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78)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478화(478/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78화
“반갑습니다. 마이크 토니라고 합니다.”
“피터 얀센입니다.”
보름 후, 앨리게이터즈의 공개매각 선언 이후 여러 이야기가 공개되었다.
도경은 요 며칠 미국에서 프로 풋볼의 인기를 실감하는 중이었다.
거의 실시간으로 앨리게이터와 관련한 기사가 전국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TV 스포츠 채널, 팟캐스트와 같은 미디어에서도 중심으로 다루어지고 있었다.
“대니! 오랜만이네.”
“마이크…….”
앨리게이터즈의 구단주 마이크 토니는 두 팔을 벌려 댄 하워드를 향해 다가갔고, 대니는 탐탁지 않은 얼굴로 그와 손을 맞잡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게 만들어서 미안하네, 구단을 위한 것이었어.”
마이크 토니는 고의 패배를 지시하며 전임 감독에게 패배할 때마다 10만 달러를 주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패배 이후에도 돈을 주지 않자 감독직에서 물러난 전임 감독은 이 상황을 폭로했다.
마이크는 돈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혐의 없음으로 법적 책임은 벗었지만, 도의적 책임을 묻는 강한 문화 때문에 구단 매각을 종용받고 있었다.
“그런 짓은 했으면 안 됐어.”
“구단을 위한 것이었어.”
“구단을…….”
“대니.”
댄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도경은 그의 이름을 불렀고, 댄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은 존중받아 마땅하네.”
“고마워.”
댄과 인사를 한 마이크는 도경의 앞에 섰다.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윤도경입니다.”
“마이크 토니라고 합니다. 컨소시엄 중심에 서 있는 분이라고?”
오늘은 컨소시엄과 마이크 토니 간의 첫 만남 자리였다. 그리고 이쪽의 조건을 제시하는 날이기도 했고.
마이크의 말마따나 가장 많은 돈은 피터 얀센이 냈고, 지분도 그가 가장 많이 가져가겠지만 컨소시엄의 중심에는 도경이 있다는 이야기가 미디어를 통해 흘러나왔다.
도경은 지난 며칠간 미디어에 시달리다 못해 피해 다녔다.
어떻게 알았는지 휴대전화로 하루가 멀다 하고 인터뷰 요청 전화가 몰려왔고, 회사와 집 주변에서 자신을 찍으려는 카메라가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중심은 피터와 댄입니다. 저는 그저 실무자로서…….”
“하하하, 겸손하시군요. 좋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그럼 자리에 앉으실까요?”
마이크 토니의 말에 도경을 비롯한 컨소시엄 구성원들은 자리에 앉았다.
“먼저 앨리게이터즈를 대표해 여러분들이 앨리게이터즈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저는 매각을 하겠다고 구단을 내어놓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무책임하게 떠났다는 평가를 듣고 싶지 않습니다.”
마이크 토니는 맞은편에 앉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매각에는 단순 금액뿐만이 아니라 인수 이후 여러분들이 어떤 것을 할 것인지 비전을 보여주셔야 한다는 말입니다.”
마이크의 말에 도경의 눈썹은 꿈틀했다.
“그럼 여러분들의 제안을 들어보겠습니다.”
마이크 토니는 그리 말하고는 의자에 기대어 맞은편을 바라보았고,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도경은 입을 열었다.
“컨소시엄에서 이번 거래의 실무를 담당하는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윤도경입니다.”
도경은 맞은편에 앉은 마이크 토니와 그의 자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먼저 우리 컨소시엄은 앨리게이터즈의 가치를 63억 달러로 보고 있습니다.”
도경의 입에서 금액이 제일 먼저 나오자 마이크 토니는 눈썹을 치켜떴다.
생각지도 못한 금액이었다.
“이는 전에 없는 북미 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의 매각액이며, 인수 이후 우리 컨소시엄의 의지를 보여주는 금액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지를 보여주신다는 것은…….”
“최고액으로 구단을 인수했다는 것은, 앞으로 그보다 더 높은 가치로 구단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니까요.”
마이애미 앨리게이터즈의 현재 가치는 63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당연히 컨소시엄의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구단의 가치를 그보다 더 높게 끌어올려야 했다.
다시 말해, 이는 모두에게 보여주는 포부와 같은 금액이었다.
“마이크가 미래 비전에 관해 이야기하셨으니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는 인수 이후 과감하게 트레이딩 시장에 뛰어들 것입니다.”
“트레이딩 시장이라. 윈나우를 하겠다는 말인가요?”
윈나우(Win-now)는 ‘지금 승리하라’라는 뜻이었는데, 단기적으로 막대한 투자를 해 성적을 향상함으로써 장기적인 것은 뒤로 미룬다는 이야기였다.
“램스 모델 말입니다.”
마이크 토니의 입에서는 LA 램스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램스는 고액자산가가 구단을 인수하며 단기적으로 막대한 투자를 했다.
스타플레이어들을 끌어모아 그들은 홈구장에서 열린 슈퍼볼에서 우승하며 막대한 가치 상승을 맛보았다.
“아뇨. 윈나우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트레이딩 시장에 나가는 이유가 무엇이죠?”
“마이크는 혹시 드래곤 볼이라는 만화를 아십니까?”
“물론이죠. 젊은 시절 고쿠(Goku, 손오공)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밤에 잠도 자지 않고 TV를 봤으니까요.”
“그럼 고쿠가 기를 모으는 것도 보셨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순간 꽤 엄숙했던 분위기의 협상장에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런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앨리게이터즈에는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가 있으니까요.”
도경은 지난 며칠 풋볼에 관해 엄청난 공부를 했다.
생소한 스포츠였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미국인들이 왜 이 풋볼에 미쳐 있는 것인지도 알 것 같았다.
“타이론 미첼을 이야기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우리의 미래인 쿼터백 타이론 미첼을 중심으로 왕조를 이끌 선수들을 보강할 것입니다.”
이미 MVP를 받을 수 있다고 평가를 받는 선수가 앨리게이터즈에는 있었다.
그의 실력에 비해 나머지 선수들의 실력이 따라와 주지 못해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도경은 팀 전체의 수준을 올려야 한다고 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댄 하워드는 도경의 말에 공감했고.
“그렇게 기를 모아 우리는 3년 안에 슈퍼볼에 나갈 것입니다.”
“윈나우를 하는 것을 팬들이 더 좋아할 텐데요.”
“네. 스타플레이어들을 끌어모아 우승에 도전한다면 더 팬들이 좋아하겠죠.”
“그런데 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까?”
마이크의 물음에 도경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윈나우를 선언했던 팀들의 현재 모습을 보시면 아시지 않습니까?”
윈나우는 극단적인 전략이었다. 구단에 있는 유망주 육성을 포기하고 유망주를 대가로 한창 전성기를 달리는 고액 연봉의 선수들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미래가 없는 전략이었다.
“윈나우를 선언했음에도 우승에 실패한 팀들은 고액 연봉자를 다시 정리하기 급급했습니다. 그들을 보내는 대가로 유망주도 아니고 그저 그런 선수들을 받아오죠.”
“…….”
“그렇게 또 4~5년 대권 도전은 꿈도 꾸지 못하다가 다시 윈나우를 선언합니다.”
당연히 4~5년간 하위권에 머무르는 팀을 응원할 팬들은 없으니까.
미래를 대가로 한번 영혼까지 끌어다 투자했던 팀이었기 때문에 4~5년이 지나도 미래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다시 영끌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렇게 해서 우승하면 좋겠죠. 하지만, 그런 도박 수는 우리 컨소시엄 멤버들이 원하는 앨리게이터즈의 모습이 아닙니다.”
도경은 잠시 심호흡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구단의 미래에 맞춰 시계를 설정할 것입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에서 그 자원을 더 돋보이게 해줄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 전략이었다.
“훌륭하네요. 좋습니다. 제안서를 두고 가시면 우리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친 이후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후로도 금액과 관련된 협상과 지불 방법 등에 대한 논의를 끝마치고 도경과 컨소시엄 일행들은 협상장을 빠져나왔다.
“우리가 할 것을 다 했으니 이제 선택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요. 고생했습니다. 윤.”
피터가 그리 말하고 손을 내밀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그의 손을 맞잡았다.
“피터와 댄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이 진행되는 것을 매일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일행과 헤어진 도경은 스테판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긴장되네요. 저는 이렇게 기다리는…….”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도경의 말에 스테판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조금 전 피터와 댄에게는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마이크의 말에 뭔가가 숨어 있는 것 같았어. 금액만 높다고 해서 매각을 하지 않겠다니? 그런 조건은 애초에 없었고, 마이크 토니도 그런 캐릭터는 아니지 않나?”
도경의 물음에 스테판은 잠시 고민을 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움직여야겠어.”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굳은 얼굴로 차를 출발시켰다.
* * *
“63억 달러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한편, 나인 캐피털의 션 맨데스는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확실한 금액이야?”
“네. 앨리게이터즈 내부에 심어준 정보원에게서 나온 금액입니다.”
“음…….”
션 맨데스는 제 생각보다 높은 금액을 부른 상대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금액입니다.”
션 맨데스의 앨리게이터즈 인수 예산은 65억 달러였다.
“정확히는 64억 달러를 제시할 수는 있지. 그런데…….”
“이후에 움직임이 불가능합니다.”
부하 직원의 말마따나 65억 중 60억 5천만 달러를 제안한 것도 예산의 대부분을 집행하는 것이었다.
나머지 금액으로 선수를 보강하고 단기적으로 성적을 올릴 생각이었는데, 컨소시엄보다 더 높은 가격에 입찰한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방법이 없을까?”
션 맨데스는 묘책이 필요하다는 듯 말했고, 잠시 고민을 하던 부하 직원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건 어떻겠습니까?”
조심스레 얘기해 오는 부하 직원의 이야기를 듣던 션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 * *
“내부에 쥐가 있어서 관리가 조금 힘들군요.”
며칠 후, 션 맨데스는 앨리게이터즈의 구단주 마이크 토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션이 최근 미디어에 보도되는 것들을 이야기하자 마이크는 곤란하다는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오늘 둘이서 보자고 한 것 아니겠습니까?”
션이 그리 얘기하자 마이크는 실망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정보가 자꾸 새어 나갈까 봐 그런 것이었습니까? 나는 또 션이 내게 둘이서만 얘기해야 할 제안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하하하.”
역시 마이크는 자신이 아는 마이크 토니가 맞았다.
그것을 확인한 션 맨데스는 더 이상 망설일 것이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급해서 그렇습니다. 사무국에서는 하루빨리 구단의 매각 건이 정리되었으면 한다고 하더군요.”
변명을 해왔지만, 마이크는 이번 이야기에서 혹하는 제안을 하지 않는 이상 더는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오는 것이었다.
“주변 부지 개발과 관련해 지분을 드리겠습니다.”
션이 그리 말을 하자 마이크 토니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주변에 쇼핑몰을 아주 크게 지을 예정입니다. 그곳의 지분 5%를 드리지요.”
션 맨데스의 제안에 잠시 고민하는 척을 하던 마이크 토니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