니다. 슈퍼볼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구장의 리모델링은 필수고, 주변 환경도 개발해야 합니다.”
60억 달러는 시작 금액이라는 말이었다.
그 이후로 얼마나 더 많은 금액이 투자될지 모르는 사업이기 때문에 부하 직원의 걱정도 타당했다.
“보스의 개인 자본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딜은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겁니다.”
“……그렇겠지.”
션 맨데스는 나인 캐피털의 얼굴이었다.
그가 이런 딜을 하면 물론 한동안은 이슈를 몰고 다닐 것이다.
하지만, 오버페이(Overpay, 과지출)로 구단을 인수하고, 이후 구단 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에 인색해진다면, 더더욱 문제였다.
“적정 가치에서 1억 5천만 달러가량을 더 제안하시죠.”
“그럼 58억 5천만 달러를 제안하란 말이군.”
“네. 그렇다면 인수 이후 투자에 인색할 필요도 없이 바로 구단의 새로운 플랜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션 맨데스는 부하 직원에 그리 답하고는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지이잉-
마이크 토니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션과 부하 직원의 휴대전화에서 동시에 진동이 울렸다.
「[속보] ‘페이팔 마피아’ 피터 얀센, 대니 하워드와 손잡고 앨리게이터스 인수 입찰한다」
속보를 알려주는 알림에 부하 직원은 놀란 얼굴로 션을 바라보았고, 션은 굳은 얼굴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 * *
“우리는 63억 달러를 제안합니다.”
며칠 후, 도경은 컨소시엄의 멤버인 피터 얀센, 댄 하워드 그리고 윈덤 호텔그룹, 파미르 캐피털 측 인사와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컨소시엄이 구성된 지는 일주일이 지났고, 그간 이견을 조율했다.
오늘은 최종 인수 조건을 협의하는 날이었다.
“너무 많은 것 아닙니까?”
도경의 말에 윈덤 호텔 측에서는 몹시 놀란 얼굴로 반문했다.
“워싱턴 커맨더스의 가격이 60억…….”
“스티브에겐 죄송하지만, 잠시 말을 끊겠습니다.”
도경은 윈덤 호텔 측의 대표로 나온 이에게 고개를 숙여 양해를 구하고는 모두를 바라보았다.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워싱턴 커맨더스의 건은 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경 또한 유성투자증권 미국 지사 내부에서 이번 거래에 관해 의견을 나눌 때는 워싱턴 커맨더스의 매각가를 예로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올바르지 않다는 걸 최근에 느꼈다.
“워싱턴 커맨더스가 60억 5천만 달러에 매각되었을 때, 모두가 미국 스포츠 구단 거래가 중 최고였던 피닉스 선즈와 비교를 했습니다.”
프로 풋볼 구단인 커맨더스의 매각 전 프로구단 최고 매각가는 프로 농구팀인 피닉스 선즈였다.
그러다 보니 커맨더스의 가격은 자연스레 피닉스 선즈와 비교가 되었다.
하지만, 이는 적절하지 못한 방식이라 도경은 생각했다.
“40억 달러에 인수된 피닉스 선즈의 현재 가치는 45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1년 만에 가치가 5억 달러가 늘어났음을 이야기해 줍니다.”
도경은 굳은 얼굴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워싱턴 커맨더스는 60억 5천만 달러에 매각되었고, 6개월이 지난 현재 가치는 62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당초에는 무리한 가격이라 평가받던 것들이 이제는 모두가 납득할 정도로 가치가 올랐다는 이야기였다.
“63억 달러라는 금액이 커 보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상 이 가격에 거래된 사례는 없으니까요.”
도경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주변 부지의 가치, 앨리게이터스 구장 부지의 가치를 평가했을 때 충분한 금액이라 생각됩니다.”
도경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입술을 떼기 시작했다.
“한 가지만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 스포츠 산업은 매년 11% 이상 성장할 겁니다. 그렇다는 건 오늘 앨리게이터스의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내년이 되고 마켓 사이즈가 더 커지면 더더욱 비싸질 거라는 이야기였다.
도경의 당부가 그리 끝나자 윈덤 측은 설득이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요 며칠 이 산업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컨소시엄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취득하게 된 피터 얀센이 입을 열었다.
피터는 인수에 성공한다면 구단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컨소시엄의 일원인 댄 하워드와 공동 구단주를 맡을 예정이었다.
“윤의 말대로 앞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산업이 무엇이냐 물으면 AI와 함께 스포츠 산업을 말하더군요.”
피터는 자신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여러 가지 조사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에 앨리게이터즈의 구단주 마이크 토니는 자신이 가진 구장 주변 부지까지 묶어서 판매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땅이라는 건 앞으로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천차만별로 변합니다.”
피터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전문가인 윈덤 호텔 그룹이 컨소시엄에서 함께하니 이 땅의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 같은데 63억 달러라는 금액은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땅의 가치를 올리는 데 있어서 윈덤은 선수들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도경은 그들을 이번 컨소시엄에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피터가 말한 부지 이외에도 주차장 부지를 새롭게 개발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가 모은 돈이, 어…….”
“70억 달러입니다.”
도경이 그리 말하자 피터는 환하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해보죠? 재미있겠는데.”
세간의 평가가 전혀 틀리지 않았다는 듯 종잡을 수 없는 피터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고,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 파미르는 유성의 판단에 모든 것을 위임하겠습니다.”
“하하하, 제일 적은 금액으로 생색을 내고 있는 나도 그저 따르겠습니다.”
파미르 측 관계자와 댄 하워드의 말이 이어지자 도경은 윈덤 측을 바라보았다.
“좋습니다. 이 딜을 오픈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유성이니 인수 협상에 관한 모든 권한은 일임하겠습니다.”
모두의 승낙이 떨어지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여러분께서 우리 유성을 믿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믿음에 배신하지 않도록 우리 공동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
“60억 달러 맞춰 드리지요.”
며칠 후, 마이애미 앨리게이터스 회장실.
션 맨데스가 이끄는 나인 캐피털의 대표단과 앨리게이터스의 구단주 마이크 토니, 토니의 변호사와 자문인이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60억 8천만 달러로 해드리겠습니다. 이 정도면 북미 스포츠 구단 매각 역사상 최대 금액입니다.”
“생색내기용 같은 금액이지만, 맞는 말씀이지요.”
워싱턴 커맨더스가 60억 5천만 달러에 매각되었으니 그 가격보다 3천만 달러가 늘어난 계약이었다.
북미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금액이었다.
“마이크가 원하는 금액도 맞춰 드렸고, 사상 최고의 금액이라는 구색도 맞춰 드렸으니 우리와 거래합시다.”
“오늘은 그저 제안을 듣는 날인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급하게 구단을 매각하려 했던 마이크 토니의 자세가 바뀌자 션 맨데스는 쓴 입맛을 다셨다.
“션도 아시다시피 공개매각 선언 이후 입찰을 하겠다는 측이 있어서요.”
“피터 얀센 컨소시엄 말입니까?”
“예. 피터 얀센이 누구입니까? 페이팔 마피아이자 억만장자 아닙니까? 물론 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요.”
션은 자신을 살살 긁어오는 마이크의 말에 속이 부글부글 끌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는 듯 평정심을 유지했다.
“아마 그쪽은 60억 달러를 맞춰주지 못할 겁니다. 구성을 보니 파미르와 유성 또한 합류하는 것 같은데 투자 전문회사들이 붙은 이상 가치를 따지려고 할 테니까요.”
“흠…….”
“우리도 우리가 생각한 적정 가치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안해 드렸으니 거래를…….”
똑똑-
대화를 이어나가던 그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마이크의 비서가 들어왔고 비서는 마이크에게 귓속말을 했다.
마이크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더 나은 제의를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더 나은 제의라니요?”
“방금 피터 얀센 컨소시엄에서 입찰가가 도착했는데 63억 달러라고 합니다.”
마이크는 그리 말하며 크게 웃었고, 션의 미간은 점점 좁혀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