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51)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51화(51/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51화
“엠바이오젠, 2년 전 코스닥 상장사인 인성바이오테크를 인수합병 방식으로 우회상장 하였습니다.”
도경은 자신의 방을 나와 지점장실을 찾았다.
류태화는 도경의 브리핑을 집중해 듣고 있었다.
“당시 엠바이오젠이 설립 2년 만에 30년 된 기업을 인수한다고 해서 꽤 이슈가 되었습니다.”
“기억납니다. 최근엔 기술력이 오래되어 쇠락하긴 했어도 코스닥에 15년 동안 있었던 기업이니까요.”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쇠락하던 회사였으니까요. 인성바이오테크 경영진도 엑시트exit 방법으로 피인수되는 쪽을 택했습니다.”
도경의 말에 류태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회상장이란 게 시장에서는 꽤 흔한 일이었다.
“엠바이오젠에는 확실한 투자자들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창업자가 글로벌 거대 제약사 이드바이오에서 오랫동안 신약 개발연구를 이끌던 김창선 씨였기 때문입니다.”
“이드바이오에서는 가만히 있었습니까? 제약회사를 나와 제약회사를 차린다는 게…… 그들로서는…….”
“오히려 이드바이오에서는 1차 투자까지 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손해 볼 장사가 아니라고 느낀 것 같았습니다.”
제약계에선 신생 업체의 기술력만 검증된다면 인수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김창선과 이드바이오 간의 모종에 협의가 있었던 것 같았다.
“FI(Financial Investors, 재무적 투자자)들이 꽤 붙었죠?”
“그렇습니다. 일단 스토리가 있으니 투자자들로서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회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자 투자자들은 투자한 돈의 두 배 이상 수익을 가져가며 엑시트 했습니다.”
거대 반도체 회사에서 개발연구를 20년 하던 사람이 나와 반도체 회사를 차린다면 당연히 그곳에는 돈이 몰리기 시작할 것이다.
엠바이오젠은 설립자 덕을 꽤 본 것 같았다.
도경은 서류를 다음 장으로 넘기며 류태화를 바라보았다.
“상장 스토리는 여기까지 하고, 우회상장 이후 한참을 조용하던 엠바이오젠이 최근 들어 상류층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는 것 같습니다.”
“상류층이요?”
도경의 말에 류태화의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네, 이 정보를 토대로 엠바이오젠의 주식을 사는 게 어떻겠냐고 제게 말씀해 주신 고객께서 이 정보를 들은 곳이 한성클럽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한성클럽이라면 상류층들의 모임이 맞군요…….”
“그래서 마침 조사하던 와중 지점장님께서도 이 건을 말씀해 주셔서…….”
설명이 필요하다는 듯한 도경의 말에 류태화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저도 윤도경 씨와 같은 이유입니다. 한성클럽에서 나온 얘기란 건 몰랐지만요.”
“그러시군요. 떠도는 소문도 아십니까?”
도경의 물음에 류태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릅니다. 그저 엠바이오젠을 어떻게 보냐는 물음만 받았으니까요.”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엠바이오젠이 당뇨병 관련된 신약후보군 물질을 개발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합니다.”
“당뇨병이요?”
“네. 지점장님께서도 아시겠지만, 당뇨는 일반적으로 평생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네, 그렇죠. 제 주변에도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래서 거대 제약회사들도 당뇨병 완치약을 앞다투어 연구개발 중이고요.”
실제로 신장질환과 당뇨병과 관련된 제약회사들의 투자는 어마어마했다.
신약후보 물질을 발견했다는 소리만 나와도 작은 회사들을 인수할 정도로 천문학적인 미래 수익이 걸린 판이었으니까.
“그래서 확실한 기술력은 있는 곳인가요?”
“기사와 여러 가지 보고서 등등으로 확인한 결과 엠바이오젠은 신주발행 등으로 계속해서 자금을 끌어모았고, 끌어모은 자금은 거의 모두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보입니다.”
“설립자가 진심인가 보네요.”
“네, 실제로 여러 인터뷰를 봤을 때 자신만의 철학이 분명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도경의 평가에 류태화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도경이 이리 말하는 것은 칭찬이나 다름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신약 개발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은 지점장님께서도 잘 아실 겁니다.”
도경은 진지한 표정으로 류태화를 바라보았다.
“신약 개발 과정은 시간과 돈, 기술력의 싸움입니다. 이 모든 것이 있는 기업도 장담하기 힘든 것이 신약 개발인데 이 중 하나라도 없는 기업이라면…….”
“엠바이오젠에는 무엇이 없습니까?”
“시간만 있는 기업입니다.”
도경은 냉정하게 평가했다.
“돈에 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물론 지금은 여러 투자자의 투자를 받으며 우회상장에 성공해 신주발행과 지분매각 등으로 연구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만, 이게 무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렇죠.”
“고정적인 파이프라인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엠바이오젠은 파이프라인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도경이 가장 크게 걱정했던 것이 이런 문제였다.
거대 제약회사들은 자신들이 영위하는 사업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란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러기 위해 고정적으로 매출을 창출해 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다.
진통제를 카피해서 판다든가, 특허가 만료된 약들을 복제해 팔며 파이프라인부터 만들고 신약 개발에 들어갔다.
하지만, 엠바이오젠은 무언가에 쫓기듯 신약 개발부터 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엠바이오젠은 거대 글로벌 제약회사가 보기에 아주 좋은 먹잇감으로 보이도록 치장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들 정도입니다.”
“사업이 부실하죠……. 그럼 기술력은? 기술력은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설립자이자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김창선 씨는 신약 개발의 노하우가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거대 제약회사의 제반과 엠바이오젠의 제반은 다릅니다.”
김창선은 온실 속 화초와도 같은 사람이었다. 신약 개발만 고민하던 때와 달리, 지금은 한 회사의 CEO였다.
“제게 결정권이 있다면 이런 회사에는 제 돈을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확신이 담긴 도경의 말에 류태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의 보고를 들어보면 도경의 말이 백번 옳았기 때문이다.
“만약 신약 개발이 사실이라면요?”
“그럼 임상 3상까지 하고 나서 신약 출시 준비를 할 때 사도 늦지 않습니다.”
1,000배 이상의 수익을 노린다면 지금 들어가야겠지만, 실체가 있을 때 들어가는 것이 도경은 더 나으리라고 봤다.
주식시장은 도박판이 아니었으니까.
“저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가 그리 예측할 겁니다. 주식이란 게 결국 수익화가 중요한데 지금 들어가면 수익화 타이밍을 재기도 힘드니까요.”
“좋습니다. 보고서는 제가 좀 더 봐도 되겠습니까?”
“네, 드리려고 복사본을 가져온 거니까요.”
“고생 많았습니다. 일이 많을 텐데 나중에 또 얘기하죠.”
류태화의 말에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지점장실을 나섰다.
도경이 나간 문을 멍하니 바라보며 소파 팔걸이를 두드리던 류태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부사장님, 지금 본사로 찾아뵐까 합니다.”
* * *
“기술력이 있으니 투자를 해보자고…….”
유성투자증권 WM본부 부사장 심주원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올라온 보고서들이 하나같이 엠바이오젠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고 있었다.
물론 이들의 입장에서는 내막을 모르니 회사만 두고 보면 좋다고 말해대는 거겠지만, 심주원이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똑똑-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비서가 들어왔다.
“어, 무슨 일이야?”
“성남지점 류태화 지점장님이 오셨습니다.”
“그래? 어서 모셔.”
심주원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사장실 한가운데에 있는 소파에 자리했다.
“부사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 어서 와라.”
류태화의 인사에 심주원은 자리에 앉으라는 듯 손짓했고, 류태화는 심주원이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얼굴이 많이 폈네.”
“저번에 전화로 말씀드렸듯 재미있습니다. 고객과 실제로 부딪쳐 보니 여기서는 못 느낄 여러 애로 사항도 알게 되고요.”
“네가 그렇게 볶았던 지점장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드나?”
심주원이 재미있다는 듯 묻자 류태화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분들은 분명 제 일을 해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물론 미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그때 자신이 했던 행동은 타당한 것이었다.
“하하하, 내가 이래서 류태화를 좋아하지.”
류태화는 후회할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심주원은 류태화를 좋아했다.
주변에 모두가 심주원 자신의 판단이 맞다며 칭찬할 때, 류태화는 틀린 걸 틀렸다고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여기 제게 물어보신 엠바이오젠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류태화는 칭찬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 듯 재빠르게 주제를 돌렸다.
“어디 볼까…….”
심주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보고서를 들어 올려 읽어 내려갔다.
첫 장을 읽는 심주원의 눈썹은 시시각각 변해갔는데 재빠르게 결과 부분으로 시선을 옮겼다.
“투자 추천도 하?”
“네, 투자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결론입니다.”
“이유는 보고서에 적혀 있으니 나도 잘 알겠는데. 당장 내일 엠바이오젠에서 임상 돌입 기사가 나오면 주가는 오를 텐데. 그래도 반대인가?”
“네, 부사장님께서 하시는 말씀 또한 가정이니까요. 저는 도박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류태화의 말에 심주원은 피식하고 웃었다.
자신이 원하는 답을 가져온 유일한 사람이 류태화였다.
“이제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부사장님은 직원들에게 종목을 묻지 않는 분입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물으신 이유, 제가 들어도 되겠습니까?”
류태화는 일단 상부에서 내려온 일은 무조건 했다. 그러고 나서 그 일에 관련된 이유를 묻는 스타일이라는 걸 심주원은 잘 알고 있었다.
“어디 가서 얘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저는 그 누구에게도 부사장님과 나눈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류태화의 말에 심주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TO가 엠바이오젠에 관심이 있어.”
심주원의 말에 류태화의 입술이 달싹였다.
이 유성투자증권에서 이름이 이니셜로 불리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으니까.
“그룹 회장님 말씀이십니까?”
심주원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갑자기 회장님께서 왜…….”
“너도 잘 알잖아. TO 성격이 화끈하단 걸.”
정확히는 화끈해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유성그룹 내에서 그런 회장의 성격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밖에서도 분위기에 취해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허풍을 떨고 온 날이면 전 계열사에서 분석하고 투자할 재원을 마련해야 했다.
“회장님께서는 이 정보를 어디서…….”
“광진그룹 서기환.”
심주원의 입에서 서기환의 이름이 나오자 류태화는 순간 표정을 관리하기가 힘들었다.
적어도 이 주식시장에 깊게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라면 서기환을 모를 수가 없었다.
“서기환 회장이 또 돈놀이를 시작하셨군요.”
“뭐, 그 양반 취미니까.”
서기환은 자신의 사재로 여기저기 주식투자를 하며 이득을 많이 봤다.
본인의 이름으로 주식투자와 관련된 책을 쓸 정도로 경영보다는 주식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다만, 그 진심이란 게 정공법이 아니란 것이 문제였다.
“엠바이오젠과 관련된 소문을 들었나 보군요.”
“소문?”
“예, 서기환 회장이야 공부보다는 소문에 돈을 움직이시는 분 아닙니까?”
“아니, 그거 말고 무슨 소문이 도는데?”
“한성클럽 내부에서 엠바이오젠이 당뇨병 치료 신약을 개발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심주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서기환 회장이야 우리 회장님과 죽이 잘 맞아 허풍 떨기 좋아하는 양반이니 그런 찌라시 수준의 소문을 고급 정보인 양 포장해 회장님들 사이에서 떠들어댔겠지요.”
“그래, 그 양반이라면 그렇게 했겠지.”
“그런데 우리 회장님께서 서기환 회장의 말에 휘둘린 게 조금 의아합니다.”
유성그룹의 회장은 조금 허당기가 있고 남들 앞에서 화끈해 보이고 싶어 했지만, 바보는 아니었다.
앞서 말한 투자도 결국 후에 보면 그때 대규모 투자에 들어갔던 것이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해주는 투자가 되었다.
유성그룹이 영위하는 모든 사업에서 1등을 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본인이 사업을 잘했기 때문이다.
후계자 시절부터 손을 대는 사업은 모두 성공할 때까지 악바리같이 관리하고, 결국 그렇게 만든 일은 지금도 몇몇 언론에서 경영의 귀재라는 타이틀을 붙일 만큼 굵직한 성과들을 내왔다.
“나도 그게 신기해. 뭔가 쫓기는 게 있으신가…… 싶기도 하고.”
그 말에 류태화는 잠시 고민하다 심주원을 바라보았다.
“부사장님, 이 보고서 윤도경 씨가 작성한 겁니다.”
“뭐? 너 설마…….”
“아닙니다.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엠바이오젠에 관해 직원들의 의견을 물었는데 마침 윤도경 씨가 엠바이오젠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윤도경은 왜?”
“고객께서 엠바이오젠에 관한 정보를 들고 왔다고 합니다.”
류태화의 말에 심주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감이 잡히지 않으십니까? 서기환 회장이 우리 회장님께 말한 건 일반 고객도 아는 찌라시 수준의 정보로 사람을 꾀어냈습니다.”
심주원 또한 서기환을 믿지 않았다. 그의 주식 성과는 대부분 부풀려진 결과였고, 그가 낸 주식과 관련된 책을 읽어보아도 남들이 한 얘기를 똑같이 떠들 뿐이었다.
“나도 알아. 그래서 나도 회장님께 네가 가져온 보고서 올릴 거고.”
심주원은 보고서를 손에 쥐고 류태화를 바라보았다.
“일단 윤도경의 존재는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
“네. 부사장님을 위해서도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심주원이나 류태화는 도경의 실력과 능력을 믿었다.
하지만, 회장이 직접 지시한 사항에 겨우 1년 차 갓 지난 PB가 작성한 보고서를 가지고 간다는 것은 회장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 그룹 본사 갈 건데, 같이 나가는 게 어때?”
“……직원들이 보기에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 앉아 있다 나가겠습니다.”
류태화는 심주원이 자신과 같이 있는 모습을 직원들이 본다면 심주원을 뒤에서 씹어댈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네 생각이 그러니 강요는 하지 않으마. 조심히 돌아가.”
심주원은 류태화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방을 나섰고, 류태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심주원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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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0-28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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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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