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90)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90화(490/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490화
“좋습니다. 우리 잭슨 연구 기금은 유성에 2억 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며칠 후, 포트폴리오에 대한 발표를 마치고 잠시 대기하던 도경과 펀드 운용팀 일행은 상대의 말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팀원들이 날뛰며 좋아할 때, 도경은 정신을 차리고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기금 이사회의 선택을 환영합니다.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며칠 전, 걸려온 마이애미 데일리의 기자 아론의 소개로 연구 기금과 만나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관해 브리핑을 했다.
잭슨 연구 기금은 다양한 후원자들에게서 R&D(연구개발)에 사용하기 위한 기금을 후원받아 대학교나 연구소에 기금을 후원하는 곳이었다.
여타 다른 기금과 비슷하게 모인 후원금을 투자로 불려 더 많은 곳에 기금이 갈 수 있도록 했다.
“잭슨 연구 기금과 함께하게 되어 다시 한번 영광이라는 말씀드립니다.”
“우리 또한 유성의 시작을 함께하게 되어 기쁩니다. 우리의 기금은 이곳 플로리다주의 많은 연구소와 대학교들이 필요로 하는 기금입니다. 부디 능력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연구기금 이사장의 말에 도경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잠시 후, 이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나가자 도경은 아론 무어와 마주 섰다.
“아론, 고맙습니다.”
아론은 해리의 후원금 모금회에서 만난 기자였는데, 뜻밖에도 그는 잭슨 연구 기금의 이사회 멤버였다.
이사회는 기자인 아론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경찰, 공립 학교 교사 노동조합, 대학교수 등 여러 인원으로 구성된 곳이었다.
“하하하, 아닙니다. 결정은 제가 한 게 아니거든요. 저는 그저 유성의 포트폴리오를 받아보자고만 제안했을 뿐이고,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투표로 선택이 된 거죠.”
“저희에겐 전혀 생각지도 못한 파이프라인을 소개해 준 것만으로도 큰 기회를 주신 겁니다.”
도경의 말에 아론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미소를 지었다.
“우리 같은 LP(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포트폴리오를 받아봅니다.”
도경은 가만히 아론의 말에 집중했다.
“그중에서는 뛰어난 포르폴리오를 들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PM(포트폴리오 매니저)에 대해서도 고려합니다.”
“PM에 대해서요?”
“네. PM이 평소에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또 PM이 어떤 곳에 사치를 하는지…….”
낯설지는 않은 말이었다. 물론 대놓고 아론처럼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LP(투자자)들은 PM의 도덕성을 따지곤 했다.
아무래도 돈을 취급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그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것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며칠간 윤에 관해 조사했습니다. 기분 나빠하지는 마세요. 내가 기자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문제 되는 행동은 하지 않으셨더군요. 오히려 한국에서는 개인적으로 재단도 하시고…….”
도경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 있는 기자가 한국에서 자신의 프로필도 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로이터 특파원으로 나가 있는 친구가 있어서요.”
“아, 그렇군요.”
“어쨌거나 도덕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포트폴리오를 모두가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도경의 팀이 앞으로 구성할 펀드는 매크로(거시경제) 흐름에 맞춰 투자할 펀드였다.
“비록 이곳 마이애미에 있는 여러 헤지펀드보다는 이름값이 떨어지지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을 고려했을 때 매크로 분석 능력과 윤의 도덕성을 믿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우리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는 투자입니다. 아론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네요.”
“하하하, 윤.”
아론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윤의 선한 마음이 가져다준 겁니다. 행운이란 것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고 모두가 믿고 있겠지만, 그 사람의 행동에 의해 찾아오는 거라고 저는 믿고 있거든요.”
“…….”
“앞으로도 많은 아이를 위해 꿈을 심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입니다.”
도경이 답하자 아론은 도경과 악수를 하고는 자리를 떴고, 옆에서 지켜보던 스테판이 입을 열었다.
“맞는 말이에요. 행운은 자기 할 거 다 하고 기다리는 사람에게 온다잖아요? 복권도 사야지 당첨이 될 거 아니냐 이 말입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복귀해서, 구성 시작하자고.”
“예!”
스테판이 마치 군인같이 우렁차게 답하고 가자 도경은 피식 웃으며 그 모습을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언제나 그렇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준 메시지를 향해 인사를 하고는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 * *
“포지션 구축 완료했습니다.”
사흘 후, 도경은 펀드 운용팀 팀원들과 모여 펀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연구 기금에서 투입된 2억 달러와 우리 자본 1억 달러를 포함해 20%를 말씀드렸던 처브Chubb에, 40%를 옥시덴탈페트롤리움에 투입했습니다.”
“평균 매수 단가는?”
“처브는 199.21달러고, 옥시는 56달러 선에서 구축했습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여러분께 당부 사항이 있습니다. 처브 같은 경우는 장기적으로 들고 갈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보험 성격이고,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오른 보험료의 매출은 내년 상반기쯤에서야 확인이 가능하니까요.”
도경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옥시는 이벤트 드리븐이 중요합니다.”
도경은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정유사들은 필연적으로 주가가 유가와 연동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라는 것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현재 미국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배럴당 4달러.”
즉, 수송비와 기업 운영비 등 기타비용을 빼고 남는 순수 이익을 이야기했다. 정유사들은 현재 유가에서 원유를 정제해 팔면 4달러를 남긴다는 이야기였다.
“보통 4에서 4.5달러를 정제마진의 하한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하한선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정제마진이 최악이라는 말이었다.
최소의 이익만을 남기고 기름을 판다는 얘기였다.
“이는 유가가 너무 낮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보통 원유를 수송할 때는 시간이 걸리는데, 원유 가격은 오르기 전 가격, 제품 가격은 오른 뒤의 가격을 적용하기 때문에 이동하는 사이에 유가가 오르면 정제마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원재료인 원유의 유가가 너무 낮다 보니, 정제 이후의 휘발유나 경유의 가격도 좋게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벤트 드리븐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벤트 드리븐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을 때를 예측해 투자하는 것이었다.
매크로는 경제 흐름을 예측해 전체적인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거라면, 이벤트 드리븐은 한 종목, 한 산업군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단위를 추종하는 전략이었다.
“정유주 포지션은 현재 비중인 40%를 기준으로 가격이 오를 이벤트가 있을 때는 비중을 50%까지 늘리고, 가격이 내릴 이벤트가 있을 때는 비중을 15%까지 줄이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팀원들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이야기했듯, 앞으로 원유 시추 사업에 대한 규제가 심해질수록 또, 중동의 원유 수급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혜택을 보는 업체입니다.”
셰일 에너지는 원유를 추출해 내는 것이 미국 본토에 있었고, 더 나아가 기존에 썼던 시추공에서 다시 한번 원유를 추출해 내며 채산성을 높인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으니 장기투자를 하되, 이벤트에 대응해 사고팔고 대응을 빠르게 해봅시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성과급 체계도 확실하게 잡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모두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헤지펀드는 결국 사람 놀음이었다. 누가 더 예측을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잘 분석하냐의 싸움이었고, 또 누가 더 빠르게 대응을 하냐의 싸움이었으니까.
사람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가 투자자로부터 받는 성공보수는 수익의 20%.”
높지도 낮지도 않은 축에 속한 기본적인 보수였다.
규모가 크고 실적이 많은 유명 헤지펀드 같은 경우에는 운용보수만 3%를 받았고, 성공보수는 30%까지 받는 곳도 있었으니까.
“이 중 5%는 여러분의 성과급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에 있는 본사와 협의 중인 사안이었다. 서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컸다.
도경의 말에 직원들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단, 어디까지 성공보수에 의한 성과급이므로 여러분의 성과가 중요합니다. 회사의 이익을 떠나서 본인의 이익을 위해 확실하게 합시다.”
“네, 알겠습니다.”
“자, 곧 시장이 시작되네요. 오늘 하루도 힘냅시다.”
도경의 말에 직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자리로 향했고,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 *
“일찍 출근했네.”
며칠 후, 해가 아직 완전히 뜨지 않은 어두컴컴한 아침.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던 스테판 그린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는데, 제이크가 자기 자리에 앉고 있었다.
“너야말로 엄청 일찍 출근했네.”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어떻게 하냐에 따라 올해 내 연봉이 얼마냐가 달렸는데.”
제이크의 말에 스테판은 피식하고 웃었다.
“나는 어제부터 수에즈 운하 쪽이 심상치 않아서 상황을 좀 보려고 일찍 출근했어.”
스테판의 말에 제이크는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전쟁이 날까?”
“전쟁까지는 아니겠지.”
“그러면?”
“확실한 건 내가 알 수는 없지. 그런데 확전을 바라는 느낌은 아니야. 다만…….”
스테판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미국은 어떻게든 움직임을 가져가야 할 거야.”
중동 정세가 불안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로 대립을 하며 주변 국가에 있는 이란을 비롯한 예멘 후티 반군까지.
이스라엘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국가들은 하마스를 지원하거나 직접 바다를 통과하는 상선들에 공격을 가하며 전운을 고조시키고 있었다.
“후티 반군이 벌써 상선을 여러 번 공격했고,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었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측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계속해서 수에즈 운하를 통해 홍해를 빠져나가는 상선을 공격하고 있었다.
“유엔 소속 국가들의 상선이 계속해서 위협을 당한다면 유엔을 등에 업고 미국은…….”
삐빅- 삐빅-
그때, 스테판의 컴퓨터에서 요란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고, 제이크를 향해 이야기하던 스테판은 재빠르게 경고음의 출처를 확인했다.
“무슨 일이야?”
“올 게 온 것 같은 느낌이야.”
「[속보] 오만해협에서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 나포」
「[속보] 이란 해군 “이란 법원의 명령에 따라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 나포했다.”」
「[속보] 이란 해군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한 혐의”」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긴급 소집」
“이게 무슨…….”
제이크가 당황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자 스테판은 열심히 손을 움직여 키보드를 두드렸다.
사건의 규모를 봤을 때, 세계적으로 위협이 될 만한 사건이었다.
안타까웠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자신과 팀은 이 상황을 가정하고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가 지금 당황해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 시장이 열리기 전에 대응 전략을 짜야 해. 빨리 준비해.”
굳은 얼굴과 목소리로 이야기해 오는 스테판의 말에 제이크는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자리로 복귀해 상황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